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압수수색…자사주 복지기금 출연, ‘경영권 방어용’?

경찰이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수사3계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한진칼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5월 27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단체는 한진칼이 지난해 5월 15일 자사주 44만443주(당시 시가 약 663억 원, 지분율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결정을 문제 삼았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는 회사 소유 상태일 때는 의결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될 경우, 별도 법인 소유가 되므로 의결권이 회복되고 수익 배당도 이뤄진다. 이 때문에 회사의 우호지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

고발 당시 해당 시민단체는 한진칼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이 지분을 17.44%에서 18.46%로 확대하자, 조 회장 측이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 자산을 부당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진칼은 ‘구성원들의 생활 안전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상적인 경영 판단 하의 자사주 출연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진그룹은 호반그룹과 사실상 지분경쟁을 벌이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7월 8782억 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율을 20.15%(1345만4674주)까지 올렸다.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20.57%)과 0.4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물론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14.9%), 한국산업은행(10.56%), LX판토스(3.83%) 등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강제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압수수색과 관련해 한진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경찰 수사가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자사주 출연 의사결정 절차, 이사회 논의 내용, 출연 목적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의 핵심은 663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출연이 복지 목적의 경영 행위인지, 경영권 방어를 위한 회사 재산 유용인지 여부다.

한편 일본항공(JAL)이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이유로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직접적인 협약으로 일본항공 지분도 델타항공처럼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일본항공의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량보유(5% 이상) 공시가 나오지 않아 당장 경영권 판도를 뒤흔들 수준은 아닌 소규모 투자로 파악된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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