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장애인 삶 바꿔주는 배움터인데… 보조금법 때문에 문 닫을 수도

부산 유일 장애인 야학 사라질 위기 지난 8일 부산진구의 ‘장애인참배움터’.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이삿짐을 담는 플라스틱 상자들이었다. 아직 정리되지 못한 상자들은 천장에 닿을 듯 높게 쌓였고, 서랍장과 책장은 검은 천으로 덮였다. 실내 공간 한복판을 차지한 화이트보드와 책걸상만이 제자리인 것처럼 정돈돼 있었다. 참배움터는 부산에 하나밖에 없는 장애인 야간 학교다. 성인 장애인들에게 검정고시나 한글 등을 교육한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어수선한데….” 유재윤 사무국장이 머쓱해하며 말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했는데, 코로나 이후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공간 유지조차 어렵다”고 했다. 부산 유일의 장애인 야학인 장애인참배움터가 사라질 위기다. 작년까지만 해도 100평이 넘는 공간에 있었던 학교는 지난 8월 쫓기듯 현재 30평 남짓한 사무실로 이사 왔다. 매달 빠져나가는 임차료부터 줄이기 위해서였다. 상근 교사들은 9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 일부 교사는 부업으로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난 사람도 있다. 야학을 찾던 학생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참배움터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한 건 지난 3월부터다.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수업도 중단된 그 시기다. 장애인 야학은 매년 각 시·도교육청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운영되는데, 수업을 열지 않으면 보조금을 어디에도 쓸 수 없게 된다. 현행 보조금 관리에 의한 법률에 따르면, ‘장애인평생교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 야학은 단순 기관 운영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유재윤 사무국장은 “지난 몇 년간 모아 뒀던 후원금과 교사들의 사비로 9개월을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임팩트투자사 공략법

코로나 때문에 정신없이 지나가버린 2020년이지만, 어쨌든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이 찾아왔다. 한 해를 돌아보며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봤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바로 ‘임팩트투자 유치 노하우’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 투자 유치에 대한 이야기는 소풍과 같은 임팩트투자사뿐 아니라 일반 벤처나 투자 관련 기사, 스타트업 관련 글의 단골 주제다. 그럼에도 매년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이유는 아마 임팩트투자사에 대한 또 다른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임팩트투자사들은 과연 어떤 벤처기업을 찾고 있을까? 임팩트투자를 고려하는 창업가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임팩트투자사를 ‘자금(Money)’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규모(Scale)’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라는 것이다. 첫째, 임팩트 자금(Impact Money)을 들여다봐야 한다. 임팩트투자사의 자금 성격과 철학부터 파악하고 접근하라는 뜻이다. 회사의 철학과 회사에서 운영하는 개별 투자 조합의 철학은 다를 수 있다. 투자사의 자금원과 자금의 목적·성격을 살펴봐야 한다. 정부 등 외부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를 하는 곳인지, 아니면 자기 자본을 갖고 투자를 하는 곳인지, 자선 성격의 자금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투자 대상이나 기간이 다르다. 둘째, 임팩트 커뮤니케이션(Impact Communication)으로 임팩트 창출에 대한 의지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어떤 임팩트를 창출할 것인지,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하고 유지해 나갈 것인지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창출하는 임팩트가 적다고 해도 앞으로의 계획이나 지향점을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나아가 임팩트 리포트 발간 등을 통해 사회적

잠재력 높은 印尼 청년에 ‘한국의 소셜벤처 전략’ 전파

[인터뷰] 이병훈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상무 ‘H-온드림’은 잠재력 있는 국내 소셜 벤처를 발굴해 육성하고 지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 2012년 시작된 이후 두손컴퍼니, 마리몬드, 포이엔 등 사회적기업 238개가 거쳐 간 사회적경제 분야의 등용문(登龍門)이다. 9년간 이어져 온 H-온드림이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해외로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소셜 벤처와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고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시작한 ‘현대스타트업챌린지(HSC)’ 사업이다. HSC 사업의 총괄 책임을 맡은 이병훈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상무는 “개발도상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지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H-온드림 모델을 이식할 나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건 현대차의 신흥 시장 중점 국가이면서 다른 나라보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갖추고 있어 소셜벤처 육성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진행된 HSC 데모데이와 시상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병훈 상무를 8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는 “총 10팀을 선발하는 사업에 300팀이 넘게 지원할 정도로 시작부터 화제가 됐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데모데이와 시상식에는 총 5500명이 접속하며 국내외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젊습니다. 인구가 2억명 넘는 나라지만 평균 연령은 29.7세에 불과해요. 그만큼 잠재력도 높고 성장 가능성도 큰 나라죠. 핵심은 청년들입니다. 미래 인재 육성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주요 정책이기도 해요. 우리가 가진 소셜벤처 육성 경험으로 현지 청년들을 ‘키워보자’는 구상이었습니다. 데모데이 무대에 오른 인도네시아 청년 창업가들의 발표를 들으며 그들의 아이디어와 역동성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HSC 사업은 올해 1월 시작됐다. 선발된 소셜벤처 10곳에는 약 1000만원씩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후 6개월의

코로나 이후 ‘공격 투자’ 활기… 헬스케어·환경 분야 주목

2020 임팩트투자 지형도 위기는 기회를 만든다. 올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외 경제가 움츠러들었지만, 유독 소셜벤처 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다. 올 한 해에 출범한 임팩트펀드만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임팩트투자사들은 코로나 발생 이후 공격적인 투자 포지션을 취했고,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소셜벤처들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 5월 느린 학습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사 ‘에누마’가 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8월에는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해 순환 자원으로 만드는 ‘수퍼빈’이 2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수퍼빈의 기업 가치는 1000억원으로 뛰었다. 만성질환자의 일상 속 건강관리를 돕는 ‘휴레이포지티브’는 지난 10월 150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더나은미래는 2020년 소셜벤처 투자 현황을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HGI, MYSC, 소풍벤처스 등 주요 임팩트투자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언론 등에 발표된 임팩트투자 공시 등을 기반으로 했다. 올해 투자를 성사시킨 소셜벤처는 집계된 곳만 74곳이었다. 아직 투자 유치 결과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연내에 투자 집행이 완료될 예정인 기업 3곳도 분석에 포함했다. 코로나 속 투자 랠리… 소셜벤처 4社, 510억원 유치 올해 투자받은 소셜벤처 가운데 대외적으로 투자 규모를 공개한 기업은 13곳 정도다. 이들이 투자받은 돈은 총 803억원가량이다. 스타트업 투자는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창업 초창기 시드(seed), 프리시리즈A를 거쳐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등 차례로 이름 붙인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을 투자 단계별로 구분해보면, 투자액 1억원 내외의 시드 단계 기업이 전체의 5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시리즈A 20.3%, 프리시리즈A 14.9%, 시리즈B 5.4%

매출, 투자 유치, 사회적 가치 창출… 소셜벤처 65% “올해 성장했다”

더나은미래·루트임팩트 공동기획 2020년 소셜벤처 리포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체인지메이커 육성·지원 기관인 루트임팩트와 함께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2020 소셜벤처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가 덮친 가운데 대규모 임팩트투자 자금이 풀리고 정부와 지자체는 소셜벤처 키우기에 나서는 등 다사다난했던 올해 소셜벤처 생태계를 돌아보기 위해 마련한 설문조사다. 에누마, 그로잉맘, 동구밭 등 다양한 업종과 분야의 소셜벤처 65곳이 참여했다. 응답한 소셜벤처 과반 “올해 성장했다” 설문에 응한 소셜벤처 중 과반수인 65.6% 기업은 올해 자신들이 ‘성장했다’고 답했다. ‘전년과 비슷했다’고 답한 곳은 14.1% ‘다소 주춤했다’고 답한 곳은 20.3%였다. 응답 기업 중 약 80%가 ‘예년보다 나쁘지는 않았다’고 답한 셈이다. 성장을 이룬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회사마다 다르게 답했다. 성장했다고 답한 기업 43곳 가운데 15곳(23.4%)은 ‘매출’ 분야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답했다. 그 외 ▲연구 개발(17.2%) ▲사회적 가치 창출(15.6%) ▲투자 유치(12.5%) ▲인지도, 마케팅(10.9%) ▲조직 문화(7.8%) ▲인재 유입(4.7%) 등에서 성장했다고 답했다. 매출 분야에서 성장했다고 밝힌 소셜벤처 대부분은 온라인 교육·돌봄 등 코로나19로 관심도가 높아진 업종이었다. 비대면 교육 기업인 에누마(아동용 교육 앱)와 퓨쳐스콜레(비대면 교육), 굿인포메이션(교육 교재 출판)은 “올해 비대면 교육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그로잉맘(온라인 육아 상담)과 째깍악어(시간제 돌봄)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늘고 투자를 유치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직접 수혜를 보진 않았지만 장애인·주거·기후위기 등 사회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은 분야를 다루는 기업에선 투자 유치 기회를 얻었다는 답이 많았다. MGRV(공유 주거), 코액터스(청각장애인 기사 운행하는 택시)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루트에너지(재생에너지 분야

“코로나 백신, 공공재 보급해야 팬데믹 끝낼 수 있다”

[Cover Story] 티에리 코펜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 사무총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전설적인 야구 선수 요기 베라가 남긴 말은 코로나19에 딱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백신이 개발되면서 전 세계가 코로나 종식 희망에 들떠 있지만, 전문가들은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 사무총장 티에리 코펜스(53)도 그중 한 사람이다. 벨기에 출신으로 20년 이상 레바논·아이티 등 전 세계 구호 현장에서 일한 그는 “국제 보건 역사를 보면 치료제가 있어도 가격이나 보급망 문제로 수십·수백만명이 죽는 일이 흔했다”면서 “만들어진 의약품이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에게 보급되는 체계가 있어야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고 했다. 국제사회도 전문가들의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WTO(세계무역기구)다. WTO는 지난 10월부터 “의약품 보급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한시적으로 면제하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이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WTO는 코로나19 의약품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를 두고 각국 정부의 의견을 묻고 있다. 100여 나라가 찬성했지만, ‘K방역’을 수출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던 우리 정부는 두 달이 넘도록 묵묵부답이다.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소에서 만난 코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보급을 위해서는 특허 면제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 제약 회사가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전권을 갖게 되면, 계속해서 소외된 사람들이 나오고 결국 팬데믹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는 공공재로 봐야”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도 팬데믹이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는

[Why ESG] ③기업의 ‘설명책임’이 확대된다

투자자들이 ESG에 관심을 가지면서 투자 대상인 기업들도 다양한 보고서를 통해 ESG 공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ESG 정보공개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외부의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ESG 성과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달 발간된 ‘KPMG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 트렌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글로벌 250대 기업의 96%, 국가별 100대 기업(총 5200개 기업)의 78%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0대 기업 중 78개 기업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일본과 멕시코, 그리고 유럽의 몇몇 나라를 포함한 총 14개국은 100대 기업들이 모두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내고 있다. KPMG가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서 트렌드 조사를 처음 했을 때인 1993년에는 국가별 100대 기업 중 평균 12% 정도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을 포함한 정보 이용자들은 ESG 성과 정보에 대한 비교가능성이 너무 떨어지고, 기업들도 실제로 중요한 이슈를 담기보다는 보여주고 싶은 내용만 선별해서 보고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SG 성과를 등급(rating)과 순위(ranking)로 평가하는 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배코샘(RobecoSAM)의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와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에 기업의 환경 정보를 평가해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자 평가 지수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가 가장 유명하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ESG Risk Ratings’,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Ratings’,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Quality Score’ 등도 지명도가 높다. ESG 평가가 이렇게 많은 건 그만큼 투자자들이 활용을 많이 하고 있다는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사회공헌의 파트너십

지난 11월말 서울시와 서울시복지재단이 주최한 ‘2020 서울사회공헌 우수 프로그램’ 시상식이 열렸다. 공공, 비영리, 민간 등 2개 이상의 기관이 협력해 수행한 사회공헌 활동으로만 참여를 제한한 것이 특징인데, 심사를 총괄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우리가 해결하려는 것들이 큰 문제이고 많은 해결책이 필요한 만큼 반드시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최근 사회공헌은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다”는 총평을 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최하고 사회공헌센터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관한 ‘제4회 사회공헌 파트너 매칭데이’가 진행됐다. 이 행사는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우수한 사회공헌 사업을 발굴해 공공, 민간기업과 비영리, 사회적경제 조직의 협력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올해는 ‘장애, 아동과 청소년, 환경’이라는 주제로 공모사업이 진행됐다. 이제 ‘사회공헌’ 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협력’과 ‘파트너십’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의 사회공헌은 정말 파트너십을 필요로 할까? 전 세계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자고 약속한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개의 목표 중, 마지막 17번에 해당하는 것도 ‘파트너십’이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기업과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연구한 흥미로운 논문이 있다(조상미∙권소일, 2016). 이 연구는 국내 기업과 국내에 소재한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 현황을 비교하고, 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는 이유와 장애요인을 분석한 후, 결론에서는 기업 사회공헌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다국적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 가장 큰 이유였고, 그다음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사회공헌과 관련한 ‘기업의 사회적

[더나미 책꽂이] 지구에서 스테이, 좋은 일을 멋지게 멋진 일을 바르게 외

좋은 일을 멋지게 멋진 일을 바르게 단체의 목적과 성격에 맞는 이사회를 꾸리고 운영하는 방법을 총정리한 가이드북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단체에 맞는 이사진을 고르고 선임하는 법부터 좋은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 대표·이사진의 역할까지 한 권의 책에 정리돼 있다. 저자인 에드가 스토에즈는 미국의 저명한 비영리 분야 전문가로, 해비타트·슈바이처 병원 등 200여개 비영리단체에서 이사와 이사장직을 수행했다. 책에는 저자가 한평생 비영리 분야에서 일궈온 이론과 실무 지침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국내 비영리 분야 거버넌스를 연구하는 ‘비영리거버넌스 연구소’가 비영리 이사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번역·출판했다. 에드가 스토에즈 지음, 김경수 옮김, 누림북스, 1만2000원   지구에서 스테이 한국·일본을 중심으로 전 세계 18개국 시인들이 ‘코로나 19 이후의 삶’에 대해 함께 썼다. 지난 9월 일본의 한국 문학 전문 출판사인 쿠온출판사가 코로나19 기록 프로젝트로 출판한 시선집의 국내 번역본이다. 김혜순, 김소연 등 국내 유명 시인과 영국의 피오나 샘슨, 대만의 천이즈, 일본의 야마자키 가요코 등 5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코로나19가 덮친 세상을 노래했다.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바로 코로나 19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상상도 못했던 세계’에 대한 진한 슬픔, 전 세계가 힘을 모아 ‘거대한 고통’을 이겨낼 거라는 간절한 희망이다. 홍콩 시인 재키 유옌은 ‘나는 빛이 되었고 언어와 함께 있으며 나는 어디 가든 다신 안에 있다’고 말을 걸고, 김소연 시인은 ‘빛이 된 나를 당신이 잊어버려도 보리수는 그윽한

임팩트스퀘어, 임팩트 자가공시 플랫폼 정식 버전 공개

임팩트 비즈니스 액셀러레이터 임팩트스퀘어가 ‘소셜벤처 임팩트 자가공시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고 1일 밝혔다. 임팩트 자가공시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임팩트 관리 프레임워크인 ‘IMP(Impact Management Project)’를 준용했다. IMP를 활용한 임팩트 측정 시스템을 국내에서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IMP는 GIIN(글로벌 임팩트투자자 네트워크)·UNDP(유엔개발계획) 등 세계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 조직 2000여곳의 네트워크로, 임팩트 측정과 우수 사례 공유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해오고 있다. 임팩트스퀘어는 지난 8월 공개한 베타 버전의 일부를 개선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임팩트 자가공시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셜벤처가 온라인 상으로 제시된 질문을 답하는 것만으로 임팩트를 측정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임팩트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 이번 공식 서비스에서는 소셜벤처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와 추구하는 임팩트가 명확히 드러나도록 리포트 포맷을 개선하고, 질문 내용이나 기준으로 삼는 IMP 항목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명이 추가됐다. 또 소셜벤처가 추구하는 임팩트를 복수로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임팩트 공시 연도 표기 기능을 더했다. 임팩트스퀘어는 “현재 자가공시 서비스를 활용해 관계사 22곳의 소셜 임팩트 측정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각 조직이 입력한 데이터의 적확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시스템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임팩트투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겉으로만 사회적가치를 내세우는 ‘임팩트 워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별 소셜벤처가 추구하는 임팩트를 제대로 측정하고 근거 자료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도 대표는 “임팩트 자가공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소셜벤처와 이해관계자 간의 ‘임팩트 커뮤니케이션’을 발전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Why ESG] ②투자자들에게 ESG는 ‘새로운 기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자 활동. 둘의 연계가 본격화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주류 투자는 전통적으로 환경이나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고, 다만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SRI)라고 하는 것이 주변에서 일부 벌어지고 있었다. 주로 윤리적인 이유로 특정 산업이나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정도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주류 투자의 관행은 결국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들의 노력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러던 2004년, 당시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이 전 세계 주요 자산소유자(Asset Owner)들과 함께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산 소유자들의 역할을 촉구하는 ‘Who Cares Wins’라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ESG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킨 ‘Who Cares Wins’는 이듬해인 2005년 ‘UN Principle of Responsible Investment(PRI)’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도 있었지만, PRI는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거래소 등 투자 사슬의 주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투자 활동에 ESG를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움트기 시작했다. 2009년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투자시장의 ESG 정보의 중요성과 정보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Sustainable Stock Exchange’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런 이니셔티브들의 등장에도 주류 투자에서의 ESG 통합은 느리게 진행됐다. 2015년 이후 기업의 ESG 성과와 재무 성과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중요한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나왔고, 투자자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ESG 요소들이 재무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증거들은 결국 투자활동의 주요 원칙인 ‘수탁자 책임’이라는 개념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사실 ESG 논의 초장기에 많은 연기금 수탁자들이 “우리의 의무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ESG

[아무튼 로컬] 규모의 경제 아닌 ‘범위의 경제’로… 로컬 기업의 새로운 경제 문법

강원도 강릉역 근처에서 50년 된 낡은 여인숙을 수리해 ‘위크엔더스’라는 숙박 공간을 운영하는 한귀리씨. 공식적으로 그의 사업체는 하나지만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숙박 외에도 리트리트 프로그램, 로컬푸드와 음료, 요가와 명상, 소셜미디어 디자인 등 각각 별도 사업체로 꾸려갈 법한 일들이 줄잡아 네댓 가지다. 서울에서 잘나가는 방송국 피디로 일하던 그가 서핑과 요가에 매료돼 발리와 치앙마이, 그리고 강원도 동해안을 제집처럼 오가다 결국 회사를 팽개치고 공간 창업자로 강릉에 정착한 건 지난해 6월. ‘stay & more’를 표방하는 위크엔더스의 진가는 사실 ‘stay’보다는 ‘more’에 있다. 호텔이나 여관처럼 그저 잠자리만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강릉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뭔가 색다른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손님들 역시 잠만 자러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위크엔더스에 짐을 풀고 리트리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여행자들은 강릉의 푸른 바다와 솔향기 가득한 숲에서 서핑과 요가, 명상을 함께하고 저녁에는 다른 여행자들과 루프톱 파티를 즐기며 아침에 일어나 강릉식 로컬 푸드로 해장을 한다. 한씨는 자신의 공간을 ‘커뮤니티 호스텔’이라고 정의한다. 이처럼 로컬 창업자들의 사업 모델은 한 업종에 특화해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늘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기존의 경영 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로컬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연구 개발 및 판매 비용은 줄이는 대신 매출 효과는 극대화 하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 원리가 더 잘 먹힌다. 세계화-산업화 시대에 제조업체들이 ‘단품종 대량생산’으로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면, 탈세계화-탈물질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후기 산업사회에선 ‘다품종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