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걷고, 탐방하고”…몸으로 하는 기부가 뜬다 [2025 기부트렌드]

경험하는 기부, 움직이는 기부자 스스로 참여하는 ‘체험형 기부’ 인기 기부 문화가 변하고 있다. 단순히 돈을 내는 것을 넘어, 몸을 움직이며 기부를 ‘체험’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마라톤, 하이킹, 봉사활동 등 기부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제 기부는 매달 자동이체되는 기부금을 넘어, 오감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6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세대학교에서 연 ‘기부트렌드 2025 컨퍼런스’에서도 이런 흐름이 강조됐다. 박미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기부 마라톤이 급증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기부를 체험하고 있다”며 “함께 뛰는 기부자들과 현장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기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직접 체험하는 기부가 뜬다 나눔문화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뚜렷했다. 기부트렌드 조사에 참여한 시민 패널 18명에게 앞으로 해보고 싶은 기부 방식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68.8%가 ‘참여형 기부’를 꼽았다. ‘기부런’(기부+마라톤) 열풍이 대표적이다. 최근 2년간 인스타그램에서 ‘기부’ 관련 해시태그와 함께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도 ‘기부런’과 ‘기부하이킹’이었다. 특히 기부마라톤은 기부단체의 전통적 모금행사를 넘어 사회적 유행으로 확산했다. 한국해비타트의 815런, 월드비전의 글로벌 6K, 굿피플의 에너지 히어로 레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기부 참여 모델로 주목을 받은 소규모 비영리 단체도 있다. 사단법인 ‘계단뿌셔클럽’은 이동 약자를 위한 배리어프리 정보를 제공하는 ‘계단정복지도’ 앱을 운영한다. 시민들이 직접 계단과 경사로 정보를 수집해 등록하는 방식이다. 매주 주말마다 2시간씩 산책하며 데이터를 모으는 이 활동에 지금까지 2500여 명이 참여했고, 수집된 장소 정보는 5만 8000곳에

뮤지컬 ‘스윙 데이즈’로 본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

일제강점기 첩보작전 ‘냅코 프로젝트’에 투입된 요원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초연 폐막, 2026년 본 공연 예정 “나 같은 사람 하나 뛰어들어서 하루씩, 또 누군가 뛰어들어서 하루씩, 그렇게 하루씩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국주의 시대인 20세기 초, ‘유일형’(유준상·신성록·민우혁)은 소꿉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황만용’(정상훈·하도권·김승용)에게 독립운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한다. 지난 9일 초연을 마친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의 주인공 ‘유일형’은 유한양행(대표 조욱제)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1895~1971) 박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유일한 박사는 일제치하였던 1944년, 미국 OSS(전략첩보국·CIA의 전신)가 주도한 첩보 작전 ‘냅코 프로젝트(NAPKO Project)’의 요원으로 활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인 요원들을 훈련시켜 일본 내 정보 수집과 지하 조직 구축을 목표로 진행된 작전이었다. 당시 19명의 한국인 요원 중 유일한 박사는 ‘A’라는 암호명을 사용하며, 사격·공중 폭파 등의 훈련을 받았다.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던 그는 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을까. “사람이 죽으면서 남기는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사회를 위한 무언가다.” 유일한 박사가 생전에 남긴 발언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1971년 타계한 유일한 박사는 자신의 주식을 전부 공익법인에 기증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끝까지 실천했다. 그의 뜻을 이어온 유한양행은 대한민국 ESG 경영의 효시로 평가받으며, ‘사회를 위한 기업 경영’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어왔다. 그중 하나가 2023년 진행된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무상 제공이다. 조욱제 사장은 약 900명의 폐암 환자에게 6개월간 신약을 무료로 공급하며, 총 311억 원 이상의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2022년 기준 감축은 7.6%에 불과하다. /픽사베이
“탄소중립, 구호만으론 안 된다” 기후전담부처 신설, 해법 될까

[이슈&해법] 온실가스 감축 속도 ‘빨간불’탄소중립 예산, 기후전담부처가 통합 관리해야 한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감축 속도로는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산업 정책을 총괄할 기후전담부처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2022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 2430만 톤으로, 2018년 대비 7.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30년까지 40% 감축하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비교하면 상당히 미진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정책과 에너지 정책이 유기적으로 조정되지 못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의 94%는 에너지·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간 정책 조율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역시 정책 조정 권한이 부족해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 선진국이 갖춘 탄소중립 실행 체계, 한국은 어디에?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마을에서 정부조직까지 탄소중립 실행체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에너지·산업 정책을 통합한 ‘기후경제부’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환경부가 담당하던 기후·탄소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와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U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통합한 전담 부처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기존 경제부에 기후보호 기능을 추가해 ‘연방경제기후보호부(BMWK)’를 신설했으며, 영국은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DESNZ)’를 출범시켰다. 두 국가는 1990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각각 65%, 68%로 설정했으며, 현재까지 41.6%, 50% 가량 줄였다. 이탈리아는 에너지 정책과 환경 업무를 통합한 ‘생태전환부’를 프랑스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를 합친 ‘생태포용전환부’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회적 가치’가 곧 경쟁력, 시장 넓히는 프랜차이즈들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2> “어떤 운동이 저한테 맞을까요?” 서울의 한 필라테스 센터. 강사가 회원의 자세를 확인한 뒤, 태블릿을 건넸다. 화면에는 회원의 신체 특성에 맞춘 운동 프로그램이 추천되어 있었다. 장애 유형별 맞춤 운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아앤코’의 배리어프리 필라테스 센터다. 일반적인 필라테스 프랜차이즈와는 다르다. 기존 프랜차이즈가 ‘빠른 확장’을 목표로 했다면, 이들은 ‘배리어프리’라는 ‘사회적 가치’를 핵심 전략으로 삼는다. 프랜차이즈는 보통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통해 확장력을 극대화한다. 매뉴얼이 정교할수록 점주 교육이 쉬워지고, 고객도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장애인 고객을 위한 운동법,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효율성 향상… 기존 프랜차이즈에서는 잘 다루지 않던 요소들이다.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은 “임팩트 프랜차이즈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검증된 사회적 가치를 안정적으로 확산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일관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 매뉴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장애인·고령층 위한 서비스, 표준화로 확장한다 필라테스 센터 ‘디아앤코’는 장애인과 시니어를 위한 ‘배리어프리 필라테스’를 운영한다. 지난해 가맹업 등록을 마친 뒤, 운영 매뉴얼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핵심은 ‘고객 유형별 맞춤 운동 진단 테스트지’ 개발이었다. 테스트를 하면 척수장애, 하지 절단, 지체장애 등 10가지 장애 유형별로 집중해야 할 운동법을 진단받을 수 있으며, 직업 및 일상생활 유형 등에 따라 최적화된 운동법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디다 디아앤코 대표는 “가맹점주는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 맞는 운동을 제안할 수

빠르고 강한 확장력…‘임팩트 프랜차이즈’가 주목받는 이유

프랜차이즈 산업이 ‘확장’에서 ‘공존’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핵심 동력으로 삼는 ‘임팩트 프랜차이즈’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들은 취약계층 고용, 환경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더나은미래는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시리즈 기사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의 새로운 실험을 조명하며, 이 모델이 앞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짚어봅니다.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1> 지난 16일, 점심 준비로 분주한 ‘와로샐러드’ 수원인계점. 문을 열자 오리고기와 달콤한 데리야끼 소스 향이 침샘을 자극했다. 이곳은 와로샐러드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와로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에 참여하며 신규로 오픈한 8번째 매장이다. 와로샐러드는 2019년 오형래 와로 대표가 창업한 샐러드 전문점이다. 간편 건강식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 청년에게 일자리도 제공한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직원도 지난해 12월 새롭게 채용된 청년이었다. 그는 “더 많은 취약계층 청년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모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기존 프랜차이즈의 한계를 넘어서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은 성장과 확장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일정한 품질과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사는 가맹점 확대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한다. 이 같은 특징 덕분에 프랜차이즈는 비교적 낮은 리스크로 창업이 가능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빠른 확장이 때로는 가맹점 간 경쟁 심화, 지역 상권 독점 논란, 본사와 점주 간 갈등 등

국내 대형마트 3社 탄소집약도, 코스트코 최대 7배…온실가스 감축 대책은?

[이슈&해법]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온실가스 배출 정부·기업·시민 ‘공동 대응’ 필요해 국내 주요 대형마트 3곳의 탄소집약도가 해외 대형마트보다 4배에서 최대 7배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먹거리 유통산업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농식품 체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 1200만 톤(CO₂eq)으로, 이는 국가 전체 배출량의 16%에 달한다. 이 중 식품 유통 부문이 34%를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대형마트의 배출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3대 대형마트의 탄소 배출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신효정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 전임연구원은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 3곳이 유통산업과 식음료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한국 먹거리 유통산업의 탄소 감축에 막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 홈플러스, 코스트코보다 탄소집약도 7.3배 높아 국내 3대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의 전체 탄소 배출량 자체는 해외 대형마트보다 적지만, ‘탄소집약도’ 면에서는 훨씬 높게 나타났다. 온실가스 직접 배출(스코프 1)과 에너지 사용(스코프 2)에 따른 2023년 기준 탄소집약도를 보면, 홈플러스(82.79), 롯데마트(69.11), 이마트(46.99) 순이었다. 홈플러스는 해외 대형마트 코스트코(11.39)보다 7.3배 높은 수준이다. 월마트, 테스코, 까르푸 등 글로벌 5대 대형마트의 평균 탄소집약도(17.45)와 비교해도 국내 마트들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형마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대형마트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태양광 설비를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대비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국감서 음반 상술 지적받은 K팝 기획사, 개선 노력은 ‘글쎄’

4대 기획사 음반 판매 관행 점검JYP, SM ‘묵묵부답’ 8777만 장. 지난해 팔린 K팝 음반 수다. 10년 전 737만 장에서 1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포토카드, 팬사인회 등 기획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 팬덤은 이러한 음반 판매 방식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터사들의 ESG 경영 실천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국감서 “개선하겠다”던 엔터사들, 실천은? 지난해 10월 7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JYP, SM, YG, 하이브 등 4대 기획사 대표들이 음반 판매 관행 개선을 요구받았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의 최준원 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들 기획사의 지난해 음반 판매량은 5474만 장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한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팬싸인회, 랜덤 포토카드 등 사행성을 조장하는 마케팅으로 인해 음반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다”며 “이는 탄소 배출과 자원 낭비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사가 첫 주 음반 판매량을 뜻하는 ‘초동’ 판매량을 중요시, 이를 늘리기 위해 과도한 상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표들은 “개선점을 찾겠다”며 입을 모았다. 특히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는 “엄청난 쓰레기 배출이 ESG 경영이냐”는 지적에 “플라스틱 음반 대량 구매로 불필요한 자원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는 시장과 사회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기획사들이 2022년에만 폐기물 부과 대상 플라스틱 801.5톤을 사용했다. 케이팝 팬덤 환경단체인

‘트럼프 시즌2’ 시작, 기후외교 향방은? [글로벌 이슈]

파리협정 탈퇴 예고한 미국, 환경 리더로 떠오르는 중국IRA 철회 예고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현지시각 20일,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부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환경정책을 뒤집겠다고 공언해 왔다.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시작으로, 전기차 우대 정책과 그린 뉴딜 폐지, 화석연료 생산 확대 등 대대적인 정책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귀환은 세계 기후외교 지형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그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세계 각국의 기후 전문가들이 내다본 2025년 기후외교 전망을 살펴봤다. ◇ 미국의 탈퇴가 곧 파리협정의 좌초는 아니다 트럼프는 첫날 파리협정 탈퇴를 비롯한 바이든표 환경정책 폐기를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탈이 곧 협정의 좌초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프란시스 콜론 미국진보센터(CAP) 수석 디렉터는 “미국 없이도 협정을 유지하려는 국제적 의지가 중요하다”며 녹색기후기금과 손실·피해기금의 지속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글로벌 협약으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2023년 11월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상승폭을 2.5~2.9도로 예측하며 여전히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 대신, 주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후위기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프란시스 콜론 디렉터는 “향후 기후 친화적 행정부가 들어서서 파리협정 재가입을 추진할 때, 지역 차원의 노력이 신뢰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기후 동맹(US Climate Alliance)에는 24개 주와 자치령이 가입해 있는데, 이는 미국 전체

출압국금지법, 외국인보호제도.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5월까지 개정’ 외국인보호제도, 인권 침해 개선될까

헌재 “무기한 보호는 위헌”… 출입국관리법 5월 개정 시한 외국인 보호제도, 상한 기간·독립성 쟁점 부상 헌법재판소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무기한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조항(제63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오는 5월 31일까지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을 둘러싸고 최대 보호 기간과 심사 주체를 두고 첨예한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출입국관리법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출국 때까지 보호시설에 기한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보호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보호시설은 사실상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구금 상태로, 교도소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 보호 기간 상한이 없고 ▲ 구금에 대한 이의 신청 심사를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관이 하지 않으며 ▲ 보호 명령에 대한 의견 제출 기회를 보장하지 않는 점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31일까지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법안이 효력을 잃어 현재 보호 중인 외국인들을 모두 즉시 보호 해제해야 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1450여명의 외국인을 보호하고 있다. ◇ 최대 18개월, 현실적 선택 vs 헌재·국제 기준 어긋나 정부는 작년 10월 개정안을 통해 보호 기간 상한을 18개월로 설정하고,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중대범죄자의 경우 예외적으로 3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법무부는 EU 기준(기본 6개월, 예외적으로 최대 12개월 연장)과 국내 난민 심사 평균 기간(18개월)을 고려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퇴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방지법 지침을 공개하고 미국 일부 연안 석유시추를 금지시키는 등 친환경 정책을 강화했다. /연합뉴스
바이든 환경 정책 방어 속 기업 ESG는 ‘긴장의 연속’ [글로벌 이슈]

열흘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취임 美 기업 ESG 정책은 어디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이 다가오면서, 미국 내 ESG 흐름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해양 석유 시추 금지 조치를 발표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러한 정책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 기업들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바이든, ‘IRA·석유시추 금지’ 친환경 정책 두고 떠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막바지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풍력·태양광뿐만 아니라 수력·지열·해양에너지 등 다양한 저탄소 기술에도 최대 30%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산업 등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 수소 생산에 나서는 원자력 발전소에 세액 공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일부 연안에서의 해양 석유·가스 시추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대상 지역은 동·서부 연안과 동부 멕시코만, 알래스카 북부 베링해 일부로, 총 면적은 6억 2500만 에이커(약 2530만㎢)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조치가 기후변화 대응과 더불어 2030년까지 미국 토지와 수역의 30%를 보호하겠다는 목표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통과된 핵심 기후 법안인 IRA와 석유 시추 금지 조치를 모두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무안국제공항에 ‘놀이쉼터’가 들어선 이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마련된 ‘아동친화공간’ 재난사회복지전문기관 더프라미스 “재난 약자 위한 ‘맞춤형 구호’ 필요해” 무안국제공항 2층 4번 게이트. 아기자기한 그림 옆으로 색연필로 쓴 듯한 ‘아이들과 함께 오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곳은 지난달 29일 벌어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공항에 머무르는 유가족 아동들을 위해 마련된 ‘아이돌봄 놀이쉼터’다. 1월 2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쉼터는 보호자를 위한 휴식 공간과 함께 아동의 정서 안정을 위한 놀이 도구를 제공하며, 재난 속 돌봄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공간을 마련한 곳은 재난사회복지전문기관인 더프라미스(The Promise)다. 쉼터가 설치된 계기는 지난달 3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사 발생 사흘째였던 이날, 더프라미스는 공항 내 유가족 중 아동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로 다음 날,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과 소통하며 아동을 위한 쉼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김동훈 더프라미스 상임이사는 “공항에는 이미 수많은 재난구호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아동을 위한 부스는 단 하나도 없었다”며 “재난 현장에서 아동이 얼마나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지 다시금 실감했다”고 말했다. ◇ 재난현장의 약자, 아동을 위한 ‘친화공간’이 필요하다 쉼터를 위한 공간 확보는 쉽지 않았다. 참사 발생 직후 공항은 이미 200여 개의 재난구호 텐트로 가득 찬 상황이었다. 접근성이 좋은 실내 공간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했지만, 여유 공간이 없었다. 김 이사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 등 여러 단체와 협의하며 공간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며 “결국 공항 측이 관광홍보코너를 내어주며 쉼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간이 확보되자마자 쉼터 준비 작업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놀이

기부하고 운용 수익도 얻는 ‘기부신탁’ 본격화 [2024 기부 트렌드 결산③]

2024 기부 트렌드 결산<3·끝>기부신탁, 새로운 기부 트렌드로 자리 잡다 기부신탁이 새로운 기부 트렌드로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월 말 기부신탁 상품 ‘기브유트러스트(Give you Trust)’를 출시하며, 국내 대형 비영리법인(NPO) 6곳과 동시 협약을 맺었다. 금융사가 다수의 NPO와 공동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NPO들은 “이번 협약으로 기부 문화의 확산을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부신탁은 기부자가 자산을 특정 기관에 맡겨 운용하며, 원금과 수익을 공익적 용도로 활용하는 제도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객이 신탁에 기부금을 넣고 만기 시 공익법인으로 원금을 전달하는 기존 형태는 동일하다”면서도 “가입 기간 중 발생한 투자 이익은 고객이 자유롭게 인출해 개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며, 최초 가입 시 기부금 영수증 발급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상품과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홍정은 월드비전 ESG사회공헌본부 고액후원팀 책임매니저는 “고객이 기부금으로 세액공제를 받고, 일정 기간 후에 공익법인에 기부 자금을 이전할 수 있는 구조가 기부자와 공익법인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선 유의해야 할 조건이 있다. 최소 가입금은 1억원으로, 현금 기부만 가능하다. 계약 기간 도중에 취소나 수정은 불가하다. 삼성증권의 기부신탁 출시는 고객의 요구에서 출발했다. 2년 전 한 고객이 “계약 만기 시 기부할 수 있고, 가입 기간 동안 운용 수익도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삼성증권은 이후 기부신탁 상품 출시를 위해 국세청 유권해석과 법적 검토를 거쳤으며, 상품 설계에만 1년 반이 소요됐다. 결과적으로 삼성증권은 금융과 기부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 삼성증권은 기부신탁 활성화를 위해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밀알복지재단, 월드비전, 초록우산, 컴패션 등 국내 대표 공익법인 6곳과 협약을 맺었다. 공익법인들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