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더나은미래 프렌즈’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20년 가까이 위기 청소년 공동체를 이끌어온 ‘세상을 품은 아이들’ 명성진 대표님이 최근 책(세상을 품은 아이들) 출간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좋아요’와 응원 댓글을 달았는데, 대표님이 이런 답글을 올렸습니다. “감사드려요. 더나은미래가 저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주셨죠”라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2013년의 저희 지면 인터뷰가 대표님을 세상에 널리 알린 계기였겠구나 싶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기뻤습니다. ‘더나은미래’가 창간 6주년을 맞았습니다. 이쯤 되면 쉬엄쉬엄 여유도 부려야 하건만, 아직도 종종거리며 사는 걸 생각하면 좀 슬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난에도 축복이 있다는 우리 취재원들의 이야기처럼, 신기하게도 요즘 더나은미래엔 좋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많습니다. 4월 말 어느 저녁에는 매출 100억원대 중견기업을 일군 회장님이 저희를 응원하고 싶다며 팀 전체 저녁을 사주셨습니다. 2000년대부터 기부에 뜻을 품고 직접 ‘펀드 레이징(모금)’ 기획까지 하는 분인데, ‘더나은미래’ 열독자라고 하셨습니다. 크로스백 지퍼를 열더니, 지난 호 지면을 꺼내셨습니다. 선진국 기부 관련 기사 아이디어와 고액 기부자들의 기부 심리도 이야기해주시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저희들에게 종종 막걸리를 사주기로 약속하셨습니다. ‘더나은미래 팬’을 자처하는 한 교수님은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위한 조언을 직접 설계해주시기도 하고, 나눔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신 국내 최고의 경영대학원 교수님은 틈날 때마다 언론사 경영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로 약속하셨습니다. 기업 사회공헌팀과 비영리단체의 많은 이해관계자분 또한 ‘더나은미래 프렌즈’로서 진정성 어린 조언을 해줍니다. 배는 고픈데, 또 한편 배가 부릅니다. 어떻게 우리 사회의 공익 분야 지평을 키워낼지 아직 막막하지만,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우유를 마시겠습니까

    더나은 선택… ①우유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그룹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 직후 미국 판매량은 한 달 새 반 토막 났지만,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제2의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막을 순 없을까. 업계 1·2위 기업의 책임경영·윤리경영 정보를 비교해보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까칠한 기자들의 ‘공공(公公)연한 수다’ 1편을 시작한다. 편집자 오민아 기자= 과징금이 너무 적어서일까? 아쉽지만 ‘공정한’ 우유 찾기는 실패한 것 같다. 지난달 매일유업 김정석 전 부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세금 탈루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을 통해 벌금 1억원으로 감형됐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하기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정유진 부편집장= 두 기업 지배구조를 보니 답이 딱 나온 것 같다. 상법상 2조원 이상 회사는 감사위원회를 두고, 사외이사도 과반 이상 둬야 한다. 매일유업은 의무가 아닌데도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사외이사도 9명 중 5명(55.6%)나 되고. 그만큼 견제 장치를 강화했다는 얘기다. 반면 남양유업은 사외이사 비율도 25%고,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임명한 상태다. 지배구조 견제가 제대로 돼야 ‘갑(甲)질 논란’ 등이 사전에 예방될 수있다.       권보람 기자= 직원, 협력사한테 잘해야 소비자한테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여성 직원 비율은 매일이 더 적은데, 임금 격차는 남양이 크다. 매일은 2009년 업계 최초로 가족친화기업 인증도 받았다. 여성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콘텐츠의 시대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콘텐츠의 시대는 가고 플랫폼의 시대가 왔다.’ 수년 동안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말입니다. 국내 언론사 중 톱이라는 조선일보 기자들조차 ‘포털의 뉴스 편집자보다 못한 신세’라고 자조적으로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IT 비즈니스의 원리는 이랬습니다. “일단 사람을 많이 모아라. 비즈니스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네이버, 카카오톡을 봐라.” 이런 마당에 좋은 콘텐츠를 우직하게 만드는 건 마치 중세시대 성 안에만 머물러 있던 수도승 취급받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구글), 페이스북 등 소위 사람들을 모으는 플랫폼들이 많아지면서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해져서일까요. 이용자를 오래 붙들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찾는 플랫폼 기업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는 많이 부족합니다. 뉴스만 봐도 기존 언론 매체는 비슷비슷한 팩트 보도가 많아 차별점이 부족하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인터넷 매체의 경우 보도자료 베끼기 수준을 넘기는 기사를 찾기 힘들지요. 블로그는 순수성을 상실해, 블로거의 글이 진짜인지 마케팅을 위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제법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콘텐츠 제작자는 소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립니다. ‘양띵(YD)’이라는 아프리카TV BJ이자 유튜브 콘텐츠 창작자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장래 희망’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제 딸은 웹툰 ‘조선왕조실톡’의 강력한 팬이기도 합니다. 콘텐츠 하나만 잘 만들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더나은미래’ 또한 요즘 여러 곳에서 콘텐츠 제휴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6년째 공익 콘텐츠만 꾸준히 내고 있으니, 희소성을 인정받는

돌봄보다 서류가 먼저… 탁상 행정에 밀려난 아이들

문턱 높아진 지역아동센터 경기도 안양에 살고 있는 김정우(가명·8)군은 오후 2시쯤 학교를 마치면, 혼자 운동장을 배회한다. 작년엔 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났지만 올봄 이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여섯 살 난 여동생을 혼자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하원시간인 오후 5시에 맞춰 동생을 찾은 후, 저녁 9시까지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린다. 남매가 안쓰럽지만 엄마는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야간 근무를 자청하고 있다. 따로 사는 아빠는 최근 생활비마저 끊어버렸다.  엄마는 야간근무를 늘리면서 김군을 따라 동생도 지역아동센터에 등록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올해부터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기준이 초~중학교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동생을 보낼 만한 야간 어린이집을 찾아봐도 주변에는 없었다. 결국 정우는 동생을 위해 지역아동센터에 가는 대신 몇 시간씩 길거리를 헤매기로 했다. 최근까지 정우를 돌봤던 안양시 A지역아동센터장은 “조건에 맞지 않으니 도움이 필요한 남매 사이를 떨어뜨려 놓으라는 게 무슨 돌봄 제도인지 모르겠다”면서 “변경된 기준 때문에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오히려 거리를 헤매게 됐다”고 전했다. ◇돌봄 필요해도 소득·나이기준 맞춰야…더 어려워진 돌봄 서비스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기준이 강화되면서 피해를 보는 아동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말 배포된 보건복지부의 새 지침에 따르면, 올해부터 센터에 신규 등록하는 아동은 ▲소득(중위소득 100% 이하,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439만원) ▲연령(초~중학교 중심, 농어촌인 경우 미취학 아동 포함) ▲돌봄의 필요성 등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한다. 작년과 비교해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전까지는 별도의 연령기준 없이, 우선보호아동(기초생활수급가정 및 차상위계층가정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뽑아주세요

선거철입니다. 일자리 창출, 가계 부채 대책 등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을 바꿔나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더나은미래’는 그동안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애써온 수많은 영웅을 만났습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더나은미래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선정합니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나눔人 30명 중 가장 만나고 싶은 분(일반 부문 1표, 셀레브리티 부문 1표)을 뽑아주시면 5월 10일 창간호 지면에서 나눔人을 만날 수 있습니다. 투표는 4월 12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집니다.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나눔人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나눔人 투표 참여하기 일반 부문(가나다 순) 1 강동신·강석준 父子강동신 ㈜와이에스썸텍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1억5000만원, 서울대 공대 장학금으로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사재를 털어 매년 5000만원을 임직원 자녀 교육비로 지원한다. 강석준 ㈜와이에스썸텍 대표는 국내 1호 기부 신탁 주인공이다. 그는 “환자들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뿐만 아니라 운용 수익금까지 기부하는 ‘하나-SNUH 기부 트러스트’에 1억원을 내놓았다. 〈2015년 8월 18일 더나은미래 D3면, 관련 기사보기> 2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네이버 창업 멤버인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은 2007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설립했다. 해피빈은 100원 가치를 지닌 가상 화폐 ‘콩’을 통해 온라인 기부를 경험하도록 했다. 지난 10년간 해피빈을 통해 참여한 기부자는 1200만명. 이렇게 모인 510억여원은 공익 단체 5500여 곳에 기부됐다(2015년 7월 기준). 〈2015년 7월 27일 더나은미래 D1면, 관련 기사보기〉 3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대한성공회 주교)대한성공회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NGO 살리는 기부종잣돈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가끔 비영리단체 실무자를 대상으로 강의할 때면 저는 ‘열혈교사 도전기’라는 책을 꼭 권유합니다.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비영리단체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를 설립한 웬디 콥의 이야기입니다. 미 명문대 졸업생을 선발해 2년간 도심 빈민 지역의 공립학교 교사로 봉사하도록 하는 사업으로, 교육 개혁을 이끈 인물입니다. 우연히 비영리단체를 설립한 후 초기에 운영 자금을 모금하느라 동분서주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는 ‘미국 NGO도 한국과 비슷하구나’였고, 또 하나는 ‘신생 NGO가 말라죽지 않도록 기부 종잣돈을 주는 곳이 미국엔 많구나’였습니다. 우리나라였다면 과연 이 NGO가 죽지 않고 살아남았을까요. 최근 국내 비영리단체들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에 총 30억원을 지원하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 설명회에 500명이나 몰렸다고 하지요. ‘공익 기금’이 부족하다 못해 말라버린 국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국내에 기업 사회공헌 자금이 3조원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비지정 기부금’이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에 가보니 그곳에는 미국 전역에서 나오는 ‘그랜트(Grant·기금)’ 정보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홈페이지에 올라오더군요. 공익 목적의 사업을 하고자 하는 NGO와 기금을 잘 쓰고 싶은 기업 재단이 만나는 투명한 ‘정보 거래장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 장터가 열리기 위해선 기부자의 이해관계를 벗어난 공익 기금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은 좀 멀어 보입니다

일본은 6만1676원, 한국은 1813원… 말뿐인 아동보호 정책

16개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 예방 체계 점검 올해 아동학대 예방 예산 185억원 작년보다 67억원 줄어들어예산도 정부·지자체 절반씩 부담… 지역별 편성액 4배까지 차이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 55곳 상담원 1인 최대 2만6000명 담당교대근무 등 제도 없어 이직 잦아 아동 학대 예방은 ‘민간 복지’의 영역일까, ‘정부 정책’의 영역일까. 현재 대한민국 정책에는 아동을 보호할 예산도, 인력도 담겨 있지 않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현장 전문가 25명은 “아동 학대 문제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원영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12월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는 아동 학대 사건들은 국가가 아동 학대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예견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나은미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16곳(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남도에 포함)을 전수조사하며, 아동 학대 관련 인프라 체계를 긴급 재점검했다. 편집자 ◇아동 학대 예방 예산 지자체별 최대 4배 차이…국가가 부담해야 2016년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185억원. 지난해(252억원)보다 26.5%나 감소했다. 보건복지부는 애초에 503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오히려 전년 대비 67억원을 깎아버렸다. 아동 학대 신고 건수가 늘고 학대 피해 아동이 급증한 현장의 목소리와는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2014년 51개 아동보호전문기관(현재 55개)을 통해 신고·접수된 아동 학대 사례는 1만7791건이다.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한 현장 전문가는 “올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1302억원인데, 아동 학대 예산은 그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웃나라 일본의 아동 학대 예방 예산은 약 1조3588억원. 한국보다 무려 73배 많다.

매출액 30대 기업 사회공헌 전략, 어떻게 바뀌나

매출액 30대 기업에 사회공헌 전략을 묻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국내 기업의 사회 공헌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더나은미래’는 매출액 기준 30대 기업(2014 회계연도 기준)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 2016년 달라진 사회 공헌 체계 및 전략을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은 총 28곳으로, 포스코대우(구 대우인터내셔널)와 현대글로비스는 “공식 답변이 어렵다”며 응답하지 않았다. ◇사회 공헌 예산, 인력 증감 기업별 편차 커 불경기를 감안해 사회 공헌 예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상당수 기업의 사회 공헌 예산은 전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참여한 대기업 28곳 중 사회 공헌 예산이 ‘전년과 동일하다’고 답한 기업은 14곳(50%)으로 가장 많았고,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는 곳도 10곳(35.7%)에 달했다. 반면, ‘전년 대비 1~10% 감소’한 기업은 4곳(14.3%)이었다. SK텔레콤·두산·CJ·SK이노베이션·효성은 신규 사회 공헌 프로그램 및 행사를 기획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이마트는 임직원 기부금이 늘면서, 롯데쇼핑과 현대모비스는 각각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로 인해 사회 공헌 예산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 기업이 “창조경제 등 준조세격 기부금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사회 공헌 예산은 줄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년 대비 예산이 감소한 기업들은 “대규모 적자로 인한 예산 및 인력 축소” “효과성 낮은 사회 공헌 중단” “선택과 집중에 따른 전략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2016년 대기업의 CSR 관련 조직 체계도 달라졌다. CJ는 기존 CSV경영실을 ‘CSV기획단’과 ‘사회공헌추진단’으로 개편해 전략을 다각화했고, SK텔레콤은 CSV(공유가치창출)와 창조경제 업무를 통합한 ‘CEI 추진단’을 신설했다.

“이번에도 말 뿐인가”…4.13총선 아동학대 예방·대응체계 공약 비교

정당별 아동학대 정책 살펴보니  20대 국회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정당별 10대 정책’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마지막 10번에 ‘아동 학대 대응 체계 강화’를 삽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10대 정책에는 아동을 직접 대상으로 한 공약이 누락됐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아동복지진흥원(아동 학대 대응 상설 컨트롤타워)을 필두로 학대 트라우마 네트워크, 경찰 내 학대 전담 조직 등 기존에 없던 기관과 조직을 추가 운영하는 공약이 주를 이뤘다. 아동 학대 예방 사업 예산을 일반회계로 전환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이상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행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한편 “지난해에만 아동 학대 예산이 27%나 삭감됐는데, 20대 국회서 1000억원으로 예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해 아동이 3일 이상 이유 없이 결석할 경우 해당 내용을 경찰서에 통보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아동 보호 전문 기관 100개소 확충과, 학대 피해 아동 쉼터 확충 등도 포함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의 원칙을 천명한 수준”이라면서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 관리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움 말씀 주신 분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상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아동) ▲손승영 동덕여대 여성학 교수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여성) ▲이종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청년)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기부) ▲김종걸 한양대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양동수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대표 ▲이병학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사회적경제)

2016년 CSR 화두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국내 CSR 담당자 100명 설문조사  국내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를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하 지경원)의 국내 CSR 담당자 100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40%가 ‘기업 리스크 관리’를, 28.9%가 ‘내외부 평판 제고’를 목표로 꼽았다. ‘사회문제 해결 및 지역발전’을 꼽은 기업 담당자는 13.3%에 불과했고, 지배구조 선진화·고객 유치 및 관리·우수 인재 확보 및 유지를 꼽은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2015년 해당 기업에서 집중했던 이슈로도 ‘리스크 관리(16.7%)’가 가장 많았고, 윤리경영(6.7%)·인권경영(3%)·지배구조(0.4%)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다. 올해 주목하고 있는 이슈로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 대응’이 84점으로 가장 높았다. SDGs란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다. 이 밖에 ‘신기후체제(파리 협정)와 온실가스 감축 노력(80점)’, ‘공급망 관리(62점)’, ‘공유가치창출(46점)’, ‘윤리경영 고도화(38점)’ 등의 답변도 있었다. 한편, 가장 중요한 CSR 이슈와 관련해 CSR 담당자 및 외부 전문가(50명)에게 비교 설문한 결과, CSR 담당자들은 ‘신기후체제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꼽았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SDGs’를 꼽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CSR 키워드별로 기업 실무자들의 인식 수준도 달랐다. ‘공유가치창출(CSV)을 알고 있다’고 답변한 담당자가 84.4%로 가장 높았고, SDGs(71.1%) , 신기후체제(64.4%)가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EU의 CSR 법제화’나 ‘기업과 인권에 관한 이행지침’에 대해선 모르는 담당자가 절반에 달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CSR을 비용보다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가치

[Cover Story] “아동학대, 정부가 나서라”

아동학대 현장 20년, 굿네이버스 김정미 아동권리사업본부장 “아동 학대 최근 이슈됐지만 언론에 보도 안된 사건도 많아… 아동 학대의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자녀 양육기술 부족, 최소 産前 부모교육 의무화해야…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민간 NPO 위탁 운영 시스템, 상담사 트라우마 치료까지 민간이 부담… 과연 맞는 일일까”“행방불명 19명 외에도… 호적 없이 고시원 전전하는 아이들 많아” 엄마들에겐 조금씩 죄책감이 있다. 울거나 떼쓰는 아이에게 가끔 화도 내고, 신경질도 부린다. 아이를 너무 사랑함에도 그렇다. 아동 학대 사건이 터지면, 엄마들은 분노로 치를 떨지만 또 그만큼 안타까워한다. ‘그 부모와 아이들은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하고. 아동 학대가 핫 이슈로 떠오르다가 식은 게 벌써 몇 차례다. 극악무도한 사건 중심의 뉴스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동 학대 이슈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 이런 밀물과 썰물을 무려 20년째 경험한 사람이 있다. ‘아동 학대’라는 말이 법에 명시되기도 전인 1996년부터 매 맞고 죽어나가는 아이들 곁을 지켜온 ‘엄마’, 김정미(46)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범정부 아동 학대 예방·근절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말한 22일, “아동 학대라면 며칠 밤이 새도록 얘기할 수 있다”는 그녀와 마주앉았다. -예전에 아동 학대 취재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을 만나고 온 취재기자가 “현장에 너무 충격적인 사례가 많아, 그걸 보고 나니 도저히 아기를 못 낳을 것 같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하더라. 어떻게 20년씩이나 있었나. “뭘 몰랐으니까. 1996년 굿네이버스 아동 학대 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발령받고 나서야 실감이 나더라. 한번은 다섯 살짜리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방임국가”… 보다 못한 엄마들이 나섰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前 하늘소풍)’ 엄마 3인 인터뷰 “세 분은 자주 만나시나봐요.” 명함을 꺼내며 건넨 기자의 첫마디에 박은영(47)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는 자주 안 만나는 게 좋죠. 사건 있을 때 만나니깐. 웬만하면 수다나 떠는 카페로 만들자 그랬는데.” 박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동 학대 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천안에서 중학생 여아를 친부가 목검으로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어요. 집에서 도망쳤다가 경찰이 잡았는데. 경찰은 문제아가 단순 가출한 것으로 생각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대요. 근데 여자애를 목검으로 6시간 동안 팬 거예요. 남동생이 둘 있는데, 누나가 저렇게 맞다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아빠는 딸이 자기를 남자로 생각해서 훈육한 것이라고 말했대요. 자기 잘못 덮으려고 이상한 애로 만들어버린 거죠. 공판 결과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아동 학대가 아니래요. 15세는 아동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6년 형량 받았어요. 알고 보니 이 아빠가 두 번 이혼을 하고 세 번째 동거녀랑 같이 살고 있었대요. 애는 계모한테 구박받기 싫어서 집을 나간 건데, 아빠는 딸을 문제아로, 이상한 아이로 만들어버렸어요. 가슴에 콕 박힌 사건이에요.” 박씨는 입을 열 때마다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아동 학대 사건까지 줄줄 꿰고 있었다. 이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의 고문인 공혜정(47)씨, 김희주(38)씨가 인터뷰에 합류했다. “공 선생님은 이 인터뷰 때문에 창원에서 올라오셨어요.” 공씨는 경남 창원, 박씨는 수원, 김씨는 인천에 거주하는 엄마들이다. ―아동 학대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심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공혜정=14일에 ‘너는 착한 아이’라는 아동 학대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