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그린워싱 기업 가려내려면… 의무화된 공시 기준 필요해”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한국의 주요 기업 1200여곳 중 4분의 1은 환경 데이터를 공시하지 않습니다. 공개 기업도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는 데이터만 공시하는 데 그칩니다. 자산운용사, 투자자가 기업 투자를 결정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입니다. 정부가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정립하고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피투자기업에 정확한 ESG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하죠.”

25일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는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호텔&네이처에서 열린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모임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에서 임팩트투자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25일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패널 토론 참석자들이 ‘ESG투자와 그린워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유지니아 고 스탠다드차타드 지속가능금융 부문 대표,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 /D3쥬빌리파트너스
25일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패널 토론 참석자들이 ‘ESG투자와 그린워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유지니아 고 스탠다드차타드 지속가능금융 부문 대표,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 /D3쥬빌리파트너스

행사 이튿날을 맞아 참석자들은 생태계 시스템 전환과 그린워싱에 대한 강연과 워크숍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기관 임팩트 투자자들이 ESG투자와 그린워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에는 유지니아 고 스탠다드차타드 지속가능금융 부문 대표,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가 참여했다.

고은해 이사는 “그린워싱 기업들은 실체가 없는 데이터로 불편한 현실을 덮기도 한다”면서 “의무화된 공시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펠르랭 대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데이터 자체를 의심하라”면서 “ESG 요소 중 환경뿐 아니라 사회와 거버넌스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고 대표는 “지속가능을 테마로 한 펀드라고 해도 100% 친환경 펀드가 아닌 석유화학 산업 혹은 패스트푸드 기업이 일부 포함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명확한 기준선을 정해놓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개인 자산으로 임팩트투자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언수 리는 “자원의 재배분이 필요하고, 배분된 자원은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에 우선으로 제공돼야 한다”면서 “겸손을 핵심으로 하는 불교경제학 사상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약자들을 돕는 데 자본을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둘째 날인 25일 조 수에 SIMFO 대표가 ‘시스템 변화와 투자자의 행동’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섰다. /D3쥬빌리파트너스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둘째 날인 25일 조 수에 SIMFO 대표가 ‘시스템 변화와 투자자의 행동’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섰다. /D3쥬빌리파트너스

이어 조 수에 SIMFO 대표는 ‘시스템 변화와 투자자의 행동’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워크숍을 진행했다. 수에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당사자들 모두와 협업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운영시스템을 4단계로 구분했다. 1.0단계는 권위주의 중심 세계, 2.0단계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효율성 중심 세계, 3.0단계는 고객·이해관계자 중심 세계, 4.0단계는 생태계 중심 세계다. 수에 대표는 “이제 인류는 3.0단계를 넘어 4.0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생태계를 중심에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세워 협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하다고 했다. “암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투자자들은 암 치료에 자본을 투입하죠. 하지만 더 근원적으로 암의 발병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암 환자의 10~19%는 석유화학 등 해로운 환경물질에 노출됐던 사람들입니다.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헬스케어산업, 정부, NGO, 금융기관 등 각각의 이해당사자 집단 대표들은 커뮤니티를 구성해 이러한 문제 해결방안을 고안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해 이해당사자들을 개입시키는 과정 자체가 매우 유의미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이어 수에 대표는 행사 참여자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다. 테이블마다 현재 당면한 문제 중 어떤 시스템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 시스템이 왜 건강하지 않은지, 어떤 문제를 유발하는지, 해결방안은 무엇이고 어떤 이해당사자들과 협업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고 정리해 간단하게 발표했다. 개인 자산가가 어떻게 생태계와 임팩트투자를 구축할 수 있는지, 착취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원주민 문화를 존중할 것인지 등이 논의됐다.

켈빈 츄 실버스트랜드 대표가 25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 생물다양성 보존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켈빈 츄 실버스트랜드 대표가 25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 생물다양성 보존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캘빈 츄 실버스트랜드 대표는 ▲그라운드업아시아(GroundUp Asia·인도, 네팔 지역의 풀뿌리 조직들과 협업해 생물다양성 보존) ▲아치리프(ArchiREEF·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인공 산호초를 제작해 해양 생물의 서식지 마련) ▲토라자멜로(TORAJAMELO·인도 지역사회 여성들이 만든 친환경 패션·홈데코 상품 판매) 등 생물다양성 관련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행사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사업 모델, 회사 미션 등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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