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화)

임직원이 모은 기부금 1100억… 어디에 쓰일까

삼성그룹의 기부
신경영 20주년 맞아 성과급의 10%씩 기부 임직원들과 기부처 논의 중
지역사회·아동 지원 계획 환경단체와의 협력도 고려 3~4개월 후 구체적으로 발표
삼성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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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신경영 20주년 기념 보너스’의 일부가 모인 기부금 1100억원의 행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00억원 모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를 통해 각 지역사회에 기부되거나 사회공헌 사업에 쓰이는 것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8일, 삼성그룹은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개인당 기본급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그중 10%를 임직원 이름으로 기부한다”고 밝혔다(신경영 선언이란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꾸라”며 ‘삼성 신경영’으로의 체질 변화를 강조한 것을 일컫는다).

이에 공동모금회는 지난 1월, 사회공헌사업본부 내부에 전략사업팀을 새롭게 꾸렸다. 공동모금회에서 일반 모금, 기업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4명이 전략사업팀으로 이동하고, 외부 전문 인력 2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공동모금회의 1년 모금액인 약 5000억원 중 20%가 삼성그룹의 기부로 채워진 만큼, VIP에 대한 대우가 즉각 이뤄진 셈이다. 전략사업팀은 삼성그룹의 1100억원 기부금뿐만 아니라, 향후 직장인 나눔 캠페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모금 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의‘신경영 20주년 특별 보너스’를 받은 임 직원들의 1100억원 기부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말연시 모금액을 재는‘사랑의 온도’가 약 35도 올라갔다. /조선일보DB
지난해 삼성그룹의‘신경영 20주년 특별 보너스’를 받은 임 직원들의 1100억원 기부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말연시 모금액을 재는‘사랑의 온도’가 약 35도 올라갔다. /조선일보DB

삼성사회봉사단 관계자는 “전액 임직원 이름으로 기부되기 때문에, 현재 삼성그룹의 계열사별로 인트라넷이나 설문 조사를 통해 임직원들이 원하는 기부처나 수혜 대상을 취합하는 중”이라면서 “삼성그룹 차원이 아니라 계열사별 자율에 따라 모든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동모금회는 각 계열사 관계자들과 만나 기존에 진행하던 사회공헌 사업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기부금을 사용하면 좋을지를 함께 논의하고,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경희 공동모금회 전략사업팀장은 “삼성그룹 임직원 의사에 따라 지정기탁제도를 통해 기부처가 결정될 수도 있고, 공모를 통해 NPO를 선발할 수도 있다”면서 “현장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고, 3~4개월 후에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1100억원 기부의 큰 줄기는 ‘지역사회’와 ‘아동’ 지원이다. 각 계열사는 공장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의 아동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환경 관련 사회공헌을 고민하는 계열사가 많아, 환경단체들과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1100억원이 꼭 필요한 현장 사각지대에 사용된다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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