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계획 데이터센터 2595곳 분석…한국 계획 데이터센터 22% 고위험
서울 위험도 세계 4위, 주요 위험은 지표수 침수…”기후 회복력도 핵심 투자 기준”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후위험이 데이터센터 입지와 운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은 전 세계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지역 가운데 위험도 4위로 분석됐으며, 한국은 계획 데이터센터 물리적 손상 위험 국가 순위 8위에 올랐다.

물리적 기후위험 분석기관 XDI는 18일 전 세계 계획 데이터센터 2595곳을 대상으로 물리적 기후위험과 기후위험 대응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침수와 폭염, 산불, 강풍 등 기후위험을 평가하고,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위험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 세계 계획 데이터센터의 6%에 해당하는 154곳이 현재 기준 고위험으로 분류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20%), 동아시아(13%), 남아시아(12%) 순으로 고위험 비중이 높았다.
◇ 한국 데이터센터 22% 고위험…서울 위험도 30개 지역 중 4위
한국도 주요 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한국에서 분석된 계획 데이터센터는 27곳이며 이 가운데 22%가 고위험으로 분류됐다. 한국은 베트남, 태국, 스위스, 멕시코, 프랑스, 네덜란드, 싱가포르에 이어 위험도 8위를 기록했다. 기후위험 대응 설계를 적용할 경우 고위험 비율은 7%로 낮아졌지만, 일부 위험은 여전히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계획 데이터센터의 주요 위험요인은 지표수 침수로 분석됐다. 지표수 침수는 집중호우 등으로 발생한 빗물이 지면과 배수시설의 처리 용량을 초과하면서 발생하는 침수다. 보고서는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평균 물리적 손상 위험이 2100년까지 1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위험도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분석 대상 30개 광역 행정구역 가운데 위험도 4위로 평가됐다. 분석 대상인 서울 내 계획 데이터센터 7곳 가운데 3곳(43%)이 고위험으로 분류됐으며, 기후위험 대응 설계를 적용해도 1곳은 고위험으로 남았다. 서울의 주요 위험요인 역시 지표수 침수였다.
경기도는 전 세계 광역 행정구역 순위 22위를 기록했다. 분석 대상 9곳 가운데 2곳(22%)이 고위험으로 분류됐으며 주요 위험요인은 하천 범람이었다. 다만 기후위험 대응 설계를 적용할 경우 고위험 비율은 0%로 낮아졌다.
◇ AI 데이터센터 붐의 그림자…전력·물 사용 논란 확산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기후위험을 시설 피해에 국한된 문제로 보지 않았다. 데이터센터는 전력망과 통신망, 용수 공급망, 교통 인프라에 의존하는 만큼 시설 자체가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주변 시스템 장애로 운영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XDI가 유럽의 기존·계획 데이터센터 13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에서는 전력망과 통신망, 공급망 등 간접 위험까지 포함했을 때 운영 차질 규모가 직접 위험만 고려한 경우보다 10배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의 기후 회복력을 전력 공급과 통신 연결성, 부지 확보와 함께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우려는 기후위험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AI 산업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붐을 둘러싸고 전력 소비와 물 사용, 지역사회 부담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중이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2026년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4%는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7%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했으며, 77%는 AI 확산이 전기요금을 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전력과 용수를 소비하는 반면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장기 일자리는 많지 않다는 점이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2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나타났다. 주민들은 전력 수요 증가와 세제 혜택 제공 과정의 투명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여 개 기관투자자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과 물 보전 계획, 기후목표 달성 전략에 대한 더 구체적인 공개를 요구 중이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환경 부담이 기업의 장기적인 기후·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물 사용은 핵심 쟁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북미 데이터센터는 2025년 약 1조 리터의 물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뉴욕시의 연간 물 사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개발 과정에서 기후 회복력을 전력 공급이나 통신 연결성만큼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으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계획 단계에서의 입지 선정과 설계 기준, 기후위험 대응 투자가 향후 운영 연속성과 보험 적용 가능성, 장기 자산 가치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