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③ 확고한 전문성 갖춘 영국NPO

3년 파트너십 맺는 데 준비만 2년… 꼬장꼬장한 NPO 유언장에 ‘유산 기부하자’ 캠페인 벌이는 NPO 단체들 모금과 후원자 확보 위한 홍보·마케팅 투자 당연시 후원 기업의 모든 정보 모아 인권 침해·부패기업 걸러내 ‘죽을 때 당신의 삶을 남기세요(After Death, Leave Life)’ 세이브더칠드런UK가 올해 벌이는 유산 기부 캠페인 타이틀이다. 세이브칠드런UK는 유산 기부를 받기 위해 2개 팀을 별도로 운영한다. 수지 스테이븐 미래전략 리서치팀장은 “유산 기부와 고액 기부는 우리의 전체 모금액(2억8370만 파운드, 4800억원)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죽음과 신생아의 삶을 연결시키는 전략으로 캠페인을 브랜드화하면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영국에선 매년 9월과 10월 유산 기부 컨설팅 전문 기관인 ‘리멤버 어 채리티(Remember a Charity)’와 ‘윌 에이드(Will Aid)’가 각각 주도하는 유산 기부 활성화 공동 캠페인이 벌어진다. 영국 전역에서 비영리 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시민들이 유언장에 ‘유산 기부 하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독려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영국에서 만난 NPO 담당자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우선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라는 비전과 미션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지난해 기업 후원을 1억507만파운드(2500억원) 받은 세이브더칠드런UK는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준이 있다. 타냐 스틸 모금후원팀장은 “포르노, 담배, 무기를 판매하는 기업과는 절대 파트너십을 맺지 않고, 제약회사나 정유·가스·광산업,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 아동 학대 경험이 있는 기업, 모유를 대체하는 분유 판매 기업, 부정부패와 연관될 수 있는 보안 경호회사 등은 위험도가 높은 기업으로 분류한다”며 “모든 기업에 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데, 특정 기업과 사업을 하기 전에

내가 건넨 말 한마디에 친구 사이도 달라져요

굿네이버스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내 친구를 지키는 한마디!’ “주디라는 여학생이 케빈이라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케빈, 너는 마치 고양이와 같아.’ 그런데 문자를 보는 케빈의 얼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요. 왜 그런 것일까요?” 전문 강사가 말을 이어나간다. “주디는 귀여운 고양이를 이야기했는데, 케빈은 공포영화에 나오는 무서운 고양이로 이해한 것이에요. 사소한 말 한마디가 심각한 갈등이나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답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굿네이버스의 학교 폭력 예방교육 ‘비투게더(Be Together!)’ 수업 현장의 풍경. 굿네이버스는 2012년부터 초등학교의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아이들이 학교 폭력을 방관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힘이 되는 ‘방어자 역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뒀다. 올해 상반기에 394개교 7만1126명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했다.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답니다.” 전주은 굿네이버스 아동 권리 전문 강사가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1년간의 학교 폭력 예방 교육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폭력 방관자들의 심리 상태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을 현재 시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0월 말까지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내 친구를 지키는 한마디!’를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학교 폭력 예방 교육에 참여했던 초등학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 학생은 21일 동안 ‘좋은마음밴드’를 팔에 차고 학교에서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교 활동 이외에도 부모님을 위한 교육 전단을 제작, 일상에서 비폭력 언어 습관을 실천하도록 했다. 온라인 캠페인은 굿네이버스

말보다 주먹이 앞서던 아이… 이젠 꿈꾸는 아이

굿네이버스 좋은 마음센터 빈곤아동 위한 복지서비스에 심리·정서적 치료 기능 더해… 복지와 상담의 시너지 효과 폭력적 성향 가졌던 중학생 … 상담 4개월 후 개선 의지 보여… 눈 쳐다보며 살가운 대화 나눠 대구의 A중학교에 다니는 이정섭(가명·15)군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아이’였다. 번번이 교내 폭력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학교의 교육복지사는 “조금만 화가 나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로 이군을 기억했다. 편모 가정의 보살핌은 허술했고, 학교의 눈총은 따가웠다. 중학교 1학년 말에 있었던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는 ‘강제 전학’까지 거론됐다. 겨울방학 때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특별교육 이수를 통보받은 이군은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대구 동부지부를 찾았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들을 위한 특별교육 참여를 위해서였다. 류현희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대구 동부지부장은 “일주일짜리 짧은 교육이었지만 개선의 여지가 엿보였다”고 했다. 이듬해 3월, 이군과 센터의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류 지부장은 “학교 측에 요청해 아이를 개별 상담치료로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어린이 마음 치유 프로그램 ‘마음톡톡’의 무용 동작 치료였다. 정윤희 무용 동작 치료사(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대구 동부·GS칼텍스 마음톡톡)는 “교실에 선생님이 들어오면, 자신의 공간을 침범당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공간에 대한 왜곡이 심했던 아이”라며 “올바른 공간을 인식시키고, 외부로 뻗치는 힘을 내면의 힘으로 바꾸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처음 몇 주는 ‘기 싸움’만 했다고 한다. 정윤희 치료사는 “가해 학생들은 초반에 소위 ‘힘겨루기’를 한다”며 “기다려주고, 공감해주는 과정을 거치면, 서서히 치료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군은 공을 이용한 다양한 게임부터 시작했다. “승부욕이 있는 아이들은 함께 게임을 하며 이기고 지는

[공익뉴스 브리핑] 원포인트 마스터 워크숍 개최 외

원포인트 마스터 워크숍 개최 사단법인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에서 개최하는 ‘원포인트 마스터 워크숍(One-point Master Workshop)’이 오는 30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다. 이번 워크숍은 문화예술을 통한 국내외 기업 사회공헌 성공사례와 전략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방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문화예술 사회공헌에 관심이 있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1일 집중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02-725-5530 ADRF, 동계 해외 봉사단 모집 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이하 ADRF)가 2014년도 동계 해외 봉사단을 모집한다. ADRF는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아동들에게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번 ADRF 해외 봉사단은 케냐, 네팔 등 총 4개국을 방문한다. 국가별로 20명, 총 80명을 11월 10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봉사단은 내년 1월 현지를 방문해 교육 봉사와 시설 보수, 문화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홈페이지(www.adrf.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adrf1994@adrf.or.kr)로 제출하면 된다. 문의 02-569-1928 임길진 NGO 스쿨, 리더십 교육 환경재단 임길진 NGO 스쿨은 21일부터 12월까지 시민사회 리더십 과정 교육 ‘국제 개발과 환경’을 진행한다. 임길진 NGO 스쿨은 환경운동연합 대표와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대원장 등을 역임한 고(故) 임길진 박사의 유지를 받들어 2006년부터 시민사회 활동가를 위한 리더십 전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교육은 ‘개발과 환경’을 주제로, 환경을 고려한 개발 협력 사업 접근 방식과 시민단체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 기획됐다. 환경재단 1층 레이첼카슨홀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반부터 2시간씩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LG전자, 책 읽어주는 폰 기증 LG전자는 지난 14일 서울시 강남구 하상장애인복지관에 시각장애인을

노래로 율동으로 보험 이야기… 경제관념 투철한 뮤지컬이 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어린이 금융보험뮤지컬 ‘롤러코스터 미러’ 금융 상식 부족이 위기 불러, 어린이 금융보험뮤지컬로 학생들 관심 불러일으켜… 올해 교육인원 6만여명에 달해 교사들 직무연수도 실시…내년엔 연 4회로 확대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가면 나타나는 섬 노화도. 지난 9월 13일, 극단 ‘문화팩토리 마굿간’팀이 인적 드문 작은 섬을 찾았다. 금융 보험 뮤지컬 공연을 위해서다. 노화초 병설 유치원과 노화초등학교에서 모인 학생 140여명 앞에 다섯 배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잦아든다.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해 엄마·아빠가 하는 것, 적금과 예금이야!” 배우들이 ‘계획적인 소비’라고 이름 붙여진 노래를 신나게 부르자, 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들도 덩달아 들썩인다. 최보미 문화팩토리 마굿간 과장은 “뮤지컬 중간중간에 집단 따돌림 이야기를 넣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면서 금융 지식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섬 지역 아이들이 흔히 접할 수 없는 뮤지컬을 활용하니 관심이 더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유미(9·노화초3)양은 “오늘 돈을 아껴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워서, 앞으로는 명절에 용돈을 받으면 꼭 저금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동 금융 교육, 성장 후 합리적 소비에 도움 준다 이날 열린 어린이 금융보험뮤지컬 ‘롤러코스터 미러’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금융보험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 신영선 생명보험사회공헌센터장은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위험을 극복하는 데 금융과 보험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2000년대 이후 청소년 금융 교육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돼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8년에는 전 세계 40개 공공기관과 30개 국가를 대상으로 ‘금융

다섯 번째 지면광고 후원 주인공은 소셜벤처 ‘한국 갭이어’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나은미래의 5번째 지면광고 후원 캠페인 주인공은 ‘한국갭이어’로 결정됐다. ‘한국갭이어’는 청년들이 방학이나 학기 중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봉사, 여행, 인턴십 등의 프로그램을 연결해주는 소셜벤처(www.koreagapyear. com)다.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올해 7월까지 865명의 청년이 국내외의 다양한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번 광고는 그간의 활동을 담은 사진을 활용, 갭이어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더나은미래의 지면 광고 후원 캠페인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11월부터는 더나은미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그간 캠페인 응모에 선정되지 못했던 단체들을 대상으로 추가 선정을 할 계획이다.(참고: www.facebook.com/betterfuture2010)

남을 돌보던 복지사들, 이젠 자신을 돌볼 시간

중부재단 내일을 위한 休사업 소외된 사회복지사의 복지 열악한 임금은 물론이고 희생 당연시하는 인식에 감정노동까지 더해지기도 총 경력 3년 넘는 복지사가 한 달간 쉴 수 있는 안식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교보생명이 사업에 힘 보태 개인·가정 재충전 선물하고 복지업무 매너리즘도 줄여 올해 들어 4명의 사회복지사가 잇따라 자살함에 따라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복지사의 복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과다한 1인당 업무량이나 열악한 임금뿐 아니라 사회복지사의 희생을 당연한 듯 여기는 인식 속에서 감정 노동으로 인한 ‘소진’이 채워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쉴 권리’조차 당당히 누리지 못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소진된 에너지를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 중부재단이 지원하는 ‘내일을 위한 休(휴)’사업(이하 휴사업)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2005년에 처음 시작된 휴사업은 사회복지사를 위한 ‘안식월’ 지원사업이다. 과도한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숨 돌릴 시간’을 주자는 것. 한 시설에서 2년 이상, 사회 복지 경력이 총 3년 이상인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달간의 ‘쉼’을 지원하고, 기관에는 대체 인력비를 지급했다. 올해 8월 ‘안식월’을 다녀온 이정호(41) 녹번복지관 과장은 사회복지사 경력 18년차. 매년 20일 남짓 되는 연차의 반도 못 쓴 채로 지금껏 시간이 흘렀다. 이 과장은 “한 달간 집에서 중1, 초3인 두 아들이랑 종일 지지고 볶고 잔소리하면서 처음으로 ‘엄마’로서 ‘주부’로서 역할을 한 것만으로도 마음에 곪았던 상처와 고름을 시원하게 짠 느낌”이라며 “그동안 나도 모르게 갉아 먹히고 빠져나간 에너지와 마음이 다시 충전된 것 같다”고 했다. 휴사업은 재단 간의 의미 있는

섬마을에선 콘서트, 버스 안에선 미술교육

아르코 예술나무 숲으로의 초대 지난 16일 오후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 ‘예술창작 체험버스’라는 안내판이 부착된 노란 버스가 섰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로니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12명이 검은 골판지를 오리느라 한창이었다. “공부방에는 있는데 여기 가져오지 못한 것을 그리고 오려볼까요?” 김용현 선생님의 말에 정아(가명·10)양의 손이 바빠졌다. “오늘 아침에 센터에서 읽은 책을 그렸다”는 정아양은 “버스 안에 미술학원처럼 신기한 공간이 있어서 놀랐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가 문화 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오지를 찾아다니며 미디어아트작가 김용현, 설치미술가 이호진, 사진작가 박형렬 등과 함께 미술교육을 진행하는 ‘재능나눔버스’다. 아르코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혜화동 대학로 일대에서 ‘재능나눔버스’,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크라우드펀딩 오픈마켓’ 등 사업을 소개하며 문화 예술 후원에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예술나무 숲으로의 초대’ 행사를 열었다. 아르코 이용진 사무처장은 “문화융성이 최초로 국정 방향 중 하나로 제시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문화 예술의 가치에 공감한다는 방증”이라면서 “일반 시민과 기업들의 자발적인 후원 활동이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기 웹툰 ‘미생’ 윤태호 만화가의 릴레이 토크 등 문화 예술계 명사와 대중의 접점을 넓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18일 오후 3시부터는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 바리톤 김동규씨 등 유명 인사의 공연과 함께 문화 예술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스피치도 이어졌다. 백건우씨는 “울릉도, 사량도에서 열었던 섬마을 콘서트 덕분에 ‘슬픔의 섬이 기쁨의 섬이 되었다’는 주민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예술이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문화 예술의 가치에 더욱 뜨겁게

“문화를 만들면 세상도 달라진다… 헬싱키에서 느꼈죠”

선진국에서 배우는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청소년 공연사업단 제이컴퍼니 사회적기업 혁신 탐방 돕는 씨커스 지원해 핀란드 등 견학 50년간 제조공장이던 건물은 청소년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문화예술센터로 정부가 지원 그래피티 아트·악기 연주 등 전문 아티스트가 직접 교육 버려져 있던 공장 지대도 갤러리·카페로 환골탈태 “청소년 우범지대인 폐공간 예술공간 만들 아이디어 얻어” 10월 1일, 청소년 공연문화사업단 ‘제이컴퍼니(J.Company)’의 꿈을 찾는 도전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됐다. 2006년 청소년 공연단체로 출발한 제이컴퍼니는 인천 지역 초중고 학생들과 함께 연극·축제·콘서트 등을 기획하고, 문화예술 직업학교·진로 상담·청소년 동아리를 인큐베이팅하는 단체다. “한국의 청년과 청소년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함께 소통하는 장(場)을 만들고 싶었어요. 선진 사례를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우는 기회가 필요했습니다.” 정윤호(27) 제이컴퍼니 대표가 ‘씨커스(SEEKER:S)’에 지원한 동기를 설명했다. ‘씨커스’는 사단법인 씨즈가 진로 고민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들에게 국내외 사회적기업의 혁신 사례 탐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한화생명이 후원하고 있다. 제이컴퍼니는 10박 11일 동안 핀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선진국의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배우고 돌아왔다. ◇헬싱키 청소년들의 꿈이 자라는 문화 아지트, ‘하피센터’ 3500평에 달하는 건물은 늦은 저녁까지 청소년들의 발길로 들썩였다.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이 빚어낸 리듬을 따라 2층 복도에 들어섰다. 빨간 벽에는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반이 진열돼있었다. “하피센터(Happi Center)에서 음악을 시작한 학생이에요. 당시 학교 부적응 문제로 센터에 오게 됐는데, 지금은 핀란드 최고의 인기 가수가 됐죠.” 하피센터 총 디렉터인 토미(Tommi)씨가 미카엘 가브리엘(Mikael Gabriel)의 1집 앨범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피센터는 2009년 설립된 핀란드 최고 규모의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는

복지 사각에 놓인 위탁 아동 위탁 아동 수 1만5000여명 – 시설 아동 수와 맞먹는 수준 70세 이상 양육자가 절반… 아동이 되레 부양하기도 새 가족 적응도 쉽지 않아 – 위탁 부모가 잘 돌봐주지만 불안한 사춘기 심리상태로 비행에 쉽게 빠지기도 “양육 시설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가정 위탁 아동이 더 낫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김가을(20·여)씨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입을 열었다. 2005년 김씨는 세 살 터울의 남동생과 함께 부산의 친할머니댁으로 보내졌다. 사업이 어려워진 아버지는 가정을 떠났고, 어머니는 천안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김씨는 “할머니가 남아 선호 사상이 강해 동생의 머리를 감기거나 이불 개기 등 소소한 일들도 다 내 몫이었다”면서 “편애로 서운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쟤는 할머니랑 같이 살아” “조손 가정이래” 등 수군대는 주위의 시선들도 싫었다. 가정 위탁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일정 기간 가정에서 보호하는 제도로 대리양육가정(조손가정), 친인척위탁가정, 일반위탁가정이 있다. 이 중 조손 가정에 해당하는 대리 양육 가정이 70%에 달한다. 2010년 대리양육가정 위탁 실태 조사 결과 70세가 넘는 고령의 양육자가 49%에 달하는 등 신체적·경제적 여건 자체가 열악한 상황이다. 이윤미 부산광역시가정위탁지원센터 사회복지사는 “조손 가정은 세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거동이 불편하신 조부모들이 많아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들이 부양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가정 위탁 아동은 각 가정에 뿔뿔이 흩어져서 생활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도 외부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김씨는 “교육, 체험 활동 등 각종

정서 불안·장애 겪는 아이 100만명… 어려서부터 심리 지원·치료받아야

초·중·고 학생 6명 중 1명 ‘관심군’ 지난 10일 오전 서울 은평구에 있는 B보육 시설에서 한바탕 소통이 벌어졌다. “또 민우(가명·11)야?”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다툼이 벌어지지만 이번엔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대치 중이었다. “선생님이 그랬잖아요. 미친 xx.” 욕도 서슴지 않았다. 분노를 참지 못한 민우가 건조기를 던져버리려다 이내 선생님들에게 제지당했다. 민우는 한 달 동안 다른 방으로 옮겨져 형들과 생활하는 징계를 받았다. 정신 건강이 빨간불인 아이들이 6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전체 초·중·고교생 668만2320명 중 648만2474명(97%)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도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에 따르면 지속적인 상담·관리가 필요한 ‘관심군’ 학생은 16.3%인 105만4447명에 달했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양육 시설에서도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다. 서울SOS어린이마을 정상은 임상심리치료사는 “부모의 이혼·방임과 같은 가정 해체로 인해 일차적으로 상처를 받아 양육 시설에 입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만큼 전문적인 심리 치료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동 심리 지원과 치료는 조기 개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연희 동명아동복지센터 사무국장은 “10년 전쯤 가장 관심을 요하는 2명을 데리고 소아정신과를 데려갔는데, 약간의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어 인지 치료와 약물치료 등 각종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10년가량 꾸준히 치료를 받은 결과 지금은 상담 치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서울꿈나무마을 강효봉 수녀도 “아이큐(IQ)가 65에서 70 사이 정도인 경계선급의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인지 및 상담 치료를 받도록 했는데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보육원 나온 아이들 홀로 서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④ 가정 외 보호 청소년시설에 10년 이상 머문 아동… 보호·의존에 익숙해져 현실감각·해결능력 결여퇴소 하자마자 퇴소정착금 순식간 다 쓰고 하층민으로 전락하기 일쑤계획 없이 대학 진학했다가 학업 놓치고 장학금도 끊겨“정착금, 자립용으로만 쓰고 3년간 사회 적응기 갖는 등 보호·관리 프로그램 필요” 정승진(23·서울 관악구)씨는 20세가 되던 해 1월 1일 보육원을 나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이었다. 14년 동안 단체생활을 하는 게 지긋지긋해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다. 자립정착지원금(양육시설이나 그룹홈에서 퇴소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자체별로 1인당 100만~500만원 상당을 지급)으로 받은 500만원 중 400만원은 누나와 함께 살 집의 보증금으로 보탰다. 신발 매장에서 일해 번 돈은 월세, 전기세, 생활비, 휴대전화료로 통장을 스쳐 지나갔다. 처음 시작하는 사회생활에 유흥비로 쓰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 저축은 그림의 떡이었다. 지인에게 사기도 당해 모은 후원금을 모조리 날렸다. 정씨는 “가족이 없는 이들은 대부분 지지 기반이 약해 조금만 잘해줘도 사람들을 잘 믿는 편”이라고 했다. 현재 그는 심기일전해 독산동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며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신혜령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사업단장은 “퇴소 후 아동들은 모아놓은 돈을 그동안 자신을 보육원에 방치한 부모에게 줘 버리거나, 경제 관념이 부족해 본인의 생활 기반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 받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 현실 감각·문제 해결 능력 떨어지기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육원 등 아동 양육 시설에 맡겨진 아동(18세 미만)은 2011년 1만5313명이다. 이와 비슷한 규모인 1만5486명은 대리 양육(조손 가정), 친인척 위탁, 일반 위탁 등의 형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