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반려견 순찰대'를 도입한 주역들. (왼쪽부터)김지민 유기견없는도시 대표, 이상국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과장, 강민준 경위. /최지영 청년기자
산책하며 동네 지키는 ‘반려견 순찰대’가 뜬다

공원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시민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려견의 사회활동과 운동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산책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는 형광 조끼를 입은 견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반려견 순찰대’다.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며 곳곳의 위험 요소를 살피고 방범 활동을 하는 주민 참여형 순찰대다. 순찰대원 선발시험도 있다. 견주의 ‘앉아’ ‘기다려’ ‘이리와’ 등 세 가지 신호를 이행하면 합격이다.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 5월 서울 강동구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두 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최근 서울 내 9개 자치구로 확대 운영이 결정됐다. 7월 26일 서울 반려견 순찰대의 도입과 운영을 주도한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의 김지민 대표를 만났다. 이날 자리에는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이상국 과장과 강민준 경위도 함께했다. 매일 산책하는 반려견, 동네 지킴이로 -‘반려견 순찰대’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김지민=쉽게 말하면, 견주들이 매일 반려견을 산책시키면서 동네 순찰을 같이하는 거예요. 제복 입은 경찰이 동네를 순찰하듯 반려견과 견주가 활동복을 입은 채로 활동합니다. 덕분에 자연스레 범죄 예방 효과가 생겨요. 또 대원들이 순찰하다가 범죄 현장을 목격하거나 생활 불편사항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함으로써 빠르게 조처를 할 수도 있고요. 이상국=순찰을 통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불편함을 해결하는 게 자치경찰의 근본 목적입니다. 이를 반려견과 함께 하는 거죠. 반려견 순찰대원들은 매일 자유로운 시간에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지역 내 방범 활동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시작이 궁금한데요. 강민준=자치경찰과 관련된 해외의 여러 시책을 찾아보다가, 일본의 ‘멍멍순찰대’ 운영

지난달 27일 만난 김병수 미션잇 대표는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션잇 제공
“사회적약자도 불편 없도록… ‘포용사회’를 디자인합니다”

[인터뷰]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 혁신을 위한 디자인·미디어 소셜벤처 ‘미션잇’을 설립했다. 미션잇은 사회적약자를 위한 ‘포용력 있는 디자인’을 제작한다.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 등 장애 유무나 나이, 성별을 떠나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미션잇은 현재 매거진 ‘MSV’ 출판,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기반을 둔 제품·공간 디자인, 통합 디자인 워크숍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27일 서울 서초구 미션잇 사무실에서 김병수(36) 대표를 만났다.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적약자를 위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시각장애인 마라톤 가이드러너 자원봉사활동이나 방글라데시 단기선교 등을 통해 사회적약자의 삶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직 포용력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미진하고, 인클루시브 디자인도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이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미션잇은 어떤 활동을 하는가? “미션잇은 다양한 사용자를 포괄하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기반으로 리서치나 제품, 공간 디자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주요 고객층은 사회적기업이나 제조업 관계자, 디자이너, 공공사업 운영자 등이다.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수단 중 하나가 매거진 ‘MSV(Magazine for Social Value)’다.” -MSV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MSV는 사회적 가치를 위한 잡지다.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실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잘 표현한

지난 3일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은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수빈 청년기자
“모으고, 빌리고, 나눈다”… 청년의뜰, 청년 대상 금융솔루션 제공

[인터뷰]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만난 한병선(57) 청년의뜰 본부장은 “신용 불량 위기에 빠진, 소비를 모르고 저축만 하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많다”며 “사단법인 ‘청년의뜰’은 이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에 취약한 청년 지원 나서 청년의뜰은 지난 2006년 설립됐다. 한 본부장은 금융 지식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지난해 TF팀을 꾸려 ‘청년미래은행’을 설립했다. 청년미래은행은 청년이 금융에 대한 자기 기준과 자기 가치관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년미래은행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배워요 ▲모아요 ▲빌려요 ▲나눠요 등이다. 한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배워요’를 꼽았다. 배워요는 교육을 통해 청년의 금융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금융 메이트가 일대일로 청년과 재정상담을 진행한다. 금융 메이트는 청년의뜰에서 교육을 이수한 30~40대로 청년들의 행복한 소비와 건강한 재정관 확립을 위해 소통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현재 20명의 금융 메이트가 활동 중이다. 배워요에 참여한 청년들은 6개월간 매주 15분씩 금융 메이트와 상담, 교육을 진행한다. ‘모아요’는 저축과 성취를 목표로 청년이 월 10만원씩 6개월간 저축하면 청년미래은행에서 40만원의 저축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청년들이 시드머니(Seed Money)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올바른 저축과 소비를 실행하는 습관을 기른다는 취지다. ‘빌려요’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 credit·자활 의지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다. 세부적으로 긴급생활자금대출, 미래교육투자금대출, 주거안정자금대출로 나뉜다. 청년들의 신용 불량의 위기를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는 “버려진 타이어를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상상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송자빈 청년기자
패턴 제각각 ‘폐타이어 신발’… MZ세대 사로잡았다

[인터뷰]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 “트레드앤그루브는 상상했던 것들을 구현해 주는 곳이에요. 버려진 타이어를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상상은 현실이 됐죠.” 지난 7월 2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이온(28)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를 만났다. 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신발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트레드앤그루브의 ‘트레드’는 노면에 닿는 바퀴의 접지면, ‘그루브’는 접지면에 새겨진 무늬를 의미한다. 버려진 타이어가 신발로 제작되는 과정 이 대표는 “폐타이어는 카센터, 폐차장, 타이어 수거 업체 등에서 구할 수 있다”며 “현재 트레드앤그루브는 한국타이어와 롯데 렌터카와 같은 대기업에서 사용하고 남은 타이어 혹은 생산과정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 타이어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폐타이어 1회 수거량은 평균 100~300개에 이른다. 타이어 개당 무게는 10kg가량으로 300개를 수거할 경우 3t이 조금 넘는다. 이 대표는 수거한 폐타이어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트럭 두대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거된 폐타이어는 경기 남양주에 있는 트레드앤그루브 자체 공장으로 보내져 고무를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고무로 둘러싸인 타이어 내부는 단단한 철사층과 섬유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가장 바깥에 있는 고무층을 3~6mm가량 분리해야 한다. 분리된 고무는 신발 밑창 등에 사용된다. 이 대표는 “고무층을 분리하는 작업에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트레드앤그루브 공장이 타이어를 정밀 가공할 수 있는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타 회사와의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어를 먼저 분쇄하고 가공하는 프랑스, 인도네시아의 폐타이어 업사이클링 기업과 달리 트레드앤그루브는 자체 설계한 자동화 기계를 통해 폐타이어를 분쇄 없이 가공하기 때문이다. 타이어에서 분리된 고무는 부산에 위치한 신발 공장으로 전달돼 완제품으로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만난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는 “정서적 결핍을 느끼는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찬우 청년기자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이 자립할 때까지 동행합니다”

[인터뷰]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 ‘러빙핸즈’는 한 명의 성인 멘토가 한 명의 아동·청소년 멘티를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멘토링하는 국내 최장기 멘토링 단체다. 18시간의 멘토 양성 교육 과정을 이수한 멘토들은 거주지역 주변에 있는 한부모 혹은 조손 가정의 아동·청소년을 지원한다. 멘토링은 멘티가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지속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박현홍(54) 대표를 만났다. 러빙핸즈가 운영하는 초록리본도서관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다. 박 대표는 “정서적인 지지가 결여된 한부모·조손 가정 아이들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것, 그것이 러빙핸즈가 멘토링 과정을 진행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의 정서적 공백을 채운다 -도서관이 안락하고 예쁘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초록리본도서관은 모든 아동·청소년들이 잘 놀고, 잘 먹고, 잘 읽을 수 있는 쉼터다. 러빙핸즈 멘토와 멘티들이 원활한 멘토링을 진행하기 위해선 안정적이고 자율적인 공간이 필요해 도서관을 만들게 됐다. 물론 이용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외부에는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지? “외부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공간이 있으면 더 효과적으로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러빙핸즈 멘티라고 하면 한부모, 조손 가정이라고 낙인 찍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러빙핸즈 멘티’ 대신 ‘초록리본도서관 회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싶기도 했다.” -러빙핸즈 운영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지? “아직 우리나라 복지 서비스는 공급자(후원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장학금, 지원금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후원자 중심의

지난달 22일 만난 김강 캥스터즈 대표는 “누구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캥스터즈 제공
“휠체어 사용자도 ‘홈트’ 하세요”

[인터뷰] 김강 캥스터즈 대표 “장애인에게 운동은 생존의 영역입니다. 특히 휠체어를 스스로 조정하는 일에는 많은 힘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빠르고 적절한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죠. 그러나 장애인의 운동 접근성은 아직 열악하기만 합니다. 홈 트레이닝과 실내용 운동 기기처럼 휠체어 사용자가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운동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휠체어’와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 그리고 ‘피트니스 콘텐츠’라는 생소한 조합을 만들어냈습니다.” 지난달 22일 경기 안산시 사무실에서 김강(31) 캥스터즈 대표를 만났다. 2020년 설립된 캥스터즈는 장애인 보조기기를 만들어 운동 약자를 위한 통합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휠체어 이용자가 스스로 트레드밀에 탑승해 운동할 수 있는 ‘휠리엑스’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장애인 보조기기 사업은 대부분 이동, 즉 야외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캥스터즈는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정 안에서 휠체어 사용자가 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휠체어 사용자도 집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보호자 도움 없이 이용자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트레드밀에 올라갈 수 있다고요. “유사한 해외 제품들은 경증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최중증 장애인의 경우 상체의 관절 가동범위(ROM)가 좁고 힘이 부족하거든요. 최대한 많은 분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하곤 해요. 하지만 휠체어를 이동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가장이 마트에서 장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캥스터즈의 원동력은 여기에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나요? “한양대학교와 함께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제 휠체어 이용자 16명이 6주간 ‘휠리엑스’를 이용했을 때 체중과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민동세 이사장은 “2025년에는 지역사회와 협동하는 도우누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수완 청년기자
“노인 비율 급증하는 고령화시대… 맞춤형 돌봄서비스 제공합니다”

[인터뷰]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은 서울 광진구를 ‘돌봄서비스 1번지’로 만든 인물이다. 도우누리는 2008년 자활공동체 형태인 ‘늘푸른돌봄센터’로 출범해 2013년 직원들의 출자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돌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재가·시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지난달 9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을 받아 베스트협동조합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도우누리 사무실에서 만난 민동세 이사장은 “지난 9일 경주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 베스트협동조합 부문에서 도우누리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에 충실히 집중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협동조합의 운영원칙을 최대한 수용하고 원칙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져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돌봄서비스에는 협동조합이 가장 적합한가? “도우누리의 시초는 2008년 서울 광진구에 설립된 자활공동체의 형태인 ‘늘푸름돌봄센터’다. 그러나 조직을 운영하는데 직원들의 참여가 법적으로 보장이 안 되는 자활공동체의 한계로 인해 조직형태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우리는 ‘돌봄’이라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므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영리조직이면 안 된다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 기회가 생겨 협동조합 기본법 제정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게 됐고 거기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인적결사체이면서 기업조직의 형태를 띠는 비영리 법인격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우리가 지향하는 조직의 형태라는 생각이 들어 1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친 끝에 2013년 4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첫 번째 사회적협동조합이 됐다.” -도우누리가 오랫동안 유지된 비결은 무엇이라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
“은퇴 시니어는 새 직장서 활력 찾고, 기업은 고급 인력 활용”

“출근하는 월요일이 가장 싫다.” “사직서 품고 회사 다닌다.”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일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면 가장 흔히 돌아오는 답변이다. 대부분은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이 앞선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전국 만15~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기 퇴사’ 및 ‘정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1.9%)은 평소 퇴사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당장 생계를 위한 목적을 넘어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일을 찾는다. 중장년층의 생애주기에 맞는 통합지원을 진행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지난 한 해 접수된 일자리 상담 건수는 2만3017건에 이른다. 이들이 은퇴 이후 다시 일하기 위해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뭘까?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시니어에 적합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보다 체계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요 지원 사업은 생애설계 상담, 교육, 일자리 연계, 사회공헌 활동 등이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니어의 일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추세라 재단 내 상담과 교육 등의 서비스도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을 통해 ‘사회적경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형결(61)씨는 스스로 직장에서의 은퇴를 결정했지만,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재단을 찾았다. 그는 “일은 곧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자 다른 사람과 유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일을 할 때엔 여러 사람과 교류하고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가 맥주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보리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리너지 가루’를 들어 보이고 있다.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 대체 원료로 쓰인다. /리하베스트 제공
버려지는 보리찌꺼기의 변신… 밀가루 대체 원료로 재탄생

[인터뷰]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10%는 식품 쓰레기에서 발생한다. 이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식품의 40%는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며 이를 규모로 따지면 약 25억t에 이른다. 식품 쓰레기는 최종 소비 단계보다 중간 제조 단계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가정과 식당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일부만 파악하고 있을 뿐, 식품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소셜벤처 리하베스트는 ‘푸드업사이클’ 방식으로 식품 부산물을 새로운 식품으로 만들고 있다. 민명준(37) 리하베스트 대표는 “푸드업사이클은 폐기물로 처리되는 식품 제조 부산물에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맥주, 식혜 등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을 다양한 제품과 대체원료로 재탄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출장 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 민명준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식품 부산물로 만든 식품 -푸드업사이클 개념은 생소하다. “와인 찌꺼기를 활용한 화장품, 커피 찌꺼기로 만드는 텀블러 등 식품 부산물로 비식품을 만드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식품 부산물로 식품을 만드는 건 최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와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던 보리 찌꺼기에 기술을 더해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체 제분가루를 만들고 있다.” -식품 부산물을 식품으로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가? “아무래도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식품업사이클’에 비해 까다로운 지점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을 충족하는 안전성과 높은 품질을 갖춰야 한다.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박주현 베터베이직 대표가 ‘2017년 여성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트임 방식의 옷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소영 청년기자
“장애인에게 옷 고르는 재미를 ‘어댑티브 패션’으로 장애인식 개선”

[인터뷰] 박주현 베터베이직 대표 데일리룩, 출근룩, 면접룩, 소개팅룩, 하객룩…. 평범한 일상부터 특별한 순간까지 상황에 어울리는 옷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람들의 고민은 선택지가 아주 많다는 데서 출발한다. 당장 스마트폰을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면 수천, 수만 벌의 옷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옷을 고를 수 있는 권리가 모두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누군가는 의류 선택지 자체가 없어 고민이다. 박주현 베터베이직 대표는 장애인이 의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댑티브(adaptive) 패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어댑티브 패션이란 장애인들의 활동 범위를 고려해 제작한 옷이다.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옷을 착용했을 때 활동에 불편이 없는 건 물론이고 입고 벗는 일도 편해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제작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동안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니버설 패션과 어댑티브 패션 중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했다. 유니버설 패션이란 남녀노소, 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착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의류’다. 반면 어댑티브 패션은 장애인의 신체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 즉 ‘한 사람’을 위한 의류라는 점에서 다르다. “남녀노소 누구나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 패션은 허상에 가까워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기성복의 사이즈를 보더라도 비장애인 모두가 딱 맞게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체형이 비장애인보다 훨씬 가늘고 긴 편이에요. 비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 모두가 입을 수 있도록 옷을 만들면 사이즈가 너무 커져 버리겠죠. 사이즈를 어렵사리 맞춰도 패션은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많이 반영되는 품목이라 소비자를

서정훈 콩세알 대표는 "사회적농업을 통해 돌봄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작물을 돌보며 돌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하린 청년기자
“농장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서정훈 콩세알 대표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특정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부터 2~3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영우’ 같은 자폐인, 더 나아가 직업인으로서의 자폐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1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28% 수준이다. 전국 장애인 고용률인 34.6%에 비해 낮다. 지난해 기준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25만5207명으로 이 중 13만5867명(약 62%)이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지방으로 갈수록 취업률은 턱없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서울시 내 발달장애인 민간고용률은 30%이지만 지방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1호로 등록된 ‘콩세알’은 해법을 농업에서 찾았다. 이른바 ‘사회적농업’이다. 사회적농업은 장애인, 고령자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의 사회통합과 자립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 중심의 농업활동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부터 사회적농업 실천조직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에 83개소가 있다. 참여자는 장애인, 노인, 경력단절여성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로, 지역사회의 주민, 조직 등과 네트워크를 이뤄 협력한다. 핵심 기능은 농촌자원 활용해 돌봄, 교육, 직업훈련 기회 제공이다. 돌봄의 대상에서 돌봄의 주체로 인천 강화군에는 사회적농장 5곳이 있다. 그중에서 농업회사법인 ‘콩세알’이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달 29일 인천 강화군 양서면에 있는 콩세알 본사를 찾았다. 서정훈 대표는 “2005년 친구 5명이 모여 ‘일벗’이라는 생산공동체에서 출발했다”면서 “청소년 자원봉사단, 재가노인 봉사 등을 병행하면서 ‘함께 일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지난달 26일 만난 척수 장애인 정인식씨는 "휠체어 장애인이 단체여행이 아닌 개인여행을 하기에는 시설이나 서비스면에서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유경 청년기자
‘무장애여행이 뭐예요?’… 휴가철 여행에 소외된 장애인들

정인식(51)씨는 척수 장애인이다. 첫돌이 되기 전 척추를 다쳐 하지 신경이 마비됐다. 상체 움직임은 자유롭다. 충남 당진 지역에서 장애인볼링협회장으로 활동할 정도다. 5년 전에는 보조기구를 달고 장애인 대리운전을 했을 정도로 운전 실력도 갖췄다. 이처럼 이동에 자유로운 그도 여행만큼은 어려워한다. 지난달 26일 충남 당진에서 만난 정씨는 “휠체어 장애인에게 개인여행은 큰 도전”이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단체관광은 장애인들도 갈 수 있는 곳으로 일정을 짜주고, 턱이 나오면 주변에서 휠체어를 들어 올라가도록 도와주죠. 그런데 혼자 움직이면 하나하나 다 부딪쳐요. 장애인 화장실이 없거나, 출입구 경사로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유명 관광지라고 해도 ‘장애인들이 여기 오겠어?’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가 말하는 장애인 여행은 자유분방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씨는 “일정에 맞춰 다 같이 버스로 움직이면서 정해진 관광지에 가고, 정해진 음식을 먹는다”면서 “언젠가 독도에 꼭 한번 가보고 싶고, 액티비티로 번지점프도 해보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무장애관광’ 유사 용어만 십수개, 어떤 말이 적합할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동 약자를 위한 ‘무장애관광’에 대한 갖가지 콘텐츠를 제작하고 홍보한 지 수년째지만 현실의 반응은 냉랭하다. 단체마다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에 교통약자 편의 시설을 갖춘 관광지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문화체육관광부는 ‘무장애관광지’, 한국관광공사는 ‘열린관광지’, 서울관광재단은 ‘다누림관광지’로 소개하고 있다. 동시에 서울시에서는 ‘유니버설관광시설’로, 보건복지부에서는 ‘BF(Barrier-Free)시설’로 인증하기도 했다. 국내에 알려진 무장애관광의 유사 용어로는 ▲배리어프리 관광(barrier-free tourism) ▲접근 가능한 관광(accessible tourism) ▲유니버설 디자인 관광(universal design tourism)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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