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 개정안 농해수위 통과…법사위·본회의 심사 남아
대학동물병원·수의사회·기업, 의료비·사료·용품 지원 협약
국가를 위해 일한 봉사견의 은퇴 이후를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이 최종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 1년이 걸리는 만큼, 대학동물병원과 수의사회, 기업들이 제도 공백을 메우기 위한 민간 지원망 구축에 나섰다.
사단법인 지속가능발전연구소 마침표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봉사동물 입법 촉진 및 지원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회정책포럼’을 열었다. 포럼에는 은퇴 봉사동물을 입양한 핸들러와 교관, 정부 부처, 수의계,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봉사동물은 군견과 경찰견, 소방견, 검역탐지견 등 국가기관에서 수색·구조·탐지 임무를 수행하는 동물을 말한다.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국가가 건강과 이력을 관리하지만, 은퇴 후 민간에 입양되면 치료와 돌봄에 드는 비용 대부분을 입양자가 부담해야 한다. 고령이거나 임무 수행 과정에서 부상과 질환을 얻은 경우가 적지 않아 입양 이후의 부담도 크다.
현재 국회에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헌승·한정애·복기왕·김예지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가봉사동물 관련 법안은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회 대안으로 통합 의결됐다.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법안에는 은퇴한 봉사동물을 입양한 사람에게 사료비와 치료비 등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담겼다. 국가봉사동물의 관리와 입양 지원 등을 담당할 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다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지원이 즉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입법 절차가 마무리돼도 실제 제도가 작동하는 시점은 2027년 말이 될 수 있다. 예산 확보와 지원 대상·범위 설정, 전담시설 운영 기준을 구체화하는 하위 법령 마련도 필요하다.
마침표에 따르면 현재 임무를 수행 중인 국가봉사견은 약 1106마리이며, 매년 약 150마리가 은퇴한다. 하지만 은퇴 후 일반 가정에 입양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입양되지 못한 봉사견은 기존 훈련기관이나 보호시설 등에 남아 여생을 보내야 한다. 마침표는 치료비 부담과 은퇴 이후의 체계적인 사후관리 부족을 입양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법 시행 전까지 발생할 공백을 민간 협력으로 보완하기 위한 지원 협약도 체결됐다. 전국대학동물병원장협의회 소속 수의과대학 동물병원들은 입양된 은퇴 봉사동물의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수의사회는 지역 중대형 동물병원의 참여를 확대해 대학병원 중심의 의료 지원을 지역 단위로 넓힐 계획이다.
기업들도 돌봄 비용을 나눠 맡는다. 하림펫푸드와 인터펫코리아, 라함은 은퇴 봉사동물을 입양한 핸들러와 교관에게 사료와 반려동물용품을 지원한다. 법적 지원체계가 가동되기 전 대학과 지역 수의사회, 기업이 각자의 자원을 연결해 의료·먹거리·용품 지원망을 만든 것이다.
포럼에서는 지원이 일회성 후원에 그치지 않으려면 은퇴 전부터 입양과 치료, 재활, 사후관리까지 연결하는 통합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가기관별로 흩어진 봉사동물의 이력과 건강정보를 연계하고, 입양 이후에도 전문적인 상담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침표는 지난해 9월 국회 정책포럼과 봉사동물 사진전을 열어 은퇴 봉사동물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후 국가봉사동물 입법청원 사이트 ‘히어로독’을 개설하고 의료비 지원과 사후관리 법제화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해 왔다. 정부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국을 중심으로 은퇴 봉사동물 입양 지원 예산과 지원시설 설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영 마침표 이사장은 “국가의 임무를 수행할 때는 이력 하나까지 관리되던 생명이 은퇴하는 순간 관리의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며 “그 책임을 핸들러나 교관 개인의 선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돼도 시행까지 1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은 단순히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제도를 준비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며 “의료와 입양, 재활, 사후관리를 아우르는 통합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시행령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