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7일(화)
비영리 리더 20人, 새 정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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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섹터 국정 파트너로 자원봉사자 예우해주길”
“아이가 행복한 나라로… 선진국형 모금 제도 도입”

동해안 산불 피해 현장에서 이재민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터로 달려간 이들도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정을 발굴해 지원하고, 학대 피해 아동을 찾아내 돕고, 고립된 노인들의 마음을 돌보고, 노숙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 기부하고 돕고 봉사하는 시민들. NGO(비정부단체), NPO(비영리단체), 시민단체 등으로 불리는 ‘제3섹터’ 사람들이다. 재난시대, 제3섹터는 정부(제1섹터), 기업(제2섹터)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서는 이 영역이 통째로 빠져있었다.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담겨야 할 중요한 이슈를 제3섹터 리더 20인(人)이 짚었다. <이름 가나다 순>

(왼쪽부터)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왼쪽부터)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다양한 복지 수요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비영리 섹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새 정부는 비영리 섹터를 국정 운영의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고 국민의 생활과 맞닿은 정책을 마련해 국민 행복의 기틀을 닦아야 합니다. 또 세제 개편 등 정책 지원 확대를 통해 ‘시민의 힘으로 시민을 돕는’ 나눔의 선순환을 이끌기를 바랍니다.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갈등과 양극화를 치유하고 모든 국민이 서로를 보살피는 사회 통합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의 정신과 가치가 일상적 문화로 뿌리 내려야 합니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원봉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원봉사 정상 회의(Summit)를 개최하는 등 ‘자원봉사자를 예우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팬데믹과 기후 위기, 양극화 등 수많은 사회문제 속에서 우리의 미래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포용’과 ‘공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서로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사회,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혐오를 넘어선 공감 사회를 꿈꿀 수 있도록 다양성 교육의 탄탄한 기틀을 마련해 주기를 새 정부에 기대합니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편에 서서 ‘지는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수많은 비영리단체와 활동가가 있습니다. 돈과 권력이 중심이 되는 나라가 아니라 사람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나라가 되기 위해 비영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정부가 되길 기대합니다. 세상은 스스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역사가의 말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새 정부에 다음 다섯 가지를 제언합니다. 첫째 노인 빈곤 해결과 연금 개혁, 둘째 저출산 극복을 위한 해법 마련, 셋째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사회 안전망 구축, 넷째 경영·경제·ICT·복지·보건 등을 통합한 스마트 복지 플랫폼 마련, 다섯째 고령 시대에 맞는 민간 복지 생태계 조성입니다. 사회복지계도 새 정부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왼쪽부터)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오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이세중 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
(왼쪽부터)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오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이세중 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정치 선진화를 이뤄가듯 한국의 기부 문화와 정책도 선진화를 이루길 희망합니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처럼 비영리 공익 법인을 총괄하는 통합 기구 설립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법인 설립부터 관리 감독, 결산 보고 등을 일원화해 불필요한 행정 업무로 발생되는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각 공익 법인이 고유 목적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감염병 등 범국가적 재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재난 특화 전문 병원 설립’ 등 공공 의료 시설 및 장비 확충에 새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자원봉사, 헌혈, 기부 참여자 예우 등의 제도 개선도 기대합니다. 또한 한반도 보건 의료 협력 플랫폼이 실질적인 남북 교류와 협력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추진해주길 바랍니다.

오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

어린이날 선포 100주년인 2022년 출범하는 새 정부는 아동 권리 보호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무엇보다 아동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주길 바랍니다. 특히 안타까운 아동 학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아동 학대 대응 예산의 대폭 확대와 인프라 확충을 제안합니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라고 한 100년 전 어린이선언을 지키는 나라가 되길.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정부의 부단한 노력에도 제도권 밖 복지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있고 양극화 문제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지만 경계선 밖에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 지금 이 시기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NGO와 정부의 적극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해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즉각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돌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세중 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특히 청년들에게 창의와 창업 의욕을 고취하고 적극적인 교육과 지원책을 시행하여 사회적경제의 영역을 넓혀 주길 바랍니다. 민간으로서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우리 재단도 정부와 협력하며 일자리 문제 해결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왼쪽부터)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 정영일 이랜드복지재단 대표,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
(왼쪽부터)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 정영일 이랜드복지재단 대표,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

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코로나 팬데믹, 기후 위기 등 글로벌 위기 상황에 시민들의 연대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선 단체들은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와 참여로 국가적 지원이나 힘이 닿지 못하는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더 큰 사회적 역동을 만드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OECD 38회원국은 물론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구 절벽을 막고 우리 곁에 있는 아동이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아동 친화적인 환경과 아동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아동 권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의 장을 만드는 국가 정책이 시급합니다. ‘아동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주길 새 정부에 당부합니다.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

기후 위기 대응, 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은 사회의 근본적 변화와 문명의 전환을 요구하는 수준의 난제이자 이 시대의 핵심 과제입니다. 소수 집단의 일방적 강행으로 추진할 수도 없지만 흑백 논리나 진영 논리로 피할 수 있는 과제도 아닙니다. 새 정부는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적 집단과 충분히 소통하며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 나가길 소망합니다.

정영일 이랜드복지재단 대표

비영리단체는 정부를 대신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참여하는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공익 법인의 투명성·책무성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제도가 신설, 개편되고 있지만 그 방법이 통제와 규제로 치우치는 듯 보입니다. 단체의 미션에 기반한 경영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정책 수립 시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현장 중심적 협치를 이뤄가면 좋겠습니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

시청각장애인은 시각 및 청각 기능이 함께 손상된 장애인으로 시각장애나 청각장애와는 전혀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미국·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에는 시청각장애인이 별도의 장애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아 실태 조사조차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의 특성에 맞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헬렌켈러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왼쪽부터)조대식 KCOC 사무총장,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 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최경배 굿피플 회장,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왼쪽부터)조대식 KCOC 사무총장,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 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최경배 굿피플 회장,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조대식 KCOC 사무총장

대통령 당선인은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기여 외교 실천’과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약속했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두 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글로벌 차원의 연대와 협력, 또 하나는 민간 시민사회와 협력한 일입니다. 개발 협력을 후원하는 440만 시민이 있습니다. 정부가 동맥이라면 시민은 실핏줄이라는 걸 기억하기 바랍니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

우리 사회의 취약 계층이 소외되지 않고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가 고르게 반영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세요. 자연재해, 분쟁, 빈곤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아동들의 아픔에도 공감해 주세요. 포용적이고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세계 시민’ 양성에도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우리나라 나눔 문화의 장이 새롭게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코로나 이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이웃들이 희망을 얻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부와 나눔이라는 ‘사회 백신’의 역할이 강화되는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또 기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기부자 예우, 세제 혜택 등도 확대해 주길 소망합니다.

최경배 굿피플 회장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서 공적 개발 원조를 수행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개발 협력 단체들의 역할이 필수적이지만 현행법상 민간 차원에서 자원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기부금 모금과 관련한 법·제도적 정비를 통해 국제 개발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땜질식 처방 대신 선진국형 모금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기부의 효과와 투명성을 둘 다 높여야 기부 시장이 활성화됩니다. 명확한 개념과 기준 설정, 모금 단체의 합리적 운영과 투명한 정보 공개, 기부 효과를 잘 보여주는 ‘선진국형 K 모금 시스템 및 플랫폼 도입’을 위해 전문가를 구성, 큰 그림을 그릴 때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정리=김시원 더나은미래 기자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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