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기부하는 문화 만드는 것… 나눔 기획자 된 이유죠”

나눔콘텐츠 기획사 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영화·공연계 미다스의 손 영화 ‘친구’,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획하는 것마다 대박 행진 나눔 기획자로 제2의 인생 ‘공연 때마다 반드시 소외계층 초청’ 조항 사회적기업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계기 “즐겁게 기부하자” 공감 영화제·낭독 연극·댄스마켓부터 나눔 관심자 대상 나눔 대학도 진행 2005년 1월, 한 청년의 이야기가 520만 관객을 울렸다. 상영 첫 주부터 흥행 1위를 고수하더니, 입소문을 타고 개봉 한 달 만에 전국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최고 인기였다.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초원(2급 지적장애)군의 마라톤 완주를 다룬 영화 ‘말아톤’ 이야기다. ‘말아톤’은 2001년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57분07초 만에 질주한 배형진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스포츠·장애 등 흥행하기 어려운 요소를 두루 갖췄음에도,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비결에 영화계는 주목했다. 그 중심엔 1년 반 이상 장애 현장을 다니며 기획의 완성도를 높인 여성이 있었다. 바로 오호진(41·사진)씨다. “춘천마라톤을 완주한 배형진군 기사를 조선일보에서 접하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좋은 영화로 만들어내고 싶었죠. 장애인학교인 육영학교를 비롯해 장애 관련 단체들을 직접 찾아다녔어요. 영화를 기획하려면 일단 저부터 발달장애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배형진군 어머니를 인터뷰하고 몇 달간 함께 지냈어요. 입버릇처럼 ‘아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원’이라던 어머니 말씀에 같이 울기도 했고요. 이런 생생한 스토리가 담긴 덕분인지 기존 목표치였던 80만명보다 무려 7배 이상 많은 관객이 영화를 찾아주셨어요.” 그녀의 손을 거친 영화와 공연들은

[더나은미래 논단] 사회적기업 성장모델 육성이 절실할 때

1년 반 전, 미국 대사관 주최로 릭 오브리(Rick Aubry) 스탠퍼드 경영학과 교수와 ‘사회적기업가 정신과 사회적기업의 성공 요건’이라는 주제로 열린 화상 강연에 토론자로 참석한 적이 있었다. 릭 오브리는 1986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의 대표적 사회적기업 중 하나인 루비콘 프로그램스를 이끈 CEO였다. 이 강연에서 그는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사회문제의 크기에 비해 사회적기업은 거의 지역(local)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어 규모의 갭(gap)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스케일업(Scale up·영향력을 확대하고, 수혜 대상을 늘리기 위해 사회적 혁신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또한 이를 위해 전국적 규모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뉴 파운드리 벤처스’라는 플랫폼을 창립하기도 하였다. 지금 1년 반 전의 강연을 새삼 언급하는 이유는 미국 사회적기업의 파이어니어였던 릭 오브리가 강조한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스케일업’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적기업 육성에서 매우 중대하고도 시급한 주제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사회적기업은 빠르게 외연을 확장해왔다. 1300여개 인증 사회적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하는 예비 사회적기업까지 합치면 3000여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이 운영 중이다. 여기에 인증이나 지정을 받지 않고 다양한 사회혁신적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청년 소셜 벤처들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그러나 아직 고용 규모나 사회서비스 제공 정도로 보았을 때는 그 사회적 영향력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아직은 육성 초기 단계여서 그렇다 할 수 있다. ‘그럼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수 있을까?’ 질문해본다. 나의 대답은 그다지 긍정적일

시민들이 짓는 태양광발전소… “오염도시 꼬리표 뗄 거예요”

국내 최초 협동조합 태양광 발전소…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주민 140명, 10만~3000만원씩 출자 2013년 공공도서관에 1호 발전소 설립 공사비 7900만원, 누적 수익 7000만원 소액이라도 참여하면 관심 높아져 조합원 538명으로… 곧 3호 발전소 가동 “최근 경기도 광주·여주·이천 등 지역에 송전탑을 세운다고 주민들이 난리잖아요. 우린 지역 옥상이나 유휴 부지에서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바로 쓰니까 송전선로가 필요 없죠. 사회적 갈등 비용이 그만큼 절약되는 거예요. 무공해·무원료인 데다, 더운 여름에 효율이 더 좋으니 에너지 피크(peak) 시간을 버틸 힘도 생기죠.” 지난 12일 찾은 안산 중앙도서관(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옥상을 둘러보던 이창수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안산햇빛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이다. 옥상 문이 열리자 복잡한 철골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른 키보다 높은 철기둥이 떠받들고 있는 건 네모난 판때기. 1㎡짜리 태양광 패널 192장이 정오의 태양을 정면으로 막고 서있다. 덕분에 사방이 뻥 뚫린 옥상 바닥엔 깊고 넓은 그늘이 드리워진다. 건물 옥상 280㎡(84.7평)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다. 안산 주민 140명이 힘을 모아 세운 안산햇빛협동조합 작품으로, 국내 최초로 협동조합이 만든 시민 주도형 발전소다. 이창수 이사장은 “이 일 시작하고 나서 날씨에 민감해졌어요(웃음). 겨울엔 햇빛이 귀한데, 오늘은 볕이 참 좋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발전 계량기처럼 보이는 화면엔 ’26’이란 숫자가 찍혀 있다. “현재 전기 26㎾가 만들어지고 있네요. 총 30㎾를 만들 수 있는 발전기니 굉장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죠.” 이창수 이사장의 설명은 계속됐다. “그 옆에 ‘67438’은 발전기가 세워진 이후 만든 전기의 총량(㎾)인데, 이 양이면 230가구가 한 달을

“수업 내내 잠자던 아이들, 이젠 학교앞 분식점 오가며 소상공인 살리기 프로젝트 진행해요”

창업가 정신 알려주는 소셜 벤처OEC 장영화 대표 공유자전거 서비스 ‘빠박이’ 학교 찾아가는 미용 서비스 진행 “주입식 교육은 이젠 옛 말, 문제를 기회로 삼는 게 중요하죠” “세상에 나와 보니,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학교에서 배운 주입식 교육으로는 이미 다 끝난 전쟁이더라고요.” 서울대 법대 졸업, 남들이 목멘다는 사법고시까지 통과하고 변호사가 됐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으로 첫발을 디딘 셈이지만, 허전했다. 안정적인 로펌을 박차고 나와 ‘내 일’을 찾아 헤맨 지 수년, 지난 2010년 교육 스타트업 OEC(Open Entrepreneur Center)를 세운 장영화(43) 대표의 말이다. 장 대표가 만든 OEC는 창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교육 기업이다. 고등학교와 대학 강의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OEC 앙트십(창업가 정신) 교육’을 진행한다. 먼 길을 둘러온 그녀가 창업가 정신 교육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왜일까.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하면 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더는 아니잖아요. 입시 위주 공교육에서 소수를 제외하곤 대다수가 낙오자로 전락해요. 소위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그 소수도 고시나 자격증에 매달리고 있고, 그러면서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른다’고들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거든요. 창업가 정신은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그걸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풀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역량이에요. 창업가 정신이 꼭 ‘창업’할 것을 강조하는 건 아녜요.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찾고, 그것을 우직하게 실현해나가는 게 핵심입니다. 꼭 창업이란 방식이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세상도 원하는 일’을 고민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새로운 길을 여는

진짜 자유학기제 만들기 위해 진정성과 전문성 갖춘 청년들이 뭉쳤다

사회적협동조합 씨드콥 조합원 5인, 자유학기제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 자유학기제, 진로 찾기 수단 아니야… 제대로 준비 안되면 사교육만 키울 것 2013년 시작된 자유학기제가 올해 전국 중학교 70%까지 확대 실시된다. 청년 교육 활동가들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뭉쳤다. ‘씨드콥’은 12개 청년 교육 조직이 모여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자유학기제를 비롯해 방과 후 학교 등 비교과 영역의 교육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씨드콥 출범에 참여한 강성태 공부의신 대표, 백혜리 씨드콥 커뮤니케이션 이사, 이승환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 대표, 이태양 극단 더더더 대표, 임종규 어썸스쿨 운영이사(이상 ‘가나다’순)가 ‘더나은미래’를 찾아 자유학기제의 오늘과 내일, 그 안에서 제3섹터(비영리 민간 주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어떻게 청소년 교육에 발을 담그게 됐나. 임종규(이하 임)=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 지원을 받아 창업에 뛰어들었다. ‘접는 물병’을 개발해 1300만원의 수익을 내고 고스란히 비영리단체에 기부했다. 미국에서 경험한 교육 방식이 무척 매력적이었고, 직접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3년 어썸스쿨을 공동 설립했다. 이태양(이하 태)=대학에서 연극과 교육을 전공했다. 교생실습 중 학생들에게 진행한 놀이 연극 프로그램을 ‘최게바라 워크숍’이라는 세 시간짜리 커리큘럼으로 발전시켰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토요학교 워크숍, 한·중·일 청소년 교육 관광 포럼 등을 통해 창의력 발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이승환(이하 이)=2012년 한국과학창의재단 등과 손잡고 교육 봉사 단체인 대학생교육기부단을 만들었다. ‘교육 기부가 단순한 봉사로 끝나지 않고 그 다음 모델로 나갈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올해 초 청년 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인 씨드콥의

“비영리단체 ‘투명성’ 재무제표 공개가 전부 아니야”

삼일미래재단 서태식 이사장 “많은 비영리단체에서 ‘투명성’을 단순히 재무제표상 수치를 잘 맞추고 공개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한다.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것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의 문제다.” 삼일미래재단 서태식(77·사진) 이사장의 말이다. 삼일미래재단은 2008년 삼일회계법인 임직원 급여 출자금으로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2009년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삼일투명경영대상’을 지속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비영리법인 운영 매뉴얼’ 책자를 발간하고 온라인 교육과정도 오픈했다. 서 이사장은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공짜로 나눠주면 활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강의는 최대한 짧게 구성하는 대신, 강의를 들을 때만 책자를 배포하기로 했다”고 했다. 비영리법인 근무자가 강좌를 수강하면, 교육 비용 5만원은 전액 환급된다. ―’비영리법인 운영 매뉴얼’을 발간한 배경이 무엇인가. “비영리단체 투명경영대상을 진행해오면서,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 없이 돌아가는 비영리단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 회계법인에서 출발하다 보니, 재무제표만 잘 갖추면 상을 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곳도 많이 봤다. ‘비전과 미션이 무엇인지’, ‘의사 결정이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지’, ‘직원 보상체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물어보기 시작하면 그런 게 왜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상위에 손꼽히는 비영리단체들의 경우 기부금 액수가 중견기업 이상에 맞먹는다. 기부금을 받는 비영리단체에서는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비영리단체들일수록 정보 공개나 사례 공유가 잘 안 되더라. 영리법인의 경우 감사받으면서 억지로나마 정보가 공개되고 공유된다. 비영리단체는 자신감이 없다. 서로 말을 안 하다 보니, 어디가 잘하는지, 내가 객관적으로 잘하는 건지 물어볼 곳이

[Cover story] 고양이 역장 ‘다행이’ 이야기

이렇게 사랑하다 보면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다행이 오른쪽 앞발 다친 상태로 구조돼 재래 품종에 장애까지 있어 입양 가기 정말 어려웠는데… 김 역장이 선뜻 받아줘 김행균 역장 선로 위 아이 구하고 다리 잃어… 보육원 아이들 태우고 해돋이 보러가는 희망열차 운영, 대합실에 나눔의 쌀독도 만들어 고양이와 역장님 SNS 통해 이야기 퍼져나가자… 주말이면 다행이 찾는 팬들로 북적 훈훈한 ‘러브스토리’에 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사회문제도 조금씩 변화하길 기대합니다” 유기 동물을 입양하려는 분들께…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다행이를 키우며 조그만 행복을 얻었다는 겁니다. 다행이와 놀다보면 안 좋은 일도 금방 잊게 되고, 한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역곡역장 다행이입니다.” 지하철 1호선, 하루 6만5000여명이 드나드는 경기도 부천 역곡역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양이 역장 ‘다행이’가 있다. 역무실 출입구는 다행이 캐릭터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역장실 입구에도 다행이 그림이 붙어있다. 부역장 책상 옆의 난로 위는 요새 다행이가 가장 즐겨 찾는 집무 공간이다. 주 업무는 10시간 이상 수면, 팬들이 선물한 간식 먹기, 사회복무요원 형들에게 재롱떨기. 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일은 김행균(54) 역장의 옆을 지키는 일이다. 2003년 영등포역 선로에서 어린아이를 구하고 왼쪽 다리와 오른쪽 발등을 잃은 김 역장은 “이 개구쟁이 때문에 정신이 없다”면서도 책상 위로 펄쩍 뛰어오른 다행이를 익숙하게 쓰다듬었다.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고양이 집사’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모습이었다. ◇그 고양이, 다행이 2014년 1월 천안의 한 동네

[숨은 영웅을 찾아서] ④ 죽은 아들 위해… 학교폭력과 싸운 20년, 돌아보니 이 일이 날 살렸다

[숨은 영웅을 찾아서] (4)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김종기 명예이사장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아들 위해 시작, 청소년보호법·학교폭력예방법 제정 힘써 1년에 걸려오는 상담 전화만 8000건…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이유 피해 학생에 아들 이름 딴 장학금 지원 “폭력 없는 초등학교 운영해 보고 싶어” “1995년 6월 8일 새벽, 출장 중 무심코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가 ‘대현이가 죽었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의 설립 배경을 묻는 질문에 김종기(68) 명예이사장은 시계태엽을 뒤로 감듯 천천히 날짜를 되짚었다. 1997년 청소년보호법 제정, 2001년 전국 39개교 대상 학교폭력 실태조사, 2004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 그가 설립한 청예단은 지난 20년간 쉴 새 없이 학교폭력과 싸워왔다. 정부의 무관심, 교육 현장의 외면에도 그는 멈출 수 없었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그의 두 어깨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거쳐 신원그룹 기조실장까지 그야말로 성공한 샐러리맨이었다. 어떻게 학교폭력 문제에 뛰어들게 됐나. “대현이가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 방 창문으로 몸을 던진 그때, 나는 중국 출장 중이었다. 대현이의 죽음 후 아내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은 가족이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것뿐이었다. 대현이 방의 모든 물건 태우고, 속초 앞바다에 가서 아들의 유골을 뿌렸다. 한 달 반쯤 지났을 때 대현이를 괴롭히던 다섯 명이 친구 두 명을 또 때렸다는 이야기를 딸아이한테 들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더나은미래 논단] CSR, 기업 홍보 넘어 법적 영역 될 것

작년부터 시작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에 대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이러한 논쟁 과정에서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CSR을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사회공헌(Contribution) 정도로 축소해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CSR의 개념 및 세부 내용은 이미 ISO 26000지침(2010)이나, GRI(지속가능보고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기구)의 G3, G4 가이드라인(2013), UN 글로벌 컴팩트(Global Compact) 10대 원칙 등에서 조직 거버넌스, 환경, 노동, 인권에 대한 책임, 법규 준수와 반부패,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에 대한 기여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학계에서는 CSR의 범위를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으로 나누고 있다. 또한 CSR은 사실 어떤 의미에서 기업이 주주의 소유인가, 아니면 사회의 소유로도 볼 수 있는가 하는 기업 본질론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세계 각국은 CSR 관련 국제규범 준수뿐만 아니라 이를 자국 내 법규에 도입하는 시도들을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한국 기업들도 CSR을 단순히 사회공헌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CSR 규제들을 숙지하고 못하고 지키지 못함으로써 기업에 손실을 발생시키는 위험, 즉 법률 리스크(Legal Risk)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중국은 회사법(2006)에 CSR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시작한 이래, 순환경제촉진법(2008), 전자정보 제품으로부터 발생되는 오염관리에 대한 행정처분(2006) 등에서 CSR 관련 규제를 마련하고 있고,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SAC) 및 중국상무부(MOFCOM)의 CSR 가이드라인(2008)이, 최근 외국 투자와 기업의 환경보호 가이드라인(2013) 등이 마련되고 있으며, CSR에 대한 전국 가이드와 CSR 리포트(2014)도 발행되고 있다.

“돕기만 하다 지친 직원에게 휴식을 주자”

비영리단체 리더가 뽑은 2015년 ‘우리의 화두’ 대부분 수당 없는 야근·주말 업무 일에 대한 고민·교육 위한 시간 부족 후원자 소통 강화해 기부 끌어내야 다수 후원자들이 당장의 성과 기대 단체별 활동 알리는 창구 마련 필요 “소외된 이웃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정작 자신의 행복을 찾지 못한다. 별도의 수당 없이 야근·주말 근무가 계속되니, 열정을 갖고 일하던 직원들이 하나 둘 떠난다.”(M단체 사무국장) “비영리단체는 인건비 없이 일하는 곳이란 편견을 깨고,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는 대중들에게 꾸준한 나눔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리는 것이 숙제다.”(S단체 사무총장) ‘직원 역량 강화’와 ‘후원자 소통’. 국내 비영리 리더들이 꼽은 2015년 화두다. 지난 1월 30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주관한 ‘비영리 리더를 위한 원데이(one day) 네트워킹 포럼’에서는 중견 규모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사무총장 20명의 다양한 고민이 쏟아졌다. 이들은 “비영리단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중의 선입견, 업무 과다… 직원 전문성 높이는 교육 필요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해비타트는 지난달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7차례 토의를 하고, 내·외부 환경 분석과 조직 진단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한국해비타트의 향후 10년 목표와 과제가 구체적으로 도출됐다. 김홍대 한국해비타트 경영본부장은 “영리 기업에서 27년간 일하다가 비영리단체로 왔는데 6시 퇴근이 조퇴하는 느낌일 정도로 치열하고 업무가 과중하더라”면서 “앞으로는 비영리단체도 영리 기업 못지않은 조직 관리 없인 지속 가능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왜 청춘들에게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가

청년 노동문제 활동가 3인 좌담회 구교현 “알바도 또 하나의 직장” 정준영 “블랙기업 지표 개발할 것” 배트맨D “해외처럼 제도적 안전장치 필요”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청년들에게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부당근로를 강요하고 있다. 오늘날의 젊음이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구교현(38)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 위원장, 배트맨D(미상) 패션노조 대표, 정준영(28)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이상 ‘가나다순’)이 ‘더나은미래’를 찾아 ‘젊은 노동자’를 위한 좌담회를 진행했다. 배트맨D 대표는 얼굴과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다. 패션노조 ‘비밀조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부당한 일을 당해도 생계 때문에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젊은이들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회=지난해 말, 여기 모인 세 단체가 패션업계 노동착취 실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화제가 됐다. 이전에도 청년유니온은 ’30분 배달제 폐지’ 등 현장 문제를 적극 해결했고,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원 운동’으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세 단체의 정체가 궁금하다. 구교현(이하 구)=한 정당에서 무급 상근직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위해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생, 주부, 투잡(Two-Job) 회사원, 정년퇴직자까지 많은 알바노동자를 만났고 이들의 처우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노조활동에 뛰어들게 됐다. 알바노조는 2013년 8월 설립됐고 조합원 수는 360명 정도 된다. 상근자는 모두 7명이다. 주 업무는 노동 상담으로 공인노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내방·전화·온라인 상담 등을 진행하고, 노동법 관련 교육도 한다. 정준영(이하 정)=대학시절 청년 주거문제를 다루는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활동하다가 같은 세대 담론을 나누는 청년유니온에 가입하게 됐다. 청년유니온은 국내 첫 세대별 노조로 2010년 3월 창립됐고 조합원은 대략

한국의 세액공제는 고액 기부 의지를 꺾는다

1억 기부자클럽 ‘더 미라클스’ 1호 회원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 “미국은 기부액 50% 세제… 기부 증가 한국은 기부 많이 할수록 세금 많이 내 고액 기부자에게 세금이란 일종의 동기 세제 혜택 주면 결국 더 기부하게 될 것” 지난해 하버드대는 1조2000억원을 기부받았다. 미국 대학 연간 기부금 최다 모금 기록이다. 이는 올해 국내 4년제 대학 기부금을 모두 합한 것(5089억원)의 2배 이상이다. 비결은 고액 기부였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회사인 시타델애셋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케네스 그리핀이 1억5000만달러(약 1680억원)를,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헝룽그룹의 로니 챈 회장과 제럴드 챈 이사 형제가 개교 이래 사상 최대인 1억5000만달러를 하버드대에 기부한 것. 이들은 2014년 미국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한 10인에 이름을 올렸고, 기부한 돈의 50%에 대해 세금을 감면받았다. 고액 기부자를 존경하는 문화, 기부를 장려하는 세금 공제 제도는 미국의 연간 기부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성장시켰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액 기부 의지를 꺾는 세법 개정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연말정산 환급 기준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기부금 3000만원까지는 15%, 초과분에 대해선 25% 세율을 일괄 적용하고 있기 때문. 이는 세제 개편 전보다 고액 자산가가 기부를 많이 할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구조다. 연말정산을 겪은 고액 기부자들의 체감도는 어떨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18번째 회원이자, 지난해 12월 창단한 푸르메재단의 1억원 이상 기부자클럽 ‘더 미라클스’ 1호 회원인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前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에게 고액 기부와 세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