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캠페인의 성공, 치밀한 사전 기획에 달렸다”

[ 인터뷰 ]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 “모금 캠페인의 성공은 사전에 얼마나 치밀하게 기획하고 설계했는지에 달렸습니다.”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만난 자리에서 좋은 모금 캠페인을 만드는 비결로 사전 기획을 꼽았다. 지난 2016년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썼다는 이른바 ‘깔창 생리대’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모금 캠페인도 우후죽순 생겼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황 본부장은 “단순 물품 지원을 위한 모금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굿네이버스는 당시 여아의 건강권에 대한 위생교육과 심리·정서적인 부분까지 포괄한 통합 서비스를 설계하고 이를 5년째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좋은 모금 캠페인이란 뭘까요. “단순히 돈을 모으는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이슈레이징(issue raising)’이 돼야 해요. NGO가 기금을 모으는 목적은 어떤 사회적인 이슈, 그중에서도 문제 해결이 가능한 사안에 뛰어들기 위함이니까요.” ―캠페인 주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긴급 지원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갑작스럽게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죠.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아동을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죠. 시간이 없으니까요. 또 하나는 고유 목적 사업에 부합하는 사회적 요구를 살피고 이슈를 발굴하는 겁니다. 최대한 많은 수혜자를 도울 수 있도록요. 과거 아동 학대 이슈처럼 사회적으로 만연한 문제에 지원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을 때 기획 과정을 거쳐 캠페인으로 만듭니다. 모금은 기부자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협력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밤낮 없는 기획 회의… 하나의 모금 캠페인이 만들어지기까지”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①모금이 탄생하는 시간 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부금으로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곳을 돌보는 비영리 단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토종 NGO 굿네이버스와 비영리 섹터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기부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2021 기부의 재발견’ 연재를 시작한다. 모금 현장에서 벌어지는 도전과 위기, 변화 등을 통해 기부자와 NGO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ㅡ편집자 시작은 온라인상에 올라온 한 초등학생의 사연이었다. 한부모 가정인 A양은 어느 날 월경이 시작됐을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생리대를 사 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고, 고민 끝에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했다. 지난 2016년 5월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깔창 생리대’ 사건이다. 안타까운 사연은 A양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굴됐고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이슈 발생 5개월째 되던 2016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내 여아의 월경권 지원을 위한 모금 캠페인 ‘소녀야, 너는 반짝이는 별’(이하 소녀별)을 시작했다. 사업 첫해인 2017년에 3980명을 지원했고 지난해까지 누적 수혜 아동은 2만2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6년째 지속되는 모금 캠페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굿네이버스의 사업·모금 실무진 4명과 지난 8일 마주 앉았다. “이슈 좇아가는 캠페인, 지속 가능하지 않다” 모든 모금 캠페인의 밑바탕에는 ‘사회복지실천과정’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있다. 현장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지원 사업을 진행할 때

굿네이버스, 여름방학 위기가정 아동 지원 ‘희망나눔학교’ 진행

굿네이버스가 방학 기간 중 돌봄 공백을 겪는 위기가정 아동들을 지원하는 ‘희망나눔학교’를 2주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로 20년차를 맞은 희망나눔학교는 방학으로 학교에 가지 않아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건강·학습·정서 지원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지원받은 위기가정 아동은 11만33명에 이른다.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가 지난 4월 전국 만 4~18세 아동과 보호자 약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가정은 그렇지 않은 가정과 비교해 ‘나 홀로 아동’과 ‘아동 결식’ 경험 증가 비율이 높았다. 또 ‘가정형편으로 인한 사교육 중단 경험’ 비율 또한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사업은 굿네이버스와 BMW코리아미래재단이 함께 전국 13개 굿네이버스 지부에서 101개 학교, 기관 등의 아동 1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참여 아동들은 ▲중식 지원 ▲ 문화체험 ▲ 진로탐색 프로그램 ‘미래 Dream’ ▲ 팀 프로젝트 등의 활동을 한다. 배광호 굿네이버스 국내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돌봄 공백이 커지는 가운데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다양한 경험 제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희망나눔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한국 토종 NGO’ 굿네이버스, 창립 30주년 기념 강연 펼친다

사회복지·국제개발 전문가 5명 주제 강연사흘간 비대면으로 진행, 유튜브 참여 가능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글로벌 NGO 굿네이버스가 ‘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 30년의 발자취’라는 제목으로 오늘(15일)부터 사흘간 기념 강연을 진행한다. 이번 강연은 1991년 8명으로 시작한 굿네이버스의 30년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글로벌 NGO로 성장하기까지의 노하우와 경험을 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사회복지·국제개발 분야 전문가 5명이 그간 굿네이버스가 수행한 국내외 사업을 비롯해 모금 등 부문별 역사를 연구·분석한 내용으로 주제 강연을 펼친다. 첫 강연을 맡은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굿네이버스 30년: 창의와 도전의 역사’라는 주제로 1991년 한국에서 시작된 굿네이버스의 30년 역사를 ‘태동기’ ‘도약기’ ‘발전기’ ‘확장기’ ‘고도전문화기’ 등 5개 시대로 구분해 분석한다. 이어 안재진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 사업의 시작과 위기 극복 사례 등을 중심으로 30년의 성과와 의미를 짚는다. 둘째 날인 16일에는 문경연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연단에 선다. 문 교수는 현재 전 세계 47국에서 활동하는 굿네이버스의 글로벌 경영 구조와 파트너십 구축 과정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홍지영 경희대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교수가 나서 ‘국제사업 30년의 성과와 의미’를 주제로 인도적 지원 사업과 지역 주민 중심의 지역 개발 사업 사례를 분석한다. 마지막 날은 ‘모금의 진화’라는 주제로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의 강연이 진행된다. 강 교수는 모금 기술과 회원 관리 방법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특히 전통적인 오프라인 모금 방식부터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술 적용을 통해 어떻게 확장해 나갔는지 모금 전략과 성과를 전한다.

직업 없던 빈민가 청년들, ‘기술’로 자립하다

케냐 단도라 그린라이트 프로젝트 “학교를 졸업하면 우리만의 정비소를 차리고 싶어요.” 케냐 나이로비 빈민가에 사는 데이비스의 꿈은 자동차 정비사다. 정비 기술을 함께 배우는 친구 두 명과 동네에 작은 정비소를 열기 위해 국가공인자격증 시험도 봤다. 도시 빈민으로 나고 자란 데이비스가 꿈을 품게 된 건 지난 2018년 문을 연 ‘단도라 그린라이트 직업훈련센터’에 나가기 시작하면서다. 단도라 지역은 나이로비의 대표 슬럼 중 하나로, 대형 쓰레기 매립지 주변에 빈민 30만명이 모여 살고 있다. 지역 청년 대부분은 변변한 직장 없이 일용직을 전전한다. 데이비스도 마찬가지였다. 기술 교육으로 자립 지원… 국가공인자격증 합격률 95.8% 단도라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직업훈련센터가 코로나를 뚫고 지난 1월 다시 문을 열었다. 케냐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셧다운 된 지 10개월 만이다. 올해 7월 예정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330명은 단계적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그린라이트 직업훈련센터는 기아와 굿네이버스, 케냐 지방정부, 코이카와 공동으로 2016년부터 추진한 ‘그린라이트 프로젝트(GLP)’의 일환으로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케냐에서는 전체 청년 중 62%가 중등교육을 이수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빈곤 청년은 제대로 된 직업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 빈곤층의 높은 청년 실업률로 이어져 국가적 문제로도 대두하고 있다. 케냐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케냐의 20~24세 청년 실업률은 12.5% 수준이지만, 도심 지역 청년의 경우 20%를 웃돈다. 센터의 목표는 교육을 통한 도시 빈곤층의 자립이다. 지난 2018년 개관 첫해에만 178명이 입학했다. 이를 시작으로 2019년 308명, 지난해 331명 등

위기가정 지원, ‘학대 피해 아동’까지 품는다

신한금융그룹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 복지 사각지대 놓인 위기가정 긴급 구제올해는 학대 피해 아동 보호 ‘쉼터’ 초점병원 진료·학습비, 쉼터 보조 인력 지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에 현금을 긴급 지원하는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이 학대 피해 아동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3년간 60억원을 지원한 1차 사업에 이어 올해 5월부터 시작하는 2차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에 3년간 총 66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2차 사업에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학대 피해 아동을 위기 가정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예산도 10% 증액했다. 구체적으로는 생계비·의료비 등 지원에 연 12억원씩 총 36억원을 투입하고, 학대 피해 아동 지원에 연간 10억원씩 총 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위기가정에 ‘학대 피해 아동’ 포함… 3년간 66억원 투입 굿네이버스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신한 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 계층을 지원해왔다. 연 20억원씩 총 6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이다. 매주 약 50가구의 위기가정을 발굴해 ▲생계주거비 ▲의료비 ▲교육 양육비 ▲학대피해지원비 ▲재해·재난구호비 등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위기가정 발굴에는 전국 복지 기관 582곳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 지원 대상자의 위기 정도와 법정 지원 여부, 자립 가능성 등을 따져 긴급 지원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지원 대상에 현행 복지 시스템상으로 구제받기 어려운 특수 고용 노동자, 이주민 등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가구는 3117가구다. 지원 대상자로는 약 9700명이 생계 주거비, 교육 양육비,

코로나19 속에서도 마을공동체는 더 단단해졌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 2020 드림위드 사업’ 성과 들여다 보니 사업 선정된 12개 단체 크고 작은 성장마을 문제 해결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 “올해 누적 이용 건수가 100만건은 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1000만건이고요(웃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최재영 이사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018년 10월 설립된 이유는 부산 지역 내 장애인·고령자 등 교통 약자의 이동을 돕는 ‘데이터 기반 승차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각 복지관이 소유하는 차를 공유하자는 사업 모델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스마트시티챌린지’ 사업에도 선정됐다. 작년 기준 연간 이용 건수는 1만5000건이었다. 이유는 올해 전국 각지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4월부터 경기도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고, 다른 지자체와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 이사는 “전국 각지로 확산하면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용자에게 일부 사용료를 부담하도록 했던 비즈니스 모델도 바꾸기로 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 자체는 완전 무상으로 제공하고, 플랫폼에 광고를 붙여 조직을 유지할 생각이다. 최 이사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 모델을 믿고 지원해준 곳이 있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하면서 도움받았고,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사업에 선정되면서 모델을 확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 5월에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굿네이버스 등이 운영하는 “드림위드 우리마을 레벨업’ 프로그램에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최 이사는 “드림위드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연구 조사와 시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세상이 어려워도 NGO는 멈추면 안 됩니다”

[신년 특별 인터뷰]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 30년 전 토종 NGO 굿네이버스 설립아동학대 예방 사업 국내 최초 진행 작년 코로나로 모금 시장 ‘양극화’큰 단체가 작은 단체의 성장 도와비영리 생태계 힘 기르는 게 꿈 “여섯 살 남자 아이가 거기 있었어요.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습니다. 계모에게 학대를 당한 작은 몸이 멍으로 뒤덮여 성한 곳이 없었어요.” 이일하(74) 굿네이버스 이사장은 20년도 더 된 일을 어제 일처럼 떠올렸다. 일명 ‘정훈이(가명) 사건’. 우리나라 아동학대 실태를 세상에 알린 비극적인 사건이다. 1998년 2월, 방송사 시사 프로 PD가 굿네이버스 사무실에 찾아와 아동학대 사례를 구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만 해도 아동학대라는 단어조차 낯선 시절이었다. 부모가 자녀를 때려도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훈육 정도로 생각하는 게 예사였다. 1996년 NGO(비영리민간단체) 최초로 ‘신고 시스템’을 갖춘 아동학대상담센터를 개설해 운영하던 굿네이버스는 PD에게 역으로 제안을 했다. 상담 중인 아이들의 사례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건 부적절하니, 방송 자막으로 신고 번호를 띄우고 제보를 받아보자고 했다. 효과가 있었다. 자막이 나간 뒤 곧바로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가장 위급해 보이는 곳으로 굿네이버스 아동학대 담당자와 방송사 PD, 촬영기자, 경찰 등이 함께 출동했다. 그곳에 정훈이가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아이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더 잔혹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보를 받았을 때 분명히 그 집에 남매가 있다고 했는데, 누나가 없는 거예요. 모른다고 잡아떼던 부모가 추궁에 못 이겨 결국 실토를 했습니다. 학대 과정에서 아이가 사망해 마당에 묻었다고 하더군요. 마당을 파서

“난방비 어쩌나…” 에너지 빈곤층은 겨울이 두렵다

한랭 질환 걸려야 ‘통계’되는 시스템 국내 상황에 맞는 구체적 기준 필요 굿네이버스 ‘사랑의 난방비’ 지원 사업 15년간 취약계층에 약 43억원 지원 저소득층에게는 겨울이 두렵다. 소득은 계절 편차가 없는데 냉난방비 지출은 날씨에 따라 널뛴다. 특히 겨울철 난방비는 다른 계절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에너지 빈곤층에게 한파는 공포다. 에너지 빈곤층은 경제적인 이유로 필수적인 수준의 냉난방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에너지 빈곤 기준을 소득의 10% 이상을 냉난방에 지출하는 가구로 정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서울 지역의 저소득 602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 가구의 에너지 빈곤율은 12.5% 수준이다. 이를 겨울철로 좁혀 보면 에너지 빈곤율은 20.3%로 늘어난다. 통계에서 사라진 사람들 에너지 복지 문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마련돼 있지 않다. 에너지 빈곤 가구도 개별 연구와 시민단체의 표본조사로 추산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너지 복지 정책에도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2000년대 후반부터 에너지 빈곤 해결을 목표로 ▲에너지 바우처 ▲에너지 요금 감면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등 복지 정책을 시행해왔다. 대표적인 제도인 에너지 바우처의 경우 생계급여·의료급여 수급자 중 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최근 3년간 바우처 미사용 비율이 2017년 10%(51억원), 2018년 14%(78억원), 2019년 19%(132억원)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현재 정부

아동 학대 ‘국민감시단’ 돼주세요

굿네이버스 아동 학대 예방 캠페인 굿네이버스가 세계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12월까지 아동 학대 예방 캠페인 ‘오늘 만난 그 아이를 위해, 아동 학대 국민감시단이 되어주세요’를 진행한다. 16일 굿네이버스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난 학대 피해 아동의 유일한 목격자가 ‘나’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학대 피해로 의심되는 아동 발견 시 즉시 신고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아동 학대 국민감시단’에 참여하는 서약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는 아동 학대 국민감시단으로서 ▲학대 피해 아동이 있는지 살펴볼 것 ▲아동 학대 발견 즉시 112에 신고할 것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가질 것 등 세 가지 약속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면 된다. 아동 1000명당 아동 학대로 판단된 피해 아동 수 비율인 ‘아동 학대 발견율’은 지난해 기준 평균 3.8 1‰(퍼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5년 1.32‰, 2017년 2.64‰, 3.81‰로 해마다 아동학대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9.2‰)이나 호주(10.1‰)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번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은 네이버 해피빈과 전국 36개 굿네이버스 사업장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혼자 방치된 아동 늘었다

아동 돌봄 공백 실태 외부접촉 줄어들자 온라인 콘텐츠 의존 경제적 어려움 심화로 결식 아동 많아져 올해 3~5월, 아동 학대 신고 건수 감소 코로나로 현장 조사 어려움… 신고 중요 코로나19가 아동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학교나 돌봄센터가 제한적으로 문을 열면서 집에 남겨진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홀로 방치되고, 끼니마저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취약 계층의 경우 돌봄 공백의 그늘은 상대적으로 더 짙다. 지난 9월 14일 인천에서 발생한 화재가 대표적인 사례다. 초등생 형제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고, 동생은 사고 발생 37일 만에 사망했다. 보호자인 엄마는 외출 중이었다. 사건 발생일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날이었다. 돌봄 공백으로 인한 불안과 양육 스트레스가 아동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초등 고학년생 15% ‘나 홀로 아동’ 굿네이버스가 코로나 발생 전후 아동의 상황을 비교 분석한 ’2020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전국 아동 3375명과 보호자 33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일 5일 내내 보호자 없이 지냈다고 응답한 아동의 비율이 ▲미취학 0.5% ▲초등 저학년생 4.5% ▲초등 고학년생 15.5% ▲중학생 22.7% ▲고등학생 29.1% 등으로 나타났다. 아동 연령이 높을수록 보호자 없이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았다. 보호자 없이 지낸 날의 증감을 묻는 문항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증가했다는 응답이 68.1%로 절반을 넘었고, 코로나

[新복지사각지대] 신속한 ‘현금 지원’만이 위기가정 숨통 틔운다

⑤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 <끝>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자살 시도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 수는 지난 4월 1664명에서 5월 1959명, 6월 2046명으로 매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6278명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소득감소 등 경제적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9일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서울 지역의 상가 수는 37만321개로 1분기(39만1499개)보다 2만1178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235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 보증 대출 상품인 햇살론17의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의 햇살론17 연체율은 지난 1월 최고 3.1% 수준이었지만, 7월 기준으로 최고 11.88%까지 치솟았다. 전국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 0.25%의 약 50배 수준이다. 대출금 이자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인구가 는다는 건 위기가정 증가의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다. 위기가정이란 갑작스러운 실직, 사고, 질병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빈곤 가구나 빈곤층 전락 위기에 놓인 가구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위기가정 대상 현금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는 긴급생계비를 선불카드나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금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지출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우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을 보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건 카드 결제로 가능하지만, 위기가정에 당장 시급한 밀린 월세와 대출 이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굿네이버스는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지난 2018년 5월부터 ‘위기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