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투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한국의 임팩트 투자자 8인 인터뷰 임팩트 투자, 재무적인 수익에 사회·환경 가치까지 고려한 투자 작년 전 세계 임팩트 투자 70조원 2020년엔 400조원까지 늘어날듯 “상위 1%가 아닌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기업 성공법칙 바뀌는 중” 투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로 ‘임팩트 투자’가 뜨고 있다.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를 말한다. JP모건과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임팩트 투자 규모는 70조원. 1년 전(53조원)과 비교하면 30% 넘게 급증했고, 2013년(9조5000원)에 비해 3년 만에 8배 성장했다. 2020년이면 임팩트 투자 규모가 4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나은미래는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의 민간 임팩트 투자를 이끌고 있는 8명의 대표주자를 만나 특별 인터뷰했다. D3쥬빌리 이덕준(51) 대표, 미스크(MYSC) 김정태(39) 대표, 소풍(Sopoong) 한상엽(32) 대표, SK행복나눔재단 김용갑 사회적기업 본부장, HGI 정경선(30) 대표,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이병태(52) 대표,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권혁태(42) 대표, 크레비스파트너스 김재현(34) 대표다(기관명 가나다순). 8명 모두 “사회·환경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사회적 가치와 결합된 비즈니스가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편집자 ◇투자·금융 전문가 출신 임팩트 투자자,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지금까지의 투자는 자본 논리만 있고, 시민적인 가치는 배제돼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세계 시민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 전체적인 시스템이 좋아진다.” D3쥬빌리의 이덕준 대표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경험을 쌓고, 2000년대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1년

불황 속 대형마트 3社… 사회공헌 극과 극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사회공헌 진단 이마트영업이익 감소에도 기부금 증가공격적으로 사회책임경영 확대 “대중 시선 차가운 유통업계, ‘진정성’으로 접근해야” 홈플러스사회공헌 본부 대외협력본부로 흡수활동 축소 우려… “조직 개편일 뿐” 롯데마트제자리걸음 중인 사회공헌활동그룹 총수 의지 따라 확대될까 최근 마트업계 2위 홈플러스가 사회공헌 조직을 축소 개편했다. 사회공헌팀과 문화센터팀을 총괄하던 사회공헌본부가 없어지고, 대외협력본부(총괄)에 흡수된 것. 유통업계에선 “홈플러스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때부터 예견된 절차”라며 “홈플러스의 사회공헌이 전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소문이 돌고 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력 감축이나 장기적 측면의 책임 경영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997년 대구 1호점을 시작으로 18년간 대표 유통 기업으로 성장한 홈플러스는 백혈병 소아암 환자 지원, 유방암 예방 캠페인, 어린이 환경 그림 대회 등 매년 100억원에 가까운 사회공헌 비용을 지출하며 사회에 기여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직 개편이 홈플러스 사회책임경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조직 격하, 이마트는 몸집 확대… 엇갈리는 대형마트 사회공헌 사실 홈플러스는 매각설이 돌던 2013년부터 연이은 조직 개편에 몸살을 앓았다. 특히 “사회적책임(CSR) 없인 기업의 미래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책임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이승한 홈플러스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직후, 그 변화는 감지됐다. 이 전 회장은 2010년 3월부터 CSR의 글로벌네트워크인 UNGC(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장을 맡는 등 ‘CSR 전도사’로 불려왔다. 홈플러스의 책임경영 전략을 재편하고, 2009년엔 사회공헌 재단인 ‘홈플러스e파란재단’을 설립해 5년간 28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을 전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매각 이슈가 번져가던 2013년 5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가치… 경제적 인센티브로 돌려받았다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 프로젝트 1년, 뚜껑 열어보니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프로젝트가 1년 만에 베일을 드러냈다. ‘사회성과 인센티브’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비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으로, 최태원 회장이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을 정리하며 옥중에서 펴낸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에서 제안한 개념이다. 2015년 4월 출범한 ‘사회성과 인센티브 추진단’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에 있는 사회적기업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에서 정부, 사회적기업 관계자, SK그룹 경영진 등과 함께 ‘사회성과 인센티브 1주년 기념행사 및 학술좌담회’를 열었다.   사회성과 인센티브(SPC)의 핵심은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계량화’하겠다는 것. SK 측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44곳의 사회적기업은 지난 1년간 모두 약 104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44곳은 지난해 매출 740억원 외에 104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추가적으로 만들어낸 것. SK는 사회성과 104억원의 25% 수준인 26억여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했다. “가장 많은 사회적 가치를 낸 사회적기업은 어느 곳이냐”고 묻자 SK 관계자는 “성과에 따라 사회적기업을 줄 세우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태원 회장의 저서에서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사회적기업가에게는 명예의 전당에 올려주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포인트를 쌓으면 명예로운 시민상을 수여하는 등의 방식을 고려한다”는 등 각 기업가에게 차등적 명예를 부여하겠다는 아이디어와는 사뭇 달라졌다.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SK 관계자는 “학계, 사회적기업가, 사회적기업 지원 기관 등 이해 관계자와 함께 사회성과 측정 방법을 개발했다”면서 “추진단에서는 사회적 가치 측정 지표가 범용할 수

올 하반기부터 ‘사회적 경제’ 배운다

서울 초·중·고 교과목으로 도입 올해 2학기부터 서울시내 초·중·고등학생은 학교에서 ‘사회적경제’ 교과목을 배울 수 있다. 이 수업에서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특성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소셜벤처, 공정무역 등을 가르친다. 지난 18일 서울시교육청은 초·고교는 이달 내에, 중학교는 8월 말까지 사회적경제 교육 자료와 교과서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달 보급하는 자료는 ‘초등학교 사회적경제 교수·학습자료’와 ‘고등학교 사회적경제 워크북’ 총 2종. 초등학교 자료는 관내 모든 초등학교 5~6학년에 학급당 1권씩 약 7000권을 배포했으며, 고등학교 자료는 사전 신청한 74교에 총 1만4000여권을 보급했다. 이 수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매주 한 시간 수업을 듣게 된다. ‘고등학교 사회적경제 워크북’ 집필의 총책임자는 심상달 아름다운커피 이사장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KDI 국제정책대학원 특임교수를 역임한 인물이다. 고등학생용 워크북 교재 2단원에서는 홈리스의 경제 자립을 지원하는 빅이슈, 결혼 이주 여성 일자리를 제공하는 오요리아시아, 자원의 재사용 및 순환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 등 다양한 사회적기업 사례가 제시됐다. 일각에서 청소년에게 편향된 경제 의식을 심어준다는 비판에 대해 정상훈 서울혁신파크 센터장은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경제 방식의 하나로 존재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사회적경제 과목을 통해 인간의 이타성이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작용되는지 배워가면서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책 한권→소파→고급 시계… 한 청년의 꿈을 위한 물물교환

한국판 ‘빨간 클립 프로젝트’종이클립 하나로 집 한 채 교환한 캐나다 청년 사례 벤치마킹비영리 청년문화기획단체 ‘꿈톡’청년들 소통 공간 만들고파  빨간 클립 하나를 집 한 채로 교환할 수 있을까. 10년 전,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캐나다 청년 카일 맥도널드(당시 26세)는 ‘빨간색 종이클립 하나(one red paperclip)’를 단계적으로 물물교환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빨간 클립은 1년 동안 총 14번의 거래를 거쳐 펜, 문 손잡이, 발전기, 소형 밴을 거쳐 침실이 3개 달린 아파트 1년 임대권으로 교환됐다. 이 프로젝트는 블로그를 통해 연재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말, 대한민국의 스물아홉 청년 강주원씨는 한국판 ‘빨간 클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만5000원가량의 책 한 권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150만원 상당의 고급 시계로 교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 권의 책으로 청년들의 소통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강주원씨가 ‘빨간 클립 프로젝트’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강씨는 한 공공기관에서 파견직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퇴근 후 삶은 누구보다도 역동적이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청년문화기획단체 ‘꿈톡’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꿈톡에서는 한 달에 두 번 비정기적으로 토크쇼를 연다. 유명인의 강연은 없다. 10년 넘게 단역 배우로만 살아온 청년, 타투이스트(문신을 새겨주는 사람),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하는 예비 뮤지션 등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연사로 나선다. 2014년 5월, 청년 4명의 수다로 시작된 꿈톡은 벌써 35회까지 이어졌다. 지금까지 강씨가 만난 청년들만 2500명이 넘는다. 현재 ‘꿈톡’의 모임은 모두 무료다. 문턱 낮은 청년들의

“매주 화요일 10시, 카카오톡 ‘주문생산’ 탭 눌러보세요”

카카오 소셜임팩트팀 홍은택 수석부사장 인터뷰   “메이커스로 주문해봤어요? 이거 직접 해봐야 아는데….” 지난 5일,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만난 홍은택(53·사진) 수석부사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스마트폰 내 카카오톡 앱을 열어 보여줬다. “카카오톡 더보기를 클릭하면 ‘주문생산’ 탭이 있어요. 매주 화요일 10시에 주문이 오픈합니다. 오늘 오픈한 상품 하나는 1시간 40분 만에 완판됐어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 는 김범수 의장이 2014년 11월 발표했던 ‘소셜임팩트’ 사업 첫 번째 모델로 선주문 제작 방식의 모바일 플랫폼이다. 제조업체의 재고 부담을 낮춰 수요와 공급의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것이 핵심. 지난 2월 16일 론칭한 지 한 달 만에 2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임팩트팀의 수장을 맡고 있는 홍은택 수석부사장을 만나 그 방향성을 들어봤다. 언론인 출신인 홍은택 수석부사장은 네이버에서 서비스 운영 총괄 이사를 역임하고 2012년 카카오에 합류,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 다음카카오 콘텐츠팀 팀장을 거쳐 2015년부터 소셜임팩트팀 팀장을 맡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소셜임팩트를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자립할 수 있는 재무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카카오에서 첫 사업으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엔 막막했다. 우리가 원래 사회 공헌을 하는 조직이 아니지 않나.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 재무적인 성과도 내야 한다니, 어려운 미션이다. 모바일 시대에 가능해진 ‘수요 경제’에 착안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공장 중심의 대량 생산 덕에 ‘공급’부터 했다. 공급과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불필요한 재고 부담이 생겼다. 이제는 모바일로 수요를 조직하는

비영리단체, 기술 활용해 혁신을 꿈꿔라

구글 임팩트 챌린지 설명회 총 상금 30억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구글이 사회 혁신 공모전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론칭하자, 비영리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비영리단체들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선발, 대규모 지원금과 1년 이상 멘토링을 제공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5일과 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500여 명이 몰려 장내를 가득 채웠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토킹 포인츠(Talking Points)’ 임희재 대표를 구글 행아웃으로 연결, 화상 미팅을 하기도 했다. 토킹 포인츠는 지난해 800개 단체가 몰린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종 결선 10팀에 뽑힌 단체다. 토킹 포인츠는 다른 언어를 쓰는 교사와 학부모가 주고받는 ‘문자메시지’를 자동 번역해주는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한다. 100여개 언어가 쓰이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고등학생의 43%가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저소득 가정의 60~70%가 인터넷조차 접근하기가 어려운 상황. 비영어권 학부모와 교사의 의사 소통을 원활하게 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임 대표는 “당시 설립된 지 6개월밖에 안 된 신생 비영리단체로서 후원자 발굴이 어려웠는데 상금으로 25만불 펀딩을 받으면서 예산이 2배 늘었다”면서 “온라인 투표는 많은 사람에게 단체를 알릴 홍보 기회가 됐다”고 했다. 기술 개발의 경우, 소유권은 비영리단체가 갖지만, 개발은 외주업체에 맡겨 진행했다. 임 대표는 “대중이 한 문장만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핵심 스토리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글 측에 따르면, 심사 기준은 4가지다. 지역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지역사회 영향력), 기술을 활용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기술과 독창성), 많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대 앞 건강 집밥… 문 닫는 이유는?

“지난 5년 감사했습니다.” 지난달 7일, 페이스북으로 ‘카페 슬로비(Café Slobbie)’의 영업 종료 소식이 퍼졌다. 카페 슬로비는 패스트푸드 일변도인 서울 홍대 앞에서 ‘건강한 집밥’을 표방해온 식당이다. 1세대 외식 사회적기업인 ‘오요리’가 문을 연 두 번째 식당이기도 하다. 그만큼 상징성이 높은 곳이어서, 폐업 소식은 화제가 됐다. 지난달 18일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만난 카페 슬로비 한영미 대표는 “지난해부터 변화를 감지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혹시 임대료가 올라 밀려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게 다는 아니다”고 답했다. 2011년 홍대 카페 슬로비를 연 이후, 2013년에는 도시락 전문점 성북 카페 슬로비를 오픈, 제주에는 영 셰프(청소년 요리사)들이 거주하며 실전에 투입되는 제주 슬로비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연매출이 10억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슬로비도 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면서, 단체 도시락 주문도 끊겨버린 것. 전년 대비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설상가상으로 홍대 슬로비는 상권 변화에 맞서야 했다.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베란다에 텃밭도 만들고, 식당 한편에 에코숍도 열어 사회적기업 제품을 판매해왔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빈 그릇 운동’도 진행했다. 이런 메시지에 반응하던 충성 고객들이 언제부터인가 안 보였다. 알고 보니, 홍대 임대료가 비싸 사무실이 망원이나 상수동 쪽으로 이전한 고객이 많았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는 사무실 공간 대신,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 H&M 매장부터 이랜드그룹의 복합 외식 매장까지 생기는 등 최근 몇 년 새 탈바꿈했다. 20~30대 소비자와 중국

‘프로듀스 101’ 김세정 팔찌의 비밀

소셜벤처 ‘같이걸을까’ “지적장애인도 즐겁게 일하며 돈 벌 수 있는 사회 만들고 싶어” 장애인 작가의 미술 작품 이용 달력·휴대폰 케이스 등 제작조만간 전시회도 열 예정 최근 몇 달간 화제의 중심에 있던 케이블TV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지난 1일 방송은 종영했지만 연습생들이 착용한 팔찌가 SNS로 퍼져 나가며 주목을 받고 있다. 똑같은 팔찌를 12명의 연습생이 착용하고 방송을 하거나 인증 샷을 찍어 올리니 네티즌과 팬들 사이에서는 ‘이 팔찌가 어느 브랜드 제품이냐’는 궁금증이 증폭됐다. 최종 인기투표 2위를 차지한 김세정이 팔찌를 착용한 방송 캡처 화면이 퍼지며 팬들 사이에서 ‘김세정 팔찌’로도 불리고 있다. 이 팔찌 브랜드를 만든 곳은 지난해 창업한 소셜 벤처  같이걸을까. 팔찌는 지적 장애인 작가의 미술 작품을 토대로 만든 디자인 제품이다. 최은호(31) 대표에게 프로듀서 101 팔찌의 뒷얘기를 물었더니 “처음엔 탈락자에게만 응원의 마음을 담아 선물로 주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리 탈락자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101명 연습생 전원에게 ‘지적 장애인 작가가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넣어 팔찌를 선물하기로 정했다. 먼저 연습생의 소속사 리스트를 만들고, 각각의 이름을 손으로 적고, 선물을 포장했다. 개인 연습생에게는 방송 PD 이름 앞으로 선물을 보냈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지난 3월 18일 연습생 10여명이 팔찌를 착용하고 방송에 나왔다. 팬클럽을 중심으로 팔찌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탈락한 연습생들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다 인증 샷을 찍는 것은 물론 같이걸을까 제품까지 직접 홍보를 하고 나섰다. 지난

[Cover Story] “고교 자퇴에 구치소 생활까지 나도 한때는 문제 많은 청소년”

위기 청소년 돕는 비영리단체 ‘별을만드는사람들’ 심규보 대표 인생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 돌이켜보면 축복이 될 때가 있다. 심규보(34·사진)씨도 그랬다. 그는 ‘구치소’ 안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2006년 폭행 사건으로 구치소에 송치된 심씨. 10개월간 재판을 받으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마약 혐의로 들어온 조폭 두목부터 10원짜리 내기 장기를 두다가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노인까지. 사연 없는 사람은 없었다. “수감자 중에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상대적으로 저는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탄원서를 써 달라고 하나둘씩 찾아왔어요. 제가 써준 탄원서로 형량이 많이 깎였다는 소문이 나니 어깨가 떡 벌어진 사람들이 굽실거리며 저를 찾았죠. 탄원서를 쓰다 보니 이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의 유년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정이 어렵거나 혹은 깨졌거나, 그 사람을 둘러싼 ‘지지 환경’이 부족했다. 심씨의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엔 매일 탄원서를 쓰느라 혹만 한 굳은살이 생겼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40시간으로 풀려난 심씨. 그는 구치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유년기’를 만져주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다. 이 생각은 봉사를 하면서 더 굳어졌다. 처음 찾아간 곳은 다운증후군 재활센터. 옷핀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저보다 한 살 많은 형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는 거예요. 이분들 수명이 서른 살을 넘기가 어렵거든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지정된 봉사 단체 외에 다른 기관도 여러 곳 찾아다녔다.

서울에서 국제기구 직원 돼볼까?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우리나라 출신의 걸출한 국제기구 리더가 잇달아 나오면서 국제기구 취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어에 자신 있고, 글로벌 이슈에 관심 있다면, 인턴부터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국제기구 입사 도전, Q&A로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 한국에 있는 국제기구는 어떤 게 있고, 무슨 일을 하나요? “서울대학교 안에만 국제기구가 2개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국제백신연구소(IVI)는 대한민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입니다.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개발 및 보급하는 기구인데요, 한국과 스웨덴 정부,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의 기금이 예산의 큰 몫을 차지합니다. 전 세계 식량 원조의 55%를 담당하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도 2012년 서울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WFP의 홍보대사는 영화배우 장동건씨입니다. WFP는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식량 지원을 받을 때 유엔기구 중 두 번째로 많이 도와줬던 기구인데요, 1984년 한국사무소를 폐쇄했다가 다시 열었습니다. 더는 식량 원조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자 문을 닫았다가 다른 나라를 돕는 역할을 하는 ‘모금국가’로 위상이 달라지면서 새로 문을 연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 내 이주민의 숫자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유엔기구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가 주인공인데요, UNHCR 한국대표부가 법적으로 난민의 지위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면, 국제이주기구는 이주민을 교육하고, 정부와 함께 사회통합 캠페인을 벌이는 등 난민의 정착을 돕습니다.” 이 밖에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을 돕기 위해 2010년 6월 한국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도 있습니다. 직원 상당수가 서울사무소에 있습니다. 유엔 거버넌스센터 ,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등도 있습니다. “ -서울과 인천에

일본은 6만1676원, 한국은 1813원… 말뿐인 아동보호 정책

16개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 예방 체계 점검 올해 아동학대 예방 예산 185억원 작년보다 67억원 줄어들어예산도 정부·지자체 절반씩 부담… 지역별 편성액 4배까지 차이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 55곳 상담원 1인 최대 2만6000명 담당교대근무 등 제도 없어 이직 잦아 아동 학대 예방은 ‘민간 복지’의 영역일까, ‘정부 정책’의 영역일까. 현재 대한민국 정책에는 아동을 보호할 예산도, 인력도 담겨 있지 않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현장 전문가 25명은 “아동 학대 문제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원영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12월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는 아동 학대 사건들은 국가가 아동 학대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예견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나은미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16곳(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남도에 포함)을 전수조사하며, 아동 학대 관련 인프라 체계를 긴급 재점검했다. 편집자 ◇아동 학대 예방 예산 지자체별 최대 4배 차이…국가가 부담해야 2016년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185억원. 지난해(252억원)보다 26.5%나 감소했다. 보건복지부는 애초에 503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오히려 전년 대비 67억원을 깎아버렸다. 아동 학대 신고 건수가 늘고 학대 피해 아동이 급증한 현장의 목소리와는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2014년 51개 아동보호전문기관(현재 55개)을 통해 신고·접수된 아동 학대 사례는 1만7791건이다.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한 현장 전문가는 “올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1302억원인데, 아동 학대 예산은 그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웃나라 일본의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약 1조3588억원. 한국보다 무려 73배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