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글로벌이슈] 日 금융청 “ESG 내건 투자상품 실체 따져야”

일본 금융청이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내건 투자 상품의 사회적가치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투자신탁 상품을 ESG투자로 소개하거나 상품명에 ‘ESG’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일본 내 주요 자산운용사·증권사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금융청은 검토를 시작한 배경에 대해 “최근 ESG 투자상품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상품명을 제한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실제 ESG 투자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금융청 관계자를 인용해 “금융사들이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ESG투자 관련 내용을 과장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명칭을 쓰는 사례가 만연해지는 걸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금융청 관계자는 1월 진행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요즘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진 ESG상품에 대한 투자·신탁 활동의 상세한 내용이나 판매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발단은 지난 6개월 만에 이른바 ‘대박’ 상품으로 떠오른 ‘글로벌 하이퀄리티 성장주식 펀드’다. 별칭으로 ‘미래의 세계(ESG)’로도 불린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산하 증권사와 은행에서 판매하는 이 펀드는 지난해 7월 설정액 3830억엔(약 4조275억원)으로 시작해 지난 2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1조327억엔(약 10조8611억원)으로 늘어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해당 펀드의 투자 설정은 미즈호그룹 계열의 자산운용사인 ‘어셋매니지먼트원’이 했고, 실질적인 운용은 미국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맡고 있다. 블룸버그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미래의 세계(ESG)’ 펀드는 엔화 판매 상품 가운데 총 투자액 5위에 올라 있다. 1~4위 상품들이 적게는 3년, 많게는 20년 이상 운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 출시 반년 만에 이 같은 실적을 낸 건 일본 투자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사례다. 그러나 이 상품 등 주요 ESG 상품을 두고 투자사들 사이에서는 “기존에 있던 투자 상품에 ESG라는 이름만 붙여 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일본 금융청의 ESG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사들도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어셋매니지먼트원은 지난 1월부터 ‘미래의 세계(ESG)’ 펀드의 월간 보고서를 내고, 투자 비율 상위 종목의 ESG 활동에 대한 개별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어셋매니지먼트원 관계자는 “3월부터 ESG펀드의 사회적가치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을 투자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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