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임팩트
“투자금만 늘린다고 될까”…한국 임팩트 생태계에 빠진 것은?

[임팩트 투자를 묻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이사장자본만으로는 부족…임팩트 조직의 역량 키울 생태계 필요 “루트임팩트가 투자하면서 회수하고자 하는 것은 재무적 이익이 아니라 조직의 자생력과 지속가능한 임팩트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허재형 루트임팩트 이사장은 루트임팩트의 지원 방식을 이같이 설명했다. 루트임팩트가 말하는 ‘투자’는 지분이나 원금을 회수하는 금융 투자가 아니라, 조직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자금과 전문성을 장기간 투입하는 방식이다. 2012년 루트임팩트를 공동 창립한 허 이사장은 지난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나 현재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임팩트 투자’는 주로 사회문제 해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을 떠올린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 리스크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부터 사회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투자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벤처 투자 기법을 활용해 재정적·비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 역시 임팩트 지향 자본의 한 축이다. 허 이사장은 루트임팩트의 지원 방식이 벤처 필란트로피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투자처럼 대상 조직의 역량을 실사하고, 선정 이후 성장 과정을 포트폴리오처럼 관리한다. 루트임팩트 역시 초기인 2013~2014년에는 직접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했다. 그러나 생태계의 ‘빈 곳’을 고민한 끝에, 다음 단계의 자본으로 이어지게 돕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 최선의 역할이라 판단했다. 그는 “재무적 수익이라는 지표가 없기에 오직 임팩트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엄격한 투자”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영리조직 성장 지원 프로그램 ‘IP1’을 통해 최대 3년간 3억 원의 자금과 맞춤형 역량을 지원받고 ‘졸업’한 뉴웨이즈(젊은 정치인의 성장을 돕는 단체)다. IP1 지원 이후 뉴웨이즈는 조직 규모가

허재형 썸네일
[발코니에 올라] 댄스 플로어에서 발코니로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수십 년간 리더십을 가르쳐온 로널드 하이페츠(Ronald Heifetz)는 리더에게 “발코니에 올라가라”고 권한다. 댄스 플로어 한가운데에 있으면 음악과 몸짓에 휩쓸려 정작 중요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누가 누구와 춤추고 있는지, 어떤 리듬이 반복되는지, 누가 플로어 밖에 홀로 서 있는지는 발코니에 올라야 비로소 보인다. 그는 좋은 리더란 플로어와 발코니를 부지런히 오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지난 14년을 거의 내내 댄스 플로어에서 보냈다. 루트임팩트를 시작하고 2년쯤 지난 2014년, 우리는 성수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는 성수동 골목을 거닐면 공업소의 쇳소리가 울렸고, 물류창고 앞으로 트럭이 드나들었으며, 수제화 산업의 중심지답게 구두 부자재와 원단 업체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 소셜벤처, 임팩트라는 단어조차 설명이 필요하던 시절, 그 골목에서 체인지메이커들이 모여 일할 공간과 커뮤니티를 짓고 사람과 조직을 잇고 돋우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이번 여름 나는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장이자 공동창업자로서 한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동료들을 돕는 역할로 옮겨간다. 지난 6개월간 바통을 건넬 준비를 하며 자연스럽게 하게 된 일은 오래 머물렀던 플로어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풍경은 분명 달라졌다. 쇳소리가 울리던 골목에 카페와 브랜드 매장이 들어섰고, 성수동은 이제 ‘소셜벤처 밸리’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동네가 되었다. 임팩트 투자의 대상은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를 넘어 일반 스타트업까지 확장됐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재단도 임팩트 투자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다수의 정부 부처가 사회연대경제, 사회혁신 조직 육성 정책을 다투어 내놓았다. 대기업은 지원 대상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의 파트너로 협력하기 시작했으며 여러

고착에 빠진 사회혁신 생태계…”해법은 협력 방식 전환”

사회혁신 생태계 구성원 37.9%, 현재를 ‘고착’ 상태로 인식루트임팩트 공동연구보고서, 해법으로 ‘미션 중심의 창발적 협력’ 제시 사회혁신 생태계 구성원 10명 중 4명은 현재 생태계가 ‘고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과정에서 전문성과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새로운 시도와 협력은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루트임팩트가 진저티프로젝트, 임팩트리서치랩과 발간한 연구보고서 ‘판을 바꾸는 협력: 사회혁신 생태계에 던지는 새로운 제안’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생태계 구성원 103명 가운데 37.9%는 현재 사회혁신 생태계가 ‘고착 국면’에 있다고 응답했다. ‘이완 국면’이라는 응답은 26.2%, ‘성장 국면’은 22.3%, ‘재조직 국면’은 13.6%였다. 이번 연구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생태계 구성원 13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3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비롯해 대면·서면 심층 인터뷰와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통해 생태계의 현주소와 시스템 체인지, 협력에 대한 인식을 살폈다. 연구진은 고착 국면을 단순한 침체나 실패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관계와 자원, 역할, 운영 방식이 안정화되면서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도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대한 민감도도 낮아진 상태라고 설명한다. ◇ 성장은 했지만 변화는 둔해졌다 보고서는 생태계 고착의 원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영역별 분절, 성과 입증 중심의 문화, 형식적인 협력, 그리고 성공 공식의 반복이다. “시민사회, 임팩트, 사회적 경제, 인권, 여성, 환경, 청년, 교육, 복지, 로컬 등 영역이 너무 분절돼 있고, 내가 속한 네트워크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 시민사회단체 이사장의 말이다. 보고서는 각 영역이 전문성을 키워온 과정에서

루트임팩트 신임 CEO에 김상우 COO 선임

루트임팩트가 신임 사무총장(CEO)으로 김상우 COO를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7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김상우 신임 사무총장은 1985년생으로 공인회계사 출신의 재무 전문가다. 8년간 루트임팩트에서 경영관리 팀장과 COO를 역임했다. 삼정KPMG와 플레이오토 CFO를 거치며 재무 전략과 경영관리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쌓아왔고, 루트임팩트에서는 재무 구조와 내부 운영 체계를 관리했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사회·환경 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며 “문제를 보다 근본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루트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넘어 다양한 주체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조정자이자 촉매자’로서 생태계 내의 역할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허재형 현 대표는 이사장으로서 이사회 거버넌스와 대외 협력에 집중하며 새 리더십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허 대표는 “이번 전환은 루트임팩트가 더 넓고 깊은 리더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루트임팩트 관계자는 “리더십 전환은 급변하는 사회·환경적 변화 속에서 루트임팩트의 운영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하고, 조직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결정”이라며 “그동안 시도해 온 다양한 사회적 혁신들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12년 설립된 루트임팩트는 지난 14년간 헤이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고 임팩트 커리어 프로그램과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실험 등을 추진해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지속가능’ 외치는 임팩트 생태계, 우리는 지속가능한가

[현장] ‘임팩트커리어 2.0 : 함께 시스템을 설계하다’ 컨퍼런스공정한 노동·조직 건강성·성장 구조 필요…“사명감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어” “임팩트 생태계는 성장했고 많은 성과를 냈지만 커리어는 여전히 지속하기 어렵고 떠나는 사람은 많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서 열린 ‘임팩트 커리어 2.0 컨퍼런스’에서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이 한 말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임팩트 커리어가 안고 있는 과제와 개선 방향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컨퍼런스는 루트임팩트, 임팩트얼라이언스, 더나은미래, 진저티프로젝트, 한양대 글로벌사회혁신단(SSIR Korea 센터) 등 다섯 조직이 약 1년간 함께 진행한 ‘임팩트 커리어’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2025년 4월부터 임팩트 커리어의 현황과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대안을 논의했으며 그 내용을 SSIR Korea 아티클 시리즈로 발행했다. 서현선 SSIR Korea 전 편집장은 “현장에서 일하며 느꼈던 한계와 고민을 드러내고 함께 이야기한 과정 자체가 아티클의 배경이 됐다”며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정리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 성장한 임팩트 생태계, 커리어는 왜 불안정한가 더나은미래는 앞서 임팩트 커리어 생태계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살펴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적기업가정신이 대안으로 주목받았고, 사회적기업육성법과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등 정부 주도의 제도적 지원이 생태계 확장을 이끌었다. 이후 임팩트 투자와 관련 조직들이 성장하며 성수동은 사회혁신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고, 2020년대 ESG 확산 이후 조직과 역할은 더욱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김경하 더나은미래 전 편집국장은 임팩트 커리어가 직면한 문제로 정부 중심의 단기 사업 구조, 임팩트 투자 자본의 특정 분야

2026년, 더나은미래 필진 12人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실천적인 해법이 간절한 시대. 더나은미래가 새로운 필진 12인과 함께 변화를 이어갑니다. 기후위기부터 임팩트 금융, 비영리 거버넌스까지 우리 사회의 복잡한 난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구조적 대안을 제시할 필진을 소개합니다. 먼저 강창모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자본과 사회 사이’를 연재한다.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연구를 바탕으로, 복잡한 금융의 언어를 사회문제 해결의 맥락과 연결해 자본이 사회와 만나는 지점을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선 청년들의 목소리는 김민 빅웨이브 대표가 전합니다. NGO와 국회, 정부 위원회를 두루 거친 경험을 토대로 ‘기후 유니버스’ 코너를 연재하며, 사회 문제를 기후위기라는 렌즈로 해석하고 바라보는 세계관을 제시합니다. 김성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는 ‘필란트로피 인사이트’ 집필을 맡습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의 시스템으로서 자선을 조망하고, 글로벌 비교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적 맥락에 맞는 ‘K-필란트로피’의 방향과 거버넌스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을 담을 계획입니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영리한 비영리’를 통해 현장의 고민을 전합니다. 15년간 공익활동을 지원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해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와 다자 협력의 필요성을 짚습니다. 임팩트 비즈니스 현장의 목소리도 담았습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임팩트비즈니스리뷰’ 코너를 통해 소셜벤처 투자와 ESG 신사업, 글로벌 확장 경험을 바탕으로 임팩트 비즈니스의 흐름과 변화를 분석합니다.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나눔과 세금 사이’를 통해 상속세와 기부세제를 중심으로 공익을 해석합니다. 세금이 공동체의 약속으로 작동하는 구조와 공익법인을 둘러싼 제도를 짚어볼 예정입니다. 윤세리 사단법인 온율 이사장은 ‘공익단체의 사업모델 혁신’을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율촌의 설립 파트너로서

‘임팩트 금융’의 장벽은 진입 어렵고, 성과 체험 너무 늦어

임팩트 금융의 새로운 작동법<下>진입 구조 부재부터 신뢰·측정 방식까지, 작동을 가로막는 핵심 쟁점 임팩트 금융 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실제로 작동시키기 위한 구조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SOVAC 살롱 X 임팩트 써밋 #임팩트금융’에서는 기관과 사업 수행 조직이 각자의 위치에서 마주한 장벽을 드러내며, 임팩트 금융의 작동 방식을 점검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SOVAC, 임팩트확산네트워크, 아름다운재단, 루트임팩트, 임팩트스퀘어,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 임팩트얼라이언스가 공동 주관한 행사는 벤처 필란트로피와 임팩트 투자가 ‘자본의 연속성’이라는 흐름 안에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한국형 ‘임팩트를 위한 투자’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현장에는 임팩트 투자, 비영리, 재단, 중간지원조직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자본의 흐름과 역할을 논의했다. 행사는 발제와 패널 토론 이후, 기관과 현장 실행 조직이 각자의 시각에서 장벽을 짚는 대담으로 이어졌다. ◇ 기관이 꼽은 장벽…“진입 구조 없고, 성과는 너무 늦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좌장을 맡고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가 함께한 첫 대담에서는 기관 관점에서의 한계가 제기됐다. 기관들이 공통으로 지목한 장벽은 두 가지다. 임팩트 투자로의 진입을 돕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 그리고 성과를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과도하게 길다는 점이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재단이 임팩트 투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기금운용위원회 설득 3개월, 내부 부서 공감과 실무 추진에 6개월, 이사회 보고 준비까지 약 1년 반이 소요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의지는 있지만 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표준화된 경로가 없다”며

임팩트 금융의 미래, ‘자본의 조율’과 ‘관계 재정의’에 있다

임팩트 금융의 새로운 작동법<上>자본 결합·신뢰 기반 관계…설계로 완성되는 임팩트 금융의 새로운 공식 “임팩트 금융에서 중요한 것은 성격이 다른 자본을 어떻게 조립해 사회문제 해결의 규모를 키우느냐입니다.” 지난 26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SOVAC 살롱 X 임팩트 써밋 #임팩트금융’에서 강창모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자본의 조율’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SOVAC, 임팩트확산네트워크, 아름다운재단, 루트임팩트, 임팩트스퀘어,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 임팩트얼라이언스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날 강창모 교수는 발제를 통해 임팩트 투자와 금융 스펙트럼의 개념을 정리했다. 그는 임팩트 투자 내부에서도 자본의 성격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수준의 책임투자 ▲장기적 기업 가치를 높이는 지속 가능 투자 ▲시장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 ▲일정 수준의 수익을 양보하는 투자 ▲수익보다 사회적 성과를 우선하는 자본 등 다양한 형태가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팩트 투자의 자본은 재무적 수익 일부를 감수하는 ‘양보적 투자’와 시장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비양보적 투자’까지 연속적인 구조로 존재한다”며 “서로 다른 자본을 투자 목적에 따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공공·민간 자본 결합하려면 ‘신뢰’ 필요” 이처럼 성격이 다른 자본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결합하는 방식이 ‘혼합 금융(Blended Finance)’이다. 공공자본이나 재단 자금이 손실을 먼저 감수하는 ‘촉매적 자본’ 역할을 맡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다. 강 교수는 시장 수익률을 요구하는 자본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촉매적 자본이 초기 위험을 흡수하는 설계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혼합금융은 단순히 자금을

“일할 사람이 없다”는 탄식, 정말 인재가 없어서일까

사회적 가치 중시하는 청년 4명 중 1명, 그러나 경로는 불투명 취업이 아닌 전환의 설계…생태계가 함께 책임질 때 길이 열린다 “왜 이렇게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지?”“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인재가 이렇게도 없나?” 사회혁신 생태계에서 반복되는 질문이다. 그리고 종종 “임팩트 인재 풀 자체가 너무 작다”, 혹은 “이 시대에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혁신적으로 일하려는 인재는 거의 없다”는 비관적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감각이 아닌 데이터로 이 질문을 다시 보기로 했다. 전국 대학생 5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며 “정말 임팩트 인재는 부족한가?”를 처음부터 다시 물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사회·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인재는 27.2%였다. 네 명 중 한 명 이상이 이미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소셜임팩트를 정확히 안다”고 답한 비율은 5.5%에 불과했다. 인재는 있었지만, 그 관심을 커리어로 연결할 언어와 구조가 부재했다. ‘인재 부족’이 아니라 ‘연결 구조의 부재’가 문제였다. ◇ 인재는 있다, 그러나 경로가 없다 사회적 변화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청년들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의 관점에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왜 관심 있는 인재가 임팩트 커리어를 선택하지 않는가? 무엇이 결심을 돕고, 무엇이 망설이게 만드는가? 이 경로를 선택했을 때 미래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결국, 인재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와 신뢰 자원이 제공되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했다. 동시에 우리 자신에게도 물었다. 우리가 운영해 온 수많은 교육 사업 중

헤이그라운드 입주 조직 설문… 활동 분야는 환경·에너지·교육 순

124개사 1132명 대상 ‘2025 임팩트 생태계 설문조사’ 공개 성수동 임팩트 커뮤니티 오피스 ‘헤이그라운드’가 입주 멤버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임팩트 생태계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한 소셜벤처와 비영리 조직 등 124개사에서 근무하는 구성원 11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입주 조직의 주요 활동 분야는 ‘환경·에너지’와 ‘삶의 질 향상’이 각각 13.7%(각 17개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교육’ 분야가 12.9%(16개사)로 뒤를 이었다. 입주 조직들은 환경·교육 분야 외에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기반 생태계 조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입주사로는 기후 정책 연구와 법률 활동을 수행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지역 기반 에너지 전환 플랫폼 ‘루트에너지’, 재생에너지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 인공지능(AI) 기반 기초교육 소프트웨어 ‘토도’ 시리즈를 개발하는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 지식 비즈니스 플랫폼 ‘라이브클래스’를 운영하는 ‘퓨처스콜레’ 등이 있다. 대표와 중간관리자 등 16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꼽은 2026년 최우선 경영 과제는 ‘비즈니스 전략 수립’이었다. 이어 ‘투자 및 후원 유치’, ‘인재 채용’, ‘조직 역량 강화’ 등이 주요 과제로 나타났다. 커뮤니티 참여 이후의 변화에 대해 응답자의 88%는 ‘임팩트 생태계 정보를 얻을 기회가 확대됐다’고 답했다. ‘조직 인지도 향상’은 80%, ‘구성원 자부심 증가’는 69%로 집계됐다. 한 입주 멤버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조직을 유연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이 큰 강점”이라며 “조직 내부의 어려움에 대해 서로 조언을 구하고 정서적 지지를 얻는 등 실무적인

성수동에서 시작된 실험, ‘사회혁신 커리어’의 길을 만들다

교육·채용·커뮤니티로 만든 사회혁신 인재 생태계 루트임팩트가 설계한 임팩트 커리어 경로 2014년 서울 성수동에는 막 창업을 시작한 창업가, 사회문제에 관심 많은 대학생, 갭이어를 선택한 직장인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공통 관심사는 ‘사회혁신’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성수동은 사회혁신을 위해 일하는 조직 500여 곳이 모인 소셜벤처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이 짧지 않은 변화의 이면에는 ‘사람이 모이고, 머물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당시 국내 사회혁신 생태계는 공공 중심의 제도와 과제형 지원이 주를 이뤘다. 반면 성수동에서는 민간 주도로, 사람과 조직을 중심에 둔 비즈니스 기반의 독립적인 생태계가 자라기 시작했다.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를 설계하고 움직일 ‘사람’이 핵심이라고 보았다. 특히 사회문제 해결을 일로 삼을 수 있는 인재가 생태계에 유입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은 요원하다고 판단했다. “생태계 초기에 창업가들은 모일 때마다 채용이 쉽지 않다는 대화를 나눴어요. 아직 생태계 규모가 작기도 하고 우리가 하는 일을 설명하기도 어려웠거든요.”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의 회상처럼 그 시기 사회혁신 조직들은 공통적으로 인재 유입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0년대 중반, 사회혁신 분야는 청년들에게 하나의 ‘커리어 선택지’로 인식되지 않았다. 당시 주요 청년 고용 통계와 직업 조사에서도 사회혁신·소셜벤처·비영리 영역은 별도의 범주로 다뤄지지 않았다. 관심은 있었지만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보이지 않았고, 진입 경로 역시 비공식적이거나 암묵적이었다. 낮은 보상과 고용 불안정에 대한 인식은 사회혁신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이었다. 루트임팩트는 이 문제를 사회혁신

현대해상, ‘양육 커뮤니티’ 아이마음 놀이터 건립한다

창립 70주년 기념 사회공헌 프로젝트…지자체·사회적기업과 손잡고 양육 커뮤니티 조성 현대해상화재보험(대표 이석현)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아동과 양육자를 위한 열린 커뮤니티 공간을 만든다. 현대해상은 23일 영등포구청에서 영등포구,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와 ‘어울숲 문화쉼터×아이마음 놀이터’ 건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이마음 놀이터’는 현대해상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지자체와 협력해 아동과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민관협력 사업이다.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어울리고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양육 커뮤니티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 어울숲근린공원 내에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며, 향후 3년간의 프로그램 운영까지 지원된다. 현대해상은 시설 건립과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을, 영등포구는 정책·행정적 지원을 맡는다. 코끼리공장은 설계·시공과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루트임팩트는 프로젝트 기획과 연구를 맡는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경선 현대해상 지속가능경영담당(CSO)을 비롯해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경선 CSO는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1위 기업으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며 “‘아이마음 놀이터’가 아동과 양육자,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새로운 양육문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