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
‘과학의 대중화’ 기치걸고 나선 소년들…카오스재단 김남식 사무국장 인터뷰

“저랑 이기형 이사장, 그리고 카오스재단 식구 몇이 모여 공부하는 모임을 ‘과학소년단’이라고 부릅니다. 스스로를 소년이라 하는 것은 조금 부끄럽지요? (웃음) 사실 모임의 좌장인 김성근 서울대 화학부 교수(카오스재단 과학위원회 위원장)께서 ‘나이는 중년인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꼭 소년같다’며 지어준 이름입니다.” (김남식 카오스재단 사무국장) 불혹을 넘긴 나이가 과학에 대한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지난 2014년 카오스재단을 설립한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의 이야기다. 카오스재단은 ‘과학의 대중화‘라는 독특한 목표 위에 세워졌다. 참여 인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을 필두로 허원기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성근 서울대 화학부 교수 등 과학자가 이사회로 활동 중이고 고계원 고등과학원 수학과 교수,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노정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현숙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등이 과학위원회에 소속돼있다. 서울대 82학번 동기들이 뭉친 설립 일화부터, 과학의 대중화를 향한 재단의 항로설정까지. 카오스재단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기 위해 블루스퀘어 카오스재단 사무국에서 김남식 사무국장을 만났다.   -재단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2년 여름 서울대 자연2계열 출신의 82학번 4명이 김민형 교수의 한국인 최초 옥스퍼드 정교수 취임을 축하하며 뭉쳤다. 과학도들끼리 뭉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김 교수가 ‘평소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해 대중과 만나고 싶었다’는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 주제가 나랑 이기형 이사장이 만날 때 마다 하던 이야기였다. ‘과학의 대중화’. 마음 맞는 친구들이 뭉친데다 수학계 거물인 박형주 교수까지 있으니 진짜로 일을 벌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많은 대중이 과학과 친숙하게 만날 수

“기업 사회공헌 아닙니다, 진짜로 제가 좋아서 할 뿐”

기업과 분리되는 재단, 직함 내려놓는 오너 과거와 달리 오너 사회공헌의기업과 재단 경계 분명해져 정기적인 스터디 모임부터개인 비용으로 몰래 기부까지 최근 몇 년 사이 기업 오너가 사재를 출연해 세운 재단이 줄을 잇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세운 ‘서경배과학재단’, 김준일 락앤락 회장의 ‘아시아발전재단’,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의 ‘여시재’,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의 ‘카오스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기업 재단이 비슷비슷한 형태의 사회공헌 목적으로 설립됐다면, 최근 세워진 재단들은 ‘민간 싱크탱크(Think Tank)’, ‘기초과학 연구’, ‘아시아 인재 육성’ 등 설립 목적과 방향이 명확한 것이 특징이다. ◇공부 모임부터 몰래 기부까지…재단 설립 원천은 ‘개인적 관심’ 지난달 정식 출범한 ‘한국형 싱크탱크’ 여시재는 ‘신문명(新文明)’에 대한 조창걸(77) 한샘 명예회장의 개인적 사색 위에 세워졌다. 조 명예회장은 30세에 서울대 건축과 동문인 고(故) 김석철 교수와 함께 ‘응용과학연구소’를 세웠을 만큼 학구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한샘 설립 이후에도 학자들과 개인적인 모임을 자주 가졌으며, 여시재의 이사장을 맡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의 인연 역시 여러 공부 모임 중 하나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는 “동서양의 지혜를 결합한 미래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 혁신을 도모하는 것이 여시재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기형(53)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이 ‘과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2014년 설립한 ‘카오스(KAOS)재단’ 역시 천문학을 전공한 이 회장의 지적 욕구에서 출발했다. 동문인 김민형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82학번 동창들과 ‘과학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던 중 콘서트를 기획하고 재단까지 만들게 된

“해외 제조 공장 모니터링만 996차례… CSR은 생존 문제”

유키히로 니타, 유니클로 CSR 임원이 말하는 ‘기업의 생존과 CSR’ 노동자 인권·안전·환경 이슈글로벌 패션 그룹 공통의 과제협의체 활동으로 함께 고민하고NGO 파트너로 투명성 높여   “우리는 최근 3년 사이 다양한 협의체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닥뜨린 노동·인권·환경 등과 같은 과제는 모든 글로벌 패션 기업의 공통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옥시, 폴크스바겐 등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사태 이면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근로자 인권 침해, 부실한 안전 관리, 환경 규제의 충돌 등 논란이 한번 시작되면 업계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문제다. 이에 유키히로 니타(51·사진) 패스트리테일링(FR)그룹 집행임원(CSR위원회 및 기업 거래 윤리위원회 회장)은 “CSR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R그룹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644억엔(약 1조7973억원) 규모의 다국적 기업이자,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를 보유한 패스트패션의 선두주자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니타 임원을 만나 ‘기업의 생존과 CSR’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그룹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협의체 가입을 통한 단체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우리만의 노력으로 산업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3년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화재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같은 해 8월, FR그룹은 ‘방글라데시의 화재 예방 및 건설물 안전에 관한 협정(Accord on Fire and Building Safety in Bangladesh)’에 참여했다. 이후 ‘지속 가능한 의류연합(SAC)’에도 가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 ‘공장 노동자의 권리 보호에 노력하는 국제 NPO인 공정노동위원회(FLA)’로도 활동하고 있다.” ―협력 공장과 걸린 이슈가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우유를 마시겠습니까

    더나은 선택… ①우유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그룹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 직후 미국 판매량은 한 달 새 반 토막 났지만,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제2의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막을 순 없을까. 업계 1·2위 기업의 책임경영·윤리경영 정보를 비교해보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까칠한 기자들의 ‘공공(公公)연한 수다’ 1편을 시작한다. 편집자 오민아 기자= 과징금이 너무 적어서일까? 아쉽지만 ‘공정한’ 우유 찾기는 실패한 것 같다. 지난달 매일유업 김정석 전 부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세금 탈루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을 통해 벌금 1억원으로 감형됐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하기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정유진 부편집장= 두 기업 지배구조를 보니 답이 딱 나온 것 같다. 상법상 2조원 이상 회사는 감사위원회를 두고, 사외이사도 과반 이상 둬야 한다. 매일유업은 의무가 아닌데도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사외이사도 9명 중 5명(55.6%)나 되고. 그만큼 견제 장치를 강화했다는 얘기다. 반면 남양유업은 사외이사 비율도 25%고,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임명한 상태다. 지배구조 견제가 제대로 돼야 ‘갑(甲)질 논란’ 등이 사전에 예방될 수있다.       권보람 기자= 직원, 협력사한테 잘해야 소비자한테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여성 직원 비율은 매일이 더 적은데, 임금 격차는 남양이 크다. 매일은 2009년 업계 최초로 가족친화기업 인증도 받았다. 여성

“변리사가 꿈” “경찰 될 것”…아름다운 꿈 키워주는 여기는 드림클래스 입니다

입학 1순위 학교까지 만들어 낸 ‘삼성의 방과 후 수업’ 중학교에 영어·수학 가르친 덕분… 참여 학생 물론 학교 자율학습 분위기 작년까지 364명 특목고 입학까지 도와 …1기 졸업생 “배운 만큼 후배 가르칠 것”  “장래희망을 물었더니 ‘치킨 배달부’라고 하더라고요. ‘치킨도 실컷 먹고 돈도 벌고 오토바이도 탈 수 있지 않냐’고 하는데 황당하기보다 가슴 한쪽이 시렸어요. 열여섯이면, 그보다 몇 배의 가능성과 꿈이 열려 있는 나이잖아요.”  3년째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중화중학교에서 방과 후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드림클래스’ 대학생 강사 김인영(24·동국대 법대 4)씨는 첫 수업에서 만난 조상혁(가명·18)군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시골에 살면서 ‘희망이 없다’며 무기력하게 지냈던 예전 자신의 모습과 닮아서였다. “상혁이는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자신감을 가질 계기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붙잡고 영어를 가르쳤죠. 틈틈이 저의 어린 시절 경험과 대학 생활을 들려주기도 하고요.” 김씨의 노력 덕분일까. 6개월 뒤 기말고사에서 상혁군의 영어 성적은 40점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더 크게 바뀐 건 ‘태도’였다. “스스로 ‘대학에 가서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꿈이 생긴 뒤 무엇을 해도 치열하지도, 웃지도 않던 아이가 눈에 띄게 활발해졌어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려면 성적을 올려야 한다며 PC방 가자는 친구들도 뿌리칠 정도로 독해지기도 했죠(웃음). 변한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중화중학교, 지역 최고로 우뚝 선 비결  2012년 3월 첫발을 뗀 ‘드림클래스’는 가정 형편 등으로 교육 기회가 많지 않은 중학생들에게 대학생 강사가 방과 후 학습을 제공하는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

유니클로 난민지원 10년…’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

유니클로의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안 입는 옷, 매장에 가져가면 필요한 곳에 전달 “헌옷 수거함에 넣으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크기가 안 맞거나 유행이 지나서 그렇지 아직 입을 만한 옷이 더 많은데 아깝잖아요. 매장에 가져오면 직접 난민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실감 나서 유니클로 옷은 꼭 ‘리사이클’해요(웃음).”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버려지는 옷은 약 7만2000t. 1000억원어치 이상이 폐기되는 셈이다. 현행법상 의류는 생활폐기물로 처리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헌옷 수거함 대부분은 불법이다. 이렇게 수거함을 통해 모인 의류는 1㎏당 약 600원에 판매된다. 서울 장충동에 사는 김서영(가명·35)씨는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3년째 유니클로 매장에 옷을 가져다주고 있다. 유니클로의 ‘전 상품 리사이클(All-Product Recycling Initiative)’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 상품 리사이클은 더 이상 입지 않는 유니클로 제품을 매장에 가져다주면, 유니클로가 옷을 직접 분류해 파트너 NGO들과 함께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게다가 서영씨가 올해 기부한 옷은 더욱 특별한 곳에 쓰일 예정이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1000만벌의 도움(10Million Ways to HELP)’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1000만벌의 도움은 유니클로 전 세계 17개 진출국의 소비자에게서 기부받은 의류 1000만벌을 난민에게 지원하는 캠페인으로 올해 2월까지 총 5개월간 진행된다. 앞서 스타 프로 골퍼 애덤 스콧(Adam Scott)과 휠체어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구니에다 신고 선수도 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유니클로의 난민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4개분야 전문가, 세가지 키워드로 제언] ④기업사회공헌

임직원들 노력봉사에서 ‘재능나눔’ 등 진화 “2011년 기업사회공헌의 특징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확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영 대기업 중심으로 전개되던 사회공헌에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직원들의 끝전 나눔이나 봉사활동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들에서도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였습니다.” 사회공헌정보센터의 임태형 소장은 2012년에도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만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소장은 2012년의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화두를 ‘질적인 변화’라고 정리했다.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 환경도 변화했습니다.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베푸는 사회공헌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기업과 사회공헌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임 소장이 꼽은 2012년의 기업사회공헌 키워드는 세 가지다. “우선 비사회복지적인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늘어날 것입니다. 과거에는 기업 사회공헌이 소외계층의 의식주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문화예술, 스포츠, 여행 등이 사회공헌의 프로그램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적인 부분에는 국가나 행정 당국이 이미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해야 할 몫은 따로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 임직원의 봉사활동도 과거와 같은 노력봉사에서 벗어나 재능나눔이나 프로보노 활동 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직원이 가진 우수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일 것입니다. 기업의 내부와 외부에서 이런 요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에서 비사회복지적인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임 소장이 꼽은 두 번째 키워드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는 사회공헌’이다. 기업사회공헌의 대상은 여전히 사각지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