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닷없이 들이닥친 2월의 비극.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 앞에 무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딸의 손을 잡은 채 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 아버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한숨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목숨은 건졌지만 집을 잃고, 이젠 추위를 피할 곳도 잠을 청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이들에게 과연 ‘다행이다, 희망을 품자’는 말을 꺼낼 수 있을까. 우리는 허망함으로, 그리고 미안함으로 조용히 입을 닫는다. 그 와중에도 생명을 위한 시간 싸움은 계속된다.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워가는 동안 기적적으로 살아있는 이들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는 한 줄기 희망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돕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것이 작은 행동으로 이어져 기부하게 된다. 지진 피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제구호 NGO의 사무실은 비상 체계로 돌아간다. 지진 발생 6시간, 12시간, 24시간, 48시간, 7일 등 시간 흐름에 따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조치에 대해 수시 회의가 진행된다. 지진의 강도와 피해 정도가 심할 수록 재난 카테고리 등급이 올라간다. NGO들은 현지 소식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가장 필요한 조치를 선별한다. 우선 보유하고 있던 긴급지원금 예산에서 일차적으로 보낼 수 있는 지원금 규모를 결정하고 국제본부로 송금한다. 재난발생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재난지원센터의 전문인력과 자원공급 물류창고를 통해 어떤 경로로 어떻게 지원할지, 타 단체의 네트워크와 현지 사업 강점을 파악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민간 국제구호단체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