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식(51)씨는 척수 장애인이다. 첫돌이 되기 전 척추를 다쳐 하지 신경이 마비됐다. 상체 움직임은 자유롭다. 충남 당진 지역에서 장애인볼링협회장으로 활동할 정도다. 5년 전에는 보조기구를 달고 장애인 대리운전을 했을 정도로 운전 실력도 갖췄다. 이처럼 이동에 자유로운 그도 여행만큼은 어려워한다. 지난달 26일 충남 당진에서 만난 정씨는 “휠체어 장애인에게 개인여행은 큰 도전”이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단체관광은 장애인들도 갈 수 있는 곳으로 일정을 짜주고, 턱이 나오면 주변에서 휠체어를 들어 올라가도록 도와주죠. 그런데 혼자 움직이면 하나하나 다 부딪쳐요. 장애인 화장실이 없거나, 출입구 경사로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유명 관광지라고 해도 ‘장애인들이 여기 오겠어?’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가 말하는 장애인 여행은 자유분방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씨는 “일정에 맞춰 다 같이 버스로 움직이면서 정해진 관광지에 가고, 정해진 음식을 먹는다”면서 “언젠가 독도에 꼭 한번 가보고 싶고, 액티비티로 번지점프도 해보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무장애관광’ 유사 용어만 십수개, 어떤 말이 적합할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동 약자를 위한 ‘무장애관광’에 대한 갖가지 콘텐츠를 제작하고 홍보한 지 수년째지만 현실의 반응은 냉랭하다. 단체마다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에 교통약자 편의 시설을 갖춘 관광지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문화체육관광부는 ‘무장애관광지’, 한국관광공사는 ‘열린관광지’, 서울관광재단은 ‘다누림관광지’로 소개하고 있다. 동시에 서울시에서는 ‘유니버설관광시설’로, 보건복지부에서는 ‘BF(Barrier-Free)시설’로 인증하기도 했다. 국내에 알려진 무장애관광의 유사 용어로는 ▲배리어프리 관광(barrier-free tourism) ▲접근 가능한 관광(accessible tourism) ▲유니버설 디자인 관광(universal design tourism)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