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CEO의 C를 ‘Change’로 바꿉니다. 앞으로 저는 우리회사 변화관리 최고책임자(Change Executive Officer)입니다.”
SK텔레콤 정재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통신(MNO) 사업의 근본을 다지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아 속도전 경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정 CEO는 “과거의 방식을 더 열심히 하는 ‘활동적 타성’으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며 “실패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이 질 테니, 구성원들은 그 안에서 마음껏 도전해 달라”고 말했다.
정 CEO는 SK텔레콤의 궁극적인 목표로 ‘영구히 존속·발전하는 회사’를 제시했다. 그는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려면 근원적으로 탄탄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 기회를 만들고, 미래를 이끌 인재 육성에 힘을 모으자”고 했다.

◇ “통신의 본질은 고객”…’질적 성장’ 전환 추진
정 CEO는 통신 사업의 출발점으로 ‘고객’을 꺼내들었다. 그는 “고객이 곧 업(業)의 본질”이라며 “직접 소통을 통해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품질·보안·안전 등 기본과 원칙을 중심으로 고객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영 지표도 바꾼다. SK텔레콤은 기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ROIC(투하자본이익률)를 핵심 지표로 삼는다. ROIC는 자본 효율성과 가치 창출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중장기 경쟁력과 투자 우선순위를 보다 명확히 보여준다.
정 CEO는 이를 두고 “양적 성장이 아니라, 자본을 얼마나 내실 있게 썼는지를 따지는 ‘실질 생산성’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AI 데이터센터 경쟁력·고부가가치 설루션 확대 주문
미래 성장 축인 AI 사업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했다. 정 CEO는 “그동안 다양한 실험과 인큐베이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유·무형 자산을 확보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글로벌 빅테크의 속도에 맞춰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솔루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제조 AI, 독자 AI 모델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전환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AI 전환(AX)에 대해서는 “특정 조직의 과제가 아니라 전 구성원이 참여해야 할 생존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위해 ▲전사 AI 툴 활용 지원 ▲업무용 AI 개발 프로세스 정립 ▲아이디어 교류를 위한 AX 대시보드 구축 등을 추진한다.
◇ “진취적 역량·단단한 내면 갖추자”
조직문화의 키워드는 ‘역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이다. 구성원은 변화를 통해 성장하고, 회사는 실패를 감당하는 안전망이 되겠다는 의미다.
정 CEO는 “다시 뛰는 SKT가 되기 위해서는 진취적 역량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이 필요하다”며 “이를 함께 실현하는 드림팀이 되자”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목민심서’의 구절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를 인용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근본은 성의 있게 듣는 데 있다”는 뜻이다. 정 CEO는 “겸손과 존중의 자세로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