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 참석한 (왼쪽부터)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리사 손 컬럼비아대 바너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 정재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1부 연사 대토론에서 관객들의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기후위기 해결, 기술에만 맡길 수 없다”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4>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진행된 ‘2023 미래지식 포럼’의 1부 마지막 순서로 연사 대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리사 손 컬럼비아대 버나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 정재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진행을 맡은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과 최기환 아나운서는 관객들의 사전 질문을 중심으로 연사들이 강연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첫 번째 토론 주제는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이유’였다. 김시원 편집국장은 “대다수의 시민이 이제는 기후위기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알면서도 무관심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기후위기를 ‘나의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욱 교수는 “과학적으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는 데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지만, 개인에게는 추운 날이 좀 많아지고 태풍이 자주 오는 수준으로 느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전형적인 공유지의 비극인데, 먼 미래에 재앙이 온다고 하지만 다들 ‘큰 일 나겠어’하는 생각을 하고 뭘 하려고 해도 어떤 걸 해야 할 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마치 유령과 싸우는 느낌을 받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쩌면 과학의 영역이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정재찬

정재찬 교수는 "시, 소설, 수필 등 문학이 인류를 구원할 수는 없지만, 인간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문학이 우리를 구원하진 못해도”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3>“기후위기 돌파할 힘과 희망은 문학에 있다”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과학실험으로 만들어진 괴물에 대한 공상과학 소설 ‘프랑켄슈타인’(1818)의 발단이 이상기후인 걸 아시나요?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는 1816년 여름 유명한 시인 퍼시 셸리와 함께 스위스로 밀월여행을 떠납니다. 당시 퍼시는 24세의 유부남, 메리는 19세의 싱글이었죠. 남들의 시선을 피해 밀월을 즐기려던 메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행 내내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람에 숙소 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대낮에도 촛불을 밝혀야 할 정도로 어둡고 추웠죠.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여름 날씨로 숙소에만 머물러야 했던 이들은 지루한 시간을 날려버리기 위해 밤마다 기괴한 기담을 하나씩 만듭니다. 이때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가 탄생했죠.” 정재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열린 ‘2023 미래지식 포럼’에서 문학 작품을 통해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날 세 번째 연사로 나선 정교수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2017)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2020) 등을 출간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번 포럼에서 정 교수는 1816년 유럽에서 일어난 기이한 현상을 설명했다. “그해 여름 끔찍한 연휴를 보낸 건 메리 셸리 일행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훗날

리사 손 컬럼비아대 버나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는 28일 열린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기후위기처럼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메타인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지구를 위한 ‘메타인지’ 사용법”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2>기후위기 해결, ‘생각을 말할 용기’에서 시작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한국에서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아이들 학습을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을 하려는 생각’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메타인지를 완벽히 이해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문제에 따라 해결 방법이 제각각이고, 생각하기 위한 사고방식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메타인지는 결국 복잡한 여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8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1부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리사 손 컬럼비아대 버나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메타인지는 공부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알려지면서, 학습에 대한 부분만 강조됐다”며 “이제는 기후위기를 포함한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 메타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사 손 교수는 가장 먼저 인간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숨기게 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리사 손 교수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점차 어른이 되면서 사회로부터 고차원의 질문들을 받기도 하고, 어른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강요받는다”며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점차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면을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첫 연사로 나선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기후위기의 과학적 증거는 수백가지가 넘고, 그 책임은 거의 인간에게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기후위기, 얼마나 믿을 만한가”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1>유례 없는 속도로 지구 온도 상승 중‘인간의 편리 추구’ 줄여야 해결 가능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과학적 방법이란 물질적 증거를 모으고, 그 증거에 입각한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이 일을 하죠. 그런 과학자들이 ‘지구에 기후위기가 닥쳤다’고 이야기합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를 왜 문제라고 보는 걸까요? 과학적 관점에서 기후위기라는 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첫 연사로 무대에 섰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 얼마나 믿을 만한가’를 주제로 지구 기온이 상승했다는 과학적 증거에 대해 설명했다. “아주 오래전, 지구의 온도는 몇 도였을까요? 이미 지나버린 시점의 온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수천년 동안 남극에 쌓인 두꺼운 얼음에 주목했습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산소에는 두 종류가 있다. 무거운 산소와 가벼운 산소. 화학적으로 같은 산소지만 무게는 다르다. 대기 온도에 따라 산소의 작용도 달라진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물이 증발하는데 이때 상대적으로 무거운 산소가 공기 중으로 더 많이 날아간다. 과학자들은 남극 얼음의 산소 비율을 분석하면 과거 온도에 대한 정보를 얻을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열렸다. 사진은 1부 연사 대토론에 참여한 (왼쪽부터)최기환 아나운서,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리사 손 컬럼비아대 바너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 정재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변화해야 할 건 기후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미래지식 포럼’ 28일 개최기후위기 주제로 여섯 학자 해법 모색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렸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미래지식 포럼은 2021년부터 매년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선정해 6명의 교수가 각자 학문적 관점에서 통찰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300명이 넘는 관객이 참여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권오규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인 동시에 전 인류가 당면한 시급한 현안”이라며 “기후위기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피고 해결책을 찾아보기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의 석학들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기후위기, 얼마나 믿을 만한가) ▲리사손 컬럼비아대 바너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지구를 위한 ‘메타인지’ 사용법) ▲정재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문학이 우리를 구원하진 못해도) ▲인소영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돈’이 기후를 바꾼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스마트 도시)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처음 만나는 세상 ‘인류세’가 온다) 등 여섯 교수가 강연 무대에 올랐다. 1부는 ‘기술이 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첫 연사로 나선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과학자들은 어떤 사안에도 100%라고 말하지 않지만 기후위기 문제만큼은 인간의 책임이라는 결론을 냈다”며 “기후학자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2차 보고서를 발표한 1995년만 하더라도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인간이 거론됐지만, 지난해 6차 보고서에는 거의 인간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가 계속되면 정확히 어떤

프라발짓 샤카 블루오차드 디렉터는 "블루오차드는 기업들이 개발도상국 임팩트 투자를 통해 기업 SDGs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투명히 공개하고 있다"며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SDGs 맵핑을 통해 어떤 사회문제에 투자가 집중되는지 등을 파악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MYSC
“민간과 공공 재원 합친 ‘혼합금융’, 효율 높이고 리스크 줄여”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

GKF2023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 <2> “UN 개발정상회의에 따르면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해선 2016년에서 2030년 사이 연간 최대 4조5000억달러 규모의 개발재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주도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013년 기준 지원 규모인 1350억달러가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개발재원에 필요한 부분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혼합금융(Blended Finance)’입니다. 혼합금융은 부족한 공적개발재원을 충당하고, 기업이나 투자사 등 민간 부문은 SDGs를 달성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2023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의 두 번째 세션의 첫 문을 연 김진경 코이카 시민사회협력실 과장은 민간 자금과 공적 자금을 합친 혼합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산업과 일자리 등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며 “투자재원으로 개발도상국의 산업 성장을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재투자가 이뤄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코이카의 혁신적 파트너십 프로그램(이하 IPS·Innovative Partnership Program)에 대한 성과 공유와 혼합금융을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시에라리온에서 교육분야 펀드를 운영하는 이오에프(EOF·Education Outcome Fund)와 아시아,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임팩트투자를 진행하는 블루오차드(BlueOrchard)가 발표자로 나섰다. 코이카의 IPS는 SDGs와 연계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는 해외기관과 협업하는 사업이다. 파트너십을 통해 코이카 내 다른 사업유형으로 재생산하거나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막스플랑크재단, 카타르재단, 아시아재단 등 해외 글로벌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캄보디아, 인도, 케냐 등 8개국에서 보건, 교육, 혼합금융 등 14건의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 중이다. 먼저 압둘라이 콘테(Abdulai

22일 개최된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오성수 코이카 사업전략처장은 "코이카의 ODA 자금과 민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만나 개발협력 분야에서 큰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MYSC
“ODA 혁신, 기업 비즈니스 모델에서 찾는다”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

GKF2023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 <1> “단발적인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공적개발원조(ODA)의 ‘혁신’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민관 협력입니다. 정부 주도의 ODA 공백은 결국 민간 영역이 메웁니다.”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KOICA INNOVATION DAY)에서 오성수 코이카 사업전략처장은 “13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온 코이카의 개발협력사업은 국제적으로도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코이카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은 개발원조위원회(DAC)에서 6년 만에 인증을 받으며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개발도상국 개발협력사업이 기업 ESG 전략에 부합할 수 있도록 돕는 ‘코이카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플랫폼’을 신설했다”며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국무조정실이 개최하는 2023년 개발협력주간의 일환으로 코이카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기념하고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협력을 통한 공적개발원조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는 올해로 3회를 맞았다. 행사에는 민간 기업, 임팩트 투자사, 코이카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첫 세션에서는 코이카의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이하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Program)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CTS는 예비 창업가, 스타트업 등 혁신가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ODA에 적용해 기존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네팔, 인도네시아, 말라위 등 22개 국가에서 108개의 사업을 지원했다. 이날 무대에는 ▲태그하이브(인도 기초교육 이수율 향상을 위한 수업지원도구) ▲티에이비(베트남 식수 확보를 위한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2023 한국의 인권단체들]

인권의 다양한 얼굴 <3> ‘발전대안 피다’는 개발협력NGO 활동가들의 노동 인권에 대해 알리는 옹호 활동을 펼친다. 한재광 발전대안 피다 대표는 “개발협력이 빈곤과 불평등을 해결하는 전문적인 활동임에도 ‘착한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인식 때문에 노동에 대한 정당한 임금을 요구하는 것조차 불편해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개발협력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구인난과 활동가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활동가들이 더 오래, 더 잘 일하기 위해서는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전문성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전대안 피다는 다음세대재단과 미국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 후원을 받아 ‘2023 국제개발협력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제작했다. 피다를 비롯해 45개 인권단체가 다음세대재단과 OSF의 ‘인권운동 및 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다<표 참조>.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한국에서 인권단체를 폭넓게 지원하는 곳은 다음세대재단과 인권재단 사람 등 사실상 두 곳이 전부”라며 “인권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이지만 인권단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피스모모’도 다음세대재단 사업에 선정됐다. ‘평화’를 주제로 활동하는 피스모모는 민주사회 시민의식, 군사주의와 지역주의, 젠더 감수성, 활동가 교육론 등 다양한 평화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누적 교육 참여자 수는 11만명이 넘는다. 소속 활동가는 7명. 지난해 연간 예산은 4억원 정도다. 기업에서 받는 기부금은 거의 없고 개인 후원금 비중이 높다.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무기 박람회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 ‘정신이 나갔다’거나 ‘전쟁이 나봐야 저런 소리 안 한다’는 식의 반응을 듣게 된다”면서

왜 논쟁하는가 [2023 한국의 인권단체들]

인권의 다양한 얼굴 <2> 전문가들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놓고 설명한다. 인권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므로,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인권의 범위도 확장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조건과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는 인권단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 행성인)’는 지난 7월 성소수자의 직장 동료를 위한 일터 가이드북을 펴냈다. ‘성소수자의 동료가 될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책자에는 평등하고 편안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비법이 담겼다. 행성인은 성소수자 노동권에 집중한 활동을 벌인다. 행성인이 청년 성소수자 345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성정체성을 드러내기 가장 꺼려지는 장소로 직장(66.3%)을 꼽았다. 학교(44.4%), 가족(39.8%), 공공장소(33.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행성인은 “많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가지만 동시에 직장에서 커밍아웃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청년 성소수자 직장인들이 직장에 가장 바라는 것은 ‘커밍아웃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의 여러 주제 중에서도 특히 성소수자, 젠더, 이주민, 난민, 장애 이슈는 사람들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며 논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흔하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권리’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권리는 ‘소유’되는 게 아니라 ‘확장’되는 것이며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것은 권리를 가지는 사람들의 범위와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리를 소유의 개념으로 이해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상대가 권리를 가지면 그로 인해 내 권리를 빼앗긴다고 믿게 되고 결국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권리를 가질

인권의 범위가 넓어진다 [2023 한국의 인권단체들]

인권의 다양한 얼굴 <1> 2019년 등장한 국내 최초의 배달노동자 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설립 첫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늦어도 괜찮아요. 안전하게 와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고객이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늦게 와도 괜찮다’는 메모를 라이더에게 남기는 것만으로도 오토바이 배달 사고율을 낮출 수 있다는 취지의 캠페인이었다. 배달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해달라는 당사자들의 호소는 시민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음식 배달원의 노동 인권뿐 아니라 새벽배송을 하는 택배기사의 수면권 등 플랫폼 산업 전반의 인권 문제로 번졌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초대위원장은 “배달 기사의 노동권이나 인권은 이전에는 크게 관심받지 못했던 영역”이라며 “시대 변화에 따라 등장한 인권의 새로운 주제”라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들의 모습이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 한국 사회는 국가의 폭력, 억압적 시스템 등 주로 국가와 개인의 관계 안에서 인권의 개념을 정의했다. 최근에는 개인의 다양성과 특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인권의 범위가 확장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간과했던 문화적 소수자들, 눈에 띄지 않는 차별로 고통받던 이들이 스스로 단체를 꾸려 자신들의 삶을 설명하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초 설립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하 청주넷)’은 가정밖청소년의 주거권 보장을 외치는 단체다. 청소년의 주거권을 우리 사회가 반드시 보장해야 할 ‘인권’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더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한 집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을 직접 찾아다니며 돕는 아웃리치 조직들, 성폭력상담소, 청소년위기지원센터, 대안학교, 공익변호사단체 등이 합류해 총 17개 조직이 함께 네트워크를 꾸렸다. 변미혜 청주넷 활동가는 “그동안 우리 사회는 탈가정한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주목하지

수해복구 자원봉사가 남긴 세 가지
수해복구 자원봉사가 남긴 세 가지

기후재난 시대의 자원봉사 25일간 5만명 봉사폭염 속에서 복구작업 지역 간 교류 활발재난 대응 노하우 나눠 농어촌 1인 노인가구 등기후 취약계층 보호는 ‘숙제’ 25일간 5만명이 움직였다.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7일까지 한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수해복구를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5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다. 지난 한 해 국내 재난 대응에 투입된 자원봉사자 수가 7만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숫자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등 올여름 수해는 수십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남겼다. 폭우에 이어 찾아온 극심한 폭염은 재난 복구에 어려움을 더했다. 김의욱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은 “악조건 속에서 자원봉사자 수는 오히려 늘었고 각지의 자원봉사센터는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며 도움을 주고받았다”며 “이번 여름 자원봉사자들의 수해복구 활동은 기후위기로 인한 ‘중복 재난’ 시대의 자원봉사에 대한 세 가지 교훈을 남겼다”고 했다. 중복 재난 시대, 자원봉사자의 ‘안전’을 확보하라 올여름 수해는 충북 청주·괴산, 경북 북부 지역인 봉화·예천·영주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청주에는 사흘간 500㎜ 넘는 비가 쏟아져 미호강이 범람했고 주택과 농지가 침수됐다. 15일 청주 흥덕구 오송읍에서 발생한 지하차도 침수로 1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예천에서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5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봉화와 영주에서도 비닐하우스가 쓰러지고 논밭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소식을 들은 자원봉사자들이 각지에서 수해복구를 위해 모여들었지만 곧 전국적인 폭염이 닥쳤다. 청주의 경우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발생한 15일에는 호우경보와 홍수경보가, 나흘 뒤인 19일부터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서울에서 열린 '2023 H-온드림 데이'에 올해 지원팀으로 선정된 11기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창업 오디션 대명사 ‘H-온드림’… 이제 기업가 키운다

현대차정몽구재단 ‘H-온드림’ 생태계 조성에만 10년이제는 기업가 육성에 집중 경영 컨설팅 강화투자 연계 기회도 확대 ‘테스트웍스’는 인공지능(AI) 데이터 구축 산업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이다. 발달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AI 학습용 데이터를 가공해 지난해 매출 9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50억원 수준이다. 최근에는 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액 110억원을 돌파했다. 위기도 있었다. 2015년 설립 초기에는 ‘취약 계층 고용’이라는 소셜 미션을 고집하다가 낮은 품질 때문에 고객사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는 창업 3년 차인 2017년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장애인 직원과 비장애인 직원이 유기적으로 일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R&D(연구·개발)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장애인 직원이 업무에 적응하려면 이들의 생활 루틴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이들의 보호자와도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윤 대표는 “R&D 자금이 절실했던 바로 그 시기에 현대차정몽구재단의 ‘H-온드림’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지원금 50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지원금으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꼽히는 작업치료사와 사회복지사들로 팀을 꾸렸습니다. 덕분에 장애인이 편견이나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포용적 고용(inclusive employmen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어요. 직무 매뉴얼이 마련된 뒤 장애인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크게 올라 품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윤석원 대표는 지난달 30일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주최한 ‘2023 H-온드림 데이’에서 최고의 사회 혁신 기업가에게 수여하는 ‘H-온드림 어워드’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됐다. H-온드림 어워드는 재단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인 H-온드림의 펠로 기업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 신설됐다.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