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트랜스젠더 구직자 57% “사회적 차별에 구직 포기한 적 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한 남성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6색 깃발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트랜스젠더 구직자의 절반 이상이 성별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탓에 구직을 포기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숙명여자대학교 연구진이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59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설문은 ▲성별 정정 및 신분증 ▲가족생활 및 일상 ▲학교·교육 ▲고용·직장 ▲화장실 등 공공시설 ▲군대·교정시설 등 국가기관 ▲의료 ▲기타 혐오차별 ▲건강수준 등 9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보고서에는 트랜스젠더 구직 활동 경험이 있다고 답한 469명 가운데 268명(57.1%)이 성별 정체성 관련 문제로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구직자 중 48.2%가 구직·채용 과정에서 외모 등이 남자 혹은 여자답지 못하다는 말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주민등록번호에 제시된 성별과 성별표현의 불일치 때문에 구직이 어려웠다는 답변이 37%를 차지했다.

성별 정체성과 다른 성별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 않기 위해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는고 답한 응답자는 39.2%였다. 화장실을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36%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65.3%에 달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트랜스젠더는 여러 삶의 영역에서 심각한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 정책, 제도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조사결과와 다양한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정책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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