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위프렌즈, ‘2024 이주노동자 생명 살리는 자살 예방 국제포럼’ 개최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위프렌즈(구 희망의친구들)이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내달 1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서미화 국회의원과 공동주최로 ‘2024 이주노동자 생명 살리는 자살 예방 국제포럼’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하는 날이다. 위프렌즈는 포럼을 통해 국내 이주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와 자살 예방의 필요성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네팔·스리랑카·캄보디아 대사관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국내 이주노동자 당사자가 ‘한국사회 적응 과정 어려움과 자살 위기’를 발표한다. 이어 이애란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위프렌즈 사무처장, 신은정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본부장, 안병은 수원시자살예방센터장, 옴 플라크틴(Om Plaktin)캄보디아 EMDR 협회장 등 국내외 전문가가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생활상을 통해 당사자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과 자살 위기 환경을 분석한다. 이들은 ▲이주노동자 정신건강 실태 ▲자살 예방 정책 현황 ▲민간 지원활동 경험 나눔 등을 이야기하며 이주노동자 자살 예방 전략 모색에 나선다. 위프렌즈는 체류 외국인이 250만명 시대를 기록하지만, 국내 산업 전반에 필수 인력인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 적응 과정에서 다양한 차별 경험과 노동권, 인권침해 등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프렌즈 관계자는 “더 이상 이주노동자의 자살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민간과 정부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

홈리스월드컵, 국가대표팀 출전 선수 선발한다

서울 2024 홈리스월드컵 조직위원회는 국가대표팀 출전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참가신청서를 받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 2024 홈리스월드컵은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한양대학교 대운동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로 19번째 개최되는 것이며, 그동안 암스테르담, 글래스고, 오슬로, 멕시코시티, 미국의 새크라멘토에서 개최됐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이번 월드컵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전 세계 49개국 64팀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는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은 20개국의 여성팀이 포함되어 있다. 홈리스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는 각 나라에서 정의하는 다양한 범위의 홈리스(Homelessness)다. 대한민국팀은 자립준비청년, 위기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 난민, 이주노동자 등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국가대표팀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참가신청서를 받고 있는 중이다. 홈리스월드컵 선수는 심사를 통한 자격 확정 후 2개월간의 훈련 과정을 받게 된다. 전현직 축구 관계자, 선수 혹은 지도자들의 코칭을 통해 체력과 경기력 향상의 기회를 획득하며 국제대회 운영에 따른 단계별 ‘컵’을 두고 경쟁을 하게 된다. 홈리스월드컵은, 골키퍼 포함 4인의 선수로 구성하며 코트(길이 22m×폭 16m)내에서 벽면까지 활용하는 변형 풋살 형태로서 7분씩의 전후반 경기로 구성되는 경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조직위원회는 전날부터 패스포홈(#passforhome) 챌린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패스포홈 챌린지는 홈리스월드컵을 응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챌린지 첫 주자로 나선 이근호 조직위원장은 다음 주자로 손흥민 선수를 비롯해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가수 션을 지목했다. 챌린지를 이어받은 손흥민 선수는 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서 새로운 시작을

이주노동자 130만명 시대, 인권의 현주소는

한국의 이주노동자는 약 130만 명. 국내 체류 외국인 약 250만 명의 절반을 차지한다. 법무부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의 4%가 체류 외국인이다.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코로나 당시 주춤했다 다시 회복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장에서는 “이주노동자가 감소하는 한국의 생산가능 인구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늘어나는 이주노동자 속 인권의 현주소는 어떨까. 지난 23일, 행복나눔재단은 ‘이주노동자,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권리’를 주제로 SIT(Social Innovators Table)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박민정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기호 서울노동권익센터 팀장,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주요 연사로 참석했고, 이주민 관련 지원 기관 및 비영리단체, 학계 관계자 등 총 90여명이 참석했다. 과연 이주노동자는 내국인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일까.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외국인은 2021년 약 5만5000명에서 2024년 약 16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박민정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분야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이고 교집합의 영역이 적다”면서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생산성 불균형이 지속되고 비수도권은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생산력이 마비되고 있다”라고 했다. 특히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여성 이주노동자의 60%가 제조업·농업 분야인데 경력 단절 여성은 7~10% 수준이다. 이주노동자의 주거 환경은 법적 테두리 밖에 있다.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65%가 사업주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거주하지만, 40.5%가 불법 가건물이나 임시 숙소다. 농어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의 주거 환경은 더 열악하다. 2021년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농어업 이주노동자

21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에서 ‘이주, 비즈니스와 인권’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국내 기업인 40여명과 국제이주기구(IOM), IHRB, 유럽상공회의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IOM
“韓 기업들, 글로벌 공급망 내 이주노동자 인권 보장해야”

IOM ‘이주, 비즈니스와 인권’ 워크숍 개최 “세계 주요국에서 노동자의 고용 정책을 개선하는 법령이 제정되고 있습니다. 영국·호주·캐나다의 현대판 노예제 방지법(Modern Slavery Act), 유럽연합 공급망 실사법(EU CSDD) 등이죠. 2만 곳에 이르는 한국 기업들도 변화에 발맞춰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국경이 열리면서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이주노동자들은 더욱 늘고 있습니다. ‘현대판 노예제’가 대두하고 있는 지금,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내 윤리적인 채용 관행이 마련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21일 아나스타샤 비니첸코 국제이주기구(IOM) 베트남대표부 윤리적고용증진(CREST) 프로젝트 매니저는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에서 열린 ‘이주, 비즈니스와 인권’ 워크숍의 발제자로 나섰다. IOM은 ‘글로벌 공급망 내 윤리적 고용 증진’을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와 공동으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기업인 40여 명과 IOM 베트남대표부, IHRB(Institute for Human Rights and Business), 유럽상공회의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IOM은 워크숍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글로벌 공급망 내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호하는 모범 사례, 도구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유연철 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국내 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에 도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공급망 내 노동권, 인권 문제는 증가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6월 UNGC가 글로벌 기업 2만여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국·독일 등 그간 이주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없었던 서구사회에도 아동 착취, 강제노동 등의 ‘현대판 노예제’가 재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어느 때보다도 공급망 내 노동권, 인권에

왜 논쟁하는가 [2023 한국의 인권단체들]

인권의 다양한 얼굴 <2> 전문가들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놓고 설명한다. 인권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므로,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인권의 범위도 확장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조건과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는 인권단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 행성인)’는 지난 7월 성소수자의 직장 동료를 위한 일터 가이드북을 펴냈다. ‘성소수자의 동료가 될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책자에는 평등하고 편안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비법이 담겼다. 행성인은 성소수자 노동권에 집중한 활동을 벌인다. 행성인이 청년 성소수자 345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성정체성을 드러내기 가장 꺼려지는 장소로 직장(66.3%)을 꼽았다. 학교(44.4%), 가족(39.8%), 공공장소(33.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행성인은 “많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가지만 동시에 직장에서 커밍아웃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청년 성소수자 직장인들이 직장에 가장 바라는 것은 ‘커밍아웃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의 여러 주제 중에서도 특히 성소수자, 젠더, 이주민, 난민, 장애 이슈는 사람들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며 논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흔하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권리’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권리는 ‘소유’되는 게 아니라 ‘확장’되는 것이며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것은 권리를 가지는 사람들의 범위와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리를 소유의 개념으로 이해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상대가 권리를 가지면 그로 인해 내 권리를 빼앗긴다고 믿게 되고 결국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권리를 가질

지난 6월 18일 이주노동자기숙사산재사망대책위가 누온 속헹씨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페이스북
이주노동자 70% 가건물 생활… 인권위 “지원 대책 마련하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이주노동자의 생존권과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20일 “농업 이주노동자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으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공공기숙사 설치 등 지원대책을 강구할 것을 지난 16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사업주가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숙식비 선공제를 법령으로 금지할 것 ▲숙식비를 이주노동자 임금에서 공제 가능하도록 한 ‘외국인근로자 숙식정보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을 폐지할 것 ▲이주노동자 주거환경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시행해 합리적인 숙식비 기준을 마련할 것 등을 권고했다. 앞서 이주노동자기숙사산재사망대책위원회는 “2020년 12월 영하 20도 비닐하우스에서 사망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누온 속헹의 사인 중 하나로 열악한 기숙사 환경이 지적됐는데도, 동료 이주노동자 4명(이하 피해자)을 해당 사건이 발생한 곳에 그대로 거주하게 하는 것은 이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숙소로 농지에 설치한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비닐하우스 등 가설건축물이 제공되는 경우가 70% 이상이었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의 숙식비를 임금에서 선공제하는 경우도 77.4%에 달했다. 이주노동자들은 “1인당 매달 40만원가량을 숙소비로 공제한다”며 “방 1개, 화장실 1개, 부엌 1개짜리 컨테이너에 4명이 거주하면서 월세 160만원을 내는 격”이라고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누온 속헹이 일하던 사업장을 수시 감독한 결과, 기숙사 운영기준 미달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4건 확인해 시정 지시했다고 답변했다. 또 피해자들에게 사업장 변경 의사를 3회 확인했으나 이들이 계속 근무 의사를 밝혔으며, 향후 사업장을

지난 2020년 12월 30일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대책위가 속헹씨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근본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페이스북
영하 20도 비닐하우스서 숨진 이주노동자… 1년 반 만에 산재 인정

추운 겨울밤을 비닐하우스에서 보내다가 숨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누온 속헹씨에 대한 정부의 산업재해 승인이 결정됐다. 속헹씨가 목숨을 잃은 지 1년 반만이다. 이주노동자기숙사산재사망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일 논평을 내고 “오늘 근로복지공단 의정부지사의 산재승인 결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며 “다시는 열악한 임시가건물 숙소로 인한 피해자가 없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포천의 한 농장에 취직한 속헹씨는 2020년 12월 20일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다가 사망했다. 영하 20도에 이르는 한파가 닥친 날이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패널로 만든 임시 거주 공간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난방도 들어오지 않았다. 경찰은 속헹씨의 사인을 ‘간경화로 인한 혈관 파열’이라고 발표했다. 직업환경전문의 의견은 달랐다. 한파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파열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이주노동자 ‘속헹’ 사망 1주기…숙소 개선 등 종합대책 촉구> 속헹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건강검진은 받을 수 없었다. 속헹씨가 일하던 농장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아 건강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9년 지역건강보험이 의무화되고서야 가입했다. 대책위는 “속헹씨 사건은 열악한 주거 환경, 부실한 전력 및 난방장치 관리 문제, 건강검진도 받지 못하고 병원도 마음대로 갈 수 없었던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사회적 죽음’이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속헹씨 사망이 ‘개인질병에 의한 사망’이라며 중대재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건강검진 미실시를 이유로 30만원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그쳤다. 대책위에 소속된 인권단체가 나서고, 언론에 보도되고서야 문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속헹씨가 세상을 떠나고 1년이 지난 2021년 12월 20일에야 산재보상 신청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단체 구성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숙식비 징수지침 폐기 및 이주노동자 기숙사 종합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주노동자 ‘속헹’ 사망 1주기… 숙소 개선 등 종합대책 촉구

농장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이주노동자단체들이 국내 이주노동자의 거주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1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정부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이주노동자 속헹은 경기도 포천의 한 숙소용 비닐하우스 구조물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한파 특보와 함께 영하 20도의 맹추위가 닥쳤으나, 난방 설비 없이 버텨야 했다. 또 5년 가까이 일하면서 직장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이주노동자를 둘러싼 법과 제도, 정부 정책, 사업주 행태 등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사업장 변경을 막는 제도, 열악한 노동 환경, 미흡한 의료 지원 등 총체적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부는 불법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농가에 신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외국인근로자 기숙사 정보 제공에 관한 규정’을 내놓았다. 하지만 핵심 쟁점이었던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필증과 건축물 대장상 주거시설임을 증명하는 서류 제출에 대한 사업주 의무가 빠졌다. 해당 규정은 오는 16일부터 시행된다. 단체들은 “현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사업주가 가건물 숙소를 운영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이주노동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면서 이주노동자에게 1인당 월 수십만 원을 요구하는 ‘숙식비 징수지침’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여전히 추위를 견디며 가건물에서 버티는 이주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달라”고

[공변이 사는 法] “이주민 마주할 때마다 오히려 제가 성장하죠”

비영리단체서 이주민 무료 법률 지원 여성·노동·아동 등 광범위하게 다뤄 “늘 밝은 이주민들에게 인생 배우죠”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이주민’이라는 정체성만 갖고 사는 건 아닙니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이주 여성, 돈 벌러 온 이주 노동자, 공부하러 온 유학생 등 다양해요. 이들에게 발생하는 법률 이슈도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있어요. 이주민이라고 하나의 단어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요.” 이진혜(34) 변호사는 이주민들을 무료로 법률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이주민센터 친구’에서 상근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영역은 여성 인권, 노동, 아동, 장애 등 광범위하다. 이 변호사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궁금한 거 있으면 뭐든 물어보라고 홍보한다”며 “늘 새로운 일이 들어와서 지겨울 틈이 없다”고 했다. 센터를 찾는 이주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체류 자격이다. 자녀가 있는 경우 이주 아동들의 교육 문제도 함께 걸려 있다. 법적으로 다투는 송사도 올해만 20건을 접수해 진행하고 있다. 이진혜 변호사가 근무하는 이주민센터 친구의 사무실은 서울 대림동에 있다. 이른바 ‘작은 중국’으로 불릴 만큼 중국 동포가 많이 사는 지역이다. “저희 센터로 중국 동포가 많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진 않아요. 몽골, 네팔, 파키스탄 등 정말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찾아오세요. 대림역 9번 출구 바로 앞이라 나름 역세권이거든요. 교통이 편리한 건 둘째치고 상담 오시는 분들에게 장소 안내할 때 편해요. ‘대림역’ 하면 다들 아십니다.” 이진혜 변호사가 이주민에 관심 갖기 시작한 건 로스쿨 재학 시절이다. “1학년 때 이주민 무료 법률

[공변이 사는 法] ‘억울한 이주민 몇 명이라도 구제하자’… 7년째 무료 법률 지원

[공변이 사는 法] 고지운 변호사 무료 봉사로 이주민 현실적 문제 직면 공익법인 설립, 본격적으로 지원 나서 이주노동자에 ‘불법체류자’ 낙인 씁쓸 편견과 일부 사업주 횡포로 ‘이중고’ 우리 사회의 이해와 도움 절실하죠 우연한 사고였다. 사무실을 나서는 길에 양쪽 발목에서 종아리까지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병원에서는 아킬레스건염증이라고 했다. 격렬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담당 의사는 “증상이 두 발 모두에서 나타나는 건 드물다”며 “몸을 혹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렇게 생애 첫 휴가를 양발에 깁스한 채 침대에서 보냈다.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로 7년째 이주노동자에게 무료 소송을 지원하는 고지운(42) 변호사다. 그는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동행’에서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주 고객은 이주노동자,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이주여성, 이주아동 등이다.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동분서주하는 고 변호사를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이주여성, 이주아동, 이주노동자가 주고객 “원래는 의료법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로스쿨에서도 ‘생명윤리’를 전공했어요. 그런데 변호사가 되고 이주민 봉사단체에 참여하면서 인생 목표가 달라졌죠.” 고지운 변호사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 상담을 시작한 2012년만 해도 이주민에게 큰 관심 없었다. 이주민들은 언어 문제만 극복하면 될 것이라는 착각이 머리를 지배할 때다. “현장에 나가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었어요. 법제도상으로 체계는 갖추고 있는데, 사각지대가 너무 많았어요. 법을 몰라서, 사람에게 속아서, 공권력에 의해서 자칫 범법자가 될 사람이었어요. 외면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는 우연히 시작한 무료 봉사를 취업도 마다한 채 1년 넘게 이어갔다. 그러다 지난 2014년

“나쁜 사장보다 나쁜 제도가 문제… 이주노동자도 똑같은 권리 누려야”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인터뷰 1998년 네팔서 건너와 첫 직장서 구타당해 이후 이주노조 활동, 이주노동자 권익 대변 고용허가제, 노동자 옥죄는 독소조항 많아 폭행 당해도 사업주 허가 없으면 이직 못해 노동자가 일터 선택할 수 있는 법 도입해야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우리의 인권까지 싼값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지난 15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우다야 라이(51) 위원장이 말했다. 네팔 출신으로 1998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그는 첫 직장인 봉제 공장에서 동료 직원에게 구타당했다. 금속 공장, 가구 공장으로 옮겨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폭행과 폭언, 장시간 노동과 임금 체불이 일상이었다.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 때문에 친근하게 말 붙이던 사람들도 “네팔에서 왔다”고 하면 욕을 뱉었다. 그는 2009년부터 이주노조에서 활동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다. 2014년에는 5대 위원장이 됐다. 2005년 설립된 이주노조는 10년간 법외노조로 머물다 2015년에야 합법 노조가 됐다. 고용노동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설립 신고 필증을 내주지 않았으나, 대법원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노조법이 규정하는 근로자 범위에 포함되고 자유롭게 노조를 만들거나 가입할 수 있다”며 이주노조 손을 들어줬다. “이주노동자들과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내가 운이 좋지 않아서 나쁜 사장을 만나 고생한다’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나쁜 사람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고요. 그게 본질이 아니었어요. 고용 허가제라는 이름의 나쁜 제도가 문제였죠. 우리는 ‘나쁜 사장’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없애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고용 허가제는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의 체계적

누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나…미등록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

서른 살 태국 청년이 ‘불법체류’ 단속에 쫓기다 지난달 24일 사망했다. 이름은 품 누 아누삭. 그가 한국 땅을 밟은 건 지난해 8월이다.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지방의 공장을 전전한 지 1년 만에 벌어진 비극이다. 그의 죽음을 추모한 사람은 없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흔히 ‘불법 체류자’로 불리는 신분 탓이다. 아누삭의 장례는 사망 열흘 만인 지난 4일 태국에서 치러졌다. 본국의 부모는 막내아들을 데리러 올 형편이 못 됐고, 시신은 방부 처리돼 태국행 비행기 화물칸에 실렸다. 압착 종이로 짠 3만원짜리 관 앞에 어머니는 주저앉았다. 아누삭이 눈을 감은 지 보름이 지났지만,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쟁점은 단속반의 사망 책임 여부다. 단속에 나선 법무부 산하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이하 부산출입국청)은 단속 당시 추격이나 신체적 접촉이 일절 없었다며 이번 사망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주민지원단체들은 부산출입국청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장 목격자인 동료 8명은 이미 본국으로 강제 추방당한 상황. 목격자는 사라졌고, 고인은 말이 없다. 엇갈린 진술… 태국 노동자 추락사 진실 공방 사건을 맡은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아누삭은 단속이 있던 지난달 24일 오후 3시쯤 단속 현장 인근에서 사망했다. 부산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사인은 ‘장기 손상으로 인한 과다 출혈’이다. 부검의는 갈비뼈 3대가 부러질 정도로 강한 외부력이 있었으며, 외부 충격으로 인한 간 파열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지난 11일 사건 현장을 찾았다. 도시 외곽에 자리 잡은 공장은 700㎡ 규모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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