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 퇴직연금 사외적립 전면 의무화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하고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기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9일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11월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지난 2월 6일 노사정이 합의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공동선언’을 구체화한 것이다.

퇴직연금은 2005년 도입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말 적립금이 501조4000억 원에 달했다. 연간 수익률도 6.47%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최근 10년간 26.5% 수준이고, 노동자 가입률도 53% 안팎에서 정체된 상태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10.6%에 불과하다.

퇴직금 체불 문제도 여전하다. 지난해 전체 임금체불액 중 퇴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1.1%(8229억 원)에 달했다. 기업이 퇴직금을 사내에 적립하다가 경영난 등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사외적립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업장 규모별로 3단계에 걸쳐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우선 2028년 1월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고, 2029년 1월에는 10~99인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2030년 1월부터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의무화한다.

다만 의무화 시행 이전의 근속기간까지 소급 적용하지는 않는다. 각 사업장의 의무화 시행 시점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사외적립 의무를 적용한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이 의무화 시점보다 먼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부담금의 10%를 지원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이 퇴직연금을 새로 도입하는 경우 경영자금 융자금리의 2%포인트(p)를 지원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조기 도입 사업장 재정지원 60억원과 경영자금 융자비용 지원 62억 원 등 총 122억 원을 반영했다.

의무화 시행 이후에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에 자동 가입하도록 한다.

다만 다른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할 경우 일정 기간 내 탈퇴할 수 있으며, 퇴직연금 도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에는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정부는 노사정 합의에 따라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도 활성화한다. 현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미 운영 중인 푸른씨앗에 더해 민간 금융회사 등도 참여할 수 있게 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익률을 높인다는 취지다. 금융회사 등이 수탁법인을 설립해 여러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공동 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직접 투자할 금융상품을 선택하지만, 기금형은 전문기관이 가입자를 대신해 퇴직연금을 운용한다. 이때 투자로 발생한 수익이나 손실은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정부는 전문기관이 여러 가입자의 적립금을 모아 운용하면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보다 전문성과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금형은 운영 주체에 따라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금윤호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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