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비영리단체 공간 리모델링 지원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비영리단체 공간 리모델링 지원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은 비영리단체의 공간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공간문화개선사업’ 공모를 1일까지 진행한다. 공간문화개선사업은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의 사무실과 회의실, 교육장, 상담실 등을 기관 특성에 맞는 최적의 디자인으로 개선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005년부터 이어온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전국 226개 공간을 개선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전국의 비영리 공익법인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 기존에 여성이용시설이나 생활시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사업을 올해부터 비영리 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재단법인, 사단법인, 사회적협동조합 등으로 확대한 것이다. 공모 심사를 통해 선정된 시설과 단체는 최대 5000만원 한도의 공간 리모델링을 지원 받는다.  접수는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가능하다. 상세한 내용은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비영리 리더 20人, 새 정부에 바란다
비영리 리더 20人, 새 정부에 바란다

“제3섹터 국정 파트너로 자원봉사자 예우해주길”“아이가 행복한 나라로… 선진국형 모금 제도 도입” 동해안 산불 피해 현장에서 이재민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터로 달려간 이들도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정을 발굴해 지원하고, 학대 피해 아동을 찾아내 돕고, 고립된 노인들의 마음을 돌보고, 노숙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 기부하고 돕고 봉사하는 시민들. NGO(비정부단체), NPO(비영리단체), 시민단체 등으로 불리는 ‘제3섹터’ 사람들이다. 재난시대, 제3섹터는 정부(제1섹터), 기업(제2섹터)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서는 이 영역이 통째로 빠져있었다.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담겨야 할 중요한 이슈를 제3섹터 리더 20인(人)이 짚었다. <이름 가나다 순> 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다양한 복지 수요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비영리 섹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새 정부는 비영리 섹터를 국정 운영의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고 국민의 생활과 맞닿은 정책을 마련해 국민 행복의 기틀을 닦아야 합니다. 또 세제 개편 등 정책 지원 확대를 통해 ‘시민의 힘으로 시민을 돕는’ 나눔의 선순환을 이끌기를 바랍니다.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갈등과 양극화를 치유하고 모든 국민이 서로를 보살피는 사회 통합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의 정신과 가치가 일상적 문화로 뿌리 내려야 합니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원봉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원봉사 정상 회의(Summit)를 개최하는 등 ‘자원봉사자를 예우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팬데믹과

이종현 AVPN한국대표부 총괄대표
[인터뷰] 이종현 AVPN한국대표부 총괄대표 “디지털혁신 NGO에 총 100만 달러 지원한다”

올해 아시아벤처필란트로피네트워크(AVPN) 한국대표부는 구글에서 자선활동과 사회혁신을 담당하는 ‘구글닷오알지(Google.org)’의 지원을 받아 100만 달러(약 12억원) 규모의 ‘디지털혁신기금(Digital Transformation Fund)’을 조성했다. 기금을 통해 디지털혁신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할 비영리단체 5곳을 선발, 기관당 최소 1억5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AVPN은 아시아 최대 임팩트투자자·사회혁신기관 네트워크다. 다양한 국가와 시장 간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총 18개 국가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자선 사업 기회 발굴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이종현 AVPN한국대표부 총괄대표는 “디지털혁신기금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구직자를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 비영리단체들이 디지털전환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기관별 큰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 프로젝트에 100만 달러 지원이면 상당한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한국의 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들의 경제 회복과 미래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기금은 AVPN과 MYSC가 함께 운영하고 구직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종사자에게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관에 사용될 예정이다.” -혁신기술을 지원 대상자를 구직자와 소상공인·중소기업으로 정한 이유는? “코로나19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삶의 방식을 디지털로 바꿔놨다. 그런데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지만 지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바로 구직자와 소상공인·중소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현황 및 단계별 추진전략’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가속화는 전통 소상공인 영업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지만, 현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소상공인은 15.4%에 불과하다. 구직자들도 디지털 기초역량 부족으로 노동시장 진입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노멀의 시대적인 상황에서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에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은

“비영리, 작은 것에 주목하라”…다음세대재단 ‘2021 체인지온 컨퍼런스’ 개최

“불확실성 가득한 코로나 시대, ‘작은 것’에서 위기의 답을 찾자.” 다음세대재단이 주최하는 ‘2021 체인지온 컨퍼런스’가 26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체인지온 컨퍼런스는 공익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들이 사회혁신에 관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나누는 행사로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올해 컨퍼런스 주제는 ‘작은 것부터 다시 건강해지는 비영리’.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 ‘작은 것’의 가치에 주목해 위기를 헤쳐갈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번 행사에는 비영리단체 관계자 500여명이 참여했다. 서로를 지탱하는 작은 온기 행사에는 기조연설이 따로 없었다. ‘작은 것’에 주목한다는 주제에 맞게 줌(ZOOM)으로 연결된 참가자 한 명 한 명을 조명하며 컨퍼런스의 막을 열었다. 행사 참가 신청 링크가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접수한 참가자, 딸 이름이 ‘지온’이라서 ‘체인지온’에 더 애정이 간다는 참가자 등을 소개하는 문구가 차례로 화면에 떴다. 사회를 맡은 권난실 다음세대재단 사무국장은 “올해는 아쉽게도 온라인으로 만나게 됐지만, 거리감 없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했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작은 것의 힘을 알아차린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4개 강의가 마련됐다. 과학책방 ‘같다’의 대표이사이자 천문학자인 이명현 대표가 첫 번째 연사로 나섰다. 대학원생 시절 12살 어린이가 연구실에 찾아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어떻게 알죠?”라고 질문한 사례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명현 대표는 달에서 찍은 사진, 화성·목성·토성에서 찍은 사진을 연달아 보여줬다. 그는 “인간에게는 지구가 세상의 전부인 것 같지만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연약하고 작은 점에 불과하다”면서 “숲에서 활동하다 보면 여기가 숲이라는 것을 잊고 풀과 나무에만 집착하게 되는데, 한 번쯤은

비영리 임팩트 측정,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비영리에 ‘임팩트 측정’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비영리 단체들은 관행적으로 후원금 사용 내역이나 수혜자 수, 수혜자의 사연이 담긴 ‘활동 보고서’를 발표하는 식으로 단체의 성과를 알려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단순한 성과가 아닌 ‘임팩트’를 측정해 보여주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각 단체가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분석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비영리 단체의 ‘특수성’을 반영한 임팩트 측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에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SVI(사회가치지표)나 SK의 SPC(사회성과인센티브)와 같은 임팩트 측정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SVI나 SPC로는 비영리의 임팩트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유리 서울시NPO지원센터 정책팀장은 “비영리 활동을 통해 대중의 인식이 개선되거나 새로운 제도가 생겨나거나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기존 시스템으로는 이런 변화를 포착할 수 없다”고 했다. 더나은미래는 서울시NPO지원센터에 자문해 비영리 단체가 임팩트 측정을 할 때 고려해야 할 다섯 요소를 정리했다. |1|단체 특성을 반영한 임팩트 측정 기준 설정 모든 비영리 단체에 통용되는 한 가지 측정 기준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환경 ▲장애 ▲아동 ▲노인 ▲여성 문제 등 단체마다 서로 다른 이슈를 다루기 때문이다. 같은 사회문제를 다룬다고 하더라도 단체의 설립 배경, 활동 방식 등에 따라 각각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옹호(어드보커시) 활동 ▲취약 계층 직접 지원 ▲자원 배분 ▲정책 연구 등 단체마다 역할이나 설립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체 특성을 반영한 임팩트 측정을 진행한 대표적인 단체는 수감자 자녀를 지원하는 단체 ‘세움’이다. 지난해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5주년 사회적가치 측정’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일반

비정규직 제로·안식월 도입…’존엄한 일터’ 만든다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③좋은 일자리 실험들 <끝> ‘사단법인 마을’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는 ‘비정규직 없는 일터’다. 지난 2016년 설립 당시부터 ‘비정규직 제로’와 ‘좋은 일자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도 육아휴직 대체 인력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원 30여 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홍두나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장은 “위탁 계약 주체인 서울시 규정 범위 안에서 인건비를 집행하기에 아주 넉넉한 수준의 급여나 복지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일자리가 안정적이고 개인의 성장이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조직의 노동 환경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갖추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비영리의 ‘좋은 일자리 만들기’ 실험이 시작됐다. 좋은 인재가 장기 근속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게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단체가 도입한 제도는 일정 기간 근무하면 유급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다. 아름다운재단은 3년과 6년 근속 직원에게 각 2개월씩, 9년 이상 근속하면 반년의 유급휴가를 준다.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5년 이상 근속 시 1개월, KCOC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와 발전대안피다는 3년 근속 시 각각 3주와 1개월의 유급휴가를 준다. 조금은 특이한 복지제도를 도입한 곳도 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난 2019년 ‘휴가 기부제’를 만들었다. 휴가 기부제는 직원들끼리 휴가를 나눌 수 있는 제도다. 양동화 지구촌나눔운동 개발교육팀장은 “업무량은 많은데 연차가 낮거나, 병가나 출산으로 추가 휴가가 필요한 동료를 돕는 데 주로 쓰인다”고 했다. 상급자가 강압적으로 휴가를 뺏을 수 없도록 감시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휴가 기부는 소속 팀장이 아니라 휴가가 강압적이지 않은지를 확인하는 전담 ‘와처(Watcher)’가 승인한다.

“지역에선 30대 남자 활동가 찾기 힘들어”… “수평적 조직 문화 만들어야”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2) 2030 활동가 이야기 비영리 업계에서 청년층 인력 유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급여와 열악한 업무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무엇을 찾아서 비영리로 오는 걸까. 그리고 왜 비영리를 떠나게 될까. 2030세대 남녀 활동가 두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9년 차 활동가 정호씨 이야기 김정호(36·가명)씨는 마을 공동체 활동가다. 지역 NGO에서 5년,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2년을 일했다. 귀국 후 최근까지 서울 소재 중간 지원 조직에서 일했다. 그는 “개인의 생활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게 비영리 활동가의 삶”이라고 했다. 처음 일하던 단체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도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였다. 그가 주로 하던 일은 지역 공동체 활동. 지역 주민을 만나는 게 중요했는데, 그러다 보니 야근과 주말 출근이 끊이지 않았다. 낮엔 주부나 어르신을 만나고 퇴근 뒤엔 직장인들을 만났다. 산더미 같은 행정 일도 해야 했다. 첫해 월급은 140만원대로 최저임금이었고 수당은 없었다. 월급이 밀리기도 했다. 어려워진 집안 형편과 결혼을 앞둔 상황에 고민이 커졌다. 개발도상국 현장으로 떠난 건 국제 경험을 통해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막상 가보니 상황은 더 열악했다. 현지 직원들 급여를 주기 위해 자신의 몇 달치 급여와 그간 모아둔 돈을 단체에 빌려주기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해외에 나가 있던 2년이 서류상 공백기가 된 점이다. 현장 총책임자 격 실무자로 일했는데도 정호씨의 신분이 ‘봉사자’였던 탓이다. 해외 봉사자로

신생 비영리 지원하는 ‘백오피스’ 조성 첫 단추

다음세대재단, 율촌·온율 등과 힘모아 비영리 분야 법제도 개선에도 나설 것 초기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백오피스(인사·회계·법무 등 업무 지원 부서)’ 조성 사업이 첫 단추를 끼웠다. 비영리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다음세대재단은 지난 20일 법무법인 율촌, 공익 사단법인 온율 등과 비영리스타트업의 법률 사무 지원을 위한 3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온율은 다음세대재단에 전담 변호사 1명을 파견한 상태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백오피스는 영리·비영리 구별 없이 조직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지만, 자금이 부족한 작은 비영리단체들이 백오피스를 갖추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소수 구성원이 주력 사업부터 업무 지원 부서의 일까지 도맡아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무 지원은 온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우창록 온율 이사장은 “비영리스타트업에 법무 지원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이사회에서 뜻을 모았다”면서 “전담 변호사가 현장에서 업무를 보고, 필요한 경우 율촌에 있는 각 분야 전문 변호사들과도 협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영리 법무 지원은 이예현 온율 변호사가 맡았다. 방대욱 대표는 “비영리를 위한 법률 지원 프로그램은 많지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변호사들이 기존 업무를 하면서 도움을 주다 보니 비영리 활동가들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는데 전담 변호사가 배치되면서 이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율은 비영리스타트업을 위한 법률 상담, 계약 검토, 법제도 개선 운동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창록 이사장은 비영리 운영 전반에 걸친 법률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조직을 하나 만들려면 정관 작성부터 법인 등기까지 챙겨야 할 법이 너무 많다”면서 “거래를 하게 되면 계약 관계도

일상의 변화를 만듭니다

슬기로운 비영리 생활 무직 청년들을 모아 ‘회사 놀이’를 하는 사람들, 여성 인권 NGO를 운영하는 뷰티 유튜버, 꽃을 가꾸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수상한 정원사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이상한 비영리’가 나타났다. 전통적인 비영리단체들을 떠올려보면 금세 비교가 된다. 숭고한 정신, 대단한 사명감. 그런 게 뭔지 이들은 잘 모른다. “좋은 일 합시다” 하고 호소하거나 선동하는 법도 없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우리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 손!”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풀어내는 방식부터 기존 비영리단체들과는 딴판이다. 인권, 환경, 여성, 아동, 청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만 거대담론은 잘 다루지 않는다. 제도나 세상을 바꾸는 일보다는 주변과 이웃의 일상을 소소하게 바꾸는 일에 관심이 있다. 일종의 ‘생활밀착형 비영리단체’라 할 수 있다. 이런 단체들을 공식적으로 ‘비영리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공익활동을 하는 신생 비영리단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회로부터 고립된 청년 무직자들에게 소속감을 채워주고자 ‘니트생활자’라는 단체를 만든 박은미·전성신 대표. 구독자 70만명을 가진 유튜버로서 다양한 여성 인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WNC’의 김혜원 대표. 식물을 키우고 밭을 가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의 회복을 꾀하는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김민주·김현아 대표. 지난 23~24일 비영리스타트업 3팀 대표들을 각각 인터뷰했다. 백수가 어때서 “여섯 번째 직장을 그만두면서 생각했어요. 다시는 조직 생활을 안 하고 싶다고요. 이유 없는 퇴사는 없잖아요. 회사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거나 불공정 계약으로 쫓겨나듯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사회에서는 그저 취업할 의욕마저 사라진 부정적

[비영리스타트업] ③정원을 가꾸듯 공동체를 가꿉니다

[인터뷰] 김민주·김현아 마인드풀가드너스 대표 정원을 가꾸는 ‘가드닝(gardening)’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두 사람이 만났다. 비영리 스타트업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김민주·김현아 대표는 원예 활동으로 공동체 가치의 회복을 꿈꾼다.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키워드는 ‘오가닉 가드닝’이다. “가드닝이라고 하면 정원 혹은 텃밭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협소한 의미로는 화분에 반려식물을 키우는 일도 포함돼요. 식물을 키우려면 관련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고, 작황이 좋으면 열매나 작물, 씨앗 같은 걸 이웃과 나누게 되거든요. 자연스럽게 공동체 문화가 회복될 수 있죠. 이러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 가드닝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김민주) 김민주·김현아 대표는 비영리 활동가 출신이다. 김민주 대표는 희망제작소를 시작으로 비영리 분야에서 발을 넓혔고, 김현아 대표는 아름다운재단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비영리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4년 전이다. 김민주 대표가 일본의 가드닝 콘텐츠를 담은 일본어 수업을 열었는데, 마침 김현아 대표가 그 수업을 찾아오면서 인연이 닿았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실험에 매진했고, 올해 비영리 스타트업을 만들어 의기투합했다. 김현아 대표는 “정원 관련 일들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걸 비영리 방식으로 풀어낼 순 없을까라는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면서 “직접 소모임을 만들어 커뮤니티 가드닝을 꾸려가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 가능성을 찾았다”고 했다. 우선 수요조사가 필요했다. 국내에서도 가드닝에 대한 수요는 있다지만, 풍문에 의지해 사업을 벌일 수는 없었다. 김현아 대표는 2018년 경기 김포의 주말농장에 조그만 땅을 빌려 꽃을 키우는 ‘블루밍달리아 프로젝트’를 벌였다. 기간은

[비영리스타트업] ②구독자 70만 뷰티 유튜버 “여성 인권 NGO 설립했어요”

[인터뷰]김혜원 WNC 대표 직업이 두 개에, 이름도 두 개다. 7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 ‘에바(EVA)’. 그리고 여성 인권 이슈를 다루는 비영리 단체 WNC 대표 ‘김혜원’. 대학 신입생이던 2015년 유튜브를 시작한 그는 화장품 리뷰 영상과 브이로그(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구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18년, 느닷없이 비영리 단체 WNC를 설립했다. WNC는 ‘Why Not, Why Can’t?(왜 안 돼? 왜 못 해?)의 줄임말이다. 가로막힌 여성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회를 열고,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비혼 여성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유튜버 에바로도 여전히 활약 중이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에바가 아닌 김혜원을 인터뷰했다. 그는 “대단한 정의감이나 사명감으로 비영리 단체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 때 교양수업으로 ‘여성학’ 강의를 들었던 게 계기가 됐어요. 제 채널 구독자 대부분이 10대~20대 여성이거든요. 여성과 관련해 어떤 사회적인 이슈가 있고 갈등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한 수업이었어요.” 강의 듣는 내내 충격의 연속이었다.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성차별과 고정관념들에 대해 낱낱이 알게 되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기존의 여성 인권 단체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좀 어려웠어요.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일개 대학생’이 낄 자리는 아니라는 느낌이었죠. 기껏해야 기부하는 정도? 내가 어떤 단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내가 뭘 얻느냐도 중요하잖아요. 기존 단체들의 활동에서는 그런 게 없었어요.”

[비영리스타트업] ①청년 백수들에게 소속감 주려고 ‘가짜 회사 놀이’ 합니다

[인터뷰] 박은미·전성신 니트생활자 대표 “여섯 번째 직장을 그만두면서 생각했어요. 다시는 조직 생활을 안 하고 싶다고요. 이유 없는 퇴사는 없잖아요. 회사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거나 불공정 계약으로 쫓겨나듯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사회에서는 그저 취업할 의욕마저 사라진 부정적 존재로 여깁니다. 과정보다는 ‘백수’ 상태라는 결과만 보고요.” 박은미 니트생활자 대표는 청년 백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비영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공동대표인 전성신씨와 함께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NEET)’족을 모아 명함을 준다. 사명(社名)은 ‘니트컴퍼니’. 이른바 가짜 회사다. 입사 자격은 ‘무업(無業) 상태의 만 39세 이하 청년’이다. 사원들은 입사 이후 부서와 업무를 스스로 정한다. 매일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업무일지도 써야 한다. 단 월급은 없다. 지난 24일 바보의나눔 지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활동가들의 공간 ‘동락가’에서 두 대표를 만났다. 그들은 “월급 대신 동료를 만들어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단체를 소개했다. 자칫 고립되기 쉬운 백수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집 밖으로 끌어낸다. 전성신 대표는 “학교나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어떤 업무를 할 건지는 사원들이 알아서 정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소한 일이라도 매일 해내면서 생활 루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원들은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팔굽혀펴기 30번씩 3세트 하기, 핫플레이스 다녀오기, 만보 걷기, 시(詩) 필사하기, 강아지 관찰하기 같은 업무를 매일 인증한다. 자격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