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리서치랩
이호영 대표 “선의를 행동으로 연결하라”

‘십시일밥’ 사례로 사회혁신 강조…6개 조 헬스케어 솔루션 고도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실제 이용자와 참여자의 행동까지 고려한 구조를 짜야만 현장에서 살아남는 서비스가 됩니다.”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윌로우하우스. 헬스케어 분야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청년들에게 이호영 임팩트리서치랩 대표가 던진 조언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임팩트리서치랩은 사회문제 해결 사업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측정·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전략을 설계하는 연구기관이다. 사회성과 측정과 임팩트 평가, 전략 컨설팅과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26 유일한 아카데미’에 참여한 36명의 학생들은 조별로 나뉘어 각기 다른 헬스케어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있다. 시력이 낮은 고령층을 위한 복약정보 서비스부터 정서적으로 고립된 노인을 위한 AI 팟캐스트까지, 학생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이날 이 대표의 피드백을 거치며 실제 이용자의 행동과 필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됐다. 이 대표는 학생들에게 결과물을 얼마나 구현했는지보다 실제 이용자의 행동과 필요를 충분히 반영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용자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있는지, 사용을 가로막는 심리적·현실적 장벽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해관계자 인터뷰 역시 일정 횟수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최종 결과물이 완성될 때까지 반복하며 솔루션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신의 대학 시절 경험을 들려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양대학교 재학 당시 시작한 ‘십시일밥’이다. 대학생이 공강시간에 교내 식당에서 설거지와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임금 대신 받은 식권을 받아 어려운 학생에게 기부하는 교내

[임팩트의 행방불명] 숫자에 갇힌 임팩트 측정, 본질을 묻다

지난 몇 년간 임팩트를 어떻게 측정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방법론적 발전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문제는 임팩트 측정의 역할과 기능이 지나치게 좁게 이해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보다는, 수집하기 쉬운 산출물(output)이나 단기 성과 중심의 데이터를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데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측정이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보고 가능한 숫자를 만들어내는 작업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방법론에 대한 논의 역시 비슷한 한계를 보인다. 임팩트 측정에는 본래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하나의 표준화된 방법론을 찾아 합의하려는 강한 열망이 느껴진다. 글로벌 임팩트 측정 기관인 IDinsight가 설립 초기부터 “각 문제는 그에 맞는 고유한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each challenge demands its own approach)”는 원칙을 강조해온 것과는 대비된다. ◇ 임팩트 측정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간 표준화를 향한 업계의 열망을 이해한다. 사업마다 임팩트를 측정하는 방식이 다르면, 측정을 담당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새롭게 학습하고 대응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의사결정권자 역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시된 성과를 비교·분석하고 판단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이렇다 보니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매출과 같은 공통된 지표로 귀결시키듯, 사회적 성과도 표준화·비교 가능한 기준으로 수렴시키자는 요구가 등장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임팩트를 화폐가치로 표현할 수 있는 지표 중심으로 이해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잘 부합하는 것이 산출물이나 단기 성과 중심의 지표들이다. 예를

고착에 빠진 사회혁신 생태계…”해법은 협력 방식 전환”

사회혁신 생태계 구성원 37.9%, 현재를 ‘고착’ 상태로 인식루트임팩트 공동연구보고서, 해법으로 ‘미션 중심의 창발적 협력’ 제시 사회혁신 생태계 구성원 10명 중 4명은 현재 생태계가 ‘고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과정에서 전문성과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새로운 시도와 협력은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루트임팩트가 진저티프로젝트, 임팩트리서치랩과 발간한 연구보고서 ‘판을 바꾸는 협력: 사회혁신 생태계에 던지는 새로운 제안’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생태계 구성원 103명 가운데 37.9%는 현재 사회혁신 생태계가 ‘고착 국면’에 있다고 응답했다. ‘이완 국면’이라는 응답은 26.2%, ‘성장 국면’은 22.3%, ‘재조직 국면’은 13.6%였다. 이번 연구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생태계 구성원 13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3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비롯해 대면·서면 심층 인터뷰와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통해 생태계의 현주소와 시스템 체인지, 협력에 대한 인식을 살폈다. 연구진은 고착 국면을 단순한 침체나 실패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관계와 자원, 역할, 운영 방식이 안정화되면서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도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대한 민감도도 낮아진 상태라고 설명한다. ◇ 성장은 했지만 변화는 둔해졌다 보고서는 생태계 고착의 원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영역별 분절, 성과 입증 중심의 문화, 형식적인 협력, 그리고 성공 공식의 반복이다. “시민사회, 임팩트, 사회적 경제, 인권, 여성, 환경, 청년, 교육, 복지, 로컬 등 영역이 너무 분절돼 있고, 내가 속한 네트워크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 시민사회단체 이사장의 말이다. 보고서는 각 영역이 전문성을 키워온 과정에서

[임팩트의 행방불명] AI 시대, 임팩트 측정의 과제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AI)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영역, 예를 들어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위급 상황과 지원의 우선순위를 판단했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원격으로 독거노인의 위험 신호를 포착하고 우선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AI 활용의 임팩트를 측정한다면, 취약계층 관점에서는 위기 가정을 발견하는 시간을 단축한 성과, 같은 시간과 자원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성과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복지사 관점에서는 업무 부담 경감, 종사자의 소진을 줄여 근속연수 증가에 기여한 것 등이 중요한 변화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과 비용 절감 같은 ‘효율성’의 관점만으로 AI의 임팩트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까? 기업의 재무책임자라면 이러한 지표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와 임팩트를 측정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넓은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임팩트 측정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사회복지사가 가정을 방문했지만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방문이 전체 효율성을 저하시킨 것은 아니다. 독거노인과 같은 취약계층에게는 누군가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팩트를 측정하는 사람이라면, AI 도입 이후 이러한 관계 구조가 약화되지는 않았는지, 정서적 고립감 수준에 변화는 없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 현장의 업무들이 AI를 통해 효율화되는 과정에서 단지 업무량이 얼마나 줄었는가만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변화가 동반되었는지를 포착하는 시야가 중요한 것이다. 상담 기록 자동화도 마찬가지다. AI를

2026년, 더나은미래 필진 12人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실천적인 해법이 간절한 시대. 더나은미래가 새로운 필진 12인과 함께 변화를 이어갑니다. 기후위기부터 임팩트 금융, 비영리 거버넌스까지 우리 사회의 복잡한 난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구조적 대안을 제시할 필진을 소개합니다. 먼저 강창모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자본과 사회 사이’를 연재한다.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연구를 바탕으로, 복잡한 금융의 언어를 사회문제 해결의 맥락과 연결해 자본이 사회와 만나는 지점을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선 청년들의 목소리는 김민 빅웨이브 대표가 전합니다. NGO와 국회, 정부 위원회를 두루 거친 경험을 토대로 ‘기후 유니버스’ 코너를 연재하며, 사회 문제를 기후위기라는 렌즈로 해석하고 바라보는 세계관을 제시합니다. 김성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는 ‘필란트로피 인사이트’ 집필을 맡습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의 시스템으로서 자선을 조망하고, 글로벌 비교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적 맥락에 맞는 ‘K-필란트로피’의 방향과 거버넌스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을 담을 계획입니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영리한 비영리’를 통해 현장의 고민을 전합니다. 15년간 공익활동을 지원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해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와 다자 협력의 필요성을 짚습니다. 임팩트 비즈니스 현장의 목소리도 담았습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임팩트비즈니스리뷰’ 코너를 통해 소셜벤처 투자와 ESG 신사업, 글로벌 확장 경험을 바탕으로 임팩트 비즈니스의 흐름과 변화를 분석합니다.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나눔과 세금 사이’를 통해 상속세와 기부세제를 중심으로 공익을 해석합니다. 세금이 공동체의 약속으로 작동하는 구조와 공익법인을 둘러싼 제도를 짚어볼 예정입니다. 윤세리 사단법인 온율 이사장은 ‘공익단체의 사업모델 혁신’을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율촌의 설립 파트너로서

“십시일밥에서 십시일방까지” 서울살롱, 이호영 대표 초청 강연

청년 주거·자립 실험 이어온 사회혁신가의 여정, 11월 27일 ‘직업탐구 시리즈’ 서울살롱이 오는 11월 27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직업탐구 시리즈’ 네 번째 강연을 연다. 이번 강연의 연사는 청년 주도 사회혁신 모델을 개척해온 이호영 십시일방 대표로, 주제는 ‘십시일밥에서 십시일방까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여정’이다. 이 대표는 한양대 재학 시절 “내 공강 시간이 누군가의 밥 한 끼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식사를 지원하는 ‘십시일밥’을 만들었다. 공강 시간 봉사와 식권 기부를 결합한 이 모델은 한양대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으로 확산되며 청년들이 직접 만든 기부·복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실험은 이후 ‘한 끼 지원’을 넘어 보호종료청년의 자립 문제로 확장됐다. 그는 주거·교육 커뮤니티 ‘십시일방’을 설립해 파트너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보증금·월세 지원, 생활·정서 프로그램, 커뮤니티 운영 등을 지원하며 “청년이 원하는 지역에서 다시 삶의 기반을 세우는 것”을 돕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임팩트리서치랩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사회적 가치 측정, 청년·지역 기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한양대 겸임교수로 사회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며, 칼럼·강연을 통해 청년 주거·빈곤·자립 문제를 꾸준히 다뤄왔다. 이번 강연에는 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으로 알려진 자립준비청년 박강빈·신선도 참여해 각자의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서울살롱은 “서로의 삶을 듣고 연결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 사람들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은 참가비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관심 있는 시민은 온라인 신청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사회혁신가의 두 가지 언어] 임팩트 스케일업, 스타트업 문법을 거부하다

‘스케일업(Scale-up)’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단어다. ‘스타트업(Start-up)’이 말 그대로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라면, 스케일업은 그 이후의 성장 단계, 즉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며 사업의 규모를 키워나가는 과정을 뜻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제품 판매량이나 사용자 수를 늘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스케일업의 성공으로 본다. 그렇다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에게도 같은 공식이 통할까? 사회혁신 조직의 목적은 단순한 매출 성장이나 이윤 증대가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회혁신 조직은 제품이나 서비스 보급을 넘어 제도와 정책의 개선 등 구조적 변화를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사회혁신 조직에게 ‘더 많이 판매하는 것’이 곧 ‘더 큰 임팩트’를 의미한다고 보긴 어렵다. 사회혁신의 관점에서 성장과 성공은 단순한 양적 확장이 아니라,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구조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꾸는 방향으로 정의될 수 있다. ◇ 사회혁신 관점에서 다시 정의한 ‘스케일업’ 캐나다의 맥코넬 재단(McConnell Foundation)은 스타트업의 성장 논리와는 다른, 사회혁신의 관점에서 스케일업을 새롭게 정의한다. 사회혁신형 스케일업은 단순히 제품 판매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법·정책·제도의 변화를 통해 사회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확산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반면, 성공적인 모델이나 서비스를 다른 지역·조직으로 복제·확산하는 것은 ‘스케일아웃(Scale-out)’으로 구분된다. 또 사람들의 인식·태도·행동이 바뀌며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변화가 뿌리내리는 것을 ‘스케일딥(Scale-deep)’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경력보유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사회혁신 조직을 떠올려보자. 이 조직의 목표는 출산이나 육아휴직 이후에도 여성이 경력을 이어가고, 자신의 전문성을 다시 사회

[사회혁신가의 두 가지 언어] ‘손맛’은 없어도, 시스템 체인지는 계속된다

누군가는 당사자를 직접 만나 도움을 주고, 누군가는 법과 제도를 바꾸며 구조적 변화를 이끈다.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가들이 임팩트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처럼 다양하다. 아쇼카(Ashoka)는 이를 ‘임팩트의 4단계(4 Levels of Impact)’로 구분해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는 개인이나 집단의 필요를 직접 충족시키는 ‘직접 서비스(Direct Service)’다. 결식 아동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변화가 즉각적이고 눈에 띄지만, 문제를 발생시키는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두 번째는 직접 서비스를 체계화·조직화해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하는 ‘스케일업 된 직접 서비스(Scaled Direct Service)’다. 프랜차이즈 모델로 복지 서비스를 전국에 확산하거나, 반복 가능한 운영 체계를 만들어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는 사회 구조는 그대로다. 세 번째는 ‘시스템 체인지(System Change)’다. 법과 제도, 정책, 시장 구조 등 문제의 근원을 바꾸는 접근이다. 결식아동 문제의 경우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무상급식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여기에 해당한다. 네 번째는 ‘프레임워크 체인지(Framework Change)’다.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사회적 규범, 인식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결식아동 문제를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권리’로 인식하게 하여, 장기적으로 사회 구성원의 선택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 빠르게 체감하는 성과 vs 장기간에 걸친 변화 흥미로운 점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변화의 폭은 커지지만, 사업 담당자가 체감하는 ‘손맛’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직접 서비스는 곧바로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 수혜자의 반응을 통해 사업 담당자는 즉각적인 보람을 얻는다. 반면 시스템·프레임워크 체인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임팩트 생태계 ‘90년대생 리더십’ 시대 열렸다

리더십 교체 이후, ‘임팩트리서치랩’이 그리는 다음 10년 “우리는 ‘밥 짓는 마음’으로 지식을 짓는다” 2019년, 신현상 교수가 설립한 ‘임팩트리서치랩’에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두 명의 20대 청년이 2025년 7월, 신임 공동대표가 됐다. 리더십 전환과 조직 재설계를 실험 중인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더나은미래>는 지난 9일 신현상 최고지식책임자(CKO), 김하은·이호영 신임 공동대표 세 사람을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만났다. 좌담은 ‘가위바위보’로 발언 순서를 정하며 유쾌하게 시작됐다. ―리더십 전환이 이뤄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김하은(이하 김)=그동안 여러 현장을 넘나들며 연구를 하다 보니 개별 사업을 넘어 지식 체계를 정리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임팩트 생태계 내 수많은 경험과 축적된 통찰을 정리해줄 수 있는 분이 신 교수님이라고 판단했고요. 동시에 확장되는 임팩트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서, 조직도 보다 유연하고 젊은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기도 했구요. 내부 논의 끝에 이호영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드렸고, 교수님도 흔쾌히 동의해 주셨습니다. 신 교수님은 이제 대표직에서 물러나 최고지식책임자(CKO·Chief Knowledge Officer)로서 조직의 지식 정립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게 되셨어요. 이호영(이하 이)=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했어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말한 ‘피자 두 판의 법칙’이 있잖아요. 회의에 참여하는 인원이 피자 두 판으로 충분하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만, 그 이상이면 복잡해진다는 의미거든요. 어느 순간 우리도 세 판이 필요한 조직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거버넌스를 새로 짤 시점이 된 거죠. 신현상(이하 신)=제가 잘린 거죠(웃음). 농담이고요.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조직의 역량이 크게 쌓였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두 공동대표가

숫자 너머의 진짜 변화, ‘임팩트’를 측정하는 사람들

숫자가 설명하지 못한 변화의 흔적을 좇다 임팩트리서치랩, ‘보이지 않던 변화’를 포착한 5년의 여정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현장에는 분명한 성과가 존재하지만, 주관적이고 보이지 않다 보니 설명하기 어렵고, 그만큼 제대로 된 평가나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는구나.” 2013년, 한 사회적 기업 컨설팅 과정에서 신현상(55)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민에 빠졌다. 숫자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한,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임팩트리서치랩’의 출발점이었다. 회계사 출신의 신현상 교수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며, 늘 숫자와 설득 사이를 고민했다. 사회문제 해결 현장에서 마주한 ‘보이지 않는 성과’들은 기존의 재무적 틀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그는 회계와 재무에 ‘가치를 읽어내는’ 마케팅의 관점을 더하면, 사회적 성과 역시 질문과 척도를 통해 측정하고 재무성과와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쌓인 문제의식은 하나의 방향이 되었고, 2019년 3월 한양대 교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성과 측정과 임팩트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기관 ‘임팩트리서치랩’을 설립했다. ◇ 임팩트를 짓고, 캐고, 조각하다 임팩트리서치랩의 ‘1호 직원’은 당시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김하은(29)씨였다. 사회혁신융합전공 수업을 들으며 “경영학 전공자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길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는 임팩트 측정을 접한 뒤, 인턴으로 입사해 조직의 시작을 함께했다. “어떤 자원이 생태계로 흘러 들어오고, 그것이 잘 관리돼 적절한 곳에 배분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흐름에 기여하고 싶었어요. 그 일이 사회문제 해결이나 임팩트 분야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 의미 있을 것 같았고요.” 2020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책학 석사 과정을 마친 이호영(35)씨도

[사회혁신가의 두 가지 언어] ‘취준생’이라는 취약계층의 등장,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올해로 겸임교수 4년 차다. 매 학기 학생들과 어울리며 수업을 넘어선 교류를 이어갔다. 때로는 대학 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기도 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3학년이 되고 취업 시즌이 시작되면, 학생들의 얼굴엔 근심이 드리워진다. 교내 카페에서의 짧은 수다도 사라진다. 웃음보다 침묵이 늘었고, 관계보다 경쟁이 앞선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멀어진 채, 외로운 취업 준비 기간을 보낸다. 대학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형태의 ‘상실’이 있다. 취업 준비가 시작되면 우리는 서로를 잃어간다. 취업준비생, 이른바 ‘취준생’은 이제 명백한 취약계층이다. 임팩트 비즈니스 전문 조직 임팩트스퀘어는 사회 문제를 ‘구조적으로’, ‘다수의 구성원이’, ‘고통받는 상태’로 정의한다. 취준생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고착된 저성장과 끝나지 않는 경기침체로 사회 초년생들의 노동시장 진입은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 부지런히 문을 두드리지만,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몇 안 되는 인턴 자리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인턴 경험을 쌓아야 하는 상황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한 번 인턴십을 경험한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두세 번의 인턴을 하며 스펙을 강화하는 반면, 처음 한 번의 기회를 잡지 못한 청년들은 다음의 기회에서도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에 시달린다. 이 같은 양극화 속에서 충분한 기회를 경험하지 못한 취준생들은 자신이 영원히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일부 청년들은 사회로 나가는 것을 아예 거부하거나, 사회와 단절되는 고립·은둔 상태로 접어들기도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23)에 따르면 청년들이 고립·은둔을 하는 원인 1위는 ‘취업 실패(24.1%)’였다. 54만 명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고립·은둔 청년 중

우리를 정의하는 비영리 브랜딩의 힘

[현장] 2024 루트임팩트 X 브라이언임팩트 비영리 콘퍼런스 비영리 조직의 브랜딩 전략 “브랜딩은 우리가 누구였고, 누구여야 하는지를 발견하는 여정입니다.” 김유섭 인스파이어디 이사는 지난 3일 열린 ‘2024 루트임팩트 X 브라이언임팩트 비영리 콘퍼런스’ 무대에서 비영리 조직에 맞는 브랜딩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브랜딩의 핵심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지에 있다”며, “비영리도 우리가 잘될수록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례로는 국제개발 시민단체 ‘발전대안 피다’를 언급했다. 그는 피다의 브랜딩 과정을 소개하며, “국제개발기구에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피다의 가치를 더 잘 이해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주요 고객을 ‘하나 이상의 기부처가 있고 기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브랜딩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존 기부자가 두 번째 기부를 통해 가치를 확장하도록 돕는 것.” 이를 통해 피다는 고객과의 공감대를 강화하고, 단체의 정체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었다. 그는 “기부자의 관심과 조직의 정체성을 연결하는 것이 브랜딩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 채용에 ‘브랜딩’을 더하면 달라지는 것들 채용 과정에서도 브랜딩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영리 조직 ‘사회적협동조합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이하 지소행)’은 구체적이고 명료한 채용 공고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성공적으로 영입했다. 지소행은 채용 공고에서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명시했다. 예를 들어, ‘정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며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 역량’, ‘콘텐츠 제작 도구 활용 능력’ 등 네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채용된 인재들은 조직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표현했고, 구체적인 공고 덕분에 지원자들은 더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