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서 여성 리더로 살아남기 10명 중 6명. 2016년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 종사자 중 여성의 비율은 63%(전체 3만9195명 중 2만4761명)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51.3%)을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사회적기업 ‘대표’의 성비를 살펴보면, 결과는 뒤집어진다. 사회적기업의 여성 CEO 비율은 35%(전체 1653명 중 571명)로, 20대는 2명, 30대는 41명으로 같은 연령 남성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13년 넘게 여성 사회적기업가들을 육성 및 지원해온 구은경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이하 여성미래)’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 조직 내에서도 저임금,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는 여성의 몫”이라며 “사회적경제가 ‘여성 친화적’ 일자리라고 하지만 여성 종사자가 아무리 많아도 조직의 대표는 대부분 남성”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돌봄 서비스는 여성의 일… 여성 리더 가로막는 진입 장벽 뮤지컬 작가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정가람 대표는 2017년 예술인 출신 경력 단절 여성들과 함께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를 설립했다. ‘지역에서 문화예술로 교감한다’는 목표로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정 대표는 “조합원 모두 예술 창작자 출신이라 회계나 재무 등 기업 경영과 관련한 개념이 생소했다”며 “2013년부터 지역 사회적경제센터의 스터디 모임부터 사회적경제 협동아카데미 과정 등을 거쳐 가며 창업 준비에만 4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아이야를 비롯해 100곳 이상의 여성 사회적경제 조직을 인큐베이팅해온 구은경 상임이사는 “교육을 받고 오히려 창업을 포기하거나 한참 후에 재도전하는 등 창업을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창업 실패에 대한 낙인효과도 있어서 리더 경험이 적은 여성들에겐 심리적 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