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55년까지 미국 뉴욕 지하철 역사 95%에 장애인을 위한 승강기나 경사로가 설치된다.
2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은 장애인 권익 단체들과 이 같은 내용으로 합의했다.
앞서 장애인 인권단체들은 MTA를 상대로 엘리베이터·경사로 등 장애인 이동 관련 시설이 부족하다며 소송을 2번 제기한 바 있다. 미국 교통당국이 장애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90년 미국 의회는 장애인 이동과 관련한 법을 제정해 1993년 이후 건설되는 모든 공공건물에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다만 MTA는 연방정부와 협의해 2020년까지 핵심 역사 100곳에만 승강기·경사로 등의 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뉴욕 지하철 대부분이 1904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에 있는 지하철역 472개 가운데 승강기나 경사로가 설치된 역사는 27%(126개)에 불과하다. 특히 맨해튼 외곽은 장애인 이동을 위한 시설이 설치된 지하철역 간의 거리가 10정거장 이상인 경우도 있다. 반면 보스턴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들은 전체 지하철역의 3분의 2 이상이 미국 장애인법을 충족하고 있다.
이에 MTA는 2025년까지 지하철 역사 81곳에 승강기나 경사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2035년까지는 85개 역사에 추가로 시설을 설치한다. 또 2045년과 2055년까지 각각 90개의 지하철역에 승강기와 경사로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존 리버 MTA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인력과 수조 원이 투입되는 승강기·경사로 설치 공사를 반드시 해낼 것”이라면서도 “안정성 등 기술적인 문제로 나머지 5%의 지하철역에는 장애인 이동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지 못한다”고 했다.
MTA에 소송을 제기했던 장애인 권익 단체의 회장인 진 라이언은 “5년간의 소송이 막을 내렸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지하철 이용에 있어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