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에 날아든 수사의 칼날, 조원태 경영권은 과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배구조가 또다시 회자되고 있다.

우호 세력을 포함한 전체 우호 지율 면에서는 여전히 안정권을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2대 주주의 턱밑 추격과 ‘자사주 편법 활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핵심 우군인 한국산업은행의 지분 회수 가능성 등에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0.42%p 차이…호반그룹의 ‘턱밑 추격’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단독 지분율 구도는 조원태 회장 일가와 2대 주주인 호반그룹 간 격차가 사실상 의미를 잃은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57%인 반면, 매입을 지속해온 호반그룹 측 지율은 20.15%에 달해 양측 간 격차는 0.42%p에 불과하다. 호반그룹은 지난 4년에 걸쳐 호반건설(11.50%) 호반호텔앤리조트(8.34%) 호반산업(0.17%) ㈜호반(0.15%) 등 4개 계열사가 88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다.

호반그룹 측은 ‘단순 투자’이며 경영 참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지분율이 대등해진 만큼 경영권 판도를 흔들 잠재적 위협 요소로 평가받는다.

수사기관과의 악연

팽팽한 지분 싸움 속에서 최근 사법 리스크까지 불거진 가운데 과거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수사는 수 차례 진행됐다.

지난 2018년 5월 검찰은 고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서울남부지검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 남매를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해 수사를 펼쳤고, 한진빌딩 사무실 등 10여 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같은 해 7월에는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 참여연대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당시 노조와 직원연대, 참여연대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기업분할을 통해 대한항공의 상표권을 한진칼에 승계했다”면서 2013년부터 2017년 말까지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1364억여 원을 제3자인 한진칼에 지급해 이익을 얻게 하고, 피해자인 대한항공에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분할 계획서에 따라 상표권을 승계 재산목록에 기재했으며, 해당 분할 계획서는 상법 제530조 7의 1항에 따라 본점에 비치한 바 있다”라고 반박했다.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 출연 의혹…경찰, 강제수사 착수

지난 7일에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한진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의 핵심은 지난해 한진칼이 보유 자사주 44만44주(지분율 0.66%, 약 663억 원 규모)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경위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복지기금으로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킨 뒤 경영권 방어에 부당하게 활용했다는 혐의다. 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진의 법적 책임 논란은 물론, 향후 우부 지분 확보를 위한 자사주 활용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임박함에 따라 최대 캐스팅보터인 산업은행(10.58%)의 행보도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지원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완료되면 산업은행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당 지분의 향방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단숨에 뒤바뀔 수 있다.

다만,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연대는 조 회장 측의 강력한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우호 지분인 델타항공(14.90%)에 더해 최근 일본항공(JAL)이 장기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며 우군으로 합류했다. 산업은행과 델타항공, JAL 등 우호 지분을 모두 합산한 조 회장 측 우호 지율은 46%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우호 지분을 모두 합치면 당장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호반그룹과 지분 격차가 미비한 상황에서 경찰 수사라는 사법 리스크와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변수가 맞물릴 경우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싸움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윤호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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