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 ‘2026 장애문화예술 임팩트 컨퍼런스’
장애예술인 고용 확대 속 기업 참여·직업훈련 체계 필요성 강조
“제 그림을 보면서 사람들이 작은 위로와 희망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는 당당한 작가로 세상과 소통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할 것입니다.”
4일 서울 서초구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2026 장애문화예술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달장애인 작가 최석원 씨가 동물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해 그린 작품을 소개하며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발달장애 예술인의 재능 발굴과 육성, 고용까지 이어지는 장애문화예술 지원 모델을 공유하고, 기업과 협력해 장애예술인의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사회참여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밀알복지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IBK기업은행이 지원했다.
김윤곤 더나은미래 대표이사는 축사에서 “오늘 선보인 연주와 그림 작품은 장애인 예술이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임팩트’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며 “기업과 장애예술인의 진정성 있는 연대야말로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라고 전했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이사도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필수적인 복지라며 장애인 고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음악 분야 ‘브릿지온 앙상블’과 미술 분야 ‘브릿지온 아르떼’를 통해 발달장애 예술인의 공연·전시와 장애인식개선 활동을 한다. 기업에는 장애예술인 고용을 위한 직무 설계부터 채용, 고용 유지까지 지원한다.

재단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음악·미술·체육 지원사업을 통해 약 133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2023년부터는 발달장애 예술인의 기업 고용도 연계한다. 채용 이후 사내외 전시와 홍보물·굿즈 제작 등을 통해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용연계 사업에서 창출된 사회적 가치는 약 33억 원으로 측정됐다.
이번 임팩트 측정을 맡은 정유진 나도기브 대표는 “예술교육은 장애인의 자기표현과 사회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보호자의 돌봄 부담과 자녀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등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실제로 가족에게 돌아가는 가치가 전체 사회적 가치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교육이 공공의 교육·복지 서비스를 보완하고 지역사회에도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짚었다.
◇ 장애예술인 일자리, 채용 전부터 홀로서기까지 함께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발달장애 예술인의 재능을 실제 일자리로 연결한 기업 사례와 고용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이 함께 소개됐다. IBK기업은행은 2023년부터 발달장애 작가 육성 프로젝트 ‘IBK 드림윙즈’를 운영 중이다. 2023년 10명으로 시작해 올해 17명을 지원한다. 지원 지역도 수도권에서 대구·부산·광주·제주 등 전국 6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누적 지원 작가는 59명, 작품 수는 362점이다. 참여 작가에게 1대1 멘토링과 전시, 홍보를 지원하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참여한 42명 중 25명이 취업해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공승권 IBK기업은행 과장은 “잘 그리는 작가를 넘어 자기 작품을 알리고 판매하면서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작가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는 포트폴리오 구성, 작품 가격 책정과 시장 이해, SNS·미디어 활용 역량 강화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고용으로 연결하려면 성인이 된 뒤의 채용보다 앞선 단계부터 예술인의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은경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고용은 성인이 되면 시작할 수 있지만 예술가의 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발견된 재능이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과 경험, 환경을 연결하는 것이 육성”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채용 단계에서만 참여하기보다 재능 발굴부터 교육비와 연습 공간, 멘토링, 공연·프로젝트 경험, 이후 고용까지 전 과정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예술인 고용 수요 확대에 비해 육성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효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북지사장은 최근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장애예술인 고용이 늘면서 좋은 예술인을 확보하려는 경쟁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교육과 직업훈련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공단의 직업훈련 체계에도 문화예술 분야가 부족하고, 현장에서는 2년 단위 계약 갱신이 많아 고용 불안정성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지사장은 “지속가능한 고용을 위해서는 문화예술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체계와 직업훈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별 특성에 맞는 전문 컨설팅과 지역 간 지원 격차 해소, 입직 전부터 고용 이후까지 이어지는 교육 체계도 과제로 꼽았다.
당사자 가족도 지속적으로 기회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브릿지온 아르떼 소속 김기정 작가의 어머니 정경숙 씨는 “처음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하나의 취미로 보일 수 있지만, 꾸준히 교육받고 작품을 만들며 인정받는 과정을 거치면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을 발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사람이 성장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기회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