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현장 달군 5人의 ‘말말말’

“청년실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 일자리는 사회적인 문제이기 전에 일상과 맞닿아있는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일자리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이 있지만, 오늘은 이렇게 큰 주제들보다 좀 더 작은 차원의 이야기, 일하는 개인과 그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가 제3회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의 포럼 행사 시작을 알리며 말했다. 루트임팩트는 2017년부터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이른바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해왔다. 올해 주제는 ‘일 하고 싶은 자, 일 하고 있는 자, 일 하기 싫은 자’. 초점은 ‘일’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에 맞춰져 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과 커리어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의 취지다. 특히 올해는 28~29일 이틀에 걸친 포럼을 비롯해 30여 개 소셜벤처가 참여한 잡 페어(job fair), 소셜벤처 실무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 미팅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특별 강연자로 나선 유튜브 크리에이터 태용과 홍윤희 이베이코리아 이사를 비롯해 비영리단체·소셜벤처·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밀레니얼·Z세대가 생각하는 일의 의미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방식 ▲일의 지속 가능성 등 세 가지 주제의 토론에 패널로 참여했다. 현장에서 오간 이야기 중 커리어로 세상에 ‘임팩트’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조언들을 정리해봤다.   빈다은 뉴닉 공동대표 “뉴닉은 밀레니얼·Z세대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사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매체다. 창업을

“작은 조직들 연대하면 큰일 가능… 정책·제도·기업 육성·복지 등 다양한 고민 나눌 것”

소셜벤처들의 연대 ‘임팩트얼라이언스’ 조직한 김재현·허재형 대표 동맹과 연합을 의미하는 ‘얼라이언스(Alliance)’가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던 국내 소셜벤처들도 처음으로 연대를 선언했다. 이달 공식 출범한 ‘임팩트얼라이언스(Impact Alliance)’는 국내 최초의 소셜벤처 협의체다. 루트임팩트, 크레비스파트너스,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임팩트스퀘어, 마리몬드, 베어베터, 위누, 위커넥트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업계의 대표 주자들이 지난해 11월 준비위원회를 꾸려 밑그림을 완성했다. 지난 22일 ‘주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만남의 장소는 소셜벤처 밸리라 불리는 서울 성수동. 준비위원장인 허재형(37) 루트임팩트 대표와 정책위원장인 김재현(37)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는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건 2개월밖에 안 됐지만, 논의가 시작된 건 2년 정도 됐다”면서 “성수동 CEO 4인방의 친목 모임에서 임팩트얼라이언스의 싹이 텄다”고 말했다.  ◇작은 조직들의 연대, 임직원 복지 개선하고 생태계도 키울 수 있어     –성수동 CEO 4인방은 누구인가. 허재형: “우리 두 사람과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 대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이렇게 네 사람이다. 2017년부터 넷이 수시로 모임을 가졌다. 특별한 어젠다 없이 2~3주에 한 번씩 만나 근황도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넷 다 소셜벤처 투자나 인큐베이팅, 컨설팅 등을 하고 있어서 잘 통했다. 업계의 문제점과 고민을 공유하며 소셜벤처들의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주로 어떤 고민을 나눴나. 김재현: “국내에 소셜벤처가 등장한 게 2005년 소셜벤처대회가 열리면서다. 역사가 14년이 됐다. 하지만 우리가 모임을 시작한 2017년 초반까지도 소셜벤처를 위한 정책이라는 게 거의 없었다. 공공의 지원 없이 각자 노력하면서 만들어온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간 8주년 특집] 제3섹터 핵심 리더 30人에게 묻다… 더 낮은 곳에서 더 나은 미래 위해 더 힘을 내 주기를

국가와 시장 사이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정부의 힘으로, 시장의 기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곳입니다. 이곳을 ‘제3섹터’가 메우고 있습니다. 더나은미래는 정부(제1섹터), 시장(제2섹터)이 아닌 ‘시민사회(제3섹터)’의 가치에 주목하는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2010년 5월 창간한 더나은미래가 어느덧 창간 8주년을 맞았습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8년간 제3섹터를 이끌고 있는 비영리, 사회적경제, 기업시민 주체들과 함께 고민했고, 성장했습니다. 더나은미래가 창간 8주년을 맞아 국내 제3섹터 생태계를 지원하는 핵심 리더 30人에게 ‘더나은미래의 역할’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리고 과분한 응원도 받았습니다. ‘더나은미래’는 한 단어 한 문장에 취재의 치열함과 열정을 담을 수 있는 기사, 이슈를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공익 미디어 플랫폼으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비영리 부문(이름 가나다순)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더나은미래의 창간 8주년을 전국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원봉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을 넘어, 동료시민들과 함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삶의 양식’이며,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복잡ㆍ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지역사회 변화의 근간이 됩니다. 그동안 더나은미래가 자원봉사 생태계를 확장하고 성장시키는 일에 파트너로 함께한 것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시민사회 변화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용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회장 “지난 8년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때로는 감시자로 때로는 동역자로 함께해 준 더나은미래 기사 덕분에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또 공감하며, 국제개발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왔습니다. 이제 여덟 살 생일을 맞이한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빛나는 호기심과 한없는 애정으로 ‘더

“엄마와 여성 아닌 ‘나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올까요?”

한국의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2.7%. 스웨덴(35.9%)보다 10배 이상 적다. 육아 문제로 혹은 유리천장을 극복하지 못하고 떠나는 여성들도 부지기수다. 개헌 논의가 진행되면서, 성차별적 구조 개선을 위한 조항을 명시하려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9개 여성단체로 이뤄진 ‘성차별 해소를 위한 개헌 여성행동’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며 “국가는 모든 생활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제거하고 선출·임명직 등 공직 진출에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일하는 여성들은 직장에서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성차별적 구조를 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지난 10일,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이해 ‘제2회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사라진 여성들을 찾아서’(이하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를 열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200여명의 사람들은 여성의 일과 삶, 배움에 대해 공감과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제도와 문화의 불합리함도 따져 물었다.  ◇“아이는 엄마가, 보육교사는 여자가”… 재주 많은 여성들이 사라지고 있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독서 클럽 ‘언니의 社생활’을 운영하는 Plannery의 이나리 대표는 지금껏 여섯 번의 경력단절 위기를 겪었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해, 제일기획 비욘드제일 본부장을 역임한 이 대표. 그는 늘 일과 가정이라는 양 갈래 길을 몇 번이나 왕복해야 했다. 두 달 간의 출산휴가를 모두 쓰기 위해 촉진제를 맞으며 아기를 낳았고, 출산 후에는 휴가를 다 쓰지도 못한 채 출근했다. 이렇게 하면 ‘여자임에도 여느 남성들과

기부금은 ‘공짜 돈’ 인식 강해… ‘임팩트 투자’로 생태계 변화 필요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2017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가 제주에 모였다. D3쥬빌리가 개최하고, ㈔루트임팩트가 운영 파트너로,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가·비영리단체·금융기관 등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속하거나 관심 있는 각양각색의 이들이 자리를 메웠다. 더나은미래는 현장에서 논의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트렌드를 전한다.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라 수익률만 고려했던 투자 방식은 낡았습니다. 그동안 금융 시스템은 외부 효과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는 불평등과 각종 사회문제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 임팩트 투자자가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때입니다.” 임팩트 투자의 선구자, 찰리 클라이스너(Charly Kleissner)는 금융시장에서 ‘임팩트 투자자’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내 리사 클라이스너(Lisa Kleissner)와 함께 2000년 KL 펠리시타스 재단(KL Felicitas Foundation)을 설립하고, 15년 넘게 임팩트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찰리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관점에서 광범위한(broad) 수준의 임팩트를 추구하는 연금이나 기관투자자들과 주류 금융시장부터 ‘딥 임팩트(deep impact·수익과 임팩트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존 금융시스템 자체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를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찰리가 임팩트 투자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아시아 임팩트 투자 생태계는 어떨까. 올해 일본의 사사가와 평화재단(Sasakawa Peace Foundation)은 아시아 여성 임팩트 펀드(Asia Women’s impact fund)로 1억달러(한화 약 1000억원)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펀드의 목표는 개발도상국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다. 수이지 오노(Shuichi Ohno) 사사가와 평화재단 CEO는 “기부금(grant)도 중요하지만 ‘공짜 돈’이라는 인식 때문에 기부자 입장에서는 비효율성이 발생했다”며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제3강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이의헌 점프 대표…임팩트비즈니스와 커리어

제3강 ‘임팩트 비즈니스와 커리어’… 가치를 직업으로   지난 10월 31일, 한양대 제2공학관에서 열린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3번째 특강 현장. 임팩트 비즈니스 생태계의 두 체인지메이커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루트임팩트의 허재형 대표, 사단법인 점프의 이의헌 대표다. 루트임팩트는 ‘소셜벤처 밸리’인 서울 성수동에 헤이그라운드, 디웰하우스 등 체인지메이커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온 중간지원기관. 점프는 청소년과 대학생, 사회인을 잇는 네트워크를 조성해 저소득층·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날 특강의 주제는 ‘임팩트 비즈니스와 커리어’로, 두 대표가 각자의 커리어와 몸 담고 있는 조직과 활동을 소개했다.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공유가치창출)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임팩트스퀘어가 개최하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 한다.    ◇체인지메이커 돕는 체인지메이커…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루트임팩트는 단체나 회사를 개별로 돕기보다, 모두에게 필요한 ‘환경적’ 측면, 인프라의 전반적 개선을 돕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다양한 중간지원 조직들 사이에서 차별화하고, 협력으로 더 큰 임팩트를 만드는 방법이라 믿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체인지메이커’. 허재형 대표가 소개한 루트임팩트의 정체성이다. 루트임팩트는 일과 삶, 배움의 3가지 측면에서 더 나은 환경의 커뮤니티를 조성함으로써 체인지메이커를 돕는다. 허 대표는 “100명을 돕던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등이 우리를 만난 후 1000명, 1만 명을 돕게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커지는 임팩트의 합계가 루트임팩트의 임팩트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곳이 코워킹 스페이스 겸 커뮤니티인 헤이그라운드다. 이곳은 지난 6월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총 1800평 규모의 공간으로, 50여개사 520여명 구성원이 입주해 있다. 지난 10월에는 문재인

경계 허물어지는 영리-비영리의 벽

임팩트스퀘어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환경오염을 줄일 기술을 찾을 수 있지만, 결국 대안에너지 개발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적 추세예요. 브라질 열대우림에 공장을 세운 한 제지·건축자재 기업은 환경파괴와 전기사용 문제를 고민하다 결국 재생에너지 솔루션을 개발했어요. 당시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는데, 4년 후부터 수익이 났어요.” 지난 16일 늦은 오후, 한양대 제2공학관. 10월 24일부터 4주간 8회차로 진행된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의 마지막 강의가 한창이었다. 해외 CSV(공유가치창출) 사례를 탐구하는 토론 시간,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와 강의실을 채운 100여명의 수강생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번 강의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임팩트 비즈니스에 관한 전문 지식을 얻고자 하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위해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임팩트스퀘어가 개최했으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했다. 임팩트 비즈니스란,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영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변화하는 영리와 비영리… CSV는? 도현명 대표는 강의를 통해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유니레버(Unilever), 네슬레(Nestlé)처럼 생존 전략으로 CSV를 수행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며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가치 중 무엇이 비즈니스 경쟁력과 핵심 역량으로 연결되는지 살피는 사회적 성과의 ‘측정’, 소셜 영역과의 ‘협력 관계 설정’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도 대표는 이어 “당장 CSV로 모든 사업 부문을 바꿀 수는 없고 사회공헌과 CSR, CSV 등을 조화시킨 ‘임팩트 포트폴리오’적 관점에서 발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과정 전반에 걸쳐 풍부한 국내외 사례도 소개됐다. 보다폰(VODAFONE), 시멕스(CEMEX), 시스코(CISCO) 등 글로벌 기업들의 CSV 사례를

[Cover Story] 세상을 바꾸는 투자… 청년의 도전·가치에 ‘베팅’ ②

[대담] 손주은 ‘윤민창의투자재단’ 창립자 &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사회=그간 어떤 곳들에 투자하셨는지 궁금하다. 김철환=노보믹스라는 곳은 암 수술을 받은 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지 말지를 미리 예측하는 칩을 만드는 회사다. 창업자 5명 중 3명이 연세대 의대 교수다. 그중 한 명은 전 세계에서 위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한 걸로 기네스북에도 올라간 분이다. 이분들 이야기가 암에 걸리면 가장 고통스러운 게 항암치료다. 통계치를 보면 처음 암에 걸린 환자는 거의 대부분 항암치료를 받는데, 재발하면 50%가 항암치료를 거부한다. 세 번째로 재발하면 20%만 치료를 받고 나머지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다. 항암치료 받는 날 아침에 자살하는 분이 있을 정도다. 이걸 미리 판단해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무조건 투자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팀은 고려대 병원 의사로 이뤄진 팀인데, 뇌졸중이 걸린 뒤에 혈관이 어떻게 잘못되는지 메커니즘을 연구해 골든 타임을 연장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농업을 ICT 기반으로 바꾸는 만나CEA라는 회사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대 카이스트 졸업생 6명이 창업한 회사인데, 수경재배 기술 등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사회의 근본 자체를 혁신하는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기술을 발굴해 투자한다. 손주은=김철환 이사장님은 본인부터가 기술 기반 창업가였고, 엑시트(Exit)와 M&A도 경험하셨다 보니 노하우가 많으시다. 저희는 이제 막 시작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해 키워낸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기 삶을 성숙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1기 때 투자한 회사 중에 놀담이라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Cover Story] 세상을 바꾸는 투자… 청년의 도전·가치에 ‘베팅’ ①

[대담] 손주은 ‘윤민창의투자재단’ 창립자 &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투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인 가치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 이름하여 ‘임팩트 투자자(impact investor)’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2017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에서는 전 세계 100여 명의 투자가와 기업가가 모여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관한 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D3쥬빌리가 개최하고, ㈔루트임팩트가 운영 파트너로,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가·비영리단체·금융기관 등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속하거나 관심 있는 각양각색의 이들이 현장을 메웠다. 더나은미래는 현장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윤민창의투자재단 창립자·오른쪽 사진)과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의 대담을 전한다. 손주은 회장은 수능세대에 가장 유명한 학원강사이자 메가스터디그룹을 창업한 사업가로, 지난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했다. 김철환 이사장은 카이스트 출신의 공학도로서, 2000년부터 바이오제닉스, 이미지앤머티리얼스 등 기술벤처를 잇따라 창업했다. 국내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번 100억원대 재산을 출자, 2012년부터 카이트창업가재단을 세웠다. ‘Pay Forward(먼저 지불하기)’라는 주제의 대담은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사회로 이뤄졌으며, 이들의 성공과 투자 철학에 관한 담백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사회=두 분은 성공적인 기업가로서 창업에 투자하는 재단을 설립한 공통점이 있다. 왜 재단을 설립했는지 궁금하다. 손주은=2년 전쯤 되돌아보니, 살아온 인생이 부끄럽더라. 우리나라 30대 친구들은 제 인터넷강의를 많이 들었던 세대다. 그때 학생들에게 ‘공부가 너희를 구원할거다’라고 했는데, 이제 보니 공부가 전혀 구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저는 그 친구들 덕분에

성장하는 임팩트 투자… 주요 키워드는 기후변화·더 좋은 일자리

국내 임팩트 투자 트렌드 나라 안팎으로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로 사회적기업이나 소셜 벤처의 재원 조달 방법으로 일컬어진다.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신설할 것을 밝혔다. 중소기업벤처부를 중심으로 모태펀드(80%)와 민간(20%)이 출자해 펀드를 구성하거나 엔젤 투자자가 임팩트 투자를 하면 매칭 펀드 방식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임팩트 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주류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4일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서는 ‘라이즈'(Rise)라는 이름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2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임팩트 투자 기관 ‘D3쥬빌리’는 제주 히든클리프 호텔&네이처에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를 열고,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간다. 더나은미래는 지난해에 이어 ‘D3 임팩트 나이츠’의 단독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층 다양해진 임팩트 투자자들 민간 투자자들이 소셜 벤처, 사회적기업 등에 투자를 시작한 지는 10년 남짓 정도. 2008년 다음 창업자 이재웅씨가 소셜 벤처 투자기관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를 설립했고, 2011년에는 G마켓 재무이사(CFO) 출신 이덕준 D3쥬빌리 대표가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 거점을 둔 글로벌 임팩트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는 “초기에는 투자 클럽을 만들어 엔젤 투자자와 소셜 벤처의 접점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재우 보고펀드(Vogo fund) 대표, 윤훈섭 스타트업엑스엔젤스 대표도 초기 D3 투자 클럽에 참여했던 임팩트 투자자들이다. 정부는 주로 ‘생산적 복지’ 차원에서 임팩트

구글임팩트 챌린지 1년…사회공헌팀 없는 구글이 사회공헌하는 방식

‘더 나은 세상, 더 빠르게’ 구글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 공모전 구글 임팩트 챌린지(Google Impact Challenge)의 슬로건이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비영리단체들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선발해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4월 한국에 론칭했다. 약 한 달간의 프로젝트 공모 기간에 370건이 넘는 지원서가 접수됐으며, 지난해 8월 말 최종 결선을 통해 총 10개의 비영리단체에 총 35억원 상당의 지원금과 구글 및 파트너사의 기술과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 결승에 오른 팀 다수가 직원 5명도 안 되는 소규모 비영리단체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6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가 시작된 이유? 그로부터 1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어떻게 사회 변화에 기여했을까. 지난달 27일, 성수동에 위치한 소셜벤처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에서 구글 임팩트 챌린지 결승에 올랐던 5개 비영리단체(멋쟁이사자처럼, 루트임팩트, 미래교실네트워크, 커뮤니티매핑센터, 플리)와의 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비영리단체들의 1년간의 임팩트를 바탕으로 구글이 사회공헌하는 방식을 짚어봤다.  #1. 비영리단체 15% 운영비 가이드라인? 구글은 없습니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로 알려진 구글, 이들은 사회공헌 방식도 ‘자율성’을 주요 원칙으로 삼는다. 5개 비영리단체들은 “다른 기부 파트너보다 예산 사용의 자유도와 유연성은 높지만, 각자가 목표로 세운 성과 측정은 까다롭게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상당수의 기업들이 기부금품법에서 규정한 15% 운영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각 단체의 상황과 목표에 맞춰 예산 사용이 유연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꽃을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비영리단체 플리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통해 프로젝트를 사업화할 수 있었다. 올해 초 법인화 작업을 완료한 후, 현재 4명의 사무국 직원이 사업을 담당하며 지금까지

대기업 오너 3세의 ‘사회 혁신’ 스토리

정경선 루트임팩트 창립자 인터뷰 지난 13일, 서울 성수동에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의 코워킹(Co-working) 공간 헤이그라운드가 오픈했다. 깔끔하고 트렌디한 건물 외관이 눈에 먼저 띄지만, 이 공간이 완성되기까진 숨은 이야기들이 많다. 공간 기획·운영을 맡은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올해로 설립 5년 된 신생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를 창립한 정경선(31·사진) 대표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손자다. 경영수업을 받는 대기업 오너 3,4세와 달리, 사회혁신에 매진해온 그의 실험은 대담하고도 파격적이다. 2014년에는 성수동에 ‘디웰(D-well)’이라는 체인지메이커 공동 주거 공간을 만들더니, 이번엔 500명이 함께 일하는 업무 공간도 현실화시켰다. ☞체인지메이커 업무공간 헤이그라운드가 궁금하시다면? 사실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3년, 루트임팩트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허브 서울’이라는 60평 규모의 업무와 카페가 결합된 코워킹 공간을 만들었다. 허브 서울을 플랫폼으로 다양한 인재육성 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공간은 문을 닫았다.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엔 다소 규모가 작았던 것이 패인(敗因)이었다. 그로부터 3년 반. 루트임팩트가 재도전해 완성한 공동 업무 공간은 1800평으로 ‘허브 서울’보다 30배가량 커졌다. 건물이 완성되기 전부터 20여 팀이 입주를 결정했다. ☞허브 서울 오픈 히스토리 읽기  “애초에 프로젝트 이름은 아스펜(aspen)이었어요. 아스펜이 사시나무인데, 뿌리에서 많은 줄기가 올라오거든요. 겉으로 보기엔 다른 나무인 것 같아도, 뿌리는 얽혀 있어요. 그런데 아스펜이라는 개념이 잘 와닿지 않았고, 좀 더 쉬운 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보편적인데다 응용하기 쉬운 단어를 찾다보니 땅이라는 개념의 ‘그라운드’가 있었어요. 거기에다 사람들이 편히 교류하고, 화목한 커뮤니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