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4>
장애인 고용률 분석
5대 금융지주사가 2023년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모두 장애인 고용률을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보고서에 기재된 임직원 수와 장애인 고용인원을 바탕으로 자체 계산한 결과, 평균 고용률은 1.1%로,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에 크게 못 미쳤다.
◇ 5대 금융지주 장애인 고용률, 법정 기준 절반에도 못 미쳐
장애인 고용률은 고용노동부 기준, 상시근로자 수 대비 장애인근로자 수를 산출한 값이다. 또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 50인 이상을 고용한 민간기업의 경우 장애인 의무 고용률 3.1%로,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기업은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5대 금융지주사의 보고서에 명시된 임직원 수와 장애인 고용인원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2023년 장애인 고용률은 1.1%로 집계됐다. 이는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5대 금융지주사 모두 2022년에도 장애인 고용률을 명시하지 않았으며, 당시 계산된 평균 고용률은 1.08%에 불과했다. 2023년 소폭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의무 고용률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 KB금융 1.47%로 1위, 우리금융 0.88% 최하위
5대 금융지주사 중 KB금융그룹은 1.47%로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했으며, NH농협금융지주가 1.32%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곳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나금융그룹(0.93%), 신한금융그룹(0.9%), 우리금융그룹(0.88%) 순으로 낮은 고용률을 보였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고용률이 0.25%p 증가해 가장 큰 개선폭을 보였으나, NH농협금융지주는 0.16%p 감소하며 후퇴했다.
장애인 직원의 고용 질을 평가하기 위해 계약조건(정규직·비정규직) 및 성별을 분석했으나,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는 장애인 직원의 세부 정보를 명시하지 않았다. 성별 정보는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NH농협금융지주만 기재했으며,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이조차 밝히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ESG 정보공개 프레임워크인 GRI(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 ESRS(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 등을 혼용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들 기준은 장애인 고용 관련 비율을 공시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들은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려면 장애인 고용 현황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실질적인 고용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매출액 기준 국내 30대 기업 중 21곳(72.4%)이 장애인 고용률을 기재했던 것과 달리, 5대 금융지주사는 단 한 곳도 고용률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금융권이 ESG 경영을 표방하면서도 투명 경영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더나은미래 전화 취재에 응답한 장애인 고용 담당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현재 한국에서 ‘장애인 고용률’이 의무공시 사항은 아니지만,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규리·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