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덴마크는 ‘남성 난임’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결혼과 출산이 선택이 된 시대에도 아이를 원하지만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난임 문제는 흔히 여성만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남성 요인이 36%를 차지하며 증가 추세에 있다. 2024년 UN 세계행복지수 2위에 오른 덴마크 역시 저출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재 덴마크 출산율은 1.5명으로, 인구 유지선인 2.1명에 크게 못 미친다. 그렇다면 가족친화적 정책이 잘 갖춰진 덴마크에서는 ‘남성 난임’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3기 사회혁신 프로젝트 팀 ‘두 개의 선’은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해 난임 문제를 성별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인식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 난임,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 덴마크 코펜하겐시는 주치의 제도와 데이터 기반의 건강 정책으로 불평등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성인 25~44세의 20%가 난임을 겪으며, 난임 시술로 태어난 아이들이 전체 출생아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보건복지관리국을 총괄하는 카트린 셰닝(Katrine Schjønning)은 “난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예방 전략과 공공 및 민간 협력을 통한 종합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광역지자체가 난임 클리닉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초지자체는 성교육과 시민 인식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환경 문제 대응, 성소수자 정책, 학교 및 NGO와의 협력 등으로 다양한 차원에서 난임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셰닝은 젊은 세대가 전쟁이나 환경 위기, 자아실현 등을 이유로 출산을 늦추면서 난임 위험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덴마크는 청소년 성교육에서 질병 예방이나 피임뿐 아니라, 출산 가능한

미등록 이주아동·기후약자…우리가 앞으로 더 주목해야 하는 사회문제

한국 사회에서 떠오르는 사회문제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중요해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에 더 문제가 커진 ‘이머징 이슈(Emerging Issue)’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30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서울시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업 사회공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LG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인구구조 ▲주거(도시) ▲정신건강 ▲환경 등 사회영역별 이슈를 이해관계자가 함께 들여다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다문화 사회, 기후위기 속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인구구조 이슈에서는 ‘이주배경인’이 떠오르는 이슈로 꼽혔다. IOM이민정책연구원이 2024년 정의한 이주민은 자신의 출생지(국)를 떠나 타국(지역)으로 이동한 사람이다. 이주배경인 정책은 전통적으로 이주배경 청소년 학업, 보건의료, 인권 보호 등에 초점을 뒀다. 김혜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족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펼쳤지만 이제 이주민의 범위는 더 넓어졌다”며 “앞으로는 ‘미등록 이주아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국내 외국인 중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로 체류하는 18세 미만 아동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약 2~3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행법상 이주민은 한국에서 아이를 출산했을 때, 출생등록을 할 수 없다. 지난 7월, 의료기관이 아이가 태어났을 경우 지자체에 신고하는 출생통보제가 시행됐지만 이주 아동은 대상에서 제외돼 사각지대에 여전히 놓여있다.  김 교수는 “법무부가 국내에서 출생했거나 15년 이상 체류하면서 한국 교육을 받은 이주아동에게 ‘조건부 구제 대책’을 마련했지만 기한이 내년 2월까지라 한시적이고 대상이 500명으로 국한된다”며 사각지대를 메울 새로운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원 사업을 통해 사회복지가 더 많은 대상을 포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환경 영역에서는 이머징

[지역의 미래] 출산보다 출가에 집중할 이유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은 사이좋게 붙어 다닌다. 세 단어를 조합하면,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노인들만 남아 있으니 지방은 곧 소멸할 거라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이중 서울은 0.5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행안부에서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한 79곳(89개 중 대도시와 부산, 대구,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제외)의 평균은 0.96명이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 2.1명보다는 모두 낮지만 저출산 때문에 지방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 인구가 적어서 출생아 수가 적을 뿐이지 출산율로 따지면 서울이 가장 위험한 인구감소 지역이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서울 인구가 급감하지 않는 이유는 지방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들이 서울로 떠나기 때문이다. ◇ 4명 중 1명은 둥지를 떠난다 지방에는 대학 입시를 도와줄 유명 학원이나 일타강사가 없다. 부족한 학습 환경을 보완하기 위해 대부분의 지자체는 수십억 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어떤 지자체는 유명 입시 학원과 계약을 맺어 중고생들의 입시를 돕기도 한다. 이렇게 공부한 청소년은 스무 살에 서울로 떠나 대학에 다니고 취업해서 결혼하며 자리를 잡는다. 어느 지역의 15~19세 인구를 5년 후 20~24세 인구와 비교해 감소한 비율을 ‘출가율’이라고 한다면, 79개 인구감소 지역의 22년 평균 출가율은 23%이다. (참고로 서울은 17년 15~19세 49만 6000명에서 22년 20~24세 61만 3000명으로 24% 증가했다.) 7개 도별로 가장 높은 출가율을 나타낸 곳은 강원 태백시, 충북 단양군, 충남 서천군, 전북 고창군, 전남 보성군, 경북 영양군, 경남 고성군으로 이들의 평균 출가율은 43.8%에 달한다. 출가율은 지역 자본의 유출로

김진표 국회의장, 부총리급 ‘인구가족부’ 신설해 저출생 문제 해결해야

국회 지구촌보건복지 조찬포럼 강연 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내 북카페 강변서재에서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대표의원 전혜숙)과 사단법인 지구촌보건복지(이사장 이경률)가 주최·주관한 제42차 국회 지구촌보건복지 조찬포럼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소멸 위기의 대한민국, 국회가 제안하는 인구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진표 국회의장은 “2024년 대한민국 합계 출산율은 0.6명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0명대 출생률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적자원이 줄어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기”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정부는 지난 17년간 총 380조원을 저출산 예산으로 썼다. 하지만 그럼에도 합계 출산율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 김 국회의장은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분절된 정책을 추진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이 문화일보의 의뢰로 지난해 4월 말 전국 거주 만 19~38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MZ세대 저출산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5%가 ‘단기적, 임기응변식 정책’을 저출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함께 바뀌는 중구난방식 대책이 국민에게 혼선만 일으키고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국회의장은 “정부와 국회는 인구절벽 문제를 심각한 국가위기로 상정해 장기 아젠다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정책이 정권 때마다 연속해 이어질 것이란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절벽 대응을 중심으로 외국인력정책, 다문화가족, 사회통합 등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국회의장은 “보건복지부를 분리해 국가적 인구·가족·이민정책을 총괄하고 사회부총리를 겸임하는 ‘인구가족부(가칭)’를 신설해야 한다”면서 “저출생 문제는 더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라고 전했다. 이어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지난해 출생아 수 25만명 밑돌아…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

지난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 25만명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명이 가임기(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전년(0.81명)보다 3.7% 줄었다. 30일 통계청은 ‘2022년 출생 통계’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200명으로 전년보다 1만1000명 감소했다. 출생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1970년 100만명을 넘던 출생아 수는 2000년 60만명대로 급감했고, 2020년 들어서는 30만명 선까지 붕괴했다. 출생아 수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도 작년 동기 대비 6.8% 감소해 역대 최저치인 5만6087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건 출생아 수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년 전보다 0.03명 감소해 0.7명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기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이며 유일하게 1명을 하회하고 있다. 시군구별로 보면 모든 시군구의 합계출산율은 대체출산율인 2.1명보다 낮았다. 대체출산율은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말한다.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보다 낮다는 건 모든 시군구에서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걸 시사한다. 특히 서울 관악구의 합계출산율은 0.42명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는 미혼 여성이 출생아 수보다 많은 결과로 분석된다. 대전 서구(0.46명), 서울 광진구(0.46명), 부산 중구(0.46명) 등의 합계출산율도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전남 영광군의 합계출산율은 1.8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출생아 모(母)와 부(父)의 평균 연령도 점점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33.3)보다 0.2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도 전체의 35.7%에 달했다. 작년 출생아 부(父)의 평균 연령은 2021년(35.9세)보다 0.1세 높은 36세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저출산 원인이 연애를 못해서?… 성남시의 ‘이상한 미팅’ 행사

저출산대책팀 ‘청춘만남 사업’ 추진단체 미팅에 예산 총 2억4500만원청년 당사자들 “시대착오적 예산 낭비” 성남시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미혼 남녀 미팅 행사를 주최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성남시 정책기획과 저출산대책팀은 오는 7월 고급 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남녀 각 100명씩 총 200명의 만남을 주선한다. 행사에서는 연애코칭과 커플 게임, 1대1 로테이션 대화 등이 진행된다. 이에 대해 “성남시가 저출산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세금을 낭비하는 근시안적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행사의 정식 명칭은 ‘청춘남녀 만남 행사 Solo Mon(솔로몬)의 선택’이다. 신청 자격은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두거나, 성남시 소재 기업체에 다니는 27세 이상 39세 이하(1985~1997년생) 미혼 직장인이다. 참가 신청을 하려면 사진이 부착된 지원서와 주민등록초본, 혼인관계증명서, 재직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혼인 이력이 있으면 지원할 수 없다. 성남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혼 남녀에게 자연스러운 만남과 지속적인 관계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산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IT기업 직장인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에 행사 포스터와 전단을 배부, 부착해 참가자를 집중적으로 모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벤트 업체 선정을 위해 시가 작성한 ‘용역 과업지시서’에는 “신청자의 나이와 직업, 직급, 소속기관 등을 감안해 진행 조를 정한다”는 계획도 나와있다. 특히 ‘잔잔한 음악을 틀어 어색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중간 휴식 시간에는 음악과 함께 남녀 간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에 들었던 이성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걸어 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같은 운영 계획이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가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3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크레이머 “韓 저출산 문제, 이민 정책으로 풀어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책으로 이민 정책 활성화를 제시했다. 2일 크레이머 교수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3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겪는 선진국들은 이민 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인구를 확충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이민 정책은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를 촉진하고 정부 재정 수입을 늘리는 등 긍정적 효과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학에서 사회학(학사)과 경제학(박사)을 전공한 크레이머 교수는 지난 2019년 빈곤을 퇴치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빈곤 퇴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크레이머 교수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소득·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언급했다. 정부의 ‘선구매약속(Advance Market Commitments)’이 하나의 방법이다. 이는 민간이 개발한 기술의 수익성이 낮을 경우 정부가 구매한다고 미리 약속하는 방식이다. 크레이머 교수는 “특히 한국은 디지털농업, 디지털헬스케어, 에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도국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국가”라며 “한국이 보유한 노하우와 전문성은 저소득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육아기 재택근무제, 미혼 직원 마음도 움직였다
육아기 재택근무제, 미혼 직원 마음도 움직였다

[포스코 사내 출산친화제도 효과성 분석했더니] 사내 출산·양육 지원 제도가 미혼 직원들의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의 조영태 교수와 함께 ‘포스코·협력사 대상 사내 출산 친화 제도 효과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포스코 직원 17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세대 분포는 20대 26%, 30대 50%, 40대 14%, 50대 10% 등으로 육아기에 있는 2030세대가 대다수였다. 먼저 근로 만족도를 높이는 가족 친화 제도를 물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제도는 자녀 장학금, 출산 장려금, 결혼 축하금 등 현금성 지원으로 전체의 96%가 선택했다. 이어 직장 어린이집(87%), 난임 휴가·시술비 지원(76%), 남성 직원 대상 태아 검진 휴가·배우자 출산 휴가(70%) 순이었다. 미혼 직원 대상으로 출산·양육 지원 제도와 결혼 의사 간의 상관관계 분석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진은 포스코에서 실시하는 출산 친화 제도 14가지 가운데 결혼과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제도를 꼽도록 했다. 그 결과 남성 직원들은 ▲육아기 재택근무제 ▲직장 어린이집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기 유연 근무제 등 네 가지를 선택했다. 여성 직원들은 육아휴직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포스코는 육아휴직 시 자녀 1명당 최대 2년을 보장한다. 육아기 재택근무제는 만 8세 이하 자녀 1명당 최대 2년간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다. 근무시간도 8시간 전일 근무와 6시간, 4시간 등으로 선택할 수 있다.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질적 분석도 진행됐다. 협력사 직원도 포함하는 장학 제도와 직장

"아빠는 육아 중" 휴직 권하는 남초 기업
“아빠는 육아 중” 휴직 권하는 남초 기업

[Cover Story] 초저출산 난제 해결에 나선 기업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통계가 나온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양육’의 어려움은 저출산의 주요인 중 하나다. 최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기업들이 직원 대상으로 출산·양육 지원 제도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남성 직원 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전체 직원의 80~90%가 남성인 철강·자동차·화학 기업들은 ‘가족 친화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법적 기준보다 폭넓게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양육기에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출산 장려금도 지급한다. 그간 여성 비율이 높은 유통·금융·식품 기업에서 ‘여성 친화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여성 직원들 위주로 정책을 내놨던 것과 조금 다르다. 남성들도 출산과 양육에 동참해야 저출산 해결에 근본적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취지다. 포스코 등 남초(男超) 기업들, 공격적 양육 지원책 도입 “처음에는 휴직하려고 했어요. 아내가 출산휴가 3개월간 아이 셋을 돌봤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맞벌이를 하다가 둘 다 일을 쉬면 소득이 크게 줄어드니까 많이 고민했죠. 회사에 육아기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2년까지 쓸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한번 해보기로 했어요. 오전 8시에 업무를 시작해 오후 5시까지 평소처럼 일하면서 첫째 아이 유치원 하원시키고 틈틈이 다른 아이들을 돌봅니다. 왕복 3시간 걸리던 출퇴근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아내는 물론 아이들도 무척 만족해요.” 포스코의 성하철(34) 과장은 하루를 새벽 6시에 시작한다. 생후

[진실의 방] 누가 먼저 넷째를 낳을까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병원에 다니고 시술을 받아도 번번이 실패했다. 원인 불명 난임으로 고생하던 배정란씨는 문득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상경한 게 스무 살 때. 서울서 대학 다니고 직장을 얻고 결혼을 했다. 부부 둘 다 야근과 술자리가 많은 직업을 가진 탓에 평일에는 서로 얼굴 보기도 어려웠고 주말에는 피로에 절어 무기력했다. ‘우리가 원한 삶이 이런 것이었나?’ 부부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내려갔다. 매일 아침 사과 밭으로 출근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그리고 귀촌 6개월 만에 기적처럼 아이가 생겼다. 자연 임신이었다. 연년생으로 둘째도 태어났다. 작년 가을 어느 행사장에서 만난 배정란씨는 마이크를 잡고 들뜬 목소리로 지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청도 지역 여성들과 함께 ‘노는엄마들’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멤버로 참여한 엄마가 8명인데 아이는 23명이라고 했다. 자녀가 평균 3명씩 있는 셈이다.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알려진 청도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청도에는 소아과와 산부인과 병원이 없다. 학원도 적고 돌봄 시설도 부족하다. 초등학생이 갈 수 있는 돌봄센터가 두 곳 있는데 20명씩 총 40명이 이용할 수 있다. 대기자가 많아 들어갈 엄두도 못 낸다. ‘노는엄마들’은 육아와 돌봄 인프라가 부족한 청도에 직접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최근 주력하는 건 협동조합 형식의 돌봄센터를 설립하는 일이다. 일단 돌봄이 해결돼야 엄마들이 일하든 놀든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멤버는 작년보다 셋 늘어 11명이 됐다. 장난식으로 이런 내기를 한 적도 있다.

8일 서울 종로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최지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韓, 양육부담 전 세계 1위… 새 정부 대책 마련 집중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양육비 부담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육비 부담은 저출산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출범을 한 달 앞둔 새 정부도 관련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미국 CNN방송은 제퍼리스 금융그룹(JEF)이 베이징 유와인구연구소 자료를 활용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JEF가 유와인구연구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총비용은 한국이 1인당 GDP의 7.79배(2013년 기준)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중국이 6.9배(2019년 기준)로 두 번째로 높았고, 이탈리아가 6.28배로 3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은 GDP 대비 양육비 배수가 각각 4.26배(2010년 기준)와 4.11배(2015년 기준)로 나타났다. 유와인구연구소는 중국에서 자녀 1명을 18세까지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48만5000위안(약 935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에서 한국 등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양육비를 제시하진 않았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2012년 발표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녀 1명을 대학생인 21세까지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은 3억8965만4000원으로 중국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JEF는 한국과 중국의 양육비 부담이 큰 이유로 교육비와 보육비, 낮은 보육 활용성 등을 꼽았다. 이러한 극동 아시아 지역의 양육 부담은 저출산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이 0.81으로 줄어 전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9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 출산율은 1.61로 1을 밑도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CNN은 “한국과 중국 같은 극동 아시아 지역에선 2~3명 이상의

핵심 노동인구 비중 전망.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OECD 핵심 노동인구 2위 韓, 25년 뒤 꼴찌된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핵심 노동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년 뒤면 전체 연령 중 핵심 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DC) 국가 가운데 최하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통해 핵심 노동인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핵심 노동인구는 노동 공급이 가장 활발하고 생산성이 높은 연령대의 인구로 국제노동기구(ILO)는 핵심 노동인구를 25~54세로 정의하고 있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핵심 노동인구의 비중은 45.3%로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2030년 40.1%, 2040년 34.7%로 하락세를 보이다 2047년에 이르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인 31.3%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2060년에는 26.9%까지 줄어 OECD 38개국 중 유일하게 20%대에 진입한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핵심 노동인구 감소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OECD 국가들의 핵심노동인구는 연평균 0.2% 증가했지만 우리나라는 0.5%씩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핵심 노동인구의 비중 뿐만 아니라 고용률도 낮은 편이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핵심 노동인구 고용률은 75.2%로 관련 데이터가 없는 영국과 터키를 제외하면 OECD 36개국 중 29위에 머물렀다. OECD 평균은 77.3%로 우리나라보다 2.1%p 높았다. 한경연은 핵심 노동인구의 고용이 부진한 원인으로 첫 직장을 얻기 어려운 노동 환경과 낮은 여성 취업률을 지목했다. 우리나라 고졸 청년 고용률은 63.5%로 34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고졸 청년이 첫 직장을 얻는 입직의 소요 기간은 평균 35개월로 대졸자(11개월)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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