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대 앞 건강 집밥… 문 닫는 이유는?

“지난 5년 감사했습니다.” 지난달 7일, 페이스북으로 ‘카페 슬로비(Café Slobbie)’의 영업 종료 소식이 퍼졌다. 카페 슬로비는 패스트푸드 일변도인 서울 홍대 앞에서 ‘건강한 집밥’을 표방해온 식당이다. 1세대 외식 사회적기업인 ‘오요리’가 문을 연 두 번째 식당이기도 하다. 그만큼 상징성이 높은 곳이어서, 폐업 소식은 화제가 됐다. 지난달 18일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만난 카페 슬로비 한영미 대표는 “지난해부터 변화를 감지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혹시 임대료가 올라 밀려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게 다는 아니다”고 답했다. 2011년 홍대 카페 슬로비를 연 이후, 2013년에는 도시락 전문점 성북 카페 슬로비를 오픈, 제주에는 영 셰프(청소년 요리사)들이 거주하며 실전에 투입되는 제주 슬로비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연매출이 10억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슬로비도 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면서, 단체 도시락 주문도 끊겨버린 것. 전년 대비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설상가상으로 홍대 슬로비는 상권 변화에 맞서야 했다.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베란다에 텃밭도 만들고, 식당 한편에 에코숍도 열어 사회적기업 제품을 판매해왔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빈 그릇 운동’도 진행했다. 이런 메시지에 반응하던 충성 고객들이 언제부터인가 안 보였다. 알고 보니, 홍대 임대료가 비싸 사무실이 망원이나 상수동 쪽으로 이전한 고객이 많았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는 사무실 공간 대신,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 H&M 매장부터 이랜드그룹의 복합 외식 매장까지 생기는 등 최근 몇 년 새 탈바꿈했다. 20~30대 소비자와 중국

‘프로듀스 101’ 김세정 팔찌의 비밀

소셜벤처 ‘같이걸을까’ “지적장애인도 즐겁게 일하며 돈 벌 수 있는 사회 만들고 싶어” 장애인 작가의 미술 작품 이용 달력·휴대폰 케이스 등 제작조만간 전시회도 열 예정 최근 몇 달간 화제의 중심에 있던 케이블TV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지난 1일 방송은 종영했지만 연습생들이 착용한 팔찌가 SNS로 퍼져 나가며 주목을 받고 있다. 똑같은 팔찌를 12명의 연습생이 착용하고 방송을 하거나 인증 샷을 찍어 올리니 네티즌과 팬들 사이에서는 ‘이 팔찌가 어느 브랜드 제품이냐’는 궁금증이 증폭됐다. 최종 인기투표 2위를 차지한 김세정이 팔찌를 착용한 방송 캡처 화면이 퍼지며 팬들 사이에서 ‘김세정 팔찌’로도 불리고 있다. 이 팔찌 브랜드를 만든 곳은 지난해 창업한 소셜 벤처  같이걸을까. 팔찌는 지적 장애인 작가의 미술 작품을 토대로 만든 디자인 제품이다. 최은호(31) 대표에게 프로듀서 101 팔찌의 뒷얘기를 물었더니 “처음엔 탈락자에게만 응원의 마음을 담아 선물로 주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리 탈락자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101명 연습생 전원에게 ‘지적 장애인 작가가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넣어 팔찌를 선물하기로 정했다. 먼저 연습생의 소속사 리스트를 만들고, 각각의 이름을 손으로 적고, 선물을 포장했다. 개인 연습생에게는 방송 PD 이름 앞으로 선물을 보냈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지난 3월 18일 연습생 10여명이 팔찌를 착용하고 방송에 나왔다. 팬클럽을 중심으로 팔찌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탈락한 연습생들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다 인증 샷을 찍는 것은 물론 같이걸을까 제품까지 직접 홍보를 하고 나섰다. 지난

[Cover Story] “고교 자퇴에 구치소 생활까지 나도 한때는 문제 많은 청소년”

위기 청소년 돕는 비영리단체 ‘별을만드는사람들’ 심규보 대표 인생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 돌이켜보면 축복이 될 때가 있다. 심규보(34·사진)씨도 그랬다. 그는 ‘구치소’ 안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2006년 폭행 사건으로 구치소에 송치된 심씨. 10개월간 재판을 받으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마약 혐의로 들어온 조폭 두목부터 10원짜리 내기 장기를 두다가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노인까지. 사연 없는 사람은 없었다. “수감자 중에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상대적으로 저는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탄원서를 써 달라고 하나둘씩 찾아왔어요. 제가 써준 탄원서로 형량이 많이 깎였다는 소문이 나니 어깨가 떡 벌어진 사람들이 굽실거리며 저를 찾았죠. 탄원서를 쓰다 보니 이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의 유년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정이 어렵거나 혹은 깨졌거나, 그 사람을 둘러싼 ‘지지 환경’이 부족했다. 심씨의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엔 매일 탄원서를 쓰느라 혹만 한 굳은살이 생겼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40시간으로 풀려난 심씨. 그는 구치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유년기’를 만져주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다. 이 생각은 봉사를 하면서 더 굳어졌다. 처음 찾아간 곳은 다운증후군 재활센터. 옷핀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저보다 한 살 많은 형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는 거예요. 이분들 수명이 서른 살을 넘기가 어렵거든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지정된 봉사 단체 외에 다른 기관도 여러 곳 찾아다녔다.

서울에서 국제기구 직원 돼볼까?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우리나라 출신의 걸출한 국제기구 리더가 잇달아 나오면서 국제기구 취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어에 자신 있고, 글로벌 이슈에 관심 있다면, 인턴부터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국제기구 입사 도전, Q&A로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 한국에 있는 국제기구는 어떤 게 있고, 무슨 일을 하나요? “서울대학교 안에만 국제기구가 2개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국제백신연구소(IVI)는 대한민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입니다.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개발 및 보급하는 기구인데요, 한국과 스웨덴 정부,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의 기금이 예산의 큰 몫을 차지합니다. 전 세계 식량 원조의 55%를 담당하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도 2012년 서울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WFP의 홍보대사는 영화배우 장동건씨입니다. WFP는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식량 지원을 받을 때 유엔기구 중 두 번째로 많이 도와줬던 기구인데요, 1984년 한국사무소를 폐쇄했다가 다시 열었습니다. 더는 식량 원조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자 문을 닫았다가 다른 나라를 돕는 역할을 하는 ‘모금국가’로 위상이 달라지면서 새로 문을 연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 내 이주민의 숫자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유엔기구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가 주인공인데요, UNHCR 한국대표부가 법적으로 난민의 지위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면, 국제이주기구는 이주민을 교육하고, 정부와 함께 사회통합 캠페인을 벌이는 등 난민의 정착을 돕습니다.” 이 밖에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을 돕기 위해 2010년 6월 한국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도 있습니다. 직원 상당수가 서울사무소에 있습니다. 유엔 거버넌스센터 ,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등도 있습니다. “ -서울과 인천에

일본은 6만1676원, 한국은 1813원… 말뿐인 아동보호 정책

16개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 예방 체계 점검 올해 아동학대 예방 예산 185억원 작년보다 67억원 줄어들어예산도 정부·지자체 절반씩 부담… 지역별 편성액 4배까지 차이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 55곳 상담원 1인 최대 2만6000명 담당교대근무 등 제도 없어 이직 잦아 아동 학대 예방은 ‘민간 복지’의 영역일까, ‘정부 정책’의 영역일까. 현재 대한민국 정책에는 아동을 보호할 예산도, 인력도 담겨 있지 않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현장 전문가 25명은 “아동 학대 문제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원영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12월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는 아동 학대 사건들은 국가가 아동 학대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예견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나은미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16곳(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남도에 포함)을 전수조사하며, 아동 학대 관련 인프라 체계를 긴급 재점검했다. 편집자 ◇아동 학대 예방 예산 지자체별 최대 4배 차이…국가가 부담해야 2016년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185억원. 지난해(252억원)보다 26.5%나 감소했다. 보건복지부는 애초에 503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오히려 전년 대비 67억원을 깎아버렸다. 아동 학대 신고 건수가 늘고 학대 피해 아동이 급증한 현장의 목소리와는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2014년 51개 아동보호전문기관(현재 55개)을 통해 신고·접수된 아동 학대 사례는 1만7791건이다.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한 현장 전문가는 “올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1302억원인데, 아동 학대 예산은 그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웃나라 일본의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약 1조3588억원. 한국보다 무려 73배 많다.

세상 바꿀 아이디어 공모합니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국가별 NGO 혁신 아이디어 공모올해 한국 선정, 30억 지원4명뿐인 美 소규모 비영리단체  노숙인 샤워시설 프로젝트 지원“한국, 혁신 아이디어 후원할 것” #1. 1992년 설립된 더 프레드 할로우 재단은 실명 위기에 놓인 저개발국 환자들을 치료하는 호주의 비영리단체다. 국제당뇨병연맹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6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당뇨병성 망막증’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다. 이에 더 프레드 할로우 재단은 2014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눈 뒤쪽 망막을 촬영하는 ‘마빈(MARVIN)’이라는 태블릿 기기를 발명해, 당뇨병으로 인한 실명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호주 네티즌을 상대로 한 온라인 투표 1등을 차지했고,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 50만달러(약 5억원)의 지원금까지 받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3년 내에 200대의 ‘마빈’ 기기가 배포되면, 연간 6만명의 당뇨병 환자들이 도움을 받게 된다. #2. 올해로 설립 10년차인 프랑스 비영리단체 ‘작세드(jaccede)’는 휠체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약자들의 이동을 돕는 단체다. 공공기관이나 관광명소 등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따로 있는지, 휠체어용 경사로는 있는지와 같은 정보를 웹사이트에 올린다. 이곳은 지난해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에 아이디어를 공모해 선정됐다. 프랑스와 유럽 7만5000곳의 접근성 정보를 4개 언어로 번역된 지도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2018년까지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정보 100만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같은 사례가 한국에서도 나올 것인가. 지난 21일,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가 한국에 상륙했다는 걸 알리는 보도가 나오자 비영리단체들이 뜨거운

20대 총선, 어디까지 알고 있니

정치 관련 앱 사용해 보니 정치 성향 찾아주는 ‘핑코리아’, 20여개 간단한 설문으로 확인 가능후보 공약 알려주는 ‘우리동네후보’, 국회의원·교육감 활동도 보여줘사회문제 함께 얘기하는 ‘빠띠’, 주요 사회 이슈들의 찬반 토론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연봉, 정당 보조금 등으로 의원 한 명당 사용되는 세금은 매년 7억원. 4년이면 8000억원이 넘는다. 국민의 혈세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투표권 행사가 중요하다.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 스마트폰으로 정치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내 정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은 어딘지 알고 싶다면? 핑코리아 지난 25일, 나의 정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을 찾는 앱   핑코리아가 공개됐다. 핵심 기능은 앱 이용자와 정당·정치인 간의 궁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와 특정 정당의 일치도를 백분율로 나타내거나, 앱 이용자의 성향과 정당의 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획자 서정규(27)씨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해외의 온라인 투표 가이드 서비스(VAA, Voter Advisory Ap plication) 사례 연구와 학계의 자문을 토대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핑코리아는 풀뿌리 정치 벤처 와글이 인큐베이팅한 팀으로, 20대 개발자 두 명이 만든 앱이다. 정치 무관심층도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치 성향 테스트가 아닌, 정책 중심 설문을 구성한 것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정부 차원의 발언과 조치를 자제한다’,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한다’ 2가지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질문

사회적기업, 성공이나 수익보다 ‘소셜 미션’에 집중하라

英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 세실리아 크로슬리 대표 “예쁘고 멋진 새 제품을 자선 목적으로 살 순 없을까요? 더구나 아이가 쓰는 물건이라면요.” 영국의 사회적기업가 세실리아 크로슬리(Cecilia Crossley·37·사진) 대표가 유기농 아동복 브랜드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를 창업한 이유다. 영유아복, 아동용품을 판매하는 이곳의 수익금 전액은 국제 아동복지기관인 ‘SOS 어린이마을’에 기부된다. 지난 4년간 지원한 아이들은 1000여명. 오로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다. 2013년에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톱(TOP) 25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한 영국문화원 초청으로 방한한 세실리아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스토리’라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사회적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다른 경쟁사들과 싸울 수 있을까요. 아주 간단해요. 기업의 사회적인 가치(social mission)가 고객의 감정을 자극해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거죠. 결국은 ‘스토리’입니다.” 윤리적 소비 제품은 대개 고가 상품이 많지만,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 제품은 다르다. 평균 가격대가 20파운드(한화 약 3만~4만원) 정도로, 타 유기농 아동복 브랜드와 비슷하다. 어떻게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비밀은 ‘고정비 절감’에 있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이 없다. 전자상거래로 제품을 판매하며, 유통 마진을 줄였다. 직원 고용도 프로젝트 단위 계약이다. 창업한 지 5년째지만, 1인 기업을 고수한다. 대표가 기본적인 회계, 영업, 마케팅 등 기업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한다. 디자인은 새로운 제품 라인을 출시할 때,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진행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전략이다. 세실리아 대표는 “영국의 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의 경우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사업)’을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방임국가”… 보다 못한 엄마들이 나섰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前 하늘소풍)’ 엄마 3인 인터뷰 “세 분은 자주 만나시나봐요.” 명함을 꺼내며 건넨 기자의 첫마디에 박은영(47)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는 자주 안 만나는 게 좋죠. 사건 있을 때 만나니깐. 웬만하면 수다나 떠는 카페로 만들자 그랬는데.” 박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동 학대 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천안에서 중학생 여아를 친부가 목검으로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어요. 집에서 도망쳤다가 경찰이 잡았는데. 경찰은 문제아가 단순 가출한 것으로 생각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대요. 근데 여자애를 목검으로 6시간 동안 팬 거예요. 남동생이 둘 있는데, 누나가 저렇게 맞다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아빠는 딸이 자기를 남자로 생각해서 훈육한 것이라고 말했대요. 자기 잘못 덮으려고 이상한 애로 만들어버린 거죠. 공판 결과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아동 학대가 아니래요. 15세는 아동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6년 형량 받았어요. 알고 보니 이 아빠가 두 번 이혼을 하고 세 번째 동거녀랑 같이 살고 있었대요. 애는 계모한테 구박받기 싫어서 집을 나간 건데, 아빠는 딸을 문제아로, 이상한 아이로 만들어버렸어요. 가슴에 콕 박힌 사건이에요.” 박씨는 입을 열 때마다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아동 학대 사건까지 줄줄 꿰고 있었다. 이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의 고문인 공혜정(47)씨, 김희주(38)씨가 인터뷰에 합류했다. “공 선생님은 이 인터뷰 때문에 창원에서 올라오셨어요.” 공씨는 경남 창원, 박씨는 수원, 김씨는 인천에 거주하는 엄마들이다. ―아동 학대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심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공혜정=14일에 ‘너는 착한 아이’라는 아동 학대 관련

[Cover Story] “남 돕기 위해 創業 내가 손해 보니 회사는 더 잘되더라”

美 종합건축회사 ‘팀하스’ 하형록 회장“직원들에게 비영리단체 ‘이사’ 되라고 권해… 봉사활동 원하면 유급 휴가도 줘” 서른 살의 한 남자는 뉴욕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의식을 잃었다. 병명은 심실빈맥. 심장이 불시에 빨리 뛰어 죽을 수 있는 병이다. 의사는 살아날 확률이 25%라고 말했다. 심장병 환자의 절반은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다 죽고, 남은 절반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감염 후유증으로 죽는다.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도 평균 수명이 10년 남짓. 그는 5개월을 기다린 후 얻은 심장이식수술 기회를 옆 병실 환자에게 양보했다. 한 달 뒤, 알코올중독 병력이 있는 40대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리고 6년 뒤 또 한 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기적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은 미국의 종합건축회사 ‘팀하스(Timhaahs)’의 하형록(58·사진) 회장. 건축가 최고의 명예직이자, 미국의 건축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국립건축과학원(National Institute Of Building Science, NIBS)의 이사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심장이식 수술 후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는 기업 철학을 가진 회사를 창업, 20년간 키워낸 삶을 담은 책 ‘P31(두란노)’을 지난해 펴내 종교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정직’과 ‘희생’을 기업의 핵심 가치라고 말하는 하 회장을 만났다.   ◇”내 것을 희생할 때, 비즈니스도 잘됩니다” ―대개 죽음 문턱에 갔다온 사람들은 ‘내려놓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심장이식 수술 후 아예 회사를 새롭게 창업하셨는데, 어떤 마음이었습니까.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부산

국내 홈쇼핑 12조 시장… TOP 4의 ‘방송 기부’ 성적표는?

채널 통해 사회적기업·중소기업 판로 지원 GS·현대·롯데·CJ 홈쇼핑社 ‘방송 기부’ 분석 정부, 5년마다 재승인 심사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들 생존 결정할 수도 CSR부서 중심으로 기업 발굴·프로그램 기획… 방송 시간대·빈도는 주 1~2회부터 고정 편성 등 기업 따라 천차만별 12조1000억원. 예상되는 올해 홈쇼핑 시장 규모다(대한상공회의소 추정치). 업체별 순위 싸움도 치열하다. ‘업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매출액, 취급액, 영업이익 등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TV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을 이용한 사회공헌 성적표는 어떨까. 더나은미래는 국내 TOP 4 홈쇼핑 업체의 ‘방송 기부’ 현황을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단순 모금 방송에서 판로 지원까지, 홈쇼핑 업체 방송 기부 변천사 국내 홈쇼핑의 역사는 약 20년 전인 1995년 한국홈쇼핑(現 GS샵)과 39쇼핑(現 CJ오쇼핑)이 개국하며 시작됐다. 2001년에는 롯데홈쇼핑의 전신인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나란히 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홈쇼핑 업체의 ‘방송 기부’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첫 스타트는 CJ오쇼핑이 끊었다. 2003년 ‘사랑 나눔 대바자회’와 손잡고 결식 아동 돕기 도시락 판매를 시작한 것. 도시락이 판매될 때마다 1000원씩 매칭해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듬해 ‘사랑을 주문하세요’라는 정규 프로그램(토요일 저녁 5시 방송)으로 편성, 13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GS샵은 2006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희귀 난치병 아동의 사연을 전하고 ARS 모금을 하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1년까지 131명의 아이들에게 11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현대홈쇼핑은 2009년부터 ‘행복나눔기금’ 적립을 위한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조성한 기금은 총 11억원. 롯데홈쇼핑은 2014년 9월부터 매월 하루를 ‘천사데이’로 지정해 당일 판매된 상품의

“결혼 이주 여성이라면 모국어 살린 통역사 어때요?”

소셜벤처 ‘온아시아’의 도전 이상선(37)씨는 열한 살 아이의 엄마이자, 중국이 고향인 결혼 이주 여성이다. 10여년 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서울에 터를 잡은 후 5년은 ‘육아’에 올인했다. “애가 좀 자라서 취직하려고 보니 나이가 30대 중반이더라고요. 회사는 20대를 선호하고 애 키우느라 4~5년 쉬고 나니 일할 곳이 없더라고요.” 결혼 이주 여성이자 경력 단절 여성. 이씨는 두 가지 편견과 싸워야 했다. ‘뭐라도 배워보자’는 생각에 각종 센터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죄다 받았다. 회계, 세무, 컴퓨터, 의료 통역 이렇게 4년의 시간만 흘렀다. 이씨가 ‘전문 통번역사’로서 사회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작년. 결혼 이주 여성 전문 통번역사를 배출하는 소셜벤처 ‘온아시아‘를 만나면서다. 이제 이씨는 온아시아를 통해 통번역 일을 맡으면서, 중국어 전문 통번역사로서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결혼 이주 여성분들 상당수가 아이를 키우느라, 정기적으로 출근하는 것이 어려워요. 본인들도 부담스러워하고요. 더구나 이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기도 어렵습니다. 이분들의 강점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아시아 언어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도 있었고요. 낮에는 아이를 보고, 밤에는 번역일을 할 수 있잖아요? 2~3일 정도 단기 통역도 가능하거든요. 이분들 입장에서는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것이 ‘일’과 ‘가정’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있는 길이겠다 싶었어요.” 온아시아 이현선(31) 대표가 ‘결혼 이주 여성 전문 통역사’ 모델을 생각해낸 이유다. 이 대표는 경력 8년의 전문 통역사. 북경어언대 번역학과, 한국외대 일반대학원 중어중문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대학원 재학 당시, 삼성 계열사에서 통번역 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