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란다] 누구나 잘하고 싶다

장서정 자란다 대표
장서정 자란다 대표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도 운영하시다니, 힘들지 않으세요?”

자란다 창업 이후 흔히 듣는 말 중 하나다. 육아와 창업, 그리고 몇 십명의 인사를 책임지는 대표 역할까지 하느라 고단하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사람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적인 작업을 하려는 충동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물학적인 행동이다. 런던경영대학원의 댄 케이블 조직행동학 교수는 ‘탐색시스템’이라는 뇌의 일부 기능이 작동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충동을 따를 때 우리는 동기부여와 즐거움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생성되고, 배우고 탐색하는 활동에 더욱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케이블 교수는 탐색, 실험, 학습의 프로세스를 갖춘 조직 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며 더 즐겁게 일하게 된다고 정의했다.

6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겪으면서 탐색, 실험, 학습이라는 조직의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체감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감정적, 물리적 수업료를 내며 위와 같은 조직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먼저 리더가 가져야 할 태도, 마음가짐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가장 첫 번째 태도는 회사 구성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헤쳐나가는 힘을 키우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가졌을 때 그 강점을 발휘하려는 욕구가 충만해지고 능동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한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본 후에야 한발 물러서서 구성원 스스로 업무와 목표를 탐색하고 결정하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시의적절한 피드백이다. 마냥 기다리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지켜보기만 했을 때, 일부 구성원은 의욕을 잃고 업무효율도 떨어졌다. 당시엔 무척 혼란스러웠다. ‘아니,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라며!’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할 때 다른 이의 피드백을 받으면 더 민첩하게 개선되고, 자신이 지지받고 있다는 유대감을 느끼면서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놓치지 않고 해야 할 커뮤니케이션은 평가가 아니라 피드백이라는 것도.

마지막은 존중과 신뢰다. 직원이 더 잘하고 싶어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주는 자세다. 물론 존중이 무조건 승인하고 마음대로 결정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구성원이 의견을 낼 때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낸 의견이라는 관점으로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완성도가 부족한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리더가 그 앞에서 실망하거나 냉정한 모습을 바로 보이는 일은 줄어든다.

회사의 구성원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기다리고, 중간에 피드백을 하고, 또 존중과 신뢰의 마음으로 그를 대하는 것. 이것은 사실 아이를 키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아이가 스스로 배우며 성장하듯, 어른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한다. 아이의 잘하고 싶은 마음을 지켜주며 조력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듯 회사 구성원 개개인의 잘하고 싶은 마음을 존중하며 탐색, 실험, 학습을 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만드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 아닐까. 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동일한 역할이라 마침 잘됐다는 쪽이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과 좋은 경영자가 되는 방법이 어차피 비슷하기에.

다만 육아가 체력전이듯 경영도 체력전이라 위 언급한 세 가지 태도가 누적된 피로로 인해 사라지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와 리더들이 충분한 잠과 영양, 그리고 본인만의 휴식을 갖길 바랄 뿐이다.

장서정 자란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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