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수)

[ESG 리포트] 한화그룹,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 선두 기업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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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국내외 기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ESG 경영을 통해 잠재 리스크를 파악하는 동시에 재무 지표를 뛰어넘는 무형 자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기업들은 ESG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자료를 쏟아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ESG 경영은 단기 성과를 낼 수 없는 장기전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기업별로 쏟아내는 ESG 이슈를 중간 점검하기 위해 국내 주요 그룹사 10곳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서울 중구 한화 본사 전경. /한화 제공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1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한화그룹은 7개 상장사 중 6개사가 통합 ‘A등급’을 받았다. 이번 KCGS의 ESG 평가는 상장법인 76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A등급은 상위 24.2%에 해당한다. 한화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이 A등급 기업 목록에 포함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 경영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을 화두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이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글로벌 수준의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화는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탄소제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태양광 사업, 그린수소 에너지솔루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개발 등 환경을 위한 혁신 사업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한화그룹 2021년 ESG 등급 현황

한화그룹 금융사 ‘탈석탄 금융 선언’

한화그룹은 향후 5년 내 그린수소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30년 동안 축적한 CA 전해 기술을 보유한 한화솔루션은 그린수소 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통해 친환경 사업의 자금도 마련했다. 2000억원을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의 저장·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확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합병 등에도 자원을 적극 투입한다. 최근에는 약 30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한국가스기술공사와 강원 평창에 그린수소 실증 생산단지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사회에서 “친환경 제품과 솔루션 개발을 통해 글로벌 지속 가능성 제고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선제 투자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열분해한 뒤 석유화학제품의 원재료인 납사(나프타)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석유 같은 화석원료 대신 미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7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소다. 발전용량은 50MW다. 연간 40만MWh의 전력을 생산해 충남지역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한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스페인 등지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스마트 에너지 관리 솔루션과 발전소 운영·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국, 호주, 스페인에서는 전력 리테일 사업도 운영 중이다.

글로벌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은 연간 총 9.6GW의 셀 생산능력과 11.3GW의 모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 화력발전소 1기의 설비용량이 1GW 내외인 것을 고려할 때 매년 약 10기의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생산규모다. 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소재의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결합해 판매하는 고부가 가치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한국 재생에너지 기업 중 최초로 국내 사업장의 RE100을 선언했다.

한화그룹 6개 금융사는 ‘탈석탄 금융 선언’을 지지한다. 한화금융 계열사들은 석탄화력발전 감축을 위해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기 ▲특수목적회사(SPC)에서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 인수하지 않기 ▲일반채권이라도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용도로 사용될 경우 해당 채권을 인수하지 않기 등 원칙을 지키기로 했다. 한화투자자증권은 향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ESG 투자 기반 마련과 상품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한화그룹 지분 구조

경영기획실 해체, 이사회 권한은 강화

한화그룹 7개사는 올해 KCGS ESG 평가 사회 부문에서 모두 A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한화그룹은 2007년 한화사회봉사단을 창단,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한 한화사이언스챌린지는 미래의 노벨상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청소년 과학영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매년 1000명 이상의 과학 영재가 참여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10년째 ‘한화 해피션샤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섬마을, 복지기관 등 에너지가 꼭 필요한 곳에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 설비를 공급한다.

지배구조면에서는 그룹차원의 ESG 활동 강화를 위해 지난 5월 ‘한화그룹 ESG 위원회’를 설립했다. 각 상장 계열사에도 ESG 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했다. 이 ESG 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위원장도 사외이사가 맡게 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 ESG 위원회는 ESG 경영 관련 최고 심의 기구로서 환경과 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과 주주 가치, 지배구조 등 ESG 모든 분야의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목표를 심의한다. 또한 모든 상장 계열사는 ESG 세부 활동과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지난 2018년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본격화됐다. 동시에 그룹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기획실을 해체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한화가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최소한의 그룹 대표 기능을 수행할 것을 권고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며 자문 역할도 맡는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현재 10개 계열사 40여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외부 영입인사다. 한화 출신 사외이사는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지속적으로 합류하고 있으며, 여성과 외국인도 사외이사로 기용했다.

매년 진행되는 대표이사와 임원 인사 시스템에서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승연 회장은 대주주로서 대표이사 추천권을 행사하고 있을 뿐이며, CEO 선임이나 임원 인사는 각 기업 이사회와 대표이사가 주관해 실시한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독립적, 자율적인 인사 시스템 덕분에 사업 계획을 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으며, 경영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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