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기관 참여·당사자 직접 지명…경험 기반 전문 인력 양성 모델 제시
은둔·고립 경험을 가진 청년을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고 실제 일자리로 연결하는 시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주)안무서운회사는 4월 24일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은둔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은둔 경험을 단순한 회복의 대상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의 정서 지원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당사자의 경험 자체를 활용한 일자리 기반 사회 복귀 모델을 실험했다.

행사에서는 종사자 토크세션도 함께 열려 ‘해결 전문가’로서의 기성 전문가와 ‘문제 전문가’인 당사자 인력이 협력할 경우 사회문제 해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여한 ‘은둔고수’는 약 8개월간의 양성과정을 거쳤다. 해당 과정은 은둔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콘텐츠 제작·멘토링 등 사회적 역할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실전형 프로그램이다. 특히 합숙형 셰어하우스 기반으로 운영돼 참여자 간 상호작용과 몰입도를 높였고, 기성 전문가와 협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렸다.
총 6명의 수료자는 영상·디자인·강의 형태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기존 영화 등을 패러디한 인식 개선 영상은 현장에서 큰 반응을 얻었고, 강의 세션에서는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이야기가 공감을 이끌어냈다.
드래프트는 사전 협의를 통해 선정된 6개 기관이 참여하는 ‘지명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여 기관은 청년재단, 서울시기지개센터, 경기도미래세대재단, 광주 은둔형외톨이 지원센터, 진선재단, 강북청년창업마루 등이다. 이외에도 복지관·청년센터·상담센터 등 약 60개 유관 기관이 현장에 참여했다.
각 기관은 스포츠 구단과 유사한 형태로 브랜딩을 구성해 현장 몰입도를 높였으며, 최소 1명 이상의 당사자를 직접 지명했다. 지명은 경쟁 입찰이 아닌 당사자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 사전 협의 방식으로 운영됐다.
행사에는 약 60여 개 기관이 참여해 좌석이 모두 채워졌으며, 현장에서는 강의·콘텐츠 협업·굿즈 제작 등 50건 이상의 섭외 요청이 이뤄졌다. 일부 기관은 다회차 프로그램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경기도미래세대재단은 3명을 추가로 지명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유승규 안무서운회사 대표는 “일본 히키코모리 지원 사례에서도 약 2%만이 지원 단체를 통해 자립했다고 응답했다”며 “출구 전략 없는 정서 지원은 또 다른 고립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둔 경험을 가진 당사자를 ‘은둔고수’로 양성해, 그 경험이기 때문에 가능한 직업을 만들고 이를 유관 기관과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향후 ‘은둔고수 드래프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당사자 인력풀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은둔 경험 기반 직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쉬었음 청년’, ‘은둔·고립 청년’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채예빈 더나은미ㅐ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