청년 기자들, 현장에서 ‘작동하는 해법’을 묻다

SSIR Korea 센터·더나은미래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 수료식 현장
고발을 넘어 해법을 묻는 저널리즘을 현장에서 배우다

“그동안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고발하는 기사만 써왔는데, 솔루션 저널리즘을 하면서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사례를 찾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양대학교 SSIR Korea 센터와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에 참여한 박선윤(한양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청년기자의 말이다. ‘문제는 비명을 지르지만 해법은 속삭인다’는 말처럼, 문제를 지적하는 일보다 실제로 작동하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은 훨씬 어렵다. 그러나 그만큼 지금의 저널리즘에 요구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청년 기자들이 그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는 자리였다.

1월 2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SSIR Korea 센터×더나은미래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 수료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은이 C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수료식에는 1월 6일부터 3주간 진행된 프로젝트에 참여한 3개 팀, 9명의 한양대 학생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솔루션 저널리즘을 이론이 아닌 실제 취재와 기사 제작을 통해 익혔고, 완성된 세 편의 기사는 더나은미래에 게재됐다. 해당 기사들은 향후 SSIR 한국어판 웹페이지에도 게시될 예정이다.

청년 기자들은 각자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노인·청소년·노동 문제를 주제로 삼아, 보다 구체적인 쟁점을 좁혀 들어갔다. 문제의 현황을 짚고, 당사자와 전문가를 직접 만나 구조적 원인과 해결 가능성을 살핀 뒤 이를 기사로 정리하는 전 과정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는 더나은미래 기자들이 멘토로 참여해 취재와 작성을 함께했다.

서현선 SSIR 편집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사를 쓰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의 완결된 저널리즘 사이클을 경험해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주제 발굴부터 취재, 작성까지 전 과정을 실제로 겪어본 경험은 향후 더 큰 규모의 취재로도 충분히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무를 넘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구성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세 개의 사회문제, 현장에서 찾은 세 가지 솔루션

노동팀은 환경미화 노동자의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구조에 주목했다. 청소 차량의 잦은 정차와 이동, 도로 위 작업이라는 조건 자체가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야간 작업을 주간으로 전환하라는 정부 권고에도 불구하고, 낮에도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인 환경에서 끼임·찔림 사고 위험은 여전하며, 작업 시간이 오히려 늘어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 기자들은 스마트 경로당, 학교 밖 청소년의 진로, 환경미화 노동자의 안전을 주제로 솔루션 저널리즘을 취재·보도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경하·김윤서·김은우 청년기자. /강은이 C영상미디어 기자

청소차 뒤 발판 역시 주요 사고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현장에서는 제거보다는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나아가 쓰레기 수거를 단순 노동이 아닌 도시 인프라의 핵심 기능으로 인식하고, 일본의 거점 수거 방식처럼 작업 구조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인팀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경로당’이 노인 복지의 거점으로 기능할 가능성과 함께 한계를 짚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강관리·교육·행정 서비스가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장비만 설치된 채 활용되지 않거나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술 보급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운영 체계라는 판단 아래, 팀은 콘텐츠 구성과 교육 방식, 보조 인력 배치까지 포함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과 상시 지원 인력의 필요성을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청소년팀은 학교 밖 청소년의 진로 문제를 단순한 정보 부족이 아닌, 생활 리듬 붕괴와 ‘학교 밖’이라는 낙인에서 비롯된 구조적 단절의 문제로 바라봤다. 정부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 학습·자격증·진로 체험·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 지역 간 격차로 참여율이 낮고 프로그램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짚었다.

청년기자들의 글은 더나은미래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며, SSIR 한국어판 웹페이지에도 게시될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수료한 청년기자들은 현장 취재와 팀 협업을 통해 문제 해결의 과정을 직접 경험한 점이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나은미래 홈페이지 갈무리

청년 기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며, 팀 기반 취재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노동팀 김은우(한양대 연극영화학과 4학년) 청년기자는 “교지 편집위원회를 하며 글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을까 늘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현장의 경험과 목소리를 직접 취재해 기사에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소년팀 이기주(한양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청년기자는 “좋은 동료들과 함께 사소한 문제부터 큰 과제까지 함께 풀어가며, 현장에서 기자로 일할 때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AI 시대, 기자에게는 전문성과 개인 브랜드가 필요하다”

수료식과 함께 열린 솔루션 저널리즘 오픈 토크에는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와 김인한 머니투데이 기자가 연사로 나서, 기자로서의 커리어 선택과 전문성 구축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월 2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솔루션 저널리즘 오픈 토크’에서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강은이 C영상미디어 기자

박란희 대표는 농민신문과 조선일보를 거쳐 더나은미래 편집장을 지낸 뒤 현재 임팩트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제는 직장이 곧 직무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쌓아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직무 역량은 결국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힘이며, 이는 개인의 회복탄력성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저널리즘 환경 변화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지식 콘텐츠의 한계비용이 거의 ‘0’에 가까워진 사회에서 기자 역시 크리에이터와 경쟁해야 한다”며 “개별 기자의 브랜드와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한 기자는 경험의 격차를 AI가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는 시대일수록 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경로를 ‘교집합을 넓혀온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김 기자는 과학기술 분야 취재를 시작으로 우주·원자력·국방 이슈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현재는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치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기자는 “자신이 가고 싶은 분야, 취재하고 싶은 주제, 몸담고 싶은 언론사가 만나는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며 “그 지점을 중심으로 기획 독서를 통해 꾸준히 역량을 쌓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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