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밍업 끝낸 해외 NGO “올해부터 공격적 모금”

국경없는의사회·그린피스… 기부자 잡기 나선다 그린피스 등 해외 단체들 “본격적으로 모금 활동 편다” 전담 인력·부서 배치 나서 전문가···”한국 맞춤형 모금법 개발로 많은 후원자가 단체 활동에 공감하게 해야 성공할 것” ‘총 4만여 가구 중 모금을 신청한 가구 비율 1% 미만.’ 작년 5월, 국제 민간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받아든 ‘우편모금 캠페인’ 성적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 각지의 분쟁·참사 지역에서 의료구호활동을 펼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의료구호단체다. 2월 한국 지부를 설립하고, 정기 후원자를 발굴하기 위한 모금에 돌입했다. 작년 3월부터 도입된 건 일본 지부에서 시도한 우편모금 캠페인이었다. 서울과 경기도의 4만여 가구를 무작위로 선정, 우체통에 단체 소개서와 후원신청서를 넣어 후원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캠페인 결과는 참담했다. 주재훈 모금홍보팀 과장은 “해외의 모금 성공사례가 한국에서 그대로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진출 초기라 국경없는의사회가 한국에 사무소를 차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후원을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거리 캠페인 모금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을 직접 만나 단체의 인지도를 높이고 정기 후원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국내외의 여타 비영리단체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활동가들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비영리단체’라는 사실과 ‘정부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는다’는 중립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총 7개 캠페인 팀이 서울과 경기도를 순회하며 모금을 진행한 결과, 필리핀 태풍 참사 때인 지난해 11월에는 700명의 신규 후원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한편 후원자들의 지속적 모금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도 또 다른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주재훈 과장은 “거리 모금은,

126도 넘긴 사랑의 훈훈함이 식지 않도록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나눔문화 이끌어갈 수 있도록 민간부문과 다양한 연계 기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델이 된 미국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의 경우 단발성 행사나 캠페인보다는 사회복지단체·학교·교회·기업 등 민간 부문의 다양한 영역과 연계해 모금 활동을 전개한다. 모금회 역시 앞으로 민간과의 접점을 많이 만들어 나눔문화를 이끌어야 한다. 50인 이상 기업에서 ‘임직원 모금(workplace fundraising)’을 적극 전개해 1조원 시대를 열어주고, 모금뿐만 아니라 배분 방식에서 ‘하이 임팩트(High Impact)&파트너십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공동모금회는 법적 기구라서 순수 민간 독립기구와 다르다. 독립과 협력의 균형점을 잘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운호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 “기부문화 저변 확대할 수 있도록 소액기부자 모으는 역할 해주길”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파일럿성의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긍정적 성과를 내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형 복지단체 배분 쏠림 현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영세 비영리단체(NPO)에는 사업 기획 과정을 지원한다든지 역량 강화에도 앞장서야 한다. 모금 기법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NPO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도 좋다. 지금은 아너소사이어티(고액 기부자)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부 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소액 기부자를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 영입해 새로운 아이디어 마련할 필요” “아직 우리나라는 복지 대상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사업 과정에서 과도한 행정 등 ‘규제’에 초점을 맞춘 비효율적인 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 ‘잘못을 적발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단 어떤 성과를 냈는지 사업의 ‘임팩트(Impact)’를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신용 하락한 대학생 213명 임직원의 기부금으로 구제

한국장학재단의 기부 활동 ‘빚의 굴레’에 빠진 대학생들을 돕기 위해 한국장학재단 임직원들이 나섰다. 한국장학재단은 임직원들이 모금한 기부금으로 소액 채무 때문에 신용유의자(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 학생 213명을 구제키로 한 것이다. 임직원의 기부로 모인 돈은 3900여만원. 이는 30만원 미만의 소액 채무가 남아 있던 213명의 학생의 채무를 상환하는 신용회복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내년 6월에는 임직원의 경영 평가 성과급 일부를 기부, 신용유의자를 추가적으로 구제할 예정이다. 특히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기관장 경영 평가에 따른 성과급의 50%를 기부하겠다는 약정서를 체결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신용유의자의 신용회복을 돕기로 한 것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데 비해 돕는 손길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학자금 대출에 청년 취업난이 더해지면서 기한에 맞춰 학자금 상환을 하지 못하고 신용이 하락한 대학생이 늘어났기 때문. 2008년도에는 1만250명이었던 학자금 대출 관련 대학생 신용유의자는 지난 2013년에는 4만2000여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신용유의자로 등록될 경우 금융거래가 정지되고 취업 기회가 제한된다. 빚을 갚기 더욱 어려운 구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오근창 한국장학재단 나눔봉사기획팀 팀장은 “공공기관에서 나서서 사회적으로 어려운 약자를 위한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돌봄’의 정신을 앞장서서 실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빛나는 실적, 아쉬운 상생

더나은미래팀이 선정한 2013 기업 사회공헌 10대 뉴스 ‘경제 민주화’와 ‘상생’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와 맞물려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필두로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엔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란 키워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만큼 2013년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강조된 한 해였다. 이에 더나은미래가 지난 1년간 화두로 떠오른 기업 사회공헌의 10대 뉴스를 짚어봤다. 01 정부 눈치에 경쟁사 눈치… 기업 사회공헌 예산 쏠림현상 새 정부가 경제 재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경제 민주화’와 ‘맞춤형 고용·복지’를 선택하면서, 기업들은 올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교육 기부, 미소금융, 녹색성장에 쏠렸던 기업 사회공헌 예산이 현 정부 국정 과제에 맞춰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롯데·CJ 등 10개 그룹은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정책에 맞춰 시간선택제 근로자 1만명을 뽑는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서민 살리기’와 ‘상생’이 강조되자 SK·KT·롯데백화점·금융권 등 전통시장으로 사회공헌을 집중하는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부족한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를 소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02 CEO들 “CSR, 지출 아닌 투자” 기업 내부 사회공헌 전담 강화 2013년 국내 대기업 CEO들 상당수가 CSR을 ‘지출이 아닌 투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더나은미래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CSR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CSR에 사용되는 비용을 ‘투자’라고 답했다. ‘임원급 CSR 전담부서가 있다’고 응답한 CEO도 77%에 달했다. 올해 초 국내 주요 15개 그룹은

“고액기부, 프러포즈하듯 이상대 충분히 알고 요청해야”

조 색스턴 nfp시너지 대표 작은 단체들, 기부자 모으려면 타깃·브랜드 가치 명확히 정해야 “모금시장이 포화됐다는 생각을 버려라. 기부를 끌어낼 방법은 언제나 있다.” NPO를 위한 연구컨설팅기업인 nfp시너지 조 색스턴(Joe Saxton·사진) 대표의 조언이다. 조 색스턴 대표는 영국 모금 컨설팅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2~3일 한국NPO공동회의가 주최한 ‘2013 나눔문화선진화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고액·유산기부에 대한 비영리단체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듯, 첫날 콘퍼런스에만 500명이 참석했다. ―영국에서의 모금 트렌드는 어떻게 변해왔는가. “20~25년 전에는 다이렉트TV를 통해 광고했고, 15년 전에는 길거리모금을 통해 매년 60만명이 정기 기부를 하게 됐다. 길거리모금이 흔해지자, 이후엔 방문모금이 등장했다. 전화모금을 거쳐 최근에는 SNS나 문자모금이 많아지고 있다. TV나 인터넷보다 문자모금이 훨씬 더 쉽다. 최근 필리핀 하이옌 태풍피해 모금에서 문자모금으로만 150만파운드(약 26억원)가 모였다.” ―영국 자선단체들은 모금활동을 위한 마케팅·운영비에 몇 % 정도를 사용하는가.(우리나라는 기부금품 모집법상 모금액 대비 최고 15%까지만 쓸 수 있다) “제한이 없다. 99%를 행정비로 써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모든 기부자는 내가 낸 돈의 100%가 프로그램 사업비로 쓰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정비가 없는 단체가 정말 좋은 단체인가. 사무실도 없고, 기금을 잘 썼는지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특히 막 시작한 자선단체에 15%만 행정비로 쓰라는 건 너무 어려운 구조다. 정부가 ‘15% 룰’ 규제를 하게 되면, 자선단체의 성장을 막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기부자들이 자선단체를 잘 감시하라’고 얘기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컵트러스트(cup trust) 스캔들이 일어났다. 2000만파운드(350억)의 수입 중

[미래 Talk!] 이거 하나로 아이들 생명을 구한다고?

“페이스북 ‘좋아요’는 생명을 구하지 않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것은 기부입니다. 49크로나(약 8000원)로 12명의 소아마비 아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유니세프 스웨덴에서 제작한 ‘좋아요’는 생명을 구하지 않는다'(Likes Don’t Save Lives) 영상의 주제 문구입니다. 이 영상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한 캠페인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효과가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공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SNS 캠페인에만 호응하고, 실제 참여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가리켜 ‘슬랙티비즘'(Slacktivism·소심하고 게으른 저항 방식)이라 표현합니다. 최근 한국 NGO에서도 SNS 캠페인을 통한 네티즌의 반응을 어떻게 실질적 참여로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아대책은 올해 3월 식수 개발 사업 ‘1리터의 생명’ 캠페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 영상은 8월 미국 인터넷 신문 매체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에 소개되면서 100만건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금액은 약 5000만원에 불과해 목표치 10억원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SNS를 통한 이슈 확산이 직접적인 모금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죠. 세이브더칠드런도 작년 ‘참 쉬운 기부-빨간 염소 래퍼’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약 13만5000건을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요. ‘즐거운 기부’라는 메시지를 넘어 이를 오프라인 모금으로까지 끌어내기 위한 시너지를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의 공감을 유도하는 것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평소에 네티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단체의 취지를 이해시키고, 모금 시스템, 예산 집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SNS를 통한 NGO들의 캠페인이 ‘찻잔 속의

[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② 전문성·역량 갖춘 지원 조직… 이들이 많을수록 비영리단체도 성장

[박란희 편집장의선진 NGO 견학] ② NPO를 위한 중간 지원 기관 비영리단체 지원하는 카프… 교육과 리서치, 캠페인 통해 시민사회 성장시키는 역할 NPO 연합해 모니터링 하고 책임 있는 기업에 투자 권유 비영리단체 전체의 생태계 키우고자 하는 노력 보여줘 NPO(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NPO. 지난달 24일 방문한 카프(CAF·Charities Aid Foundaiton)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카프의 역사는 80년에 달한다. 카프은행을 운영하고, 소셜벤처 투자를 하며, 비영리단체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은 500여명에 달하고, 연간 1조원 이상의 사업을 벌인다. 컨설팅 그룹을 10개 운영하며, 9개국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에이미 클라크 자문팀장은 “우리의 파트너는 대기업, 고액기부자, 비영리단체들”이라며 “교육과 리서치,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사회와 제3 섹터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기브 잇 백 조지(Give it Back, George·돌려줘 조지)’ 프로젝트는 최근 카프에서 벌인 대표적 캠페인이다. 작년 3월, 영국 정부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경우 제공해왔던 소득세 감면 혜택(Gift Aid)에 대해 한도액을 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고액 기부자들의 기부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국제정책 캠페인팀 아담 피커링씨는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보니, 7%의 고액 기부자들이 영국 기부액의 45%나 되는 돈을 기부하고 있으며, 기부자들에게 여론조사를 해봤더니 이번 발표로 인해 기부금이 5억파운드(약 8500억)나 줄어드는 걸 알 수 있었다”며 “7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8차례나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정부 부처 장관들과 10차례 미팅을 가졌으며, 1161개 비영리단체들의 서명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번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뿐 아니다. 카프는 기부에

[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①영국의 과학적 모금 현황

기부도 이젠 통계와 포트폴리오, 전략의 승부 자선단체 16만개 경쟁 치열 정부 지원금 줄어들면서 통계와 연구자료 바탕으로 모금별… 연 수입 6400억원 옥스팜 후원 중단 비율 줄이기 주력 비영리 전문 컨설팅회사는 비용 대비 모금액 가장 높은 유산 기부 주목, 연구 진행 영국의 자선단체 수는 16만개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비영리민간단체 1만889개(안행부 등록)의 16배다. 자선단체의 역사도 깊다. 영국 옥스팜은 70년 역사를, 세이브더칠드런은 94년 역사를 지닌다. 옥스팜(Oxfam), 캔서리서치UK(Cancer Research UK), 브리티시 하트 파운데이션(British Heart Foundation) 등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채리티숍이 영국 전역에 20만개로, 1년에 모으는 돈은 130억파운드(약 22조원)다. 영국 자선단체는 어떤 생태계로 움직이고 있을까. 기부와 나눔이 일상화된 나라 영국을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9월 말 한국NPO공동회의가 진행한 6박8일의 ‘2013 영국NPO해외연수:모금마케팅 및 국제개발협력’ 연수를 동행 취재했다. 이번 연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24개 국내 비영리단체들이 함께했다. 편집자 주 지난달 25일, 영국의 대표적인 NGO인 옥스팜 영국 본부 사무실에 들어서자 일행들 사이에선 “와아~” 하는 탄성 소리가 들렸다. 700명이 근무하는 3층짜리 건물은 외벽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통유리와 햇살이 내리쬐는 아늑한 건물, ‘이곳이 비영리단체 사무실이 맞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1942년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공격에서 탈출한 그리스인을 돕기 위해 시작된 옥스팜. 현재 옥스팜 영국의 수입은 3억6790만파운드(약 6400억원)이다. 후원자 수는 50만명으로, 옥스팜에서 운영하는 채리티숍은 700개가 넘는다. 채리티숍 수익금은 전체 수입의 22%, 개인 기부와 유산 기부 등이 25%를 차지한다(나머지 44%는 정부 및 자선재단 보조금). 참고로, 우리나라 비영리단체

“성공하면 기부하겠다 하지 말고, 일상적으로 나누세요”

김만덕상 받은 여성 CEO, 송경애 SM C&C 대표 여성 CEO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결혼기념일·생일 등 기쁜 일 생기면 나눠 기부는 용기이자 습관… 내게 주는 선물 같아 1987년 스물다섯에 자본금 250만원으로 시작한 비티앤아이(BT&I)를 2600억원대 항공권을 판매하는 기업체 전문여행사로 키워낸 송경애(51·사진) SM C&C 대표. 비티앤아이는 최근 SM 계열사인 SM C&C에 흡수합병돼, 송 대표는 기업체 고객과 함께 한류스타들을 위한 행사와 투어, 해외촬영 지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나눔’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사이자 여성 CEO로는 처음으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결혼기념일, 회사 20주년 기념일, 생일 등 기념일마다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해, 별명이 ‘날마다 기부하는 여자’다. 송 대표는 최근 기부의 일상화에 기여한 공으로 김만덕상을 수상했다. “저는 그냥 기쁜 날에 맞춰 기부합니다. 작년에 아들이 스무 살이 됐을 때 뭘 할까 고민하다가 컴패션을 소개받아 해외 아동 20명을 돕기로 했죠. 한 달에 90만원인데, 우선 제 이름으로 하고 나중에 아들한테 넘길 거예요. 기부는 용기이고 습관이고, 저한테 주는 선물입니다. 누구를 불쌍히 여겨서 하는 건 아니에요.” 송 대표는 “기부(Give)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지만, 나눔(Share)은 공유하는 것”이라며 “기부보다는 나눔이라는 말을 더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 대표의 나눔 뿌리는 어린 시절 자란 미국에서부터 싹텄다고 한다. 고교 시절, 아버지와 함께 150달러를 내고 저녁을 먹는 자선파티에 많이 참여했는데 자연스럽게 ‘아~ 남을 도와야 하는구나’라는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⑥ “나누려는 마음 있으면 다 돼… 주저말고 나서야”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6>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100만원에서 시작한 나눔 2008년엔 부산지역 최초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나눔은 여유보다 마음… 몽골에서 지하수 팔 땐 외상으로 기계 사서 보내 앞으로 아프리카에도 물 공급 더 해주고 싶어 작년부턴 사회복지사에 賞 임직원들은 명절 때마다 이웃 찾아가 생필품 전달해 인터뷰를 위해 기다리는 동안, 회장실 밖으로 커다란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왔다. 보고를 마치고 나오는 직원은 양팔 가득 자료를 끼고 있었다. 남성복’인디안’을 비롯해 여성복 ‘올리비아 로렌’, 영캐주얼 브랜드 ‘NII’ 등 10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패션 기업 세정그룹 박순호(67) 회장과 인터뷰할 시간은 딱 1시간. 본사가 부산에 있다 보니 서울지사에 올 때는 빽빽한 스케줄이 밀려 있다고 했다. “출근하자마자 아직 화장실도 못 갔습니다.” 첫인사로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은 거칠고 투박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13개 계열사에 종업원 6000명,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을 키워낸 40년 역사가 손에 담겨 있었다. 자연스레 사업 이야기가 시작됐다. “경남 함안의 시골에서 자랐는데, 모두가 어려웠던 시대를 지내며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산의 한 지역 시장에서, 장사가 안 돼 문 닫은 건물 2층을 뜯어내고 공장을 차렸다. 74년에 창업한 이후 큰 위기가 세 번 있었다. 가장 어려웠을 때는 1988년 무렵, 재래시장의 도매상을 정리하고 대리점 체제로 유통방식을 바꿀 때였다. 2년 넘게 고민해서 내놓은 안이었으나, ‘재래시장에 물량이 없어서 못 파는데 무슨 짓이냐’ ‘너무 위험하다’고 다 반대했다.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크게 성공했다.” 박

[라이벌 기업 CSR 열전] ② 매출은 2배 차이… 기부금 증가율은 1000배 차이?

라이벌 기업 CSR 열전<2> 자라 vs. 유니클로 작년 유니클로 10억원 기부 사회공헌 전담팀 운영하고 국내 비영리단체와 교류도 자라는 4년째 기부금 0원 전담인력·사회공헌 없어 바야흐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시대다. 갭(Gap),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에이치앤엠(H&M) 등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들은 1~2주마다 저렴한 가격의 신상품을 내놓으며, 패션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 2008년 국내 SPA 브랜드의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조원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도 무려 60% 증가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국 시장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회공헌 현황은 어떨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국내 매출 1, 2위를 다투는 유니클로와 자라의 기부금 및 사회공헌 활동을 비교했다. ◇국내 기부금 내역… 유니클로 10억, 자라는 ‘0원’ 지난 4년간 유니클로와 자라의 국내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2009년 1226억원에서 2012년 5049억원으로 약 4배(411%)가량으로 성장했고, 자라는 799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약 2.5배(255%)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도 이 브랜드들의 기부금은 2009년 0원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의 국내 기부 내역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니클로는 2010년 기부금 100만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엔 5452만원, 2012년에는 10억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금액을 크게 늘려왔다. 3년 새 1000배 이상 늘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CSR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기업 내부에 생겨나면서, 2011년부터 CSR 활동을 본격적으로 가속했고, 동시에 기부금과 사회공헌 활동이 대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면 자라리테일코리아(이하 자라)는 같은 기간 2.5배의 매출 증가를 보였음에도 4년째 기부금이

1살 기부 여든까지… 벌써 1000번째 아이가 참여했어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생애첫기부’ 캠페인 벌인 지 5년째 돌잔치 대신 기부하니 총 6억1500만원 모여 기부자의 재능기부로 기념사진 찍어줬더니 SNS로 퍼져 참여 늘고 자연스레 나눔 계속해 지난 13일, 서울시 명동 가톨릭회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아이의 돌·생일잔치 대신 기부를 선택하는 ‘생애첫기부’ 캠페인에 참여한 1000번째 가족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식이었다. 임지환(36)·민지혜(36) 부부가 첫째 딸 서연(4)의 생일을 맞이해 백혈병·희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또래 아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 부부는 지난해 12월, 순산한 둘째 아들 진욱군의 이름으로도 ‘생애첫기부’를 결정했다. 민지혜씨는 “임신한 후 계속된 출혈, 유산될지도 모른다는 통보 등 힘든 과정을 거쳤다”면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이 공감되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생애첫기부’ 운동을 벌인 지 5년째. 지금까지 1000가족이 참여하면서 기부금이 총 6억1500만원 모였다. 한 부인이 아이의 돌반지 7개를 내밀며 좋은 곳에 써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였다. 2008년 14가족이 204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엔 33가족(3138만원), 2010년엔 55가족(4388만원), 지난해에는 400가족이 2억1971만원을 기탁하는 등 매년 약 2배가량 성장세를 보였다. 캠페인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캠페인에 참여하는 부부들의 니즈(needs)를 잘 살핀 것이다. 먼저, 돌잔치 대신 기부를 하다 보니 정작 아이들은 변변한 돌사진조차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무실 한편 공간에 사방으로 스크린을 4개 설치해 사진 촬영 시, 간편하게 스튜디오로 변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금팀 정문선 간사는 “처음엔 기록 차원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최대한 멋지게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생애첫기부’ 기념사진이 부모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