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은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수빈 청년기자
“모으고, 빌리고, 나눈다”… 청년의뜰, 청년 대상 금융솔루션 제공

[인터뷰]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만난 한병선(57) 청년의뜰 본부장은 “신용 불량 위기에 빠진, 소비를 모르고 저축만 하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많다”며 “사단법인 ‘청년의뜰’은 이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에 취약한 청년 지원 나서 청년의뜰은 지난 2006년 설립됐다. 한 본부장은 금융 지식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지난해 TF팀을 꾸려 ‘청년미래은행’을 설립했다. 청년미래은행은 청년이 금융에 대한 자기 기준과 자기 가치관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년미래은행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배워요 ▲모아요 ▲빌려요 ▲나눠요 등이다. 한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배워요’를 꼽았다. 배워요는 교육을 통해 청년의 금융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금융 메이트가 일대일로 청년과 재정상담을 진행한다. 금융 메이트는 청년의뜰에서 교육을 이수한 30~40대로 청년들의 행복한 소비와 건강한 재정관 확립을 위해 소통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현재 20명의 금융 메이트가 활동 중이다. 배워요에 참여한 청년들은 6개월간 매주 15분씩 금융 메이트와 상담, 교육을 진행한다. ‘모아요’는 저축과 성취를 목표로 청년이 월 10만원씩 6개월간 저축하면 청년미래은행에서 40만원의 저축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청년들이 시드머니(Seed Money)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올바른 저축과 소비를 실행하는 습관을 기른다는 취지다. ‘빌려요’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 credit·자활 의지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다. 세부적으로 긴급생활자금대출, 미래교육투자금대출, 주거안정자금대출로 나뉜다. 청년들의 신용 불량의 위기를

지난달 22일 만난 김강 캥스터즈 대표는 “누구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캥스터즈 제공
“휠체어 사용자도 ‘홈트’ 하세요”

[인터뷰] 김강 캥스터즈 대표 “장애인에게 운동은 생존의 영역입니다. 특히 휠체어를 스스로 조정하는 일에는 많은 힘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빠르고 적절한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죠. 그러나 장애인의 운동 접근성은 아직 열악하기만 합니다. 홈 트레이닝과 실내용 운동 기기처럼 휠체어 사용자가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운동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휠체어’와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 그리고 ‘피트니스 콘텐츠’라는 생소한 조합을 만들어냈습니다.” 지난달 22일 경기 안산시 사무실에서 김강(31) 캥스터즈 대표를 만났다. 2020년 설립된 캥스터즈는 장애인 보조기기를 만들어 운동 약자를 위한 통합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휠체어 이용자가 스스로 트레드밀에 탑승해 운동할 수 있는 ‘휠리엑스’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장애인 보조기기 사업은 대부분 이동, 즉 야외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캥스터즈는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정 안에서 휠체어 사용자가 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휠체어 사용자도 집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보호자 도움 없이 이용자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트레드밀에 올라갈 수 있다고요. “유사한 해외 제품들은 경증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최중증 장애인의 경우 상체의 관절 가동범위(ROM)가 좁고 힘이 부족하거든요. 최대한 많은 분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하곤 해요. 하지만 휠체어를 이동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가장이 마트에서 장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캥스터즈의 원동력은 여기에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나요? “한양대학교와 함께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제 휠체어 이용자 16명이 6주간 ‘휠리엑스’를 이용했을 때 체중과

안혜진 헬로말 대표는 “시각장애인도 만족스러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옷의 색깔을 점자로 표기한 스티커·태그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헬로말 제공
시각장애인도 쇼핑 재미 느끼도록… 옷에 점자를 달다

[인터뷰] 안혜진 헬로말 대표 헬로말은 시각장애인 점자 옷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색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전맹시각장애인을 위해 소매나 라벨 등에 투명 점자 스티커나 자수로 제작한 점자 태그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헬로말의 안혜진(29) 대표는 현재 단국대학교 취창업지원처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경기 용인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안 대표를 만났다. -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태그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업은 아니었다. 재고 의류 유통 사업을 기반으로 시작했다. 사업은 꽤 잘됐다. 경기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정부·지자체 등에서 3~4억에 달하는 투자도 받았다. 매출은 월 3000~4000만원이었다. 그렇게 1~2년 진행하다 보니 내 나이가 30~40대가 되었을 때 뿌듯하고 행복한 성취감을 느끼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사업이 획기적이길 바랐고, 업사이클 의류 사업과 더불어 좋은 사회공헌 사업을 원했다. 사람들이 의류에 대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며 해답을 찾아갔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옷의 촉감이나 디자인이 아닌 색깔인 점을 주목하고 점자로 색깔 정보를 기재하기 시작했다.” -재고 의류 유통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류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재고 물품 처리 방안이다. 아버지가 의류업계에서 근무했는데, 재고 의류 처리에 가장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제조된 지 1년이 넘은 옷들도 새 옷같이 깔끔하고 흠이 없다. 도매업자나 공장관계자들은 재고가 쌓이면 보관비를 별도로 지급해야 하기에 의류업계에서는 ‘재고만 없어도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헬로말을 재고를 활용한다는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만난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는 “정서적 결핍을 느끼는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찬우 청년기자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이 자립할 때까지 동행합니다”

[인터뷰]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 ‘러빙핸즈’는 한 명의 성인 멘토가 한 명의 아동·청소년 멘티를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멘토링하는 국내 최장기 멘토링 단체다. 18시간의 멘토 양성 교육 과정을 이수한 멘토들은 거주지역 주변에 있는 한부모 혹은 조손 가정의 아동·청소년을 지원한다. 멘토링은 멘티가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지속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박현홍(54) 대표를 만났다. 러빙핸즈가 운영하는 초록리본도서관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다. 박 대표는 “정서적인 지지가 결여된 한부모·조손 가정 아이들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것, 그것이 러빙핸즈가 멘토링 과정을 진행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의 정서적 공백을 채운다 -도서관이 안락하고 예쁘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초록리본도서관은 모든 아동·청소년들이 잘 놀고, 잘 먹고, 잘 읽을 수 있는 쉼터다. 러빙핸즈 멘토와 멘티들이 원활한 멘토링을 진행하기 위해선 안정적이고 자율적인 공간이 필요해 도서관을 만들게 됐다. 물론 이용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외부에는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지? “외부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공간이 있으면 더 효과적으로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러빙핸즈 멘티라고 하면 한부모, 조손 가정이라고 낙인 찍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러빙핸즈 멘티’ 대신 ‘초록리본도서관 회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싶기도 했다.” -러빙핸즈 운영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지? “아직 우리나라 복지 서비스는 공급자(후원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장학금, 지원금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후원자 중심의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민동세 이사장은 “2025년에는 지역사회와 협동하는 도우누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수완 청년기자
“노인 비율 급증하는 고령화시대… 맞춤형 돌봄서비스 제공합니다”

[인터뷰]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은 서울 광진구를 ‘돌봄서비스 1번지’로 만든 인물이다. 도우누리는 2008년 자활공동체 형태인 ‘늘푸른돌봄센터’로 출범해 2013년 직원들의 출자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돌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재가·시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지난달 9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을 받아 베스트협동조합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도우누리 사무실에서 만난 민동세 이사장은 “지난 9일 경주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 베스트협동조합 부문에서 도우누리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에 충실히 집중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협동조합의 운영원칙을 최대한 수용하고 원칙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져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돌봄서비스에는 협동조합이 가장 적합한가? “도우누리의 시초는 2008년 서울 광진구에 설립된 자활공동체의 형태인 ‘늘푸름돌봄센터’다. 그러나 조직을 운영하는데 직원들의 참여가 법적으로 보장이 안 되는 자활공동체의 한계로 인해 조직형태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우리는 ‘돌봄’이라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므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영리조직이면 안 된다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 기회가 생겨 협동조합 기본법 제정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게 됐고 거기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인적결사체이면서 기업조직의 형태를 띠는 비영리 법인격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우리가 지향하는 조직의 형태라는 생각이 들어 1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친 끝에 2013년 4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첫 번째 사회적협동조합이 됐다.” -도우누리가 오랫동안 유지된 비결은 무엇이라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가 맥주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보리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리너지 가루’를 들어 보이고 있다.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 대체 원료로 쓰인다. /리하베스트 제공
버려지는 보리찌꺼기의 변신… 밀가루 대체 원료로 재탄생

[인터뷰]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10%는 식품 쓰레기에서 발생한다. 이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식품의 40%는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며 이를 규모로 따지면 약 25억t에 이른다. 식품 쓰레기는 최종 소비 단계보다 중간 제조 단계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가정과 식당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일부만 파악하고 있을 뿐, 식품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소셜벤처 리하베스트는 ‘푸드업사이클’ 방식으로 식품 부산물을 새로운 식품으로 만들고 있다. 민명준(37) 리하베스트 대표는 “푸드업사이클은 폐기물로 처리되는 식품 제조 부산물에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맥주, 식혜 등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을 다양한 제품과 대체원료로 재탄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출장 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 민명준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식품 부산물로 만든 식품 -푸드업사이클 개념은 생소하다. “와인 찌꺼기를 활용한 화장품, 커피 찌꺼기로 만드는 텀블러 등 식품 부산물로 비식품을 만드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식품 부산물로 식품을 만드는 건 최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와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던 보리 찌꺼기에 기술을 더해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체 제분가루를 만들고 있다.” -식품 부산물을 식품으로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가? “아무래도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식품업사이클’에 비해 까다로운 지점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을 충족하는 안전성과 높은 품질을 갖춰야 한다.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박주현 베터베이직 대표가 ‘2017년 여성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트임 방식의 옷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소영 청년기자
“장애인에게 옷 고르는 재미를 ‘어댑티브 패션’으로 장애인식 개선”

[인터뷰] 박주현 베터베이직 대표 데일리룩, 출근룩, 면접룩, 소개팅룩, 하객룩…. 평범한 일상부터 특별한 순간까지 상황에 어울리는 옷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람들의 고민은 선택지가 아주 많다는 데서 출발한다. 당장 스마트폰을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면 수천, 수만 벌의 옷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옷을 고를 수 있는 권리가 모두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누군가는 의류 선택지 자체가 없어 고민이다. 박주현 베터베이직 대표는 장애인이 의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댑티브(adaptive) 패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어댑티브 패션이란 장애인들의 활동 범위를 고려해 제작한 옷이다.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옷을 착용했을 때 활동에 불편이 없는 건 물론이고 입고 벗는 일도 편해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제작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동안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니버설 패션과 어댑티브 패션 중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했다. 유니버설 패션이란 남녀노소, 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착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의류’다. 반면 어댑티브 패션은 장애인의 신체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 즉 ‘한 사람’을 위한 의류라는 점에서 다르다. “남녀노소 누구나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 패션은 허상에 가까워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기성복의 사이즈를 보더라도 비장애인 모두가 딱 맞게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체형이 비장애인보다 훨씬 가늘고 긴 편이에요. 비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 모두가 입을 수 있도록 옷을 만들면 사이즈가 너무 커져 버리겠죠. 사이즈를 어렵사리 맞춰도 패션은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많이 반영되는 품목이라 소비자를

서정훈 콩세알 대표는 "사회적농업을 통해 돌봄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작물을 돌보며 돌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하린 청년기자
“농장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서정훈 콩세알 대표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특정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부터 2~3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영우’ 같은 자폐인, 더 나아가 직업인으로서의 자폐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1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28% 수준이다. 전국 장애인 고용률인 34.6%에 비해 낮다. 지난해 기준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25만5207명으로 이 중 13만5867명(약 62%)이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지방으로 갈수록 취업률은 턱없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서울시 내 발달장애인 민간고용률은 30%이지만 지방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1호로 등록된 ‘콩세알’은 해법을 농업에서 찾았다. 이른바 ‘사회적농업’이다. 사회적농업은 장애인, 고령자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의 사회통합과 자립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 중심의 농업활동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부터 사회적농업 실천조직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에 83개소가 있다. 참여자는 장애인, 노인, 경력단절여성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로, 지역사회의 주민, 조직 등과 네트워크를 이뤄 협력한다. 핵심 기능은 농촌자원 활용해 돌봄, 교육, 직업훈련 기회 제공이다. 돌봄의 대상에서 돌봄의 주체로 인천 강화군에는 사회적농장 5곳이 있다. 그중에서 농업회사법인 ‘콩세알’이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달 29일 인천 강화군 양서면에 있는 콩세알 본사를 찾았다. 서정훈 대표는 “2005년 친구 5명이 모여 ‘일벗’이라는 생산공동체에서 출발했다”면서 “청소년 자원봉사단, 재가노인 봉사 등을 병행하면서 ‘함께 일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친환경 캠페인 행사에서 김영림 마을발전소 대표가 인형탈을 쓰고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다. /마을발전소 제공
“일자리·환경·돌봄… 우리 동네 문제, 주민이 모여 해결합니다”

[인터뷰] 김영림 마을발전소 대표 “‘대체 마을발전소는 뭐 하는 단체예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텃밭을 가꾸다가 마을 지도를 만들고, 장난감 병원을 차리기도 했거든요. 마을발전소는 우리 동네에 필요한 일은 뭐든지 합니다. 일자리, 환경, 돌봄 등 어떤 문제도 이웃과 함께 풀어가죠.” 서울 동작구를 기반으로 운영 중인 ‘마을발전소’는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꾸려가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다양한 소그룹을 구성해 마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한다. 어른들이 어린이의 고장 난 장난감을 고쳐주는 ‘장난감 병원’, 할머니들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할머니 밥상’, 주민들이 서로 가진 책을 빌려보는 ‘똑똑도서관’ 등이 진행된다. 지난달 31일에는 마을의 작은 공터에서 지역 주민들이 모여 친환경 체험을 하는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서 만난 김영림(48) 마을발전소 대표는 “‘우리 동네에 더 친환경적인 상권을 조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장난감 병원 마을발전소는 지역공동체 발전과 자원순환을 지향한다. 이날도 천연 비누 만들기, 나만의 모종 심기, 양말 새활용 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역주민에게 친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려는 시도다. “지역 주민과 상인이 조금씩만 변해도 골목 상권이 바뀔 수 있어요. 과일가게 주인이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사과 하나만 더 얹어줘도 장바구니 사용률이 높아지겠죠.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친환경 봉투를 사용하겠다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친환경 봉투를 구비해놓는 상인이 늘어날 거고요.” 마을발전소의 또 다른 대표 사업은 ‘장난감 병원’이다. 대부분 장난감은 소재가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고장

지난 11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장원태 빅워크 대표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는 기업의 관심을 끌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효정 청년기자
“한 걸음씩 모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 소셜임팩트 플랫폼 ‘빅워크’

[인터뷰] 장태원 빅워크 대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활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어요. 타인을 위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한 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게 빅워크의 시작입니다.” 장태원(30) 빅워크 대표는 최근 산업계에 부는 ‘ESG 바람’이 반갑다. 빅워크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ESG 캠페인을 제작해 사용자들이 자신의 걸음 수를 관심 있는 캠페인과 기부처에 환산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ESG 가치를 담은 유저 참여형 콘텐츠 제작, 걸음기부 캠페인 참여, 최근에는 공간 브랜딩 캠페인까지 이 모든 것이 빅워크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빅워크 플랫폼에 기록된 걸음 수는 72억 걸음에 이른다. 누적 기부금으로 따지면 약 54억원이 쌓였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장 대표는 “일반 개인은 물론 건강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걸음 수를 모으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결국 플랫폼에 사람을 모으고 그 공간에서 기부문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타인에게 도움을 줄 때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껴요. 동시에 약간은 이기적일 수 있지만 내가 손해를 보지 않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죠. 결국 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특정 행동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행동했을 때 그 효용이 가장 크죠. 걸음 수가 대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의 걸음 수를 모아 기부로 연결해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냈죠.” -파트너 기업이 기부금을 내는

지난 1일 만난 이건명 슈가스퀘어 공동대표는 “치료지원 뿐만 아니라 환아와 부모님 그리고 사각지대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한 세밀한 맞춤형 상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가스퀘어 제공
소아암 환아에게 미래가 아닌 현재를 선물하다

[인터뷰] 박지영·이건명 슈가스퀘어 공동대표 소아암 환아들은 완치 후 삶에 대한 희망으로 투병기간을 버틴다. 박지영(52)·이건명(40) 슈가스퀘어 공동대표는 환아의 미래만큼이나 당장 직면한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 슈가스퀘어는 지난해 비영리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다음세대재단의 인큐베이팅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일 만난 이건명 공동대표는 “기존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제도는 치료에 집중돼 있어서 환아들의 일상생활과 부모님, 형제자매들을 지원은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지원의 사각지대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두 공동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공통점은 음악가 출신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음대에서 작곡이론을 전공했고, 이 대표는 국악 전공이다. 이건명 대표는 “장기입원이나 통원치료 때문에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병원 내에서 정규 교과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병원학교’라는 게 있다”면서 “지난 2019년 전국 8곳의 병원학교를 돌며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할 당시 소아암 환아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로 발전시켜 보기로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지영 공동대표는 암 투병 당사자다.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서울예고에 진학했지만 투병을 하면서 연주자의 길을 접어야 했다. “음대를 가긴 했지만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학과를 선택했어요. 당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 끝에 법을 선택하고 변호사가 됐지만, 언제나 소아암 환아 지원에 대한 꿈을 품고 있었죠.” 슈가스퀘어는 환아와 가족 구성원의 필요에 맞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가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제리백 매장에서 만난 박중열 제리백 대표는 “제리백의 상품과 운영에 대한 애정, 질투, 충고 무엇이든 좋으니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윤선 청년기자
“매일 물 긷는 우간다 아이들에게 꿈 담은 가방을 선물합니다”

[인터뷰] 박중열 제리백 대표 매일 10kg의 물통을 머리에 이고 흙길을 걷는 아이들이 있다. 그날 마실 물을 얻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손이 자유롭지 못해 자주 넘어지기도, 다치기도 한다. 차가 다니는 길이라 교통사고의 위험도 있다. 아프리카 우간다 아이들의 일상을 알게 된 박중열(43)씨는 생각했다. ‘어린이가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물을 나를 순 없을까?’ 박씨는 작은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제리캔을 담을 수 있는 가방 ‘제리백’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이다. 상품 이름과 회사명이 같다. 제리캔은 아프리카에서 물을 나르기 위해 사용하는 플라스틱 물통이다. 물통을 담아 어깨에 멜 수 있는 배낭 제리백 덕분에 우간다 아이들의 두 손이 자유로워졌다.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빛나는 반사판이 가방 앞면에 붙어 있어 운전자 눈에도 잘 띄게 됐다. 제리백에서는 판매용 가방과 기부용 가방을 제작한다. 소비자가 가방을 1개 구입하면 우간다 아이들에게도 가방 1개가 기부되는 ‘바이 원, 기브 원(BUY 1, GIVE 1)’ 방식이다. 제리백이 설립된 2014년부터 작년까지 우간다 아이들에게 전달된 제리백은 1만 3000여 개.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제리백 매장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우간다 아이들의 ‘안전’을 디자인하다 -제리백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이기도 하다고. “디자인을 전공해 2009년까지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했다. 디자인을 공부하며 늘 내 디자인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길 바랐다. 2010년 핀란드 알토 대학교에서 신설한 ‘창의적 지속가능성’ 대학원 과정에 진학했다.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 윤리적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포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겠구나 싶어 유학길에 올랐다. 제리백은 대학원 논문 주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