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생물다양성에 투자하라”… 국내외 임팩트투자 전문가들의 조언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24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적 전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24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적 전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박쥐는 한 마리당 평균 2.67종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열대지방에서만 서식하던 박쥐들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온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중국 남부로 박쥐가 서식지를 옮기면서 100여종의 바이러스도 함께 유입됐고, 그 중 하나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 전염된 거죠. 기후변화가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현 시점에서 필요한 건 ‘생태백신’입니다.”

24일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 호텔&네이처에서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생태백신’이 팬데믹 방지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인류가 생태계를 복원하지 않으면 당장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면서 다른 생명체와 자연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4일 글로벌 임팩트투자자 모임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가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호텔&네이처에서 열렸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임팩트투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
24일 글로벌 임팩트투자자 모임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가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호텔&네이처에서 열렸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임팩트투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무대에 올라 생물다양성과 임팩트투자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임팩트투자를 불교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론에 참여한 제드 에머슨 티드먼어드바이저(Tidemann Advisors) 임팩트투자 글로벌리더, 애니 첸 RS그룹 회장, 얼네스트 엥 퉁린콕옌(Tung Lin Kok Yuen) 대표는 단순성, 연기(緣起·모든 현상은 인연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등 불교에서 등장하는 개념을 어떻게 임팩트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얼네스트 엥 대표는 “투자 시스템을 바꾸는 게 어렵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믿고, 어디에 의존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초월적인 차원에서 자본과 시간을 어떻게 투자에 활용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이 24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이 24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The Era of Climate Change and Food Crisis – What Future Will We Create?)’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남 소장은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곡물생산량은 3~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러한 식량위기를 막기 위한 친환경 농업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가축분뇨를 비료로 전환해 작물재배에 활용하는 ‘순환농업’부터 숲과 농업의 공존을 고려하는 ‘혼농임업(agroforestry)’까지 농업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남 소장은 “농업과 축산업에서는 메탄·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농축산업 투자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세션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스타트업들이 각자 사업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약 20분간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성과 등을 설명했다. ▲만나씨아(MANNA CEA·지속가능한 수경재배 기술인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를 활용해 스마트팜을 구축) ▲AD(Aqua Development·모듈 플랫폼을 개발해 친환경적인 새우 양식 환경 조성) ▲리카본(Recarbon·연소과정 없이 온실가스를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플라즈마 탄소전환장치(PCCU) 개발) 등이 참여했다. 전태병 만나씨아 공동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 참여하게 됐는데,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체감했다”며 “일반 농가들의 부담을 줄이는 친환경 농업 시스템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안 먼로 에토캐피탈 대표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최근 기후데이터 업체와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친기후 투자 연합체'(Climate+Positive Investing Alliance)를 만들었다"면서 "이곳에서 스코프 측정 관련해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이안 먼로 에토캐피탈 대표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최근 기후데이터 업체와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친기후 투자 연합체'(Climate+Positive Investing Alliance)를 만들었다”면서 “이곳에서 스코프 측정 관련해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이어진 세션에서는 이안 먼로 에토캐피탈 대표가 ‘친(親)기후 투자’ 관련해 발표에 나섰다. 먼로 대표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작은 농가에서 나고 자랐는데, 오래된 가뭄으로 큰 산불이 나서 친척, 이웃들이 집을 잃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걸 느껴 임팩트투자의 길에 들게 됐다”고 말했다.

먼로 대표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정확한 측정을 강조하면서 스코프(Scope) 1·2·3을 다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스코프1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 스코프2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의미한다. 스코프3은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탄소배출량을 의미한다. 먼로 대표는 “미국의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스코프1과 2로 정량화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량은 많지 않지만, 스코프3까지 측정하게 되면 배출량은 6배가량 많아진다”면서 “스코프3까지 측정해 정확한 ESG 리스크를 스크리닝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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