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4일(수)

코로나19 속에서도 마을공동체는 더 단단해졌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마을공동체는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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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나눔재단 2020 드림위드 사업’ 성과 들여다 보니

사업 선정된 12개 단체 크고 작은 성장
마을 문제 해결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드림위드 우리마을 레벨업’ 성과 공유회 모습.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12개 조직 관계자들은 “드림위드 사업을 통해 성장 발판을 닦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제공

“올해 누적 이용 건수가 100만건은 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1000만건이고요(웃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사회적협동조합 ‘이유’ 최재영 이사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018년 10월 설립된 이유는 부산 지역 내 장애인·고령자 등 교통 약자의 이동을 돕는 ‘데이터 기반 승차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각 복지관이 소유하는 차를 공유하자는 사업 모델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스마트시티챌린지’ 사업에도 선정됐다. 작년 기준 연간 이용 건수는 1만5000건이었다.

이유는 올해 전국 각지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4월부터 경기도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고, 다른 지자체와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 이사는 “전국 각지로 확산하면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용자에게 일부 사용료를 부담하도록 했던 비즈니스 모델도 바꾸기로 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 자체는 완전 무상으로 제공하고, 플랫폼에 광고를 붙여 조직을 유지할 생각이다.

최 이사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 모델을 믿고 지원해준 곳이 있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하면서 도움받았고,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사업에 선정되면서 모델을 확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 5월에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굿네이버스 등이 운영하는 “드림위드 우리마을 레벨업’ 프로그램에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최 이사는 “드림위드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연구 조사와 시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은 지난해 ‘드림위드 우리마을 레벨업’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전국 12개 조직을 선정해 사업비를 지원했다. 선발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컸지만, 지원이 있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곳이 이유다. 이유는 재단의 지원을 발판 삼아 새로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용 실내 내비게이션, 무장애 여행, 그리고 임신부용 안전벨트 보급 사업이다. 실내 내비게이션이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건물인지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최 이사는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달리 특정 장소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정해도,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턱이 높으면 해당 장소를 이용할 수 없다”며 “이런 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교통 약자인 임신부에게 임신부용 안전벨트를 보급하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지역 보건소와 협의해 임신부 카드와 함께 지급하고, 자녀 출생신고 시 반납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6명이던 팀원은 17명으로 늘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닦은 팀은 또 있다. 경남 거제시 부속 섬인 칠천도에서 마을을 살리려 여행업을 하는 ‘남쪽나라여행제작소’도 눈에 띄는 사례다. 남쪽나라여행제작소는 펜션 ‘아트스테이’를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여행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마을 주민과 교류하는 여행을 생각했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인 동네 어르신들이 외지인과의 교류를 꺼렸다.

이들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뜻에 공감하는 청년층을 칠천도로 초대해 마을을 살리고, 수익을 동네 어르신과 나누는 모델을 만들었다. 마을에서 쉬고 가는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SNS 등에서 호평을 얻으면서 현재 펜션 대부분이 만실일 정도로 관심 받고 있다. 서정영 남쪽나라여행제작소 총괄책임은 “드림위드에서 받은 지원금을 마을과 상생하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데 썼다”면서 “주민 회의를 열어 소통하고 의논하며 함께 상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은 단체들이 만들어내는 큰 사회적 가치

경남 하동에서 주민공정여행사를 운영하며 마을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놀루와’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도하며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코로나19로 단체 관광객은 줄었지만, 소규모 방문객에게 하동 다원에서 직접 재배한 차와 다기를 빌려주는 ‘차마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냈다. 마을 사업도 꾸준히 이어갔다. 놀루와가 위치한 하동군 악양면 할머니들과 함께 손자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만든 손수건, 배지 등을 판매해 어르신들 여행 자금을 마련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는데, 지난해 11월 목표 자금의 170%를 모았다. 양지영 놀루와 콘텐츠 PD는 “드림위드 프로그램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을 굿즈 개발비로 썼다”면서 “코로나19가 퍼져 어르신들이 여행은 가지 못했지만, 자금 일부를 내어 어르신들께 이불을 선물했다”고 했다. 양 PD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취미를 나누는 등 마을공동체가 훨씬 돈독해졌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서 이주 여성들과 그림책을 통해 공동체 활동을 하는 ‘포포포’도 지난해 필리핀·미얀마 등 이주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출판에 성공했다. 정유미 포포포 대표는 “이주 여성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포포포는 그림책 ‘레터스 투 라이브러리’의 해외 수출도 준비 중이다. 정유미 대표는 “어려운 시기였지만, 드림위드 지원으로 질 좋은 그림책을 출판할 수 있었고, 덕분에 지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면서 “더 많은 여성이 지역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꾸준히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내포긴들, 돌배마을, 마실와, 벤투싹쿠아, 에버팜, 제주생태관광, 파란공장, 파파스윌 등 드림위드 사업 선정 단체 총 12곳이 지난 1년간 크고 작은 성장을 이뤘다. 강혁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사무국장은 “드림위드는 지역 공동체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작은 조직들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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