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 예매 창의 Gender 선택 카테고리에서 스크롤을 내리다 주춤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예매하는 중이었다. F-Female, M-Male, X-Unspecified(명시(지정)되지 않은), U-Undisclosed(밝혀지지 않은, 비밀에 부쳐진). 낯선 질문으로부터 변화의 기류가 피부에 와닿았다. 현지에서 “May I pronoun?”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땐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인칭 대명사(Personal Pronoun)를 “어떻게 불러 드릴까요?”라는 의미였다. 처음엔 알아듣지 못했고 이후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점에서 팔던 She/Them, He/They 같은 서로 다른 인칭 대명사가 공존하는 배지의 뜻을 그제야 이해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SNS 프로필의 인칭 대명사를 유심히 보게 됐다. 생물학적 상태와는 별개로 불리기를 원하는 지칭 명사를 물어보는 게 에티켓이 됐다. 레스토랑, 학교를 비롯한 미국의 공공장소에서 성중립 화장실을 심심찮게 발견했다. All gender restroom, Gender neutral restroom 등 여러 이름으로 표기되고 있었다. 심지어 구글에서는 남성, 여성, 임산부, 해적, 인어, 배트맨, 외계인,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 등 여러 아이콘을 더해 공간의 특성을 드러냈다. 인간의 가장 주요한 또 내밀한 영역인 동시에 역사에서 성별과 인종을 기준으로 가장 오래 차별받아 온 공간. 화장실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생각이 머리를 헤집었다.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상태일까 아니면 이도 저도 모두 ‘나’라는 여러 정체성이 혼재된 결정체일까. 혹은 그 무엇도 차별의 대상이 되거나 타인에 의해 규정될 수 없다는 메시지일 수도.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건 소외된 자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에 관한 담론으로 연결된다. LA타임스에 따르면 2026년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