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규화 메타파머스 대표
“농장에 자동화 로봇을 설치하면 밤낮 관계없이 작물 수확을 할 수 있게 되고, 인건비도 약 50% 가량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관악구에서 만난 이규화(29) 메타파머스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자동 수확 로봇’으로 인력난에 대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감사원의 추산에 따르면, 2024년 농업 분야의 인력 부족은 5만 7000명에 달하며, 2025년에는 7만 명, 2030년에는 13만9000명, 2032년에는 16만5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대학원 재학 중인 2022년, 스마트팜을 방문한 계기로 자동화 로봇 개발을 결심했다.
“전북 익산의 1만8000평 파프리카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축구장 약 7배 정도 크기의 농장인 거죠. 약 40명의 노동자가 매일 8시간씩 수확 작업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농장주와 얘기해 보니, 노동자들이 매일 약 8시간을 수확 작업에만 매달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작물 가격의 20%는 인건비로 사용한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한국인 근로자들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 외국인 노동자가 90%인데, 비자 문제 때문에 어느 정도 숙련되면 떠나야 되는 문제도 있다고 토로하셨죠. 자동화가 꼭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후 연구실 동료 4명과 함께 기술 개발에 나섰고, 그해 9월 메타파머스를 설립했다.
◇ 자율주행 로봇, 병해충 판별과 인공수분까지 가능
메타파머스가 개발한 자동화 로봇은 자율주행으로 재배 공간을 이동하며 작물을 인식하고, 숙성도와 병해충을 판별해 성숙한 과일만 수확한다. 또한 인공수분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대표는 “AI 기반의 농작업 소프트웨어 ‘탭파머스’와 작물 맞춤형 ‘그리퍼(로봇손)’ 기술을 통해 2주 안에 농장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탭파머스는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해 현장 방문 없이도 작물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작업을 지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5000평 농장에 로봇 두 대를 도입할 경우, 노동력과 운영비를 45% 절감할 수 있으며, 수확과 적엽 작업의 70%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타파머스가 개발한 기술은 양평 스마트농업지원센터를 비롯해 이수화학수직농장, 스타트업 ‘아이오크롭스’ 농장 등에 도입을 앞두고 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벨리에서도 자율주행 예철로봇을 실증하고 있다.
메타파머스는 지난해 10월 옥타곤벤처파트너스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6월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9월에는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펭귄 프로그램’에 선발돼 추가 지원을 확보했다. 내년 초엔 프리A(Pre-A) 투자 유치를 계획 중이다.
메타파머스의 강점에 대해 이 대표는 “기계, 재배, 마케팅, 개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메타파머스는 10명의 전문 인력이 협력하고 있다.
◇ “로봇이 농사 짓는 시대 열겠다”
메타파머스는 올해 엔하베스트엑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농협 계열사와의 PoC(시제품 검증)를 추진 중이며,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까지 자동화 로봇 시험테스트를 완성하면, 내년부터는 로봇 판매를 비롯해 중소형 농가를 위한 렌탈 서비스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렌탈료는 3년 렌탈할 경우, 월 구독 형식으로 100만원 가량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농사하는 모습을 찍어서 로봇에 전달하면 로봇이 따라 할 수 있게끔 소프트웨어를 훈련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로봇이 농사를 짓는 시대를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선박, 건설 등 인력 향상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