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2021 국가인권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국민 10명 중 4명 “인권침해·차별 심해졌다”

우리 사회의 차별과 인권침해가 심해진 것으로 인식하는 국민 비중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2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2021년 국가인권통계 분석 토론회’를 열고 ‘2021 국가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국가인권실태조사는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국내 거주 만 19세 이상 1만75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차별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국민의 비율은 47.4%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보다 13.7%p 증가한 수치다.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국민도 41.8%로 지난해보다 11.4%p 증가했다. 차별과 인권침해에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경제적 빈곤층(35.6%)이 꼽혔다. 또 장애인(32.9%)과 이주민(22.3%)도 차별과 인권 침해에 노출돼 있다고 응답했다. 차별과 인권침해에 취약한 상황으로는 ‘경찰·검찰 조사나 수사를 받을 때’라는 응답이 36.7%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보호시설(31.1%), 직장(25.6%), 군대 (19.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년간 혐오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4.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p 상승한 수치다. 보거나 들었던 혐오표현의 대상으로는 정치인(39.7%)이 가장 많았고 여성(32.1%), 성소수자(28.5%)도 혐오표현의 주요 대상으로 꼽혔다. 혐오표현의 법적 규제에 대해서는 67.9%의 응답자가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한 우리나라 인권 개선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54.5%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다만, ‘좋아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3%로 ‘나빠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9.3%)보다 높게 나타났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6일 대구 시내의 한 음식점 입구에 방역 조치에 따른 인원 제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한국인권학회 “文정부 인권정책 전반적으로 미흡”

국내 인권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인권 정책에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해서도 ‘인권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한국인권학회는 9일 우리나라 인권 정책과 코로나19 시대 인권 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온라인에서 한국인권학회와 인권법학회 회원, 인권단체 활동가 등 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의 인권 상황 개선 수준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61.5%가 ‘평이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인권 정책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응답자의 63.1%는 인권 정책 성과가 미흡하다고 했으며, 58.4%는 인권정책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인권 권고 수용 수준도 미흡하다는 의견(58.5%)이 많았다. 영역별로는 차별금지(80.0%), 기후위기(72.3%), 주거권(70.7%), 노동권(57%) 부문에서 절반 넘는 응답자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참정권 부문에서는 우수하다(53.8%)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방역 정책 시행 과정에서 인권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8.4%였다. 구체적으로는 재난 상황에 취약한 집단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75.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혐오·차별·낙인에 대한 대응(72.3%), 사회경제적 위협에 대한 보호 구제 노력(70.7%), 방역 과정에서의 기본권 제한 최소화(64.6%) 순이었다. 한국 사회 인권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평이하다는 평가(50.8%)가 주를 이뤘다. 인권 침해의 주요 책임 주체로는 국가(64.6%)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응답자의 27.7%는 기업 등 시장행위자, 3.1%는 개인이라고 답했다. 한국 사회가 앞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인권 과제로는 ‘차별금지(5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밖에 기후 위기와 인권(32.0%), 노동권(26.0%), 이주민과 난민 인권(26.0%), 주거권 등 적절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미등록 이주아동 2만명, 가족해체 위기 방지 촉구

가족해체 위기에 놓인 2만명의 이주아동을 위해 구제대책 개선과 인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입국해 체류자격을 받지 못한 채 국내에 머물고 있는 만 19세 이하 미등록 외국인은 올해 8월 기준 3332명이다. 이는 미등록 외국인 가정이 한국에서 낳은 아동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 출생 아동까지 포함하면 약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체류자격을 얻지 못해 교육권이나 인권 등을 침해받고, 강제 퇴거 대상이 된다. 지난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존중과 과잉금지원칙 등을 고려해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을 무조건 강제 퇴거하지 말고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이에 법무부는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 시행방안’을 마련해 지난 5월 19일 발표했다. 당시 법무부는 구제 대상 요건을 ▲국내 출생자 ▲국내 체류기간 15년 이상 ▲신청일 기준 국내 중·고교 재학 또는 고교 졸업 등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 조건에 해당하는 아동은 500명 미만에 불과해 법무부가 마련한 구제대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주인권단체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의기본권향상을위한네트워크’는 지난 5월 21일 성명을 내고 “법무부의 대책에 해당하는 대상은 미등록 이주아동 가운데 극소수만 혜택을 보게 된다”며 “이번 조처는 아동의 인권 침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그들의 권리도 온전히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도 지난 7월 28일 “해당 대책의 대상과 운영기간이 제한적이라며 권고 취지를 제대로 수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득 낮을수록 인권침해 대처방안 몰라”

국민 절반 이상이 ‘경제적 빈곤층’을 인권침해와 차별에 가장 취약한 사람으로 꼽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1일 발간한 ‘2020 국가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누가 인권침해나 차별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2.5%가 ‘경제적 빈곤층’이라고 답했다. ‘장애인'(50.1%), ‘학력·학벌이 낮은 사람'(28.9%), ‘여성'(26.7%)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1년간 차별 경험에 대한 물음에는 응답자의 29.5%가 ‘어떤 이유로든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차별 경험 이유로는 ‘경제적 지위’가 13%로 가장 높았으며, ‘나이’가 12.9%, ‘성별’이 11.8%를 차지했다.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인권침해나 차별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르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인권침해·차별에 대한 대처방안을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 중 12%에 달했으나 100만~200만원 소득 가구에서는 6.7%로 줄었고 그 이상 소득 가구에서는 3% 안팎을 유지했다. 이웃이 되는 것에 불편함을 갖는 사회적 소수자 집단은 성소수자(47.9%), 난민(44.9%), 북한이탈주민(25.5%), 이주노동자(21.6%), 장애인(9.6%), 결혼이주민(9.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이탈주민과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감은 지난 2019년 조사결과 대비 각각 5.2%p, 3.1%p 증가했다. 인권침해나 차별이 발생하기 쉬운 취약 상황으로는 검찰이나 경찰의 조사나 수사를 받을 때(43.1%)와 구직 및 취업을 포함한 직장생활(33.8%)을 응답한 시민이 많았다. 보호시설(23.2%), 민원 등 공무원의 업무 처리(20.8%), 재판(18.1%)이 뒤를 이었다. ‘혐오표현을 보거나 들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3.4%로 과반에 달하고, 이 중 ‘자주 있다’는 응답은 25.9%를 차지했다. 혐오표현의 대상이 되는 집단은 정치인(47.7%), 특정 종교인(42.8%), 여성(41.5%), 성소수자(40%) 등이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8~9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만4525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조사와

트랜스젠더 구직자 57% “사회적 차별에 구직 포기한 적 있다”

국내 트랜스젠더 구직자의 절반 이상이 성별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탓에 구직을 포기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숙명여자대학교 연구진이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59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설문은 ▲성별 정정 및 신분증 ▲가족생활 및 일상 ▲학교·교육 ▲고용·직장 ▲화장실 등 공공시설 ▲군대·교정시설 등 국가기관 ▲의료 ▲기타 혐오차별 ▲건강수준 등 9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보고서에는 트랜스젠더 구직 활동 경험이 있다고 답한 469명 가운데 268명(57.1%)이 성별 정체성 관련 문제로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구직자 중 48.2%가 구직·채용 과정에서 외모 등이 남자 혹은 여자답지 못하다는 말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주민등록번호에 제시된 성별과 성별표현의 불일치 때문에 구직이 어려웠다는 답변이 37%를 차지했다. 성별 정체성과 다른 성별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 않기 위해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는고 답한 응답자는 39.2%였다. 화장실을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36%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65.3%에 달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트랜스젠더는 여러 삶의 영역에서 심각한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 정책, 제도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조사결과와 다양한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정책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더나미 책꽂이]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사람을 옹호하라’ 외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그 나라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라.”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설립자인 멜린다 게이츠는 아프리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삶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남편 빌 게이츠와 함께 재단을 설립한 후 20년 넘게 진행해온 개발도상국 여성 권익 보호 활동과 빈곤 퇴치 활동이 한 권의 책에 정리돼 있다. 피임, 여아 교육, 직장 내 성평등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여성 권리 증진과 공동체 발전의 연결고리를 꼼꼼하게 짚어준다. 멜린다 게이츠 지음, 강혜정 옮김, 부키, 1만8000원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동성애하면 에이즈 걸리는 거 아니에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책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자캐오 대한성공회 신부 등이 필진으로 참여해 성소수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가하는 차별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촘촘히 모인 논리는 ‘근거 없는 차별과 혐오를 멈추라’는 묵직한 외침으로 이어진다. 내년 1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한국성소수자연구회가 쏘아 올린 첫 신호탄이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창비, 1만8000원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100점 만점에 28.53점. 지난 1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다. 우리나라는 61개국 중 58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대응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텀블러나 에코백 사용 등 개인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산업 구조와 정책을 바꾸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책은 전 세계가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2019 대한민국 인권상’ 단체 부문 수상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이하 ‘UBR’)가 지난 10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2019 대한민국 인권상’ 단체상을 받았다. UBR은 2015년부터 이주민 가정의 아동을 비롯해 국내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이 출생등록돼 법적으로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토론회, 법제도 개선 추진, 법률 지원, 시민 캠페인 등 다양한 인식개선 활동을 지속해왔다. 참여 단체로는 공익법센터 어필, 재단법인 동천, 국제아동인권센터, 아동인권위원회,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유엔난민기구, 이주민센터 친구 등 국내 공익 법률 지원 조직과 아동·인권보호단체 14곳이다. 대한민국 인권상은 인권위가 매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인권 보호·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개인과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단체 부문은 UBR을 비롯해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가 수상했으며 개인 부문에서는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 박란이 춘천남부노인복지관장, 방주현 국립공주병원 간호주사보, 정수형 부산지방경찰청 경사, 서미향 경기도교육청 서천중학교 교감이 수상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엄마니까 버틸 수 있습니다”…낮은 임금과 고된 업무에 짓눌린 ‘아동그룹홈’ 활동가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아동복지법 제5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동생활가정 종사자에게도 적용하여 아동양육시설 종사자와의 임금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한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가 발표한 ‘공동생활가정 종사자에 대한 임금 차별’ 결정문 내용이다. 이는 지난 2017년 모 아동공동생활가정(이하 ‘아동그룹홈’) 사회복지사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데 따른 결과다. 인권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진정인의 인건비는 아동양육시설 종사자의 67.6% 수준이었다. 또한 2018년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평균 인건비는 아동양육시설 종사자 인건비의 80.9%에 그쳤다.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이 임금에서 명백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부당 처우 실태를 조사했다. 업무 강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희생’ 강요받는 그룹홈 종사자 아동그룹홈은 부모의 학대나 방임, 가정 해체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일반 가정 형태의 보호와 양육,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이다. 시설장을 포함해 3명의 사회복지사가 3교대로 5~7명의 아동을 보살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학대피해아동쉼터 63개소를 포함해 전국 533개소의 그룹홈에서 1569명 종사자가 2811명의 아동을 보호하고 있다. ‘모든 아동에 가정형 보호가 필요하다’는 민간의 자성에서 시작된 아동그룹홈은 1997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04년 아동복지법 테두리 안에 들어섰다. ‘보육원’이라 불리는 아동양육시설과 동등한 사회복지시설로 편입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이 받는 차별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봄언덕그룹홈 김보라 시설장은 2명의 보육사와 함께 영유아 4명을 포함한 7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가사와 보육 업무는 자정까지 빠듯하게 이어지고, 야간에는

[공변이 사는 法]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 주고파… 출생 미등록 아동 찾아 전국 시설 돌았죠”

[공변이 사는 法] 김희진 변호사 “국내 아동 관련 법률은 성인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법이 아이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죠. 현행법에 가려져 불이익을 당하는 아이들을 위해 잘못된 법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김희진(32·사진) 변호사는 국제아동인권센터(InCRC)에서 상근으로 일한다.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기초로 아동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옹호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다. 김 변호사는 아동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을 법무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만난 김 변호사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목소리에 한 번이라도 더 귀 기울이고, 도울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출생 기록 없는 아동, 양육시설에만 100여 명 보통의 변호사들이 소송 활동에 주력한다면 김 변호사는 직접 실태조사를 벌이고 문제를 발굴하는 등 ‘활동가’에 가까운 일을 한다. 지난 2015년 국제아동인권센터에 들어온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아동복지심의위원회에 대한 구성과 운영을 강제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을 이끌었고, 아동양육시설인 그룹홈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도 역할을 했다. 지난해부터는 ‘출생 미등록 아동’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 이내에 출생 신고를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관리하거나 단속할 방법이 없어 출생 미등록 아동이 계속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UBR)’와 함께 아이가 태어나면 병원에서 자동으로 출생 사실을 등록하게 하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도입을 지난해 법무부에 제안했다. “법무부 담당자가 되묻더군요. ‘그래서 출생신고 안 된 아이가

공기업들 ‘인권경영’ 본격화… 35곳 중 7곳이 ‘2단계’ 인권 영향 점검 돌입

‘인권경영’을 위한 공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정부가 향후 5년간의 인권 정책을 담은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을 확정하며 ‘기업과 인권’ 항목을 신설한 데 이어, 같은 달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을 공표하며 인권경영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공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도 인권경영 점수가 포함됐다. 올해 평가부터 배점이 확 높아진 사회적가치 항목에 인권경영이 반영된 것이다. 인권경영이란 ▲기업 운영 ▲사업 실행 ▲이해 관계자(임직원, 지역 주민, 협력사)와 소통하는 데서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은 꽤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경영 체계 구축(1단계) ▲인권 영향 평가 실시(2단계) ▲인권경영 사업 실행·공개(3단계) ▲구제 절차 제공(4단계) 등으로 인권경영 절차를 소개한다. 전담 부서를 꾸리고, 기업 운영과 사업에 대한 인권 영향 평가를 거친 뒤, 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설명이다. 더나은미래는 우리나라 공기업 35곳을 대상으로 인권경영 준비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절반 이상이 1단계인 ‘인권경영 체계 구축’ 단계를 밟고 있었다. 전담 직원이나 부서를 지정해 직원 교육을 하거나 인권경영 지침이나 선언문을 만들어 공표하는 단계다. 대체로 사회적 가치 전담 부서나 혁신·동반성장 관련 부서가 인권경영을 담당하고 있었다. 신년 조직 개편 때 인권경영 전담 부서를 새롭게 만든다는 응답도 있었다. 인권경영 관련 별도 의사결정 기구를 꾸린 기업도 9곳이나 됐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관광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조폐공사, 한국서부발전, 한국전력기술, 한국석유공사 등이 임직원과 인권 전문가, 협력사

인권주간 맞아 ‘장애인 인권 사진전’ 열린다

다가오는 12월 10일은 69주년 ‘세계 인권의 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 25일부터 12월 10일을 ‘인권주간’으로 선포했다. 인권주간을 맞아, 장애인 삶의 희노애락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사진전이 열린다. 장애인 인권 사진전 ‘액세스 어빌리티(Access Ability)’-물리적 환경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주한스웨덴대사관은 인권위와 함께 장애인의 삶과 인권을 조명하는 액세스 어빌리티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전은 오는 27일부터 12월 10일까지 14일간 서울시청 시민청 내 시티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전시에는 한국과 스웨덴 장애인들의 삶을 담아낸 총 28점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휠체어로 여행을 다니는 여행작가, 가스폭발로 전신 화상을 입은 두 아이의 엄마, 정신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인권변호사 등 국내 장애인 14명을 모델로 한 김중만 사진작가의 작품, 스웨덴 출신 마르쿠스 마르세틱(Markus Marcetic) 작가의 장애인 인권 관련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27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개막식에는 안 회그룬드 주한스웨덴대사, 정상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조영선 사무총장, 사진작가 김중만, 스토리텔링 작가 및 전시에 참여한 14인의 장애인 모델 등이 참석한다.  주한스웨덴대사관은 “인권주간을 맞이하여 ‘액세스 어빌리티’ 사진전이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들의 인권을 제고하고, 당면한 문제에 대하여 함께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인권주간을 맞아 전국적으로 다양한 홍보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12월 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세계인권선언 69주년 기념식을 필두로, 인권작품 공모전 전시회(12.4.~12.8. 국회도서관), 라디오 캠페인(~12.10.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국도서관 인권영화 상영회(11.21~12.11. 114개 도서관), 대구‧대전‧울산‧원주‧춘천 등 각 지역에서 기념식과 토크콘서트,영화제 등 문화행사가 열린다.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