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KB금융, 온실가스 배출량 가장 많아… 신한금융, 30% 감축하며 선두

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2>
온실가스·금융배출량 분석

2023년 5대 금융지주사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8만9885tCO2eq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곳은 KB금융그룹으로, 배출량은 12만5812tCO2eq로 평균보다 3만5927tCO2eq 높았다. 이어 NH농협금융그룹(11만1780tCO2eq), 우리금융그룹(7만2855tCO2eq), 신한금융그룹(6만9757tCO2eq), 하나금융그룹(6만9219tCO2eq)이 뒤를 이었다.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곳은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 두 곳이었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 하나·우리금융 배출 증가, 신한금융 30% 감축 ‘눈길’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청라 데이터센터(IDC) 전력 사용량 증가로 2.44%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하나금융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청라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전력사용량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직접 배출과 간접 배출 모두 소폭 늘어나며 1.94%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30.3%(3만323tCO2eq)를 감축하며 가장 큰 성과를 냈다. 직접 배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간접 배출에서 약 2551tCO2eq를 줄인 성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 배출량을 2551tCO2eq 줄였으며, 이는 데이터센터에 ‘RE100’ 프로젝트를 적용하고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및 녹색프리미엄’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린 결과다.

NH농협금융그룹도 REC 구매와 전기차 전환을 통해 1.71%(1949tCO2eq) 감축했으나, 목표 배출량인 10만868tCO2eq를 초과 배출했다. 주요 원인으로 전력 사용량 증가가 꼽혔다.

KB금융그룹은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5%(3175tCO2eq) 온실가스를 줄였다. KB금융은 보고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구축, 친환경 차량 전환 확대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한편, KB금융그룹은 2023년부터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공시 기준을 적용한 결과도 공개했다. 새로운 산정 범위에는 연결대상 종속기업 중 특수목적기업과 투자펀드·신탁 등을 제외한 국내외 사업장이 포함된다. 이처럼 조직 경계가 확대됨에 따라 새 공시 기준으로는 기존 산출량 보다 2만9634tCO2eq 늘어난 15만5446tCO2eq로 집계됐다.

◇ 금융배출량 관리, 금융권 탄소중립의 관건

5대 금융지주사는 온실가스 배출량 외에도 ‘금융배출량’을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의 투자·대출이 간접적으로 기여한 배출량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을수록 금융배출량도 증가한다. 이는 ①기업에 대한 은행 익스포저(신용공급 잔액) ②기업의 총자산 등 재무 정보 ③기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곱한 값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2023년 기준 1억5700만868tCO2eq에 달한다. 이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Scope 1+2 기준, 7억1820만tCO2eq)의 21.9%에 달한다. 금융배출량이 금융권 탄소중립 성과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5대 금융지주사 모두 기후변화 대응 전략 및 추진 과제로 ‘금융배출량 관리’를 선정하고 2050년까지 ‘금융배출량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탄소배출량 측정 협의체인 ‘PCAF(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탄소회계금융협의체)의 회계기준에 따라 금융자산을 7개 자산군으로 구분하고 자산 포트폴리오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최초로 금융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포트폴리오의 배출량 측정부터 분석, 전략 수립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NH농협금융그룹 역시 자산별 금융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하지만 금융배출량 측정은 기업별 자산 범위가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다. 하나금융그룹은 측정 대상 자산을 54%로 확대하며 가장 넓은 범위를 적용했고, 우리금융그룹(50.4%), NH농협금융그룹(38.7%), 신한금융그룹(36.3%)이 뒤를 이었다. 반면, KB금융은 2023년 금융배출량을 공시하지 않고 2022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고했다.

KB금융지주 측은 “금융배출량 계산식에 필요한 데이터인 신용공급 잔액, 기업 재무 정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같은 기준연도로 일치시킨다”며 “발간 시기에 환경부에서 2023년도의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정하는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 확보에 시간이 걸려 시차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데이터의 기준 시점을 다르게 하더라도 공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대건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연구실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정확한 저탄소 경제 전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공통 기준 도입 등 표준화를 통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배출량 측정은 많은 인적 자원과 전산 자원이 필요한 만큼 기후 데이터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규리·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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