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2일(목)

폐기물량 산출범위 엇갈린 5대 금융지주사, 감축 성과 ‘애매모호’

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3>
폐기물 배출량·폐기물 감축 방안 분석

5대 금융지주사가 폐기물 배출량과 재활용량을 보고서에 명시했지만, 각사의 산출 범위와 기준이 달라 성과 비교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ESG 공시 기준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그린워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실적은 환경경영의 핵심 지표지만, 현재 보고서 내 공시 수준으로는 업계 내 실적 비교나 평가가 어려워 소비자와 투자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KB금융그룹은 2023년부터 계열사와 해외 사업장을 포함해 산출 범위를 넓혔고, NH농협금융그룹은 NH농협은행에서 NH투자증권, NH저축은행 등으로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국내기준 전체 사업장,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사업장으로 한정했다. 우리금융그룹은 본점과 전국 영업점, 연수원, ATM, 차량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우리금융, 유일하게 ‘재활용률’ 기재

하나금융그룹은 2023년 390톤을 배출하며 전년 대비 13.91%(63톤) 줄였고, 신한금융그룹은 845톤으로 0.94%(8톤) 감소했다.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460.8톤을 배출해 전년 대비 17.19%(67.6톤) 증가했지만, 재활용량도 152.6톤에서 202.1톤으로 32.44%(191.1톤) 증가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종식으로 인한 영업활동 증가 및 본점 근무인원 증가, 사무실 LED공사 등 내부 시설공사로 인해 전년대비 폐기물 배출량이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활용량 증가에 대해서는 “우리은행 본점에서 개인별 쓰레기통을 없애고 층별로 분리수거함을 설치 및 운영해 일반쓰레기 배출량을 30%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은 5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폐기물 재활용량과 함께 재활용률을 기재한 곳으로, 2023년 폐기물 재활용률은 43.9%로 2022년(38.8%)보다 5.1%p 증가했다.

한편,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의 경우 2022년과 2023년의 폐기물 산정범위가 달라 감축 수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금융사의 폐기물 감축 방안은?

폐기물 감축을 위해 금융지주사들이 가장 중점을 둔 활동은 ‘종이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였다. KB금융그룹은 ‘KB Green Wave 必환경 캠페인 시즌2’를 통해 ▲종이 통장 발급 줄이기 ▲QR기반 모바일 번호표 도입 ▲복사용지 절감 등을 실천해 2023년 복사용지(A4) 구매량을 전년 대비 3435박스 감축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방카슈랑스 디지털창구 서비스와 모바일 전자등기를 확대해 종이 사용을 줄였다. 신한라이프는 디지털 전달률을 53.3%에서 82.7%까지 끌어올렸고, 종이 약관 비율은 44%에서 16%로 감소했다. NH농협금융그룹은 전자서식 시스템을 도입해 불필요한 신청 서류를 없애고 인쇄물을 최소화했다.

일회용품 감축 노력도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하나금융그룹은 명동사옥에 다회용 컵을 도입해 연간 2.6톤의 탄소 배출 감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환경부와 연계해 ‘다(多).다(Re).익선’ 캠페인을 진행하며 사내 카페에 다회용컵 2000개를 무상 제공했다. 다회용컵이나 개인 텀블러로 음료를 구매하는 임직원에게는 한 잔당 3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본점 내 19개 회수함을 설치해 전문 세척업체와 협력한 공급·수거·세척 체계를 구축했다. 우리카드는 2023년 1월부터 임직원 텀블러 사용을 의무화하는 ‘종이컵 완전 퇴출 챌린지’를 진행해 “연간 종이컵 60만 감축 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김규리·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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