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영화관, ‘설 자리’ 잃은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선물하다

허리우드 클래식-실버영화관 종로 낙원상가 4층에 있는 ‘실버영화관’ …평일·주말 상관없이 어르신들로 인산인해…자막 크기 1.5배 키우고 티켓 값도 저렴 직원·자원봉사자들도 70~80代로 구성…노인들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 생태계 바꿔 올해 1월 기준, 우리나라 인구 5134만여 명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총 650만명. 전체 인구의 10%를 훌쩍 넘겼다. 반면, 노인 빈곤율은 48%로, 대표적 고령국가인 일본(19.4%), 독일(10.5%)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2012년). 고령자가 경제, 사회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야도 제한적이다. 취업한 노인의 52.9%가 ‘농·어·축산업’ 26.1%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2011년, 복지부). 국가예산에 기댄 공공형 저임금 노인 일자리가 아닌, 민간영역의 새로운 일터는 없을까. 국내 최초의 고령자 전용 영화관이자 사회적기업 타이틀을 가진 ‘허리우드클래식-실버영화관(이하 실버영화관)’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할 예정인 이곳을 직접 찾았다. 편집자 주   지난 2월 26일 목요일 11시. 서울 종로 낙원상가 4층에 위치한 실버영화관 앞은 상영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300석짜리 상영관을 꽉 채우는 것도 모자라 보조석도 종종 등장하고, 서서 보는 관객까지 있을 정도다. 황일랑(72)·박달성(70) 부부 역시 실버영화관으로 오랜만에 데이트를 즐기러 나왔다. “5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이상 여기서 영화를 보고 있어요. 개봉작을 보러 가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갈 때도 있지만 실버영화관은 특별하거든. 우리 같은 노인들 배려를 참 많이 해줘요. 자원봉사자들이 손전등으로 자리 안내도 해주고, 영화 제목도 알려주니 참 좋죠.” 2009년 1월, 김은주(41) 추억을파는극장 대표가 멀티플렉스에 밀려 폐관 위기에 놓였던 ‘허리우드 영화관’을 실버영화관으로 재개관했을 당시,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사회적금융’ 개념도 없는 한국사회

“최근 수지 휴대폰 케이스가 유행인데, 이게 사회적기업 제품이잖아요. 한번 노출된 걸로 엄청난 이슈가 되는 걸 보면서, 기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한 사회적기업 중간 지원기관 사무국장이 한 말입니다. 미쓰에이 멤버 수지가 들고 있던 휴대폰 케이스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해 수익금을 사용하는 사회적기업 ‘마리몬드’ 제품입니다. 고(故) 심달연 할머니가 직접 디자인한 것인데, 하루 만에 품절됐고 다른 디자인도 주문이 폭주했다고 합니다. 이 사무국장이 안타깝다고 한 부분은 “수지 사례로 기뻐하기엔 사회적기업 현장의 분위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한국사회투자를 그만둔 페이스북 친구가 쓴 장문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적금융, 사회투자기금 참 어렵더군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소셜벤처 등 소셜 비즈니스를 육성시키겠다는 정책은 많은데 정작 비즈니스에 필요한 자금 조달 인프라가 너무 빈약했습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민간기금을 왜 조성 못 하느냐’였습니다. 서울시에서 500억원을 기금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500억원을 민간에서 매칭해야 할 것 아니냐는 겁니다. 문제는 행정자치부에서 ‘기부금 유치를 위한 모금활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한쪽에선 손발을 묶어놓고, 한쪽에선 왜 빨리 안 움직이냐고 한 셈이지요. 이뿐만 아니라 마치 예산을 운용하듯 ‘집행률’로 금융 사업을 평가한다는 것이 두 번째 스트레스였다고 합니다. 1년 동안 사업비 예산을 쓰고 없애는 개념이 아니라, 계속 순환해야 하는데 ‘사회적금융’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다 보니 서울시나 서울시의회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회적금융 담당자는 “10년 정도 저소득층의 자립을

“북한에서 왔어요” 이 한마디에… 꿈도 포기해야 하는 탈북청년들

취업 전선에서 차별받는 탈북청년들 고용률 53%로 전체 비해 7.7% 낮고 ‘일용직’도 일반 국민보다 3배 이상 월 평균 근로소득도 76만원 덜 받아… 대학 나와도 태도부터 처우까지 차별 지난달 인천공항공사의 한 아웃소싱 업체 면접을 봤던 북한이탈주민 김명진(가명·29)씨는 면접장에서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경험을 했다. 면접관에게 “공항에는 출입국관리소와 세관 등이 있어 북한 출신은 보안 쪽으로 문제가 된다”며 “이쪽으론 아예 마음을 접으라”는 말까지 들은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을 재차 확인하고, 수년간 준비에 매진했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김씨는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제조분야 특채로 입사한 북한이탈주민 한동철(가명·27)씨에겐 면접 때부터 따라다닌 질문이 있다. “회사 기밀사항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이다.”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고급 정보를 더 많이 알 텐데, ‘승진이나 될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해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1만27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를 보면, 이들의 고용률은 53.1%로 전체(60.8%)에 비해 7.7% 낮았다.’일용직'(19.8%)이 일반 국민에 비해 3배 이상 많고, ‘사무직’이 8.3%에 불과하다. 북한이탈주민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147만원으로 일반국민(223만원)에 비해 열악하다. 김재석 국가인권위 북한인권팀 팀장은 “한국의 교육열을 감안하면, 탈북 청소년들이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도의 업무 역량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취직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이유”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역량을 갈고 닦은 취업 준비생들마저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는다는 점이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들은 ‘태도부터 처우에 이르기까지

[공익 뉴스 브리핑] 한국컴패션 자원 봉사 밴드 3기 모집

국제양육기구 한국컴패션의 자원봉사 동아리 ‘컴패션밴드’는 3기 신입멤버를 모집한다. 2006년 결성된 컴패션밴드는 40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해오며 어린이들이 더 많은 후원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컴패션 홈페이지(www.compassio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원자 중 일부를 선발, 4월 4일 공개오디션을 통해 최종 멤버가 확정된다.문의 02) 3668-3572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 ‘ 3기 과정 시작합니다

내달 6일부터… 취재 및 기사 작성 배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 진행하는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 3기 과정이 오는 3월 6일 시작된다.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는 공익 분야의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공익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지난 1년간 청세담 과정을 통해 조선일보, 연합뉴스, KBS, SBS 등 언론사 취업으로 연결된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서류 및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 청세담 3기생 총 30명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배우게 된다. 1주차에는 입학식 및 원데이(1 day) 집중 워크숍이 진행되고, 2~9주차에는 저널리즘 및 공익 이론 강의 및 실습이 진행된다. 10~16주차에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들과 맞춤형 멘토링을 통해 아이템 기획· 현장 취재·기사 작성 등 실전 훈련과 공익 분야 저명인사의 강의가 이어지고, 17~24주차엔 직접 작성한 기사를 엮어 만든 E-book 및 책자가 발간된다. ※합격자 명단(가나다 순) 강연우 고평온 권은비 권혜민 김남리 김성언 김승우 김평화 김한별 김혜승 박민영 박선영 변상근 양승주 오현우 윤선훈 윤하영 윤해림 이근형 이소연 이율아 이현주 임신영 장진영 전재현 정영균 정채윤 최보람 한영준 황영찬(이하 30명)

“우리 딸 영화감독 다 됐네”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영화 현대자동차·아르콘이 함께하는 아트드림 영화 제작소 6개월간 영화 인문학·제작 실습 등 배워 영화감독이 멘토로 지원… 총 6작품 상영 시나리오 작성부터 배우 섭외, 촬영까지 영화 제작 전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 “소년은 칠판 앞에서 수학 문제를 풀다 말고 이상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본다. 반 친구들과 선생님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자막과 함께 음성이 흘러나왔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250명이 작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는 장면이 나오자 ‘문 열리는 소리’, 남자 주인공이 기타를 건드려보는 장면에선 ‘기타 치는 소리’란 자막이 스크린 아래 떴다. 이에 관객의 일부는 눈을 감고, 일부는 손으로 귀를 막은 채 영화 관람을 계속했다. 시·청각 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였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한 소년의 하루를 그린 단편영화 ‘어게인(Again)’의 상영이 끝나자, 학생 6명이 무대 위에 올랐다. 영화 관람 후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스트 비지트(Guest Visit)’ 시간을 가진 이들은 진지하게 제작 의도를 털어놓았다. “배리어프리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장애인 세 분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도 계셨어요.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인터뷰 녹음본을 다시 듣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김수연(가명·17)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진행된 ‘아트드림 영화제작소’ 청소년 영화제 현장이다. 아트드림 영화제작소는 영화 제작에 관심이 많은 저소득·한부모 가정 등 취약 계층 청소년 49명(만 14~18세)에게 영화 교육 및 제작 기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현대자동차그룹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공익 신간 브리핑] 사회적 경제 기업을 위한 공공시장 마케팅 외

사회적 경제 기업을 위한 공공시장 마케팅 : 혁신적 공공 서비스를 위하여 김성기·김경아·김영식·박경진·조경희 지음|아르케 펴냄 1만9000원 민간 기업과의 경쟁에서 사회적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공공시장 마케팅 가이드. 공공시장 영역에서 공공과 기업 양 부문이 공익적 가치를 창출을 위해 벌이는 생산, 거래 관련 비즈니스 기법을 담았다. 서대문구 청사 관리 용역 사례, 수원시 가사홈서비스 사업 등 구체적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마케팅 방법을 제시했다. NGO 시선 : 변화를 꿈꾸는 어느 NGO 활동가의 진실한 외침 이영일 지음|밥북 펴냄|1만5000원 이영일 한국청소년정책연대 추진위원장이 지난 10년간 NGO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쓴 칼럼을 모았다. 저자의 주 활동 분야인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물론 문화·역사·법 제도 등 사회문제를 다뤘다.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지만 그 속에서도 NGO 활동가로서 저자의 일관된 시선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그의 신념과 공동체에 대한 열망이 담겼다. 소리 없는 질서 안애경 지음|마음산책 펴냄 1만4000원 노르웨이·핀란드 등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의 교육 현장을 담았다. 핀란드 현지에서 아티스트 겸 아트디렉터로 활약해온 저자는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바른 관계 맺기에 초점을 둔 북유럽 국가의 교육을 통해 지식 쌓기가 ‘행복한 교육’의 전부는 아님을 이야기한다.

덩치 키우는 협동조합 조합원이 뭉쳐야 산다

미래 TALK 스페인의 프로축구단 ‘FC바르셀로나’. 1899년 조기축구회를 시작으로 성장한 이곳은 10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스포츠 구단이자 가장 잘나가는 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 6일 부산YMCA에서 열렸던 시민공청회는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를 한국의 FC바르셀로나로 만들겠다는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카탈루냐’ 지역(FC바르셀로나 연고지)의 축구 사랑 못지않은 ‘구도(球都·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도시)’ 부산의 시민들에게 외면당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온통 장밋빛으로만 채워져 있는 비현실적인 청사진이 한몫을 했습니다. ‘조합원 30만명이 30만원씩 출자해 900억원을 조성, 구단을 인수한다’는 추진위원회의 밑그림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인이나 모그룹 롯데의 인수 의사 같은 것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30만명의 조합원을 모은다는 발상엔 팬들조차 난색을 표했습니다. 외부에서 “프로구단 운영을 전혀 모르는 사람 머리에서 나온 발상”이라는 쓴소리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협동조합형 시민구단 추진 사례처럼 최근 들어 국내 협동조합의 영역을 넓히고 규모화를 꾀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치과·한의원 등 병원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을 시작했고, 1년 동안 부침을 겪었던 국내 최초 협동조합 항공사 ‘제주스카이버스협동조합’도 새해를 맞아 출범식을 마쳤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도가 협동조합 영역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벤처업계도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발전해왔다”며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시도 자체가 시민들에게 협동조합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성급한 규모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인적 결사체’인 협동조합에선 조합원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조직의 운명을 좌우하는데, 여기엔 충분한 소통과 시간이

학교 밖으로 나오려면 사회적기업·학교 ‘소통’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 당장 시행해야 하는데… 모의 창업 활동·생태교육·진로교육,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되어 있지만 사회적기업에 대한 의구심 많고 예산도 부족… 일부 한명당 3000원도 “국제학업성취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현장 실습률은 4.4%에 그치고 있어요.(핀란드는 99.1%) 학교 밖 인프라 구축이 안 됐고, 학교 안에서 모든 절차를 진행했던 습관이 있기 때문이죠. 자유학기제는 아이들을 바깥세상과 만나게 해주는 활동입니다. 작년 성남 지역에서 자유학기제를 진행했던 학교 3곳을 들어가 보니 핵심은 교사들입니다. 지역에서 만난 한 선생님은 ‘자유학기제를 위한 네트워크도 없고 어디가 좋은지도 모르니까 일일이 청소년복지관이나 수련 시설에 전화 돌리고 수소문하면서 20년 교사 생활 중 최고의 비참함과 비애를 느꼈다’고 해요.” 사회적기업 ‘유스바람개비’ 김정상 대표의 말이다. 2011년 설립된 유스바람개비는 성남·분당 지역을 거점으로 청소년의 롤 모델이 되는 혁신형 사회적 기업과 중·고생 진로 체험을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을 비롯, 모의 창업 활동 및 청소년 소셜벤처 창업동아리 운영 등 진로 교육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뿐만 아니라 소셜진로 교육센터, 대안학교 ‘바람개비스쿨’, 청소년자립카페 소리울 등도 운영한다. 2013년 10월에 설립된 생태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창의공작소’는 서울 성북 지역을 중심으로 생태교육, 생태 텃밭 운영 등 환경과 창의 교육을 접목시킨 콘텐츠와 품앗이센터, 공유 책방 등의 공유 경제 활동을 진행 중이다. 특히 방과후 캥거루학교(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방과후 프로그램), 달팽이학교(자연에서 관찰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송미숙 대표는 “작년에 두 개 초등학교 500명에게 창의적 체험 교육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교육을 마친 후 한

기부 바통터치·한 평 공간체험… 모금 마케팅이 변한다

나눔·감동 두 마리 토끼 잡는 기부 캠페인 라이스 버킷 챌린지 쌀 30㎏ 못 들면 기부 후 참가자 지목… 릴레이 형식이라 확산 효과 커 “아유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무거운 걸….” 폐질환으로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이정자(69·경기 수원시) 할머니가 한가득 쌀을 지고 온 동사무소 관계자를 보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김종호(64) 할아버지는 “얼마 전 옆방에 살던 양반이 쓰러졌는데, 이 쌀 한 포대(10㎏)면 우리 둘이서 보름은 먹을 수 있겠다”며 “겨울에는 난방비 부담 때문에 특히 더 힘든데, 봉사자들이 이렇게 찾아와 쌀까지 주니 참 고맙다”고 했다. 칼바람이 매서웠던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평동주민센터로 낯선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사회적기업 ‘나눔스토어’의 기부 캠페인 ‘라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모인 쌀 2000㎏을 인근 쪽방 주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라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릴레이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착안한 것으로, 참가자가 쌀 3포대(30㎏)를 들지 못하면 쪽방촌에 쌀을 기부한 뒤 다음 참가자 두 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3일 시작돼 현재(2월 13일 기준)까지 230여명이 참가해 1만360㎏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쌀은 수원을 시작으로 부산(3360㎏)과 인천(2000㎏), 서울(3000㎏) 등에 전달됐다. 릴레이로 진행되는 라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캠페인 참가자는 기부자이자 펀드레이저(fund raiser·모금가)다. 쌀가마 5포대를 짊어졌던 이재준 수원제2부시장은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과 이내응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을 다음 도전자로 지목하고, 전달식에도 직접 참여해 일손을 보탰다. 자발성이 높은 만큼 확산 효과도 크다. 라이스 버킷 챌린지 물결을 본 김병기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약자에 대한 교만

“세상 모든 사람이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갖고 있는 대표적인 성격 장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지난 일요일, 목사님 설교 말씀에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만’입니다. 무릎을 쳤습니다. 남을 비판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신앙이 자라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것은 곧 자신을 의롭게 여기기 때문이지요. 언론사 기자 생활을 오래 하면 자신도 모르게 남을 평하고 잣대를 매기는 습관이 몸에 배기 마련입니다. 일간지 기자는 매일, 주간지 기자는 일주일마다, ‘더나은미래’는 2주에 한 번씩 교만의 벽을 쌓아가는 셈입니다. 일상생활에도 은근슬쩍 그게 드러납니다. 지난주 지하철역에서 파는 6000원짜리 휴대폰 케이스 때문에 아르바이트 점원과 엄청 다퉜습니다. 그 청년은 제 휴대폰을 보면서 “아줌마. 이거 사가면 딱 맞아요”라고 건네줬고, 저는 확인도 하지 않고 사왔습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제 휴대폰보다 더 작은 케이스였고, 며칠 후 저는 “교환해달라”고 했습니다. 청년은 “영수증도 없는데, 이 가게에서 사 갔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 하루에 손님이 100명도 넘는데 당신 같은 사람 많다. 뭘 믿고 바꿔주느냐”고 했습니다. 화가 나서 “내가 거짓말할 사람으로 보이느냐. 왜 사람을 못 믿느냐”고 다그쳤습니다. 결국 감정 싸움이 심해져 경찰서 문턱까지 갔다 왔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그날 밤 이성이 되돌아오니 제 안의 교만을 들킨 것 같아 참 부끄러웠습니다. 그 청년의 눈에 저는 그저 지나가는 평범한 아줌마일 뿐이고, 제가 바라본 저는 남다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님이었으니까요. ‘내가 너보다는 낫지’라는 이 은근한 마음속의 알력은 곳곳에 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부모교육, 가르치는 것 아닌 성숙해지도록 돕는 것”

더나은미래·이지웰가족복지재단 ‘부모교육포럼’ “우리가 부모로서 제일 빛났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제 큰애가 태어나서 처음 저한테 뒤뚱뒤뚱 걸어올 때, 마음이 너무 벅차올라서 눈물이 났어요. 둘째가 7개월일 때 급성 장염에 걸려 조그만 손에 커다란 링거 바늘을 꽂는데,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순간에는 이렇게 느껴야 한다’ 배워서 아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 안에는 충분한 ‘부모성’이 있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부모’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부모는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단지 어릴 적 상처나 세상의 왜곡된 정보들, 불안감으로 그런 모습이 가려 있는 겁니다. ‘부모교육’이 무얼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부모가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성아 자람가족학교 대표) 지난달 28일,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부모교육포럼 ‘한국의 부모교육, 이대로 괜찮습니까? 부모교육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의 현장.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이지웰가족복지재단이 함께 마련한 이번 자리에 비영리단체, 정부기관, 학계, 일반 부모 등 12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행사는 지난 3개월간, 사회복지·상담·부모학·청소년 등 다양한 현장에서 부모교육을 고민하는 전문가 7명이 총 3차례 좌담회를 통해 논의한 내용과 컨설팅 리포트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부모교육이 어떠한 방향을 갖고 이뤄져야 할지, 취약 계층일 경우 어떠한 고려가 더 필요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주제 발표들이 이어졌다. 이날 발표를 한 이성아 자람가족학교 대표는 “부모교육이 성인 대상 교육임에도 현장 평가방식이 참여 인원 수 등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더 입체적인 형태로 이뤄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미경 사회복지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