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NGO 손잡고 ‘진짜ESG’ 추구‘사회적가치 지향’은 막연기업에 맞는 가치 구체화해야 1997년 미국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 참여한 기업인들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주주의 이익 추구’라고 합의했다. 2019년 열린 BRT에서는 전혀 다른 결론이 났다. 기업은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 즉 고객·임직원·정부·시민단체·지역사회를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지구 환경과 사회가 건강하지 않으면 기업의 비즈니스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이 달라졌다. ESG 경영, 지속가능 경영을 내세우며 밸류체인 전반에서의 대전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관한 철학과 전문성을 가진 NGO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온 NGO와 손잡고 단순히 ESG 평가 등급을 올리기 위한 ESG 경영이 아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진짜 ESG’ 실현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업의 기술과 NGO의 네트워크가 만나다 비영리단체는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속가능한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왔다. 아프리카 식수 위생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물 부족 국가의 마을에 깨끗한 식수를 위한 우물을 파는 국제개발 사업이 우후죽순 진행됐다. 문제는 NGO가 떠나면 우물이 고장 나 방치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NGO들은 사업이 끝나고 식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굿네이버스는 우물 대신 정수장 시설을 구축했다. 계획 단계부터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식수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시설을 자체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정수장에서 만든 식수를 마을에서 판매하고, 수익금을 정수장 운영비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