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찾는 임팩트 기업의 조건은 무엇인가[AVPN 2026] 

위험 판단·조직 구축·재무 규율이 성장 좌우 
투자 후 경영 지원하고 지분·대출 혼합 전략 활용해야

임팩트 기업이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에 성공하려면 창업자의 적절한 위험 감수 능력과 탄탄한 조직 구축 역량,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과 재무 규율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7일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열린 ‘AVPN 글로벌 콘퍼런스 2026’의 ‘발굴, 선택, 확장: 실무에서의 임팩트와 수익 조정’ 세션에서는 임팩트 투자자가 기업을 발굴·선정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기준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산딥 아네자(Sandeep Aneja) 카이젠베스트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좋은 창업자와 위대한 창업자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으로 ‘위험 판단 능력’을 꼽았다. 그는 “25년간 투자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적절한 시점에 알맞은 규모의 위험을 감수하는 역량”이라며 “표면적인 평가 지표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투자 의사결정에서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창업가가 가진 ‘사회적 의도’ 역시 중요한 평가 잣대다. 다만 교육인원이나 수강생 수 같은 외형적 성과보다 사업이 이용자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켰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네자 매니징파트너는 “영어교육 기업이라면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됐는지, 그것이 본인과 가족의 삶을 바꿨는지를 봐야 한다”며 “결과뿐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려는 의도와 기업가가 과거에 내린 선택을 함께 평가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열정과 사업을 확장하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업장 한 곳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창업자가 같은 모델을 10곳, 100곳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창업자가 유능한 공동창업자와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창업자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조직을 만들 수 있는지를 살핀다. 

아네자 매니징파트너는 한 젊은 창업자에게 공동창업자를 영입할 역량부터 증명하라고 요구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한 사람도 자신의 비전에 동참하도록 설득하지 못한다면 투자자에게 회사를 설득하기도 어렵다”며 “확장 역량은 처음부터 완성돼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산딥 파리아스(Sandeep Farias) 엘레바 에쿼티(Elevar Equity)·에픽월드(Epic World) 창립자 겸 매니징디렉터도 기업 확장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로 조직 구축을 꼽았다. 엘레바 에쿼티는 기업의 성장 과정을 ▲단위경제성과 사업모델의 반복 가능성 입증 ▲확장을 감당할 조직 구축 ▲사업 규모 확대 ▲투자성과와 회수 가능성 확보 등 네 단계로 나눠 평가한다.  

파리아스 매니징디렉터는 “각 단계에는 대략 12~18개월이 걸리는데, 의외로 가장 어려운 것은 사업모델을 처음 증명하는 단계가 아니라 조직 플랫폼을 만드는 단계”라며 “최고경영자를 잘못 선임하면 다시 채용하고 적응시키는 데만 9개월 이상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업 확장 돕는 ‘동행 자본’과 혼합금융  

나아가 투자자의 역할이 단순한 자금 공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임팩트 기업이 규모를 키우려면 후속 투자 유치와 인수합병, 경영진 영입, 임팩트 측정, 제품 개발, ESG 체계 구축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간디 마타(Sugandhi Matta) 테마섹트러스트자산운용(ABC Impact) 최고임팩트책임자는 임팩트 투자를 ‘결혼’에 비유했다. 투자 이후 통상 4~5년, 길게는 6~7년 동안 기업과 함께하기 때문에 투자계약 체결은 끝이 아니라 성장 과정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마타 최고임팩트책임자는 “투자 초기에는 비즈니스가 지역사회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통해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그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제품 고도화와 임팩트 마케팅을 돕고 테마섹 같은 거대한 파트너십 생태계를 연결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실질적인 확장을 돕기 위한 구체적 금융 방법론으로는 주식 투자와 더불어 ‘대출’을 활용하는 혼합 전략이 제시됐다.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는 임팩트 기업의 특성상 고성장에 대한 압박을 수반하는 주식 투자가 항상 최적의 솔루션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네자 파트너는 “모든 임팩트 기업이 연 25~30%의 폭발적 성장이라는 지분 투자자의 잣대를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속 가능한 속도로 성장하려는 기업에게는 10~15%의 이자를 감당하는 대출 구조가 더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출은 다달이 원리금을 갚아야 하므로 경영진에게 재무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며 “막연한 지분 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정직한 거버넌스 도구로서 기업의 재무 규율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인도 뉴델리=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댓글 작성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