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지나갔지만 위험은 여전…네팔 긴급구호 나선 한국 NGO

재난 닷새째 2500여 명 실종…추가 홍수 위험 속 수색 계속
세이브더칠드런·초록우산·굿네이버스 등 긴급구호…네이버·카카오 모금도 이어져

지난 26일 네팔 북부를 덮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사망자가 78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구호·모금단체들도 피해 주민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재난 발생 닷새째에도 2500여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데다 추가 홍수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식량과 식수, 임시 거처 등 긴급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네팔 당국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3시(현지시간) 기준 사망자는 788명, 실종자는 2502명이다. 실종자 가운데는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9명도 포함됐다.

지난 26일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네팔 당국의 30일 오후 3시(현지시간) 집계 기준 788명이 숨지고 2502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홍수가 지나간 누와코트 지역. /월드비전

첫 홍수가 지나간 뒤에도 위험은 가시지 않고 있다. 네팔 재난당국은 지난 30일 이번 홍수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 보테코시강의 유량이 다시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보테코시강에서 하류로 이어지는 트리슐리강도 같은 날 다딩 지역에서 평소보다 수위가 약 3m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약 2만1000명의 치안 인력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 27일부터 신속대응팀을 파견했으며, 현재 20명이 현지에서 한국인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 육로 접근과 드론 등을 활용한 수색도 추진 중이다.

릴라 피터스 야히아 유엔 네팔 상주조정관은 지난 28일 “피해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고립된 일부 지역에는 헬기로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색과 구조가 여전히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인프라와 재산 피해도 막대하다. 네팔 도로당국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최소 19개 교량과 도로 약 40㎞가 피해를 보았다. 홍수로 네팔 전체 발전용량의 10% 이상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 정부는 향후 복구와 재건에 약 40억~50억 달러(약 5조5000억~6조90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규모다.

◇ 국내 NGO 긴급구호 착수…시민 모금도 이어져

국내 단체들도 잇따라 긴급구호에 나섰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홍수가 발생한 지난 26일 누와콧 지역 피해 가구 150가구에 긴급구호물품을 우선 배포했다. 앞으로 라수와·누와콧·다딩 지역 1000가구를 대상으로 방수포와 위생키트, 담요, 조리도구, 식수·위생용품 등을 지원한다. 현장 수요에 따라 보건의료와 아동보호, 심리사회적 지원 등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구호단체들은 네팔 홍수 피해 지역에 긴급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임시 주거와 생계·복구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은 세이브더칠드런이 홍수 피해 지역에 전달할 긴급구호물품을 준비하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는 각각 50만 달러(약 6억9000만 원) 규모의 긴급구호에 착수한다. 월드비전은 식량·영양, 임시 주거, 식수·위생 지원을 중심으로 초기 대응을 진행하고 이후 생계 회복과 아동의 학업 복귀를 지원한다. 굿네이버스는 고르카와 누와콧 지역에서 긴급 식량과 식수, 임시 거처를 제공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보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미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일상 회복과 피해 복구를 위해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자체 재원 5000만 원을 우선 투입하고 기업과 개인 모금을 더해 약 3억 원 규모의 지원을 추진한다. 피해 가정에는 긴급 식량과 위생용품, 침낭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해비타트도 1억 원을 우선 지원해 이재민 1000가구에 긴급주거키트를 배포한다. 이후 임시 주거시설과 주택 수리, 재건 지원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시민들의 온라인 모금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해피빈에서는 19개 기관이 네팔 홍수 피해 긴급모금을 진행하고 있으며, 31일 오후 2시까지 3만500여 명이 참여해 약 5억1600만 원이 모였다. 카카오같이가치에서도 관련 모금에 약 4억7800만 원이 모였고, 6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카카오는 ‘네팔에 희망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캠페인을 통해 시민이 응원 메시지를 남길 때마다 1000원을 대신 기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만500여 개의 메시지가 달렸다.

한편, 이번 홍수는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빙하 일부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얼음과 암석이 계곡으로 쏟아져 급류와 토석류를 일으켰고, 트리슐리강 수위는 약 30분 만에 최대 9m가량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빙하 붕괴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히말라야 지역의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빙하와 암반이 불안정해지고 재난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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