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이지웰가족복지재단 ‘부모교육포럼’
“우리가 부모로서 제일 빛났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제 큰애가 태어나서 처음 저한테 뒤뚱뒤뚱 걸어올 때, 마음이 너무 벅차올라서 눈물이 났어요. 둘째가 7개월일 때 급성 장염에 걸려 조그만 손에 커다란 링거 바늘을 꽂는데,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순간에는 이렇게 느껴야 한다’ 배워서 아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 안에는 충분한 ‘부모성’이 있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부모’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부모는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단지 어릴 적 상처나 세상의 왜곡된 정보들, 불안감으로 그런 모습이 가려 있는 겁니다. ‘부모교육’이 무얼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부모가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성아 자람가족학교 대표)
지난달 28일,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부모교육포럼 ‘한국의 부모교육, 이대로 괜찮습니까? 부모교육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의 현장.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이지웰가족복지재단이 함께 마련한 이번 자리에 비영리단체, 정부기관, 학계, 일반 부모 등 12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행사는 지난 3개월간, 사회복지·상담·부모학·청소년 등 다양한 현장에서 부모교육을 고민하는 전문가 7명이 총 3차례 좌담회를 통해 논의한 내용과 컨설팅 리포트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부모교육이 어떠한 방향을 갖고 이뤄져야 할지, 취약 계층일 경우 어떠한 고려가 더 필요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주제 발표들이 이어졌다.
이날 발표를 한 이성아 자람가족학교 대표는 “부모교육이 성인 대상 교육임에도 현장 평가방식이 참여 인원 수 등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더 입체적인 형태로 이뤄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미경 사회복지연구소 ‘마실’ 소장은 “가난하고 취약한 부모들에게 불러모아서 가르치는 교육은 의미도 없고 제대로 되지도 않는다”며 공동체 내에서 자체적으로 시작돼 지속했던 성공 사례들을 공유했다. 남동우 한국가족상담센터 소장은 “많은 경우에 부모와 자녀의 ‘스트레스’가 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가족 안에서 스트레스는 위에서 아래로 향하기 쉬운데, 적절한 장치들을 통해 잘 해소시키는 게 가족 내 건강한 관계를 쌓아나가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강민혜진 VC는 사춘기를 맞이한 청소년을 위한 부모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사례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